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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희 글로벌칼럼] 볼리비아의 자연과 사람들

2019-04-23     이인희 월드프랜즈 나이파 자문관
이인희 월드프랜즈 나이파 자문관

2. 볼리비아의 자연과 사람들

볼리비아의 자연 중에서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곳을 찾는다면 우유니 소금호수와 티티카카 호수 그리고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볼리비아의 수도인 라파스를 손꼽을 수 있을 것이다. 이외에도 안데스산맥의 험준한 계곡을 통과하는 죽음의 도로와 만년설로 덮인 고산들, 그리고 4000미터가 넘는 평원지역 지평선을 바라보면서 하루 낮 동안 계속 달려도 끝이 보이지 않는 사막지대는 외국인들에게는 신비한 장관이다.

볼리비아에는 다양한 관광자원이 많지만 예산부족으로 개발이 안된 상태여서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곳이 대부분이다. 그나마 일부 유적지 등을 외국의 원조로 유적지를 보존하거나 개발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진=pakutaso.com

우유니 소금호수는 오래 전 바다였던 곳이 솟아올라 육지가 되었고 고인 바닷물이 태양에 증발되면서 지금의 소금사막이 되었다. 한국의 충청도 정도의 크기로 깊이는 수십에서 수백 미터에 이른다.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망망대해 같은 소금사막 가운데 서있으면 주위가 온통 하얀 빛으로 반사되어 눈이 부실 정도이다. 드러눕거나 걸으면서 잠시 딴 세상에 온 것 같은 착각을 느끼게 된다. 오후 해질 무렵에 얕은 물이 고인 호수에서 사진을 찍을 때면 호수 면에 아래 위로 똑같이 겹쳐서 반사되는 광경은 사람들이 인생사진이라고 말할 정도로 아름답다. 석양에도 멋진 장면이 연출되는데 이곳에 오기를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티티카카호수는 해발 3700미터에 있는 바다와 같이 넓은 호수이다. 페루와 볼리비아가 호수를 가로 질러 국경을 이루고 있다.

사진=FreeQration

볼리비아쪽 호수에 태양의 섬이 있는데 잉카문명 시작되었다는 전설이 있는 곳이다. 문명의 손길이 아직 닫지 않은 곳으로 주민들은 과거 생활 방식을 고집하며 살고 있다.

볼리비아로 들어오는 관문인 엘알토 공항은 해발 4000미터가 넘는 고지대에 있어 처음 방문하는 외국인들은 공항에서부터 고산증세로 고통을 겪는다.

수도인 라파스는 4000미터가 넘는 안데스고원을 지나 엘알토라는 지역에서 푹 꺼진 골짜기를 타고 내려오면서 형성된 도시다. 중앙통인 센트로와 프라도 거리를 중심으로 고층건물들이 세워져 있고 대통령 집무실과 관청들이 자리잡고 있다. 도시 주위로는 회색과 붉은 색의 암벽들이 둘러싸고, 산언덕 주위로는 붉은 색의 벽돌로 지은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서 지어져 있다. 도시 고층건물과 집들 위로는 텔레페리코라는 공중 전차가 도시의 아래지역인 칼라코토와 북쪽 위의 엘알토 지역까지 이어지면서 연결되어 있다.

라파스는 밤의 야경이 더 아름답다. 밤이 되면 붉고 푸른 불빛들이 도시 전체를 감싸고 있어 텔레페리코를 타고 내려다 보는 광경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사진=Pixabay.com

안데스 산맥을 달리는 지역 외에 국토의 70%를 차지하는 낮은 지역은 전형적인 열대성 기후를 보이고 있고 브라질 접경의 밀림지역에는 다양한 식물들이 서식하고 있다.

최근 융가스 지역을 중심으로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는 커피산업이 급성장하고 있고 타리하 지역에서 생산되는 포도는 당도가 높아 이 지역 와인은 최상급으로 인정받고 있다.

볼리비아는 원주민 비율이 50% 이상으로 중남미에서 가장 높다. 최근 모랄레스 정부는 스페인 침략 이전의 역사를 진정한 볼리비아의 역사로 간주하고 잉카문명과 그 이전의 문명인 티와나꾸 문명의 전통을 찾고 계승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토종언어인 아이마라, 캐츄아어, 과라니어를 공용화하고자 고유언어 교육을 장려하고 있다.

라파스 외의 도시로는 제2의 도시인 산타쿠르스가 있고 코챠밤바, 수크레, 포토시, 타리하, 베니 등의 도시들이 있다. 이중 산타쿠르스, 코챠밤바, 타리하 등에서는 석유와 천연가스가 많이 생산되어 이 나라의 경제를 지탱하고 있다.

사진=Pixabay.com

지방으로 가면 사람들은 부락 별로 집단 생활을 하고 있어 그 집단에서 태어난 아이는 부모 외에도 주위의 부락사람들을 삼촌, 이모 등으로 부른다. 내 아이와 남의 아이가 아니라 집단의 아이로 성장한다. 그러나 라파스 등 대도시로 가면 사람들은 개인주의 성향이 강하다. 도시지역에 사는 사람들 성격은 조금 내성적이고 쉽게 자신을 잘 드러내지 않는다.

직장에서도 좀처럼 남의 일에 참견하기를 싫어한다. 동료들의 사생활에는 무관심하여 서로 묻지도 않고 얘기를 하지 않는다. 누가 결혼했고 누가 총각인지 어디 사는지 조차 서로 모르는 경우가 많다. 큰 대로변에서 대놓고 남녀가 껴안고 애정을 표시하는 장면은 하루에도 여러 번씩 목격된다. 전혀 타인을 의식하지 않는다.

사랑하는 연인들이 커피숍에서 볼을 맞대며 애정을 표시하면서 시간을 보내다가 헤어질 때는 각자의 지갑에서 돈을 꺼내 동전까지 세어가며 커피값을 계산하는 광경을 흔히 보게 된다. 이럴 때면 영락없는 서구의 개인주의적 사상에 영향을 받은 것이 드러난다.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지방일수록 이들의 복장과 삶은 과거의 전통을 그대로 이어가고 있다.

라파스는 나무와 풀이 별로 없고 벌레들 조차 귀하다. 주위에 보이는 것은 온통 암석의 산들뿐이다. 기암과 괴석으로 이루어진 풍경은 삭막하기도 하지만 석양이 질 때면 아름다운 광경을 연출하기도 한다.

아마도 사람들의 어두운 표정들은 이러한 환경에서도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동정심과 인정들이 많고 친절하다. 길을 물어보면 모른다는 말을 하지 않고 틀려도 자기가 아는 것을 성실히 말해준다. 때로는 전혀 반대로 알려주어 화가 나기도 하지만 이것도 이 사람들이 거절 못하는 친절한 성품 탓이려니 한다. 길을 물을 때면 반드시 3-4번 이상 물어보곤 한다.

사진=Pixabay.com

최근 중국인들이 볼리비아에 많이 진출하고 있는데 얼마 전에는 중국 기업들이 만든 다리가 무너져서 중국에 대한 반감이 조금씩 높아 지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기업들은 공사를 하면서 중국인 인부들을 잔뜩 데리고 와서 공사가 끝나면 이들은 그대로 남아 있어 사회문제를 야기 시키기도 한다.

한국에 대한 이미지는 좋은 편이다. 특히 청소년들 사이에 유행하고 있는 K-POP이 이곳에서도 점차 확산되고 있다. 일부 사람들이 한국의 K-POP이 일시적이고 누구나 쉽게 모방할 수 있는 가벼운 문화라고 혹평하기도 하지만 그것은 한국인의 창조성과 끼를 모르고 하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K-POP 문화는 창조성 음악성과 타고난 끼를 가진 한국인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영역이다. 매주 금요일 오후 5시에 도심에 있는 까마쵸라고 하는 광장에 청소년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무대를 만들고 댄스 경연을 하면서 저녁까지 K-POP을 즐긴다. 무대 주위에는 많은 K-POP 동호회 청소년들이 모여 연습에 열중한다. 몇 백 원 정도하는 회비를 각자 스스로 부담하여 모임에 기꺼이 참가한다.

사람들의 손 움직임이 섬세하고 느린 듯하면서도 일은 꼼꼼하게 처리한다. 언젠가 미국과의 관계만 개선되면 봉제업이나 경공업 분야의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생필품에 대한 제조업이 전무하여 간단한 제조업 분야에 진출하여 시장을 개척한다면 적은 투자금액으로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곳이다.

[무역경제신문=이인희 칼럼니스트] ihlee2525@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