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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조셉 칼럼] 홈코노미(Home Economy)와 호주 스타트업의 사례

2020-10-04     윤조셉 글로벌경영연구원 원장/TI Global 한국대표

 

윤조셉 글로벌경영연구원 원장

코로나19로 인해 사람들이 외출을 꺼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홈코노미 소비가 급증하고 있다. 홈코노미란 집을 뜻하는 홈(home)과 경제를 뜻하는 이코노미(economy)의 합성어로, 주거공간으로서의 의미를 넘어 집에서 휴식, 문화, 레저 등 다양한 경제활동이 이뤄지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가 사는 시대는 소비의 만능키가 된 스마트폰만 있으면 무엇이든 구매하거나 즐길 수 있다. 집 밖으로 나가지 않아도 괜찮다. 스마트폰에 접속하는 순간 자리하고 있는 곳이 식당이 되고, 카페가 되고, 마트가 되고, 영화관이 된다. 의식주와 여가까지, 대부분의 소비 활동이 집 안에서 해결된다.  집에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음식을 만들어먹는 ‘홈쿡(home cook)’이 인기를 끌고 있고 거실이나 베란다에서 캠핑하는 ‘홈 캠핑(home camping)’도 등장했다.

하지만 ‘불가능한 홈(home)은 없다’라는 말처럼 랜선으로 촘촘하게 이어진 언택트 문화는 생활의 편리함을 가져다주었지만, 우울감과 외로움, 불안감 등 부정적인 감정 또한 경험하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나를 위한 가치 소비’가 새로운 필요로 대두되고 있다. 관계에 대한 결핍을 느낀 이들을 위해 취향이나 가치관을 공유할 수 있는 모임이 하나의 서비스로 각광받는 것은 이러한 경향을 반영한다. 이런 점에서 집 밖 외출을 꺼리는 사람이 늘면서 홈파티와 쉐프 요리를 집에서 즐길 수 있게 하는 호주의 스타트업 ‘게더’(Gather)는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호주 홈파티 스타트업 ‘게더’는 코로나 기간에도 매출이 상승하면서 홈코노미의 성공적 음식문화 서비스 플랫폼으로 평가받고 있다. ‘게더’는 60만 달러의 종자돈을 확보해 호주 전역과 뉴질랜드까지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창업자 조디 믈리코타(Jodie Mlikota)는 친구들을 집에 초대하는 것을 좋아했지만 요리에 영 관심이 없었던 터라 요리에 대한 고민이 컸다. 반면, 공동 창업자인 니키 저드(Nicky Jurd)와 카즈 하펜덴(Kaj Haffenden)은 뛰어난 요리 실력을 갖췄지만 실력을 발휘할 곳을 못 찾는 요리사들이었다. 이들은 쉐프의 요리를 다양한 규모의 파티에서도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플랫폼의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해 ‘게더’를 런칭했고 시드니를 비롯해 케언즈와 포트 더글러스 등 전국 10곳으로 확대했으며 전월대비 지속적으로 20% 매출이 늘고 있다.

‘게더’의 사업은 계속 확장되어 10배 이상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대부분 비즈니스가 코로나19 상황으로 매출의 감소를 경험했지만 ‘게더’는 예외이다. 레스토랑이 폐쇄됨에 따라 쉐프의 고급 요리를 맛 볼 수 없음을 아쉬워하는 고객들로 인해 2인 코스요리 주문이 늘어났다. 또 기념일 혹은 소규모 모임, 파티, 결혼식 등을 위한 이벤트 요리 주문 역시 늘었다. 250여명이 동시에 참여하는 온라인 파티도 진행되었는데 요리는 각 가정에 배달됐으며 원격으로 서로 대화를 하며 파티를 이어나갔다. 원격으로 연결한 음악가의 라이브 연주도 곁들어졌다.

믈리코타는 성공의 요인으로 소비자 행동의 변화를 읽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한다. 사람들은 온라인과 원격으로 상호작용에 점점 더 익숙해지고 있으며 집에서 즐길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찾고 있다는 것이다. 서로 다른 도시나 나라에 떨어져 있지만 온라인으로 모두가 연결되고 소통할 수 있음을 이번 코로나19 기간에 경험하고 있기에 전 세계 플랫폼 확장도 준비하고 있다.

소비지향적인 홈코노미와 관계지향적인 아웃코노미의 소비 심리를 융합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게더’의 성공을 이끈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홈코노미는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보편적 일상으로 자리 잡게 될 것 같다. 그러나 단순히 밖에서 소비하던 것을 집으로 가져와 소비하는 것 이상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내는 것이 시장 선점을 위한 필수 경쟁력이 될 것이다. 단순히 편리함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연결과 재미를 추구하며 삶의 질을 높이기를 원하는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것이 코로나19를 살아가는 이 시대에 홈코노미가 나아갈 방향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