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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진단] 베트남 진출 활발한 한식, 현지 한식당 성공 전략은?

- 미래 밝은 베트남 외식산업… 중산층 증가, MZ세대 유입 긍정적 - 베트남 소비자 특성, 진출 전략 파악해야

2021-01-05     이강민 기자
(사진 = 픽사베이)

한식의 베트남 진출이 활발하다. 당장은 코로나19로 외식산업이 위축됐지만 베트남의 외식산업 규모가 매년 성장하고 있고, 중산층의 증가, MZ세대 유입, 한류 열풍 등 긍정적인 요소가 많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향후 한국 외식기업과 개인의 베트남 진출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베트남 외식 소비자 특성을 파악하고, 현지 한식당 성공 전략을 세운다면 현지시장 진출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지속 성장하는 베트남 외식산업, MZ 세대가 주요 소비층으로 등장 

베트남의 외식산업 규모는 2019년 매출액 기준, 약 249억 달러로 지난 2014년 약 173억 달러에 비해 5년 만에 약 43% 증가했으며, 연 평균 증가율은 7.5%를 기록했다. 매장 수 기준으로는 2014년 29만개에서 11.6% 증가한 32만개를 기록하며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사업 유형으로는 카페/바 및 고급 레스토랑, 패스트푸드, 길거리 노점상 등으로 나뉜다. 사업 유형별 매장 수는 길거리에서 간이 의자와 테이블을 놓고 식사를 하는 길거리 노점식당이 가장 많았지만, 대부분 값싼 현지 음식 위주로 매출 점유율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급 레스토랑은 매장수와 매출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패스트푸드, 커피/바는 매장수와 매출 면에서 아직 큰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베트남 내 프랜차이즈 요식업 비율은 2019년 기준 4.5%에 불과하다. 높은 물류비용과 열악한 물류환경, 높은 농촌 인구 비율, 브랜드 인식 부족 및 프랜차이즈 법체계 미완비 등 여러 요인들이 프랜차이즈 산업 성장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유행에 민감하고 깔끔한 레스토랑을 선호하는 베트남 MZ 세대가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르는 상황 속 프랜차이즈 업계 또한 현지화에 힘을 쏟고 있기에 향후 성장 잠재력이 크다고 판단된다.

중산층의 증가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40년에는 베트남 인구의 28%가 중산층에 속할 것이며, 이들의 구매력은 점점 높아질 전망이다. 또한 2019년 베트남 소비자 지출에서 F&B 비중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러한 현상은 향후 10여 년간 지속될 것이라고 예측된다.

▶ '언택트 소비' 트렌드... 배달시장 커지는 베트남

외식산업 성장과 함께 배달시장도 커지고 있다. 아직까지 매장 내 식사와 테이크아웃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지만, 배달 주문 비율이 지난 2014년 3.8%에서 2019년 6%로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매장식사(84.2% -> 81%)나 테이크아웃(12% -> 13%)은 정체되거나 감소했다.

특히 온라인을 통한 배달이 증가하면서 2015년 0.1%였던 온라인 주문 비율이 2019년에는 4.8%로 증가했다. 최근 코로나19 영향으로 ‘언택트 소비’가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이러한 추세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베트남 내 음식배달 플랫폼 상위 2개 기업인 그랩푸드와 나우는 대형 레스토랑에서 길거리 노점식당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음식을 오토바이를 이용해 신속하고 저렴하게 배송한다.

최근 그랩푸드는 그랩키친이라는 배송전용 공유주방 서비스를 론칭하며 요식업계에서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베트남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외국음식은 한식과 일식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식은 드라마와 영화가 불러온 한류열풍으로 젊은 세대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그 중 골든게이트(Golden Gate)나 레드썬(Red Sun) 등 베트남인이 운영하는 한국식 BBQ식당은 현지인들이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는데, 이는 현지 입맛에 맞는 한국음식의 현지화, 마케팅 전담반을 통한 과감한 현지 마케팅 등이 주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 '한식'의 성지로 떠오르는 다낭

베트남 중부 해안 관광도시 다낭은 ‘경기도 다낭시’라는 애칭이 붙을 정도로 한국인 관광객들에게 사랑받는 곳이다. 이러한 이유로 도시규모에 비해 한식당 수가 많다.

관광업은 다낭시의 주요 산업 중 하나로, 다낭시 통계 총국에 따르면 다낭시 외식산업 규모는 6억 8,000만 달러 수준으로 지난 2015년 4억 5,000만 달러에 비해 약 50% 성장했다.

다낭시 산업무역국은 다낭시에 약 4,400개 식당이 존재한다고 밝혔지만, 이 중 레스토랑이라고 불릴 만한 영업 시설은 200여 개에 불과하다.

다낭은 도시규모에 비해 한식당 수가 많은 편인데, 그 이유는 최근 몇 년 사이 한국인들 사이에서 다낭이 인기 관광지로 떠올랐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코로나19로 관광객의 발길이 끊긴 2020년 3월부터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던 수많은 한식당들이 문을 닫기 시작했다. 코트라 다낭무역관 자체 조사 결과, 현재는 예년의 절반 수준인 약 30~40여 개의 한식당만이 운영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코로나19로 외식산업이 위축되긴 했지만 성장가능성을 봤을 때 낙담하긴 이르다.

▶ 베트남 소비자 특성은? 자유롭고 열린 공간 선호

코트라 다낭무역관에서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맞이한 한식당의 현황을 파악하고, 위기 속에서도 살아남는 생존 전략을 분석하고자 다낭에 남아 있는 한식당 30여 곳을 방문하여 인터뷰를 실시했다.

이후 인터뷰 결과를 바탕으로 베트남 외식 소비자 특성과 현지에서 한식당으로 성공하기 위한 전략을 아래와 같이 정리했다.

우선, 베트남 외식 소비자는 편안하고 자유로운 분위기의 열린 공간을 선호한다.

베트남에 방문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현지인들이 작은 플라스틱 의자와 테이블을 길거리에 펼쳐두고 차를 마시거나 식사를 하는 장면을 기억할 것이다.

자전거, 오토바이로 이동하며 판매하는 노점상, 저녁, 낮 시간 등 특정시간에만 영업하는 노점상, 그리고 상점을 두고 거리에까지 진출한 노점상 등 여러 종류의 노점상을 쉽게 발견 할 수 있다.

길거리 노점은 작은 플라스틱 의자와 테이블을 붙여 좁은 공간에서도 많은 손님들을 모을 수 있으며, 임대료, 시설 등에 대한 비용이 들지 않아 싼 가격에 음식을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로 길거리 노점을 방문하는 소비자 T는 “싼 가격에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고, 의상을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자유로운 분위기가 좋다”며 길거리 노점을 자주 찾는 이유를 밝혔다.

더불어, 아직 가격에 민감한 대다수의 현지인들은 깨끗하게 정돈되고 종업원이 밀착 서빙을 하는 식당에 부담을 느낀다고 답했다. 그러한 곳은 당연히 가격이 비쌀 것이라고 생각된다는 것이다.

현지인들에게 인기를 끌며 성공리에 운영하고 있는 몇몇 한식당들은 대부분 폐쇄된 공간이 아닌 열린 공간이고, 식당 내 폐쇄된 공간이 존재해도 대부분의 손님들이 열린 공간에 앉아 식사하는 광경을 볼 수 있다.

두 번째로 베트남 외식 소비자는 가성비를 중시한다.

남과 북으로 길게 늘어진 국토를 가진 베트남은 북부, 중부, 남부 지역별로 기후, 경제수준뿐만 아니라 소비자 특성까지도 상이하다.

중부지역의 소비자들의 경우 과시적 소비습관을 가진 북부나 트렌드에 과감한 소비를 하는 남부와 다르게 저렴한 가격에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성향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농지가 적고 태풍피해가 심하며 하노이, 호찌민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소득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다양한 한식과 일식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는 베트남 외식업체인 골든게이트의 K-Pub 레스토랑은 베트남인들이 좋아하는 한식인 바비큐와 떡볶이, 치킨 등의 메뉴를 뷔페식으로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면서 현지인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더불어, 코로나19 이후 주로 한인 단체관광객 및 교민들을 상대로 영업하던 다낭내 한식당들 역시 메뉴를 뷔페식으로 바꿔 현지화에 나서고 있으며, 실제 한 식당은 뷔페식으로 메뉴를 변경한 후 이용 고객의 비중이 현지인 90%로 바뀌기도 했다.

(사진 = 픽사베이)

▶ 현지화된 한식으로 즐거움 주는 것이 좋아

이때문에 베트남 현지에서 한식당이 성공하기 위해선 현지화된 한식을 추구할 필요가 있다. 다낭에는 한국 음식점들이 몰려있는 작은 한인 타운이 형성되어 있다. 하지만 의외의 장소에 위치한 현지인 운영 한식당이 매번 만석으로 눈길을 끈다. 이 식당은 한식을 표방하고 있지만 사실 맛은 한식이라 볼 수 없는 현지화된 한식이다.

하지만 이 식당은 목표 고객이 명확하다. 식당 옆에 중학교가 위치하는데, 한국 문화에 열광하는 학생들을 공략한다. 메뉴는 학생들이 선호하는 분식 위주이며, 여기에 주머니가 가벼운 베트남 학생들의 특성을 고려하여 저렴한 가격에 많은 음식 양을 제공하며 학생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반면 고급 한식집을 찾아보기 힘든 다낭에서 소, 돼지 바비큐 식당으로 유명한 A레스토랑의 경우 체계화된 직원교육을 통해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여 고객들의 재방문율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직원이 직접 고기를 구워주는 시스템이며, 이 과정 중 불쇼와 같은 퍼포먼스를 통해 음식뿐 아니라 고객들에게 볼거리도 제공한다. 특히 SNS에 일상을 수시로 업로드하는 현지 젊은 여성층들에게 인기가 좋다. 뿐만 아니라 깔끔한 내부 인테리어와 트렌디한 분위기 역시 타식당과 차별화된 부분이다.

이 식당은 한국 교민뿐만 아니라, 서양인, 베트남인들도 즐겨 찾는 한국식 바비큐 식당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으며, 최근 1년간 이용 고객 비중의 80%가 현지인과 외국인(주로 서양인)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한국과 다낭에서 수년째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B레스토랑 오너는 한식을 많이 접해본 현지인이 아닌 이상 한식이 맛있기 때문이라기보다는 대부분 한식을 경험해본 친구 혹은 가족에 의해서 한식당을 방문하는 경우가 많다고 분석했다.

친구 혹은 가족과 함께 한식당을 찾은 현지인들의 재방문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음식이 맛도 중요하지만, 이들의 무의식 속에 한식이라는 것이 즐거운 경험으로 남아야 함을 강조했다. 즉, 한류가 아무리 인기가 있어도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대의 한식당을 찾는 것에 부담을 가지는 현지인들이 많으며 그들이 재방문할 수 있도록 가격에 상응하는 좋은 기억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가령, 한국적인 인테리어로 한국 문화를 간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거나, 사진을 찍어 SNS에 업로드하는 것을 좋아하는 현지인들의 특성을 고려하여 트렌디한 한국의 멋을 함께 제공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적절한 현지화도 필요하다. 현지인이 주로 즐기는 쌀국수의 경우 접시 한 그릇에 모든 것이 담긴다. 하지만, 한식의 경우에는 다양한 반찬이 나오게 되는데 이를 한 그릇에 담는 패스트푸드 한식 등으로 개발할 필요도 있다.

베트남 현지 한식당 성공전략 3) 페이스북, 가격 프로모션 등 홍보전략

베트남인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SNS는 페이스북으로 다양한 맛집 정보가 활발하게 공유된다. 자발적으로 올리는 생생한 리뷰이기 때문에 현지인들 사이에서 신뢰도가 높으며, 한번 리뷰된 식당이 평이 좋은 경우 반복적으로 소개되는 경우도 많아 엄청난 홍보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이외에도 다양한 프로모션이 필요하다. 가격을 중시하는 베트남 소비자들은 오늘 저녁 식사 장소로 맛보다는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는 식당을 선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프로모션은 주로 기간을 정하여 3명의 손님이 방문하는 경우 1명이 무료인 뷔페, 콤보 메뉴를 선택하는 경우 음료가 무료 등 다양한 형태가 있을 수 있다.

▶ 배민의 현지화 마케팅 성공 전략... 특유의 B급 감성이 '적중'

일례로, 배달의민족은 현지화된 마케팅을 바탕으로 치열한 베트남 배달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한국에서 배달앱 1위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2019년 ‘배민’이라는 이름으로 베트남에서 배달 사업을 시작했으며, 호찌민을 시작으로 하노이 등 지역을 확장하고 있다.

베트남 배달 시장은 나우, 고푸드, 그랩푸드 등이 일찍이 선점에 나서며, 열띤 점유율 경쟁을 벌이고 있다. 배민은 회사 특유의 B급 감성을 마케팅에 녹이며 소비자의 관심을 끌고 있다.

베트남에서 배민의 이름이 처음 알려진 건 2019년 8월 출시한 시장가방의 역할이 컸다. 우아한형제들 베트남 법인은 현지 문화와 정서를 파악해 ‘세 뼘짜리 가방’이라는 문구를 새겨 넣은 에코백을 선보였다. 세 뼘짜리 가방은 베트남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전래동화에 나오는 금은보화를 가져다주는 가방 이름이다. 이 제품은 나오자마자 베트남 인플루언서가 소셜미디어(SNS)에 들고 나오며 화제를 모았다.

지난해 초 베트남 새해 명절 ‘뗏(Tet)’을 맞아 내놓은 세뱃돈 봉투도 이름을 알리는 효자 역할을 했다. 우아한형제들 베트남 법인은 봉투에 “이거 엄마한테 맡기지 마”, “남자친구 있냐고 물어보지 마” 등의 문구를 새겨 넣었다. 이 봉투는 하루 1,000장 이상 팔리며 큰 인기를 누렸다.

라이더의 복장도 베트남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배달가방에는 “뜨겁습니다! 지나갈게요!”, 우비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음식을 지키겠다!” 등의 재치있는 문구를 새겨 음식배달 서비스에 친근함을 느끼도록 했다.

무역관은 “한국에서 성공했다는 막연한 자신감으로 베트남 진출에 나섰으나 쓴 실패를 맛보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는 사례도 적지 않다”며 “맛뿐만 아니라 다양한 요소들이 한식당의 성패를 좌우하기 때문에 철저한 사전조사를 통한 현지 시장 파악이 중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