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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근 칼럼] 공유물류 기반의 탄력적 물류네트워크 구축이 필요하다

2021-01-29     이상근 삼영물류 대표이사, 한국물류학회 부회장
(사진 = 이상근 삼영물류대표이사, 한국물류학 부회장)

우리 기업이 4차산업혁명, 위드코로나(With Covid) 시대에 트렌드세터(Trend Setter)로 시장의 주인공이 되려면 어떤 해보다 새로운 핵심경쟁력을 갖추도록 준비와 변신이 필요하다. 글로벌기업은 과거 WTO, FTA로 경제의 국제화가 가속되는 과정에서 제조 비용, 유통비용과 관세 등이 감소된 반면, 국제간의 교역의 증가로 물류비용은 크게 증가되면서 물류 관리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되었다. 

마찬가지로 최근 유통시장과 제조시장이 급격히 스마트화, 무인화, 개인화, 온라인화, 모바일화와 직접거래로 전환되고 있다. 종전에 공장과 매장에서 수행하던 제조와 유통, 서비스의 고유업무는 상당 부분 물류 업무로 편입되었다.

소비자의 원츠(Wants)와 니즈(Needs)에 맞추기 위해 구매 직전의 마지막 단계에서의 생산 지연전략 (Postponement Strategy), 풀필먼트(Fulfillment), 개인 맞춤형 3D프린팅 생산 등의 전통적인 제조영역의 일들이 물류 영역으로 편입되고 있다. 

유통영역에서는 점포 오픈 전 심야시간의 상품입고, 매대 진열, 재정렬, 반품 수거와 무인점포의 검품, 검수, 매대 진열 등이 물류 업무로 넘어오고 있으며, 설치, 교환과 반품, 수리와 부품교환 등 서비스 업무도 물류 업무로 넘어오고 있다.

물류의 영역이 늘고 이에 따른 비용이 급증하면서 물류는 기업의 가치사슬(Value chain)에서 더욱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더불어 고객들이 좀 더 빠르고, 편리하고, 저렴한 물류를 원하면서 물류 기업은 점점 더 최적화되고 시스템화된 물류가 필요하게 되었다. 

하지만 단일 기업 차원에서 물류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역량을 다 갖추고 사업을 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런 측면에서 물류 기업은 공유물류와 공동물류에 기반을 둔 ‘탄력적 물류 네트워크’ 구축으로 핵심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게 되었다.

뉴노멀 시대에는 항만, 하역시설과 장비, 물류창고, 터미널 등 물류시설, 화물차량, 컨테이너, 물류 장비 등 하드웨어와 ICT 기반의 소프트웨어를 개별 물류회사가 단독 소유하거나 전용으로 사용하던 경직적 물류 네트워크에서 벗어나야 한다. 

뉴노멀 시대엔 고객 니즈(Needs)에 탄력적으로 대응이 가능한 유연한 ‘탄력적 물류 네트워크’ 확보가 물류 기업의 핵심 경쟁력으로 대두될 것이다. ‘탄력적 물류 네트워크’는 물류 기업들 간의 ‘공동 물류 플랫폼’ 구축, 클라우드 소싱을 통한 물류 ‘공급자-수요자 매칭’ 등이 있다.

(사진 = 픽사베이)

먼저, 물류 기업들 간의 ‘공동물류 플랫폼’ 구축은 정부나 물류 기업이 중심이 되어 물류시설, 차량, 장비 등을 공동 이용하는 플랫폼을 구축하는 시스템이다. 공동물류 플랫폼 중 ‘공동운송 시스템’은 소량 화물(LTL Less than Truck Load) 혼재로 과거엔 육상운송 주선업체를 중심으로 서비스를 제공했다. 현재는 삼성SDS (Cello), CJ대한통운(Hello)과 스타트업 기업인 ‘로지스팟’, ‘부릉’, ‘트래드링스’, ‘고고X’, ‘우버 프라이트(Uber Freight)’ 등이 운송인(트럭 운전사)와 소비자(화주)를 연결해주는 서비스에 새롭게 진입했다.

공동 물류 플랫폼 중 ‘공동 집화 시스템’은 배송 물량이 적은 소도시는 여러 택배회사의 집배를 동시에 수행하는 복합 택배대리점의 공동집배와 ‘국내 긴급상업용 서류(일명 파우치) 송달업자’의 도심 빌딩 공동 집배도 실행되고 있다.

공동 물류 플랫폼 중 ‘공동보관 시스템’은 ‘복합 물류 터미널’, ‘내륙컨테이너기지(ICD Inland Container Depot’), ‘산업단지 공동물류센터’가 있고, 앞으로 구축될 ‘도시 첨단물류단지’ 등이 있다. 이는 개별기업의 투자재원 부족과 물류시설의 난립 방지, 시설이용의 효율성을 높이는 공동물류에 필요한 시설이다. 

공동 물류 플랫폼 중 ‘물류 장비의 공동이용’은 팔레트 풀 시스템(Pallet Pool System)과 렌털 지게차 등이 대표적이다. 앞으로는 물류 로봇, 드론, 3D프린터, 자율 운행 화물차, 무인보관함 등의 공동사용도 예상된다.

둘째, 클라우드 소싱을 통한 물류 공급자-수요자 매칭은 4차산업혁명, 공유경제 환경에서 ICT 기반의 클라우드 물류 서비스를 수요자(기업, 개인)와 공급자(물류 기업이나 개인)를 매칭하는 것이다. 이 시장에서는 수요자가 제공자 역할을 동시에 하는 시스템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일반인이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는 ‘딜리브(Deliv)’, ‘우버이츠(UberEats)’, ‘아마존플렉스(Amazon Flax)’, ‘쿠팡 플렉스(Cupang Flex)” 등이 있다. 또한,  ‘배달의 민족’, ‘요기요’와 ‘배달통’ 등 배달 스타트업 기업들은 유통기업과 음식점 등이 소유하고 있던 배달 수단을 공유플랫폼에 편입시키고, ICT를 통해 배달의 효율성을 높였다.

이 영향으로 중국음식점 배달 라이더(Ryder) 등은 급속히 줄이고, 유통기업과 음식점의 영업 영역은 매장보다는 온라인으로 더 확대할 수 있었다. 전업 배달자 외에 일시적인 휴직, 휴업자 외에 출퇴근과 출장, 여행 등 모든 이동시 배달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되었다.

앞으로는 이동하는 모든 사람이 배달이라는 공유경제에 참여할 수 있다. 세계 각지의 사람들은 매일 어떤 한 지점에서 다른 지점으로 이동한다. 이 이동은 지역 내 움직임일 수도 있고 지역을 넘어 조금 더 멀리가는 여행일수도 있다.

피기비(Piggy Bee), 무버(Mover), ‘프렌드쉬퍼 (Friend shippr)’ 등 스타트업은 이러한 대중의 여정을 통해 새로운 공유경제 배송 시스템을 만들고자 한다. 보관 서비스는 한국의 ‘마이창고’, 일본의 ‘오픈로지(Open Logi)’와 영국의 ‘Stowga’ 등도 기존 물류창고 내 유휴 공간을 서로 공유하고, 사고파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스토어엑스(Store X)’, ‘클러스터(Clutter)’ ‘쉐어마이스토리지 (ShareMyStorage)’, ‘커비홀(Cubbyhole)’ 등 스타트업 들은 일반인의 유휴 보관 공간을 공유경제의 보관서비스에 제공하고 있다. 공급자(제공자)는 물류창고의 운영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고, 수요자(이용자)는 별도의 물류창고를 보유할 필요가 없어 환경 친화적이며 시·공간적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이 트렌드가 더 확대되면 화주기업도 물류장비와 창고 등을 남는 시간에 타사와 공유하여 배달서비스와 보관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실제로 미국 아마존의 ‘벤더 플렉스(Vendor Flex)’는 아마존 직원이 제조회사 또는 유통회사의 물류센터에서 포장과 배송을 완료하는 것으로 별도로 아마존이 창고를 보유하지 않고도 운영 효율을 높이고 있다.

이밖에 ‘기존 자산 활용(직원 배송)’은 최근 월마트 직원들이 퇴근길에 고객이 주문한 상품을 배송하는 ‘퇴근배송제’ 시범 도입 등도 ‘탄력적 물류 네트워크’ 사례로 들 수 있다. 2015년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결은 수많은 클라우드 컴퓨터와 이세돌 개인의 대결로 볼 수 있다. 이세돌은 단 한번 이겨본 유일한 인간으로 남을 것이다. 그 만큼 클라우드의 힘은 강하다.

우리 경제, 우리 물류 산업이 글로벌 경쟁에서 생존하려면 물류 분야의 공유물류와 공동물류의 활성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를 위한 물류 기업, 화주 기업, ICT 기업, 정부, 지자체, 대학 등의 협력의 어느 때보다 필요한 2021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