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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진단] 2021년 중국 소비 트렌드를 진단한다

- 코로나19가 가져온 소비시장 주요 변화에 주목 - 온라인 시장과 신소비층 성장은 기회, 애국 소비와 신생 로컬 브랜드 부상은 과제

2021-02-04     이강민 기자
(사진 = 픽사베이)

지난 2020년은 중국 소비자의 생활 전반에 큰 변화가 있었던 한 해였다. 제한된 외출로 인해 언택트 방식의 소비 형태가 부상했고 꾸준히 성장하던 중국의 온라인 시장은 2020년 특히 폭발적인 성장을 이루며 소비 형태의 판도를 바꿨다.

소비 주체로 그간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3~5선 도시의 소비층이 부상했으며, 중국의 궈차오(国潮) 열풍과 신생 로컬 브랜드의 성공적인 행보 또한 새로운 현상으로 거듭나고 있다.

이렇듯 2020년도에 생겨난 소비 트렌드는 중국 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으며 2021년에도 이 현상이 이어질지 많은 이들이 주목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시장 고성장

2020년 중국의 주요 소비 형태의 변화에 기반이 된 것은 단연 온라인 시장의 성장이다. 코로나19로 대면 소비가 위축되고 온라인 소비가 각광받으면서 급성장 단계로 들어섰다.

이러한 기조는 2020년 중국 소비시장을 가장 잘 표현하는 핵심이 됐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2020년 1~6월 전국 인터넷 쇼핑몰 이용자 수는 전년 대비 1억 1,000만 명 증가, 주요 인터넷 소매 플랫폼 점포 수는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했다. 

또한 1~10월 중국 실물 상품의 온라인 소매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16.0% 증가했으며, 특히 의료건강, 미용, 식품 등 분야의 온라인 시장점유율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8.5%, 36.7%, 31.5% 증가하며 온라인 플랫폼으로의 소비 전환 현상을 보여줬다.

2020년 1~10월 실물 상품의 온라인 판매액 변화 추이

(자료 = 중국 국가통계국)

이에 따라 주요 판매자도 온라인 플랫폼에서의 판매를 확대했으며, 이는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성장으로 이어졌다.

2020년 1~9월 플랫폼 거래 총액(GMV)은 1조 4,600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73% 상승했으며, 2020년 3분기 매출은 142억 1,000만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89% 증가했다.

유명 공유경제 플랫폼인 핀둬둬(拼多多)는 2020년 5월 이후 하루 평균 주문량이 6,500만 개를 넘어 당해 연도 3월 대비 30% 이상 늘었다. 

상반기 전국 사회 소비재(서비스) 판매 총액이 마이너스였던 상황에서 온라인 실물 상품 소비는 두 자릿수 이상의 고성장을 이어가면서 온라인 소비가 경제 성장을 이끄는 주요 동력이 된 것이다.

또한 소비자의 문화 서비스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온라인 의료, 교육, 오락 관련 서비스 규모도 함께 확대되고 있다.

온라인 의료 관련 소비의 경우에는 코로나19 발생 기간 핑안하오이셩(平安好医生), 하오따이푸짜이씨엔(好大夫在线)과 같은 온라인 의료 서비스 플랫폼의 온라인 문진 건수가 급증했다.

매체 이관(易观)의 데이터에 따르면, 2020년 춘절 연휴 기간 온라인 문진 건수는 하루 최대 671만 2,000건으로 코로나19 이전보다 160만 명 이상이 늘어났으며 증가율은 31.2%에 달했다.

온라인 교육 산업 또한 ‘수업은 중단됐으나 배움을 멈추지는 않는다(停课不停学)’는 슬로건 아래 교사와 학생 대상 온라인 생중계 수업 시스템, 맞춤화된 교육 과정 상품이 제공되고 있다. 

하오메이라이(好未来), 신동팡(新东方) 등 온라인 교육 서비스 기관이 주요 플레이어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2020년 기준 온라인 교육 이용자는 3억 900만 명, 온라인 교육 시장 규모는 4,538억 위안을 기록했다.

 온라인 오락 소비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큰 변화

 쇼트 클립(짧은 동영상), 라이브 방송, 온라인 게임, 스트리밍 음악, 온라인 애니메이션, 인터넷 소설 등의 콘텐츠 소비가 크게 늘었고 영화, 예능 및 공연 등 오프라인 문화 활동이 클라우드 라이브 등 온라인으로 전환되면서 더 많은 소비자에게 파급력을 행사했다.

2020년 1분기 중국의 온라인 엔터테인먼트 시장 규모는 1,400억 위안을 넘어 27.7%의 성장률을 기록했고 2020년 전체 온라인 엔터테인먼트 시장 규모는 5,000억 위안을 넘어 전년 대비 3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중국 경제의 숨은 잠재 소비 주역, 하침(下沉)시장

2020년 주목되는 두 번째 현상은 바로 하침시장(下沉市场)의 성장이다. 하침시장이란 중국의 3선 이하의 도시와 향진(乡镇, 지방 소도시) 등 농촌 지역을 아우르는 용어로, 200개 시와 3,000개 현성(县城), 그리고 4만 개의 향진이 해당된다. 3, 4, 5선 도시를 모두 합하면 총 228개 도시로 중국 전체 영토의 72%를 차지하며 1, 2선 도시 48개와 비교했을 때 무궁무진한 성장 잠재력을 보유한 시장이다.

최근 몇 년간 향진 지역 소비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정부의 노력도 두드러진다. 구체적인 정책으로는 《전국 농촌산업발전계획(2020~2025), 全国乡村产业发展规划(2020~2025)》과 농촌진흥전략계획(2018~2022), 乡村振兴战略规划(2018~2022)》 등이 있으며 주로 각종 공급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기반 시설을 건설하고 농산물 전자상거래에 적용되는 표준 체계를 수립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실제로 이를 기반으로 농촌 지역경제가 성장하고 생활수준이 향상하면서 막강한 소비 잠재력을 지닌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데, 최근 몇 년간의 데이터를 살펴보면 농촌 지방의 온라인 도소매 매출액 증가 속도는 중국 타 지역보다 약 3~7%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2020년 2분기 모바일 인터넷 신규 가입자 중 하침시장의 비율이 86.8%로 새로운 고객의 진입도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이다.

2020 바이두 소비 통찰 보고서에 따르면, 하침시장(下沉市场)이 중국 전체 시장의 새로운 소비를 촉진하고 있으며, 성향이 점점 더 트렌디해지고 구매력이 성숙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소비자들이 의식주 등 전통적인 소비보다 엔터테인먼트, 뷰티, 교육, 재무, 건강 등을 중심으로 한 신수요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지 전문가들은 기초 수요에서 발전적 수요로, 더 나아가 2배로 업그레이드 된 수요(双升级)가 생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하침시장의 평균 연령대는 28.7세이며, 기혼자가 55%로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다. 개인 월 소득은 6,000위안 미만, 동영상 엔터테인먼트를 선호하며 자유로운 생활과 개성을 중시하는 성향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결과는 하침시장의 온라인 소비의 주체가 1990년대생이며, 특히 1980~90년대생 청년들은 소비력과 소비 의욕을 가진 집단으로 소비를 통해 개성을 드러내고 있어 시장의 새로운 주류를 형성할 것으로 여겨진다. 현재 중국 소비시장은 전반적인 하침화(下沉化) 추세를 보이며 이에 따른 변화가 사회 곳곳에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로컬 브랜드와 중국 전통문화 마케팅, 궈차오(国潮) 열풍

또한 최근 가장 두드러지는 소비 유행은 '궈차오(国潮)' 열풍이다. 궈차오(国潮)란 애국 소비를 표현한 단어로, 중국 로컬 브랜드들의 상품에 중국 전통문화와 역사 스토리를 가미해 1990년~95년 이후 출생한 소비자들의 주목을 끄는 형태를 말한다. 중국 로컬 브랜드들이 이를 적용하는 사례가 몇 년간 지속적으로 늘고 있으며 젊은 소비층을 겨냥한 마케팅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중국 로컬 패션 브랜드인 리닝(LI-NING)은 궈차오의 대표적인 브랜드로 흥미로운 시리즈를 출시해 왔다. 특히 '오도(悟道, 불교) 시리즈'로 뉴욕 패션 위크부터 올 초 파리 패션 위크까지 두루 섭렵한 성룡의 '쿵푸 시리즈'는 리닝의 브랜드 이미지와 어우러져 젊은 층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번 파리 패션 위크에서 이 둘의 컬래버레이션은 중국의 쿵푸 요소를 매우 잘 구현했다고 평가받았다.

또한 지난 2020년 12월 18일, 400여 년의 역사를 가진 옛 가게들이 즐비한 상하이 예원(豫园)에서 중국의 대표적인 전통 브랜드(老字号)를 보유한 관셩위엔(冠生园)과 광명유업(光明乳业)의 컬래버 신제품인 광명x따바이투 밀크캐러멜 맛 우유, 아이스크림을 출시했다.

 출시된 두 제품은 고전과 혁신이라는 키워드를 결합해 소비자들의 다양한 욕구를 만족시켰으며, 이 외에도 쇼케이스 현장의 참신한 인테리어와 창의적인 신제품들은 관객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광명유업(光明乳业)은 따바이투의 오리지널 밀크캐러멜의 풍미를 살리는 동시에 젊은 층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여러 음료 체인점과 카페에서 젊은 층이 많이 찾는 음료를 연구했다. 소비자들의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어린 시절 추억과 맛을 모두 재현하는 데에 성공한 것이다.

이 제품들은 현재 티엔마오(天猫) 플래그십 스토어, 띵동마이차이(叮咚买菜), 로손 편의점(罗森便利), 허마센셩(盒马鲜生) 등의 온라인 플랫폼에서 인기 상품으로 찾아볼 수 있다.

궈차오의 원동력이라고 알려진 전통문화에 대한 대중의 강한 동질감은 젊은 트렌드와 결합되어 차별화된 혁신 형태로 전통 브랜드들을 새롭게 조명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애국 소비의 형태가 단기간 유행에 그치지 않고 장기간 계속될 것이라고 보고 있으며, 2021년에도 중국 소비 형태를 보여주는 하나의 현상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부상하는 신생 로컬 브랜드

또한 중국은 '작지만 아름다운(小而美)' 특징을 강조한 신예 브랜드가 성장하며 소비자 대상으로 인지도를 쌓아가고 있다. 알리소매플랫폼(阿里零售平台)에서 발표한 주목할 만한 브랜드로 Home Facial Pro, 완메이를지(完美日记), 마이푸디(麦富迪), 파오파오마터(泡泡玛特), 라미엔쇼어(拉面说), 싼둔빤(三顿半), 화씨즈(花西子) 등이 선정됐으며, 이들은 중국 내외 유명 브랜드의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며 브랜드 인지도 확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알리바바 선정 주요 신예 브랜드

(자료 = 알리소매플랫폼)

이들의 공통적인 성공 요인으로는 복잡한 오프라인 유통 방식을 버리고 온라인 판매 방식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소비자들에게 브랜드 이미지를 확립했다는 점이다. 

또한 다양한 디지털 플랫폼 마케팅 방식을 활용하고 빅데이터를 적극 활용해 변화하는 소비 수요를 파악하고 세분화하는 것에 초점을 두었다. 

이러한 노력으로 목표 소비층을 정확하게 타깃팅해 지속적으로 소통하는 서비스를 제공했으며 브랜드 인지도 확립에 성공해 주목을 받고 있다.

2015년 창립된 싼둔빤(三顿半)은 중국 인스턴트커피 시장에서 볼 수 없었던 다양한 색상에 숫자가 표시된 작은 인스턴트커피를 출시한 회사이다. 

창립 3년 만에 KOL(Key Opinion Leader)의 추천과 UGC(User Generated Content) 동영상들로 인해 최근 12월 네슬레(Nestle)에 버금가는 놀라운 판매 실적을 올리기도 했다.

 싼둔빤(三顿半)은 적극적인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제품 포장 용량을 조정하고 새로운 판촉 전략을 수립했다. 

소비자들이 두 달 동안 커피 50잔을 소비하고 90일 이내에 재구매하는 경우 커피를 마시는 습관을 보유하고 있다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고 3개월 만에 기존 플래그십 스토어 매출의 50%를 달성하는 등의 성과를 이루었다. 

이 외에도 싼둔빤은 신제품 개발, 신제품 출시일 확정, 회원 관리 등 대부분 빅데이터 분석을 토대로 하고 있다.

2016년 창립된 라미엔쇼어(拉面说)는 유통 기한이 60일 이내인 반생면을 사용한 인스턴트 라면 브랜드로 여러 테마와 원료를 기반으로 신제품을 출시해 소비자들에게 신선함과 호기심을 지속적으로 불러일으키고 있다.

라미엔쇼어는 일반 라면 제품들보다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가지고 있으며 가격도 정가 12.9~19.9위안으로 핵심 고객층을 타깃팅하여 틈새시장을 노렸다.

해당 브랜드는 2018년 티몰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해 같은 해 11월 1,000만 위안대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2019년 매출 2억 5,000만 위안 돌파, 2020년에는 유일하게 티몰 소비재 TOP 10에 진입하기도 했다.

다양한 유통 플랫폼에서 제품을 홍보하고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을 갖추며 인지도를 더욱 높이고 있다.

라미엔쇼어의 주요 전략은 타 브랜드와의 컬래버레이션이다. 유명 제품인 감기약 999의 이름을 따서 '999 라면'을 출시하고 구기자 등의 한약재를 첨가한 제품들을 출시해 소비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또 젊은 층의 밤샘 문화에 착안해 웰빙 라면인 '잠 못 이루는 라면, 睡不着拉面' 시리즈를 출시해 젊은이들의 수요를 충족시켰다. 그 외에도 수많은 합작 프로젝트를 통해 고급스럽고 건강한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며 인지도를 강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처럼 중국의 신생 브랜드들은 온라인 마케팅, 빅데이터 분석, 고급화 전략 등을 활용해 성장하고 있다. 젊은 소비층을 타깃하는 전략을 통해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고, 궈챠오 열풍과도 어우러져 중국의 작지만 강한 브랜드가 많이 생겨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