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스 카지노

[이금룡 칼럼] 한국 유통의 양대산맥 롯데 vs 신세계, 온라인 쇼핑에서 반전이 가능할까?

2021-02-08     이금룡 K글로벌타임스 발행인/(사)도전과나눔 이사장
(사진 = 롯데, 신세계)

최근 국내 유통의 양대 산맥인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과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이 온라인 쇼핑의 전문가들을 만났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온라인 유통 시장에 뛰어든 롯데와 신세계의 성적표는 기대 이하로 두 총수는 반전을 노리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후문이다. 

마켓컬리 만난 롯데 vs 네이버 만난 신세계

롯데그룹은 30대 스타트업 여성 CEO인 '마켓컬리'의 김슬아 대표를 작년 12월 8일 롯데그룹 월례 조찬 최고 경영진 강연회에 초청해 만남을 가졌다.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식품 온라인 유통을 시작한 김슬아 대표는 '새벽배송'으로 잘 알려진 마켓컬리의 창업자다. 작년 폭풍 성장을 실현한 마켓컬리는 1조 원 매출에 근접했고, 특히 소비자 재구매율 부분에서 평균 유통업체가 34%인데 반해 평균 67%를 기록하며 두 배에 달하는 재구매율을 자랑한다. 40년 유통 경력을 가진 65세의 신동빈 회장를 비롯해 150명의 최고 경영진들은 대부분 50~60대로 30대 여성 CEO로부터 어떠한 이야기를 듣고, 새롭게 변화하고 있는 유통시장을 어떻게 이해했는지 많은 관심이 쏠렸다. 

2021년 1월 28일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은 이마트 강희석 사장과 함께 분당에 있는 네이버 본사를 직접 방문해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CIO(글로벌투자 최고책임자)를 만나 앞으로 양사 간의 협력에 대해 논의했다. 오프라인 유통 그룹의 총수가 온라인 유통 본사를 방문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기존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의 이러한 행보는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유통업체들이 크게 성장하고 있고, 롯데나 신세계가 야심차게 시작한 유통의 디지털 전환이 생각만큼 성과를 거두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2월 3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매업 통계에 의하면 2020년 온라인 쇼핑은 161조 1,234억 원으로 전년 대비 19.1%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매액 전체에서 온라인의 비중이 27.2%로, 30%를 눈앞에 두고 있다. 작년 산업 동향 자료에서 소매액이 0.2%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유통으로 상당 부분 전환된 것을 파악할 수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그동안 오프라인에 익숙했던 50~60대들도 온라인 소비 대열에 합류하기 시작한 것이 큰 역할을 했다. 또한, 스마트폰의 보편화가 온라인 유통의 성장에 견인차 역할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통계에 따르면 전체 온라인 유통에서 모바일 비중이 68%이다. 덧붙여 온라인유통업체가 더욱 성장하게 된 배경에는 풀필먼트 서비스가 가능한 물류센터가 있었다는 것도 한 몫 했다. 풀필먼트 서비스란, 물류전문업체가 제조업체나 판매업체의 위탁을 받아서 자체 물류센터에서 배송·보관·포장·재고관리·교환&환불 서비스 등 모든 과정을 담당하는 물류대행일괄서비스를 말한다.

풀필먼트 서비스는 미국에서 아마존풀필먼트FBA(Fullfillment By Amazon), 국내에서는 쿠팡의 로켓배송이 대표적이다. 2014년부터 로켓배송을 시작한 쿠팡은 현재 169개(2019년 기준)의 물류센터를 가지고 있다.

이베이코리아도 최근 동탄에 4만 평 규모의 첨단 물류센터를 완공해 2020년에는 스마일 배송이 2배 이상 증가했다. 네 곳의 물류센터를 운영하는 마켓컬리도 최근 김포에 4만 평 규모의 물류센터를 완공했고, 안성에 30만 평 규모의 물류센터 건설을 추진 중이다. 이제 이커머스의 핵심 경쟁력은, 당일 또는 다음날까지 배송이 가능한지의 여부로 판가름되고 있다. 

아직 풀필먼트 서비스를 하고 있지 않지만 온라인 유통에서 네이버의 약진은 주목할 만하다. 2017년 한성숙 대표 취임 이래 꾸준히 온라인 쇼핑 분야를 강화해 국민 온라인 마켓이 된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의 수는 40만 개를 넘었고 매출 1조 897억 원으로 전년 대비 37.6% 증가했다. 풀필먼트 서비스를 위해 작년 10월 CJ대한통운과 3,000억 규모의 주식 스와프를 체결함으로써 온라인 쇼핑 BIG 3(쿠팡 22조, 이베이 코리아 18조,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20조)는 60조 가까운 거래액에 풀필먼트 서비스까지 갖춤으로써 기존 오프라인 유통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기대 이하의 온라인 유통 성적을 기록한 롯데와 신세계, 월마트를 벤치마킹하라  

작년 4월 롯데는 그룹 유통의 온라인 부문을 모두 통합해 롯데 ON을 출범했으나 아직 궤도에 오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12월 기준 방문자가 112만 명으로 2,141만 명을 기록한 쿠팡에 비하면 5% 수준에 불과하다. 

신세계 이마트는 작년 실적 15조 5,353억 원으로 전년 대비 5.9% 증가라는 준수한 실적을 기록했다. 온라인 쇼핑몰인 SSG닷컴도 4조 원 거래의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으나 온라인 쇼핑 BIG 3에 비하면 아직은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 

2021년 온라인 BIG 3의 발걸음은 더욱 더 빨라질 전망이다. 쿠팡이 30조 이상의 가치로 나스닥에 상장될 경우 그동안의 부채를 일거에 해결하고, 첨단 물류와 신사업에 동력이 생기게 된다. 5조 원의 가치로 평가되는 이베이코리아도 신규 인수자가 확정되면 제2, 제3의 동탄 물류센터 획충에 나설 것이 분명하다. 네이버의 경우도 CJ대한통운과 함께 본격적인 풀필먼트 서비스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오프라인 유통의 핵심 품목인 식품의 경우도 마켓컬리, 오아시스 등을 비롯해 많은 전문 업체들이 콜드체인을 보강하면서 온라인으로 쇼핑 영역을 넓혀 나가는 중이다.

그러면 롯데와 신세계는 이러한 온라인 업체의 공세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세계적으로 기존 오프라인 매장이 디지털 전환에 성공한 사례로 월마트를 꼽을 수 있다.

매출 600조 달하는 유통 공룡 월마트가 2015년 아마존 시가 총액에 역전당하자 본격적인 디지털 전환 정책에 나섰다. 월마트는 2016년 당시 아마존의 대항마라고 할 수 있는 신생 제트닷컴(jet.com)을 2016년에 3조6,000억 원에 인수하고 제트닷컴의 CEO인 ‘마크 로어’를 월마트 전자상거래 최고 책임자로 임명했다. 마크 로어는 온라인 기저귀 배달회사인 다이어퍼스닷컴을 아마존에 매각하고, 아마존에 2년간 근무한 뼛속까지 온라인 DNA로 무장된 인물로 유명하다. 

마크 로어는 월마트 경영진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월마트의 디지털 전환에 성공을 이뤘다. 특히 월마트의 강점인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결합인 커브사이드 픽업(Curbside Pickup) 서비스가 대히트를 쳤다. 온라인으로 주문하고 월마트 매장이나 주차장에서 픽업하는 시스템인데, 매장에서 픽업할 때 무게에 따라 일정 비율로 할인을 해주는 식이다. 최근에는 해외 온라인 유통과 스타트업 라이브커머스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2018년 인도의 최대 온라인 쇼핑업체인 플립카트를 2조 원에 인수했고, 젊은이들에게 인기가 높은 ‘틱톡(Tiktok)’의 인수전에 뛰어들어 오라클과 공동전선을 펴고 있다.

세계적인 쇼핑 솔루션인 ‘쇼피파이’와 제휴해 ‘쇼피파이’ 상품이 월마트 사이트에서 판매가 가능하도록 연동한 것도 매출에 기여하고 있다. 이 외에도 라이브커머스를 강화화한 월마트는 성공적인 디지털 전환으로 2020년 이커머스 실적이 97% 증가했다. 월마트 내에서 이커머스가 차지하는 비중도 2%에서 11%로 높아졌다. 미국 전체 온라인 시장 점유율도 이베이를 제치고 34%의 아마존에 이어 5.8%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 전체 소매 시장에서 이커머스가 차지하는 비율이 15% 내외로 향후 월마트와 아마존의 진검 승부가 예상된다.

앞으로 과연 롯데와 신세계가 어떠한 전략으로 변화하고 있는 온라인 시장에서 점유율을 넓히고, 승부를 띄울 수 있을지는 커다란 숙제다. 현재와 같은 디지털 변화의 상황 속에서 신동빈 회장과 정용진 부회장의 반전 시간은 많이 남지 않았다. 더구나 최근 카카오가 쇼핑 부문을 강화하면서 4조(선물하기 3조, 기타 1조)의 매출을 올리면서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어 강력한 경쟁자가 늘어난 셈이다. 온라인 쇼핑이 소매 전체에 30%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는 신구 유통의 주도권 다툼에서 롯데와 신세계는 반전의 역사를 쓸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