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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기 칼럼] 2021년 국내외 PEF 현황과 M&A 및 FDI 전망

2021-03-21     민경기 (사)외국인직접투자연구센터 정책분석실장 / 경제학 박사
(사진 = 민경기 (사)외국인직접투자연구센터 정책분석실장 / 경제학 박사)

지난 2월 15일, 영상 채팅 앱을 운영하는 스타트업 ‘하이퍼커넥트’를 미국의 ‘매치그룹’이 100% 인수한다는 발표가 있었다. 3월 3일에는 독일 ‘딜리버리히어로’의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인수가 발표된 지 1년 2개월여 만에 마무리되었다. 하루 뒤 국내 1위 온라인 채용 플랫폼 ‘잡코리아’의 우선협상 대상자로, 글로벌 PEF((Private Equity Fund, 사모펀드)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가 선정되었다. 며칠 뒤 3월 16일 실시된 온라인쇼핑몰 ‘G마켓’, ‘옥션’ 등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 예비입찰에 롯데, 이마트는 물론 국내 PEF인 ‘MBK 파트너스‘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렇듯 2021년 1분기 굵직한 M&A 소식이 여기저기서 들려오고 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2021년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기업들의 사업재편으로 ’대형 M&A(Mergers and Acquisitions, 인수합병)‘가 다수 이뤄질 것이라는, 예측을 여러 기관에서 발표하고 있다. 특히 막대한 자금을 확보한 ’PEF’가 2021년 M&A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에 2021년 M&A 시장의 촉진 자(Facilitator)로 부상하고 있는 국내외 PEF 현황과 M&A 전망 그리고 FDI(외국인직접투자)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검토해보려 한다.

▶ 2020년 하반기부터 글로벌 PEF 증가, 투자 회복세 

먼저, PEF는 소수 투자자로부터 사모(私募) 방식으로 자금을 모집(Fund Raising)해 기업의 지분 등에 사적인 방법으로 투자하는 펀드를 의미한다. 자금모집 대상을 소수 투자자로 제한한다는 점에서 불특정 다수로부터 자금을 모집하는 공모펀드(Public Equity)와 대비되는 개념이다. 우리나라의 자본시장법에서는 사모펀드를 ‘사모집합투자기구’로 정의하고 있다.

2020년 말 기준 글로벌 PEF의 ‘미투자 펀드자금(Dry Powder)’ 규모는 약 2.9조 달러로 추산된다. 드라이 파우더(Dry Powder)란 투자 목적으로 모집됐지만, 실제 투자가 이뤄지지 않은 자금을 의미하는데, ‘미소진 자금’, ‘M&A 대기자금’ 등으로도 해석되며, 업계에서는 ‘실탄’이라는 의미로 사용된다. 지난해,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투자가 지연되며 Dry Powder 규모가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참고로 이중 부동산 등의 투자 목적이 아닌 ‘기업인수(Buyout)’ 목적으로 모집된 자금도 약 0.97조 달러 규모이다.

연도별 Fund 타입별 Dry Powder 규모

(자료 = Bain & Company, ‘GLOBAL PRIVATE EQUITY REPORT 2021’)

그런데 2020년 하반기부터 글로벌 PEF의 ‘투자(Investment)’ 집행 규모가 증가하고 있다. 2020년 전체 PEF 투자 규모의 약 70%에 달하는 4,100억 달러는 2020년 하반기에 발생했다. 2020년 하반기 글로벌 PEF의 투자 회복세는 북미와 유럽은 물론 아시아에서도 동일하게 관측되는 현상이었다.

[지역별·분기별 Investment 추이]

(자료 = Bain & Company, ‘GLOBAL PRIVATE EQUITY REPORT 2021’)

▶ 국내 PEF도 지속 성장 중, 2020년 역대 최고치 경신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9년 말 기준 우리나라 PEF는 총 721개로, PEF에 출자를 약정한 금액(약정액)은 84.3조 원 규모이다. 2019년 국내 PEF 시장은 신규 설립 PEF 수, 투자액, 회수액, 해산 PEF 수 모두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그런데 헤럴드경제는 2019년 말 기준 84.3조 원 규모였던 국내 PEF 약정액 규모가 2020년 말 100조 원에 육박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우리나라 PEF 주요 현황]

(자료 = 금융감독원, ‘2019년 PEF 동향 및 시사점’)

지난해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투자가 지연되며, 역대 최대 Dry Powder 규모를 기록 중인 PEF들을 중심으로 2021년 국내외 M&A가 활발하게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외 PEF들의 풍부한 자금이 M&A를 통해 지연되던 구조조정을 가속화하는 한편,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비를 위한 신기술 획득에도 적극적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외 주요 PEF 자금모집 현황>

(자료 = 인베스트 조선)

2020년 국내 PEF의 경우 ‘MBK 파트너스, ‘한앤컴퍼니’, ‘IMM PE’ 등 국내 빅3 운용사는 물론 기타 중대형 운용사도 2019~2020년에 걸쳐 최대 규모의 블라인드 펀드를 결성했다. 참고로 블라인드 펀드란 설립시 투자대상을 정하지 않고 투자자를 모집한 후 투자대상을 선정하는 펀드를 의미한다. 마켓인사이트의 자료에 의하면 한국 시장을 겨냥한 국내외 PEF의 M&A(Buyout) 대기 자금 규모가 60조 원을 초과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한국 시장의 매력도와 풍부한 유동성을 기반으로 국내외 PEF의 국내기업에 대한 M&A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식음료품 소비 증가에 따른 식품·음식점업과 그린뉴딜과 전기차 관련 이차전지, 반도체 등 전기·전자업종을 중심으로 M&A가 다수 발생할 것으로 예측된다.

▶ 2021년 M&A 증가와 우리나라 FDI 전망

UNCTAD(유엔무역개발협의회)는 지난 1월 인베스트먼트 트렌드 모니터(Investment Trend Monitor, No.38)를 통해 M&A 분야가 2021년 글로벌 FDI를 주도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그린필드 분야는 산업 부문의 실적개선(Turn around)이 가시화되지 않은 반면, 2020년 하반기 반등한 M&A 분야를 중심으로 FDI가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기술과 의료 분야 등 코로나19의 영향을 적게 받은 업종을 중심으로 M&A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UNCTAD는 2021년 팬데믹 위기의 영향을 받은 ‘경쟁사’, ‘소규모 혁신 기업’에 대한 M&A가 증가하고, 관련 M&A가 2021년 FDI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서두에서 언급한 ‘잡코리아’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글로벌 PEF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의 사례와 같이 2021년 국내외 PEF의 우리 기업에 대한 M&A 과정에서, 우리나라의 FDI도 다수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행, ‘외국인투자촉진법’상 해외 PEF는 물론 자금모집(Fund Raising)을 해외에서 추진한 경우, 국내 PEF의 투자도 외투로 인정된다. 우리나라는 전기·전자, 화공, 철강, 조선업 등의 견실한 제조업 기반은 물론 세계 최고 수준의 ICT 핵심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 더구나 우리나라는 코로나19에 의한 피해를 최소화했으며, 투자와 회수의 불확실성이 작기 때문에 투자처로서 매력도가 높은 편이다.

예비입찰이 진행된 이베이코리아 외에도 `W컨셉코리아‘, ’한온시스템‘, ’대한전선‘ 등 많은 기업이 2021년 M&A 시장을 두드릴 예정이다. 충분한 실탄(Dry Powder)을 보유한 PEF들이 어떤 결과를 보일지 그리고 우리나라 FDI의 플러스(+) 전환에 얼마만큼 기여할지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