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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진단] 활발한 독일 스타트업 생태계…코로나19에도 성장한 분야는?

- 코로나19로 많은 스타트업 위기 맞았지만, 기회 발견하기도 - AI, 보안, 전자상거래, 모빌리티, 핀테크‧인슈어테크 등 각광

2021-04-20     이강민 기자
(사진 = 픽사베이)

코로나19의 장기화는 전 세계 많은 기업들에게 타격을 줬다. 스타트업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하지만 위기 속에서도 기회를 찾은 스타트업은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독일 스타트업 생태계의 현황과 코로나19 시기 각광받은 스타트업을 통해 스타트업의 미래를 살펴본다.

▶ 독일 스타트업 생태계 특징은?

독일 스타트업협회(DSM)가 2020년 평균 업력 2.5년의 스타트업 1,946개사를 표본으로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기업 중 74.2%가 코로나19로 사업에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13%는 코로나19로 인한 피해가 없다고 밝혔으며 나머지 12.8%는 이번 팬데믹이 오히려 사업에 긍정적인 촉매로 작용하고 있다고 응답하였다.

업종별로 분석해보면 여행 관련 스타트업의 91.7%, 문화예술산업 관련 스타트업의 85.7%, HR 관련 스타트업의 85.0%는 사업 환경이 악화됐다고 응답했으나 교육서비스, 금융보험, 헬스케어 관련 스타트업들은 65% 내외에 그쳐 업종 간 온도차가 감지되었다. 특히, 2020년 코로나19가 언택트 시대를 앞당기면서 독일의 원조 유니콘 스타트업이었던 딜리버리히어로(음식 배달서비스)와 헬로프레쉬(밀키트 배달서비스)는 각각 독일 최대 은행인 도이치은행과 독일 국적의 유럽 최대 항공사인 루프트한자의 시가총액을 뛰어넘었다.

독일 내 스타트업 거점도시로는 베를린, 뮌헨, 및 함부르크를 꼽을 수 있다. 특히, 베를린은 독일뿐만 아니라 유럽의 스타트업 허브로 부상했다. 글로벌 스타트업 생태계 분석기관 ‘스타트업 게놈(Startup Genome)’에 따르면 2019년 베를린은 런던(세계 3위), 파리(세계 9위)에 이어 유럽 3위, 세계 10위 스타트업 생태계로 이름을 올렸다. 2020년 베를린은 스타트업 평가에서는 세계 16위로 하락했으나, 베를린 특유의 외국인 친화적인 환경을 바탕으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독일 스타트업협회(DSM)의 2020년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분야별로는 정보통신기술(ICT) 관련 스타트업이 전체의 약 32%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 및 기타 소비재, 헬스케어, 모빌리티, 건설 및 부동산 관련 스타트업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창업자의 전공을 살펴보았을 때는 경제‧경영학이 전체의 약 40%로 압도적이었으나, 이공계열 전공자의 비율도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독일 스타트업의 인적 구성을 살펴보면 2020년 기준 스타트업 1개사당 평균 16.7명(창업자 2.4명, 종업원 14.3명)이 근무 중이다. 2017년 이후 평균 종업원수가 점진적으로 증가하면서 스타트업의 고용창출 효과를 뒷받침하고 있으며, 특히 스타트업 거점도시인 베를린, 뮌헨, 함부르크 소재 스타트업의 평균 임직원수는 독일 전체 평균을 크게 상회한다.

또한 외국인 창업자의 비율도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독일 국적 미보유자를 기준으로 독일 스타트업 내 외국인 창업자의 비율은 2020년 12.9%를 기록해 2016년 8.0%보다 약 5%p 상승했다. 특히, 독일 내에서 가장 외국인 친화적인 스타트업 생태계를 형성한 것으로 평가되는 베를린에서는 외국인 창업자의 비율이 2020년 기준 20.8%에 이른다. 또한 베를린 스타트업의 외국인 종업원 비율은 2020년 43%에 육박해 독일 전체 26.6%보다 확연히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한편, 독일 스타트업 업계는 여성 창업자의 비율을 늘리기 위해 노력 중이다. 독일 스타트업의 여성 창업자 비율은 2015년 13%를 기록한 이래 2020년에는 15.7%로 꾸준히 확대되고 있으나 남성 창업자 비율이 여전히 압도적이다.

▶ 독일 스타트업, 초기 자금 확보부터 투자유치까지의 과정은?

독일 스타트업협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스타트업의 사업 자금 출처로는 개인 저축자금(78.4%), 가족 및 친구(25.5%) 등 개인 인맥이 많이 활용되지만 동시에 공공 지원자금(44.3%), 엔젤투자자 투자유치(31.6%)도 높은 비율을 기록했다.

한편, 2020년 독일 스타트업의 총 투자유치건수는 전년대비 약 6% 증가한 743건을 기록하며 신기록 행진을 이어갔다. 다만, 총 투자유치액은 전년 대비 15% 급감한 52억7200만 유로를 기록하였다. 그 원인으로는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1억 유로 이상의 대형 딜이 약 38% 감소한 것과 비교대상연도인 2019년 자체가 유난히 투자유치가 활발했던 한 해였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2020년 총 투자유치액은 2015~2020년 기간 2019년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수치이며, 동기간 약 9.8%의 연평균성장률(CAGR)을 기록하고 있다.

2020년 1회 이상 투자를 유치한 독일 스타트업은 총 687개사로 이 중 40% 이상(278개사)이 베를린에 위치한다. 그리고 바이에른주(163개사),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60개사), 함부르크(46개사)가 그 뒤를 잇고 있는데, 특히 바이에른주는 뮌헨을 중심으로 한 스타트업 생태계가 성장하면서 2020년 투자유치에 성공한 스타트업도 전년 123개사에서 163개사로 30% 넘게 증가했다.

2020년 투자유치한 스타트업을 분야별로 살펴봤을 때는 SaaS, AI, 데이터 분석, 사이버 보안 등 소프트웨어 개발·분석이 총 투자유치건수 743건 중 30%를 넘는 232건으로 최대치를 기록했다. 헬스케어 부문 또한 코로나19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전년대비 약 27% 증가한 106건의 투자가 이루어졌으며 전자상거래, 모빌리티, 핀테크‧인슈어테크 등이 그 뒤를 따랐다. 2020년 최다 투자유치액 기준 상위 5개사 중 3개사가 모빌리티 분야, 이커머스와 스마트팜이 각각 1개사로 모빌리티에 대형 딜이 집중됐음을 알 수 있다.

▶ 지그재그와 마켓컬리, 코로나19 속 성장 돋보여

국내 스타트업 중에서도 코로나19 기간 성장을 이어간 기업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전자상거래 플랫폼과 새벽배송 영역이다.

쇼핑 앱 ‘지그재그’는 크로키닷컴이 2015년 출시했으며, 4000곳 이상의 온라인 쇼핑몰과 패션 브랜드를 모아서 제공한다. 2030 충성 고객을 확보해 올해 연 거래액 1조원을 바라보고 있다.

지그재그는 이용자들이 자신의 스타일에 맞는 상품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인기순·연령별·스타일별로 분류해서 보여준다. 또한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선호 쇼핑몰, 관심 상품, 구매 이력 등에 따른 개인 맞춤형 추천 상품을 제공해 손쉬운 쇼핑을 제공한다. 2019년에는 각기 다른 쇼핑몰의 상품을 하나의 장바구니에 담고, 결제까지 진행할 수 있는 통합 결제 서비스 ‘제트(Z) 결제’를 선보여 이용자 편의성을 높인 바 있다.

이렇게 성장한 지그재그는 카카오의 스타일사업부문과 합병해 글로벌 시장까지 공략할 예정이다.

마켓컬리는 신선식품 새벽배송의 선두주자로 꼽힌다. 상품을 직접 매입해 판매하는 방식을 취한다. 고객이 신선식품을 매일 밤 11시까지 주문하면, 새벽에 문 앞까지 배송해준다. 지난해 8월 기준 마켓컬리 누적 회원 수는 580만명으로, 론칭 초기인 2015년 6만명과 비교하면 폭발적인 성장세다. 마켓컬리는 이제 연 매출 1조를 바라보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온라인으로 신선식품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마켓컬리의 주문량과 매출도 2020년에 전년동기대비 100% 이상 급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