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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중국 대외무역에 크게 기여한 RCEP… 한국도 대비

- 지난해 중국 대외무역 플러스 성장… RCEP 교역이 효자 - 한국, RCEP에 대한 국회 비준 동의 하반기에 요청할 계획

2021-06-18     김기태 기자

코로나19 팬데믹과 미중 무역 분쟁 심화 등에 따라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지난해 중국의 대외무역은 여전히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다. 특히 RCEP(알셉·역내 포괄적 경제 동반자 협정) 교역은 중국 대외무역이 코로나19로 받은 타격으로부터 회복하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RCEP에는 아세안 10개국과 한국, 중국, 일본,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등 15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 중국 대외무역 흑자로 이끈 RCEP 교역

중국 해관에 따르면 2020년 중국 화물(상품) 교역 규모는 전년 대비 1.9% 증가한 약 32조 1,600억 위안에 달했다. 이 중 수출 규모는 17조 9,300억 위안으로 전년 대비 4% 증가했으며, 수입 규모는 14조 2,300억 위안으로 전년 대비 0.7% 감소했다. 결과적으로는 약 3조 7,000억 위안 규모의 무역 흑자를 실현했다.

성과의 배경에는 RCEP 교역이 있다. 2020년 기준 중국의 14개 RCEP 회원국에 대한 수출입 총액은 약 10조 1,996억 위안에 달했다. 이는 중국의 전체 수출입 규모에서 31%를 차지하며, 전년 대비 증가율은 3.53%를 기록했다.

수출 및 수입액별로 따져보면, 2020년 수출입 총액 중 중국의 RCEP 14개 회원국으로의 수출액은 4조 8,300만 위안으로 5% 증가했고, 14개 회원국으로부터의 수입은 5조3,700만 위안으로 2.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RCEP 14개국으로의 수출 및 14개국으로부터의 수입액 모두에서 증가를 기록한 것이다.

2015~2020년 중국과 14개 RCEP 회원국과의 교역액 추이 (단위: 억 위안, %) (자료 = 첸잔연구원(前瞻研究院))

중국의 대RCEP 회원국 수출 품목 중 비교적 교역 규모가 큰 품목을 보면 집적회로와 자동 데이터 처리 장비가 있다. 이 중 집적회로 수출은 전년 대비 15% 증가한 3,140억 3,000만 위안, 자동 데이터 처리 장비 및 부품 수출은 전년 대비 11.1% 증가한 2,606억 위안을 기록했다. 수입 품목의 경우에도 집적회로, 자동 데이터 처리 장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중국의 대RCEP 회원국 수입 품목의 경우 2020년 집적회로 및 자동 데이터 처리 장비의 수입액은 각 1조 800억 위안, 1,784억 5,000만 위안으로 전년 대비 각 9.8%, 8%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기타 수입 품목을 보면 2020년 철광석의 수입액이 각 4,963억5,000만 위안에 달하며 전년 대비 14.7%의 성장률을 보였다.

▶ 중국의 최대 교역 파트너로 부상한 아세안

중국의 상위 5대 교역 파트너로는 RCEP의 주요 회원국인 아세안, 한국, 일본 등이 있다. 2020년 기준 중국의 상위 5대 교역 파트너는 아세안(4조 7,457억 위안, 15%), EU(4조 4,958억 위안, 14%), 미국(4조 598억 위안, 13%), 일본(2조 1,973억 위안, 7%), 한국(1조 9,745억 위안, 6%) 순이었다.

특히 아세안과의 교역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다. 중국 해관에 따르면 2015~2020년 중국과 아세안의 화물 수출입 총액은 지속적으로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중국과 아세안 간의 교역 규모는 중국과 14개 RCEP 회원국 간 교역 규모의 총합에서 40%대 이상의 비중을 유지해 왔다.

2019년부터 중국과 아세안의 교역 규모는 이미 중·미 양자 간 교역을 초과했으며, 2020년에는 중국-아세안 간의 교역 규모가 전년 대비 7.01% 증가한 4조 7,357억 위안에 달했다. 아세안이 중국의 과거 최대 교역 파트너인 EU를 제치고 처음으로 중국 최대 교역 파트너가 된 것이다.

2015~2020년 중국과 아세안 간 화물 수출입 규모 추이  (단위: 억 위안, %) [자료 = 첸잔연구원(前瞻研究院)]

2020년 중국의 대아세안 수출액은 2조 6,550억 위안, 수입액은 2조 807억 위안으로 중국은 아세안을 상대로 약 5,743억 위안 규모의 무역 흑자를 냈다. 또한 2020년 중국-아세안 간 교역 규모는 중국 전체 교역액 비중의 14.5%를 차지하는 등 아세안에 대한 교역 의존도가 늘어나는 추세다.

▶ 중국, RCEP 대외 교역 확대 비결은?

중국과 아세안 각국은 중국 주도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국제 협력 기회를 통해 정책 소통, 인프라 건설, 무역 협력, 자금 융통 분야에서 진전을 거뒀다. 중국-라오스 철도, 중국-태국 철도를 개통했고 중국-동남아시아국가연합 자유무역협정 및 중국-싱가포르의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했다.

또한 중국은 동남아시아국가연합 국가와 인접한 광둥성, 홍콩, 마카오, 하이난성, 광시장족자치구, 윈난성 등 지역에 개방 수준이 높은 웨강아오 대만구, 하이난자유무역항, 광시-아세안 경제기술개발구(广西-东盟经济技术开发区), 윈난아세안산업단지(云南东盟产业城) 등을 설립하는 등 많은 경험을 축적했다.

RCEP 타결은 중국이 아세안 10개국과 더 높은 차원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의 새 국면을 여는 데 유리하고, 양자 간 생산 가치 사슬도 강화하며 향후 교류·협력에 한층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더불어 역내 협력 발전의 큰 방향을 적극적으로 이끄는 데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 RCEP에 따른 특혜 세율이 적용되지 않은 올 1분기 중국-아세안의 교역은 여전히 고속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 4월 13일, 중국 1분기 수출입 동향 브리핑 발표 현장에서 리쿠이원(李魁文) 해관총서 대변인은 “2021년 1분기 기준, 중국의 14개 RCEP 회원국에 대한 수출입 총액은 약 2조 6,700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9% 증가했고, 중국 대외무역 수출입 총액의 31.5%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이 중 대RCEP 회원국 수출액은 약 27.5% 증가한 1조 2,500억 위안, 수입액은 19% 증가한 1조 4,200억 위안을 기록했다.

2021년 중국과 14개 RCEP 회원국 간 품목별 수입 현황 (단위: 억 위안, %) (자료 = 光明网)

▶ 한국도 RCEP 활용 고삐 죈다

한국도 RCEP을 활용해 우리 기업에 기회가 될 수 있는 부분을 발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RCEP에 대한 국회의 비준 동의를 하반기에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최종 협상 타결에 이르렀고 국회 비준을 비롯한 국내 절차를 남겨두고 있다. RCEP 15개 회원국의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2019년 기준 25조 6,000억 달러로 전 세계 GDP의 30% 수준에 이른다. 인구 규모는 22억 6,000만 명으로 이 또한 전 세계 30%를 차지한다.

산업부는 이 협정에 따라 아세안 상품 시장이 추가 개방돼 자유화율이 92~95%에 이르고, 게임‧영화 등 서비스 시장 개방으로 국내 기업의 진출이 가속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미국과 중국에 치중된(우리나라 수출의 39% 차지) 교역 구조를 다변화하고, 전자상거래 등 비대면 서비스의 활성화를 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산업부 자료를 보면, 지난 30년간 한-아세안 교역은 30배, 투자 40배, 상호 방문객 수는 40배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