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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기 칼럼] 코로나19 충격을 딛고 반등을 준비하는 글로벌 FDI

2021-06-29     민경기 (사)외국인직접투자연구센터 정책분석실장/경제학 박사
민경기 (사)외국인직접투자연구센터 정책분석실장/경제학 박사

지난 6월 21일, UNCTAD(유엔무역개발회의)는 2020년 글로벌 FDI(외국인직접투자) 실적과 분석 그리고 2021년 글로벌 FDI 전망을 담은 'World Investment Report 2021(이하 WIR 2021)'을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담긴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 2020년 글로벌 FDI는 0.99조 달러로 전년 1.54조 달러 대비 35% 급감

2020년 글로벌 FDI는 코로나19 팬데믹의 직격탄을 맞아 0.99조 달러에 그치며 전년 대비 35% 급감했다. 이는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시의 1.24조달러 대비 약 20% 감소한 규모이며, 2005년 0.95조 달러 이후 15년 만의 최저 수준이다. UNCTAD는 코로나19로 인한 각국의 경제 봉쇄 조치로 투자 프로젝트가 지연 혹은 중단됐으며, 경기 침체 전망에 따라 다국적기업들이 신규 투자를 재평가했다고 감소 원인을 분석했다.

(자료 = UNCTAD, World Investment Report 2021 (21-June-`21))

2020년 Equity(자본 유입), Reinvestment Earnings(수익 재투자), Loans(기업 대출) 등 모든 형태의 FDI 유입이 감소했다. UNCTAD는 갑작스럽고, 동시다발적인 수요·공급 부문의 충격에 따른 연쇄 효과로 투자 프로젝트 진행이 둔화됐고, 신규 Equity 투자가 급감했다고 진단했다. 또한 팬데믹 상황에 따른 다국적기업들의 수익 감소와 재무 상태 변화로 Reinvestment Earnings 역시 감소했으며, Intra-Company Loan(기업 내 대출)을 통한 FDI 흐름 또한 음(-)의 방향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G/F(그린필드)형, M&A형 투자가 모두 감소했다. G/F형 투자 감소세는 2021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2020년 G/F 프로젝트 규모는 2019년 대비 33% 감소한 5,640억 달러로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M&A형 투자는 2020년 하반기부터 M&A형 투자 활동이 점차 회복세를 보이며 전년 대비 6% 감소한 4,750억 달러 규모로 비교적 완만한 감소세를 나타냈다.

'G/F, M&A 글로벌 FDI 회복 추이' (십억 달러)
[자료 = UNCTAD, World Investment Report 2021 (21. June, 2021)]

코로나19 영향은 주로 2020년 상반기에 집중됐다. 2020년 하반기부터 M&A형 투자가 선진국을 중심으로 반등하며 점차 회복 신호를 보이나, G/F형 투자는 감소세가 지속되는 상황이다.

▶ 선진국 FDI 대폭 감소, 개발도상국은 완만한 감소세

2020년 선진국으로의 FDI 유입은 58% 감소한 3,120억 달러를 기록했다. 네덜란드와 스위스 등의 국가에서 발생한 대규모 투자금 회수의 영향으로 유럽향 투자가 80% 급감하며 730억 달러를 기록했다.

그 외에도 영국 57%, 프랑스 47%, 독일 34% 상승 등 유럽 내 주요 국가를 포함한 EU의 FDI 유입 규모 또한 73% 감소한 1,030억 달러를 기록했다. 미국의 경우 Reinvestment Earnings 규모 감소의 영향을 크게 받으며 2019년보다 40% 감소한 1,560억 달러를 기록했다. 2020년 미국은 FDI 유입 규모는 감소했으나, FDI 유입국 세계 1위 지위를 유지했다.

한편 개발도상국의 FDI 유입은 2019년 대비 8% 감소한 6,630억 달러를 기록해 선진국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완만한 감소세를 보였다. 2020년 중국의 FDI는 팬데믹 상황에도 불구하고 전년 대비 6% 증가한 1,490억 달러를 기록했다. 탄력적인 경제 회복력과 지속적인 투자 유치 촉진 및 규제 완화 노력에 힘입어 FDI 유입 규모가 증가했다고 UNCTAD는 분석했다.

2020년 아시아 개발도상국의 FDI 유입 규모는 중국, 홍콩, 인도 등의 증가세에 힘입어 전년 대비 4% 증가한 5,350억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한 해 동안 1,490억 달러를 유치한 중국은 1,560억 달러를 유치한 미국에 이어 투자 유치 규모 2위를 차지했다. 아시아 개발도상국은 글로벌 FDI의 약 53.6% 규모를 유치하며, 세계 최대의 FDI 도착지(목적지)로 자리매김했다. 참고로 전체 개발도상국의 2020년 FDI 유입 규모는 글로벌 FDI의 66.4% 비중이다.

[자료 = UNCTAD, World Investment Report 2021 (21. June, 2021), 그래프는 필자가 재작성)

그러나 아시아 개도국을 제외한 아프리카·중남미·체제전환국의 경우 코로나19에 따른 수출 수요 감소와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2020년 FDI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 2020년 초 원자재 가격 하락 전망이 FDI 감소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남미 지역의 경우 FDI가 45% 감소한 880억 달러 규모로 개도국 중 FDI 감소 폭이 가장 크게 나타났다. 체제전환국은 전년 대비 무려 58%나 감소하며 240억 달러 규모에 그쳤다.

지난 2020년 국가안보 우려와 팬데믹에 대응한 외투 규제·제한 정책이 선진국을 중심으로 도입, 강화되었다. 2020년 67개국에서 외국인 투자와 관련해 촉진 정책 72건, 규제 정책 50건, 중립 정책 30건 모두 152건의 정책이 신규 도입됐다. 특히 규제·제한 성격의 신규 도입 정책 50건은 전년의 21건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준으로, 주로 선진국(35건, 70%)에서 도입됐다.

외국인직접투자 촉진·활성화 성격의 신규 정책 도입은 72건으로 대부분 개발도상국(69건, 96%)에서 채택되었다. 참고로 총 152건 중 투자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중립적 성격의 정책 30건을 제외하고, 신규 도입된 투자 정책 중 41%가 투자를 제한하는 정책으로, 이는 2003년 이후 가장 높은 비중이다.

(자료 = UNCTAD, World Investment Report 2021 (21. June, 2021)]

▶ 향후 글로벌 FDI 전망... 코로나19 이전 수준까지 회복하려면?

UNCTAD는 FDI가 여타의 거시경제 지표에 후행하는 특징을 고려했을 때 코로나19 이전 수준까지 완전히 회복하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했다. WIR 2021에 의하면 글로벌 FDI는 2021년 10∼15% 회복 후, 2022년 15~20% 추가 증가해 2019년 수준(1.5조 달러)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다국적기업들은 회사채 신규 발행, M&A 축소, 투자 지출 조정 등을 통해 현금 보유량을 25% 이상(약 8조 원) 확대한 상태이며, 이를 활용한 2021년 투자 지출 확대가 예상된다. 물론 신규 G/F형 투자 발표 규모·건수 추이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이러한 투자 지출 확대 움직임이 곧바로 FDI의 반등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2015~2020 FDI 유입 추이 및 2021~2022 전망
(자료 = UNCTAD, World Investment Report 2021 (21. June, 2021)]

그러나 코로나19 백신 보급은 비록 여러 지연·제약 상황에도 불구하고 점차 많은 국가의 규제·제한을 완화하도록 기여할 것이다. 또한 축적된 가계 저축과 억눌린 소비 수요는 특히 선진국에서 빠른 경제성장을 이끌 것으로 예측된다. 이러한 요소들은 물가 상승과 교역(거래)량 증가 등의 효과를 유발하고, 이에 따른 기업의 수익성 향상은 Reinvestment Earnings 등을 통해 FDI에 긍정적인 작용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2021년 대규모 공공부문 투자 지원에 따른 선진국 위주 및 M&A형 투자 중심의 불균형한 회복이 예측된다. 미국·EU 등 선진국 정부의 공공부문 투자 전략은 인프라·신재생에너지·디지털 경제 부문 FDI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에 구조적 약점이 많고 재정적 여유가 부족하며, 특히 2021년에도 약세가 전망되는 G/F형 투자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아프리카·중남미 지역에 대한 FDI의 실질적인 회복은 단기적으로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팬데믹 상황에서 매력적인 글로벌 투자처로 거듭난 아시아 지역으로의 FDI 유입은 비교적 안정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M&A형 투자는 2020년 하반기에 회복세로 접어든 이후 2021년 1분기 신규 발표된 거래 건수 및 규모 면에서 모두 증가세를 보이는 등 안정화되어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낮은 이자 비용과 국제 금융시장 호황도 M&A형 투자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다.

아울러 각국의 재정 지원 프로그램 중단에 따라 재정 상황이 악화된 기업들이 매물로 나오며 M&A가 급증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반면 신규 G/F 투자는 2020년 급감한 이후 2021년 1분기에도 뚜렷한 회복 신호를 보이지 않으며 약세가 지속되는 추세다.

글로벌 생산·무역 규모가 기존 전망치를 웃돌며, 2021년 하반기에는 코로나19 이전 수준까지 회복될 것이라는 국제기구의 보고서가 잇따르고 있다. 이에 근거해 UNCTAD는 글로벌 FDI가 2022년에도 15~20% 추가 증가해 1.4조 달러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더 이상의 위기 없이 경제성장과 투자 심리가 고조된다는 가장 낙관적인 가정하에 2022년 글로벌 FDI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인 1.5조 달러 규모까지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팬데믹 재발에 따른 국제무역 감소와 투자 제한 정책 도입이 확대되며 글로벌 FDI에 대한 하방 압력이 강화될 경우, 2022년 글로벌 FDI는 1.2조 달러 규모에 머무를 가능성도 상존한다고 UNCATD는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