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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신 칼럼] 네이버가 투자하는 카페24, 한국의 쇼피파이 된다

2021-08-14     박상신 엠엑스엔커머스코리아 부사장
(사진 = 네이버카페24)

지난 한 주간 주식 시장을 뜨겁게 달구었던 뉴스는 네이버의 카페24 인수설이었다. 네이버가 약 1,300억 원 규모의 카페24 주식을 취득하는 주식 교환으로 일단락되었다. 네이버가 카페24 지분을 14.99% 취득하고 온라인 사업자들의 더욱 빠른 성장과 글로벌 진출 협력을 위해 상호 협력한다고 발표했는데, 그 이면에는 어떤 스토리가 있고, 어떤 시너지가 기대되는지 살펴보자.

카페24는 지난 수년간 글로벌을 화두로 내세워왔다. 국내 시장에서 1위 사업자임에도 무료 호스팅 사업 모델과 한국 시장의 치열한 경쟁으로 수익과 성장에 한계가 있어서 글로벌 진출을 시도할 수밖에 없었다고 생각된다. 필자가 처음 이커머스 사업을 해봤던 2004년경에 카페24로 사이트를 구축했는데, 카페24는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무료 모델을 유지하고 있다. 경쟁사인 GMO의 메이크샵(Makeshop)이 월 이용료를 받는 것과는 분명히 구분되는 전략이다.

(사진 = 픽사비에)

당연히 무료 호스팅 사업자인 카페24는 최저가 호스팅 운영 역량에서는 국내 최고지만, 수익성이 낮다 보니 글로벌 시장에서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가 없었다. 카페24로 사이트를 구축하고 전 세계 판매를 한다고 할 때,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가 바로 속도다.

글로벌 커머스 서비스에 대해 호스팅 비용을 높게 책정한다면 무료 솔루션이라는 경쟁력이 사라지게 된다. 다른 수익원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이 국내 사업처럼 결제 대행 회사로부터 백마진을 받는 건데, 안타깝게도 한국의 글로벌 결제 솔루션은 E사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어 이 또한 쉽지 않다. 협상할 대안이 없다는 것이다.

그런 와중에 카페24의 주요 공략 지역으로 알려진 일본은 세계 최대 이커머스 솔루션 회사인 쇼피파이가 직접 진출해 자리를 잡았다. 사실 쇼피파이가 일본에 진출한 뒤 국내 사업에 도전한다고 할 때, 일본 내에서는 부정적인 시각이 많았다. ASP나 SaaS형 쇼핑 카트의 특성상 솔루션 제공 회사를 바꾸는 일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기존 고객들의 정보 이전이 완벽하게 되지 않고, 고객들에게 비밀번호를 변경하도록 안내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므로 일본의 전자상거래 사업자들은 시대에 뒤떨어진 솔루션을 계속 사용해 왔다.

이런 상황에서 야후는 일본 검색 시장을 장악하고, 통신망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도전조차 하지 못한 시장이 이커머스 솔루션 호스팅 사업인데, 이 시장이 Base와 쇼피파이에 의해 뒤집혔다. 개인은 Base로 사이트를 구축해서 판매하고, 기업은 쇼피파이로 신규 구축을 한다. 기존의 사업자들은 옮기기가 쉽지 않아서 전체적인 시장 점유율은 여전히 메이크샵, 퓨처샵(Future Shop) 등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필자는 시간문제라고 본다. 역동적인 이커머스 사업을 추진하는 MZ세대들은 구닥다리 시스템을 꺼리기 때문이다.

 카페24 재팬 솔루션이 일본 현지 기업을 대상으로 론칭했지만 일본 내 결제 회사, 물류 회사 등을 통해 파악한 바로는 실적이 거의 없다고 보인다. 이런 상황은 네이버, 라인, 야후가 전면적으로 협력한다고 해도 별로 달라질 것 같지 않다.

쇼핑 카트 시장은 그렇게 단순한 메커니즘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왜 거대 IT 기업들이 즐비한 미국에서 2개의 작은 스타트업이었던 쇼피파이와 빅커머스가 시장을 장악했는지, 여기에 대한 대답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결론적으로, 카페24의 글로벌 진출에 네이버가 역할을 해서 성과를 내는 계획은 그럴듯하지만, 주요 지역의 시장 상황을 볼 때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오히려 네이버가 카페24를 인수한다면, 카페24는 한국의 쇼피파이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쇼피파이는 시장에서 압도적인 지배력을 가지고 큰 수익을 창출하는 최고의 이커머스 기업인데, 과연 카페24시도 가능할까?

일반적인 인식과 다르게, 쇼피파이는 개방을 추구하는 기업이 아니다. 오히려 치밀하게 폐쇄적인 전략을 통해 기업 가치를 극대화하는 회사로 보는 것이 맞다. 업계에서 듣기로는 네이버가 모 컨설팅 회사를 통해 쇼피파이에 대한 컨설팅을 받았다고 하는데, 이것이 사실이라면 이를 통해 쇼피파이 사업 모델의 핵심을 파악했을 것이라고 가정할 수 있다. 그러한 관점에서 보면, 네이버의 카페24 활용은 다음과 같이 전개될 수 있다.

▶ 카페24만의 사업모델 구성의 필요성

먼저 카페24 페이먼트가 도입되어, 카페24 회원들에게 기본 결제 옵션으로 제공된다. 이를 통해 카페24는 거래액 기반 수수료 모델의 도입이 가능해질 것이다. 카페24 페이먼트를 사용하는 경우 추가 거래액에 부과되는 수수료가 없지만, 외부 결제 서비스나 기타 파트너 결제 솔루션을 사용하려면 1% 혹은 2%를 부과하는 모델이다. 쇼피파이는 이를 Stripe와 함께 쇼피파이 페이먼트로 제공하고 있다. 이 카페24 페이먼트를 네이버 파이낸셜이 제공하면, 카페24 거래액의 상당 비율이 주요 PG(Payment Gateway)사에서 네이버 쪽으로 이전하게 된다. 쇼피파이 이용자 중에서 압도적인 비율로 쇼피파이 페이먼트를 사용했을 때 고객 경험이 압도적으로 좋아지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추가 비용이 없다는 이점이 있다.

두 번째로, 카페24의 방대한 DTC(Direct To Customer) 브랜드들을 경쟁사인 쿠팡에 쉽게 넘겨주지 않을 수 있다. 쿠팡은 메이크샵의 자회사인 플레이오토를 통해서 외부 상품 연동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러면서 카페24 스토어들이 쿠팡에 상품을 등록해 판매할 수 있도록 지원한 것은 경쟁사인 메이크샵과 손잡고 카페24 회원사들이 손쉽게 쿠팡 플랫폼에 들어올 수 있게 한 것이다. 여기에 쿠팡 풀필먼트 서비스가 본격화하는 상황이 된다면 네이버로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월마트가 JET가 아닌 쇼피파이를 인수했다면 미국 이커머스 시장은 '아마존 vs. 월마트' 구도가 됐을 텐데, 현재는 '아마존 vs. 쇼피파이'가 되었다. 그만큼 DTC 브랜드들을 확보하는 것은 미래 이커머스 전쟁에서 중요한 포인트다. 이들이 쿠팡으로 들어갈지, 네이버로 들어갈지 궁금했는데 카페24와 손잡은 네이버가 승자가 됐다. 이번 협력은 한국 시장에서 네이버는 네이버대로, 카페24는 카페24대로 유리한 선택이었다고 본다.

마지막으로, 물류에서의 활용이다. 쇼피파이는 잘 알려진 대로 쇼피파이 풀필먼트 네트워크를 론칭했고, 이에 대한 수조 원대의 투자와 전국 확대를 발표했다. 이걸 쇼피파이가 왜 할 수밖에 없었고, 또 어떤 단계로 이것을 해왔는지 그 이유에 대해 충분한 컨설팅을 네이버가 받았다고 가정하자. 그렇다면 네이버는 자체적으로 풀필먼트 사업을 구축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일부 스타트업들에 대해 소규모 지분 투자를 한 것은 위의 목표에 부합하지 않기 때문에 쇼피파이가 자체 사업을 시작하기 전 시장에 존재하는 풀필먼트 서비스 업체들에게 API를 개방하고 서비스를 연결해 주면서 충분히 확보한 정보와 노하우로 직접 뛰어든다는 심산으로 볼 수도 있다.

(사진 = 픽사베이)

▶ 쇼피파이의 핵심인 이커머스 솔루션

쇼피파이 풀필먼트 네트워크의 핵심은 내가 직접 시스템을 소유하고, 심지어 로봇 기업까지 인수해 파트너 물류 창고에 제공하는 것이다. 내가 소유하는 시스템은 WMS 단 하나로 충분한데, 그 이유는 쇼피파이 자체가 이미 상품, 주문, 재고 정보 및 관리가 구현되는 이커머스 솔루션이기 때문이다. 쇼피파이를 이용하는 DTC 브랜드들은 복잡한 연동이나 설정, 계약 없이 그냥 내 쇼핑몰 솔루션의 관리자 화면에서 PO, 입고, 출고 요청, 재고관리 모니터링 등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가격 차이가 있다고 하더라도 다른 업체를 쓸 이유가 적어진다.

쇼피파이 페이먼트를 선택하는 것과 같은 이유다. 이렇게 해서 DTC 사업자들의 물류 서비스 경쟁력을 올려줘야 지속 성장을 지원할 수 있고, 경쟁사를 통한 유통에 의존하지 않게 된다.

이미 쇼피파이는 쇼피파이 쉬핑 솔루션을 통해 미국 내에서 초대형 물류 라벨 리셀러가 된 지 오래다. 이 분야에 전통적인 강자 기업이 4~5개 있었지만, 굳이 그들에게 월 이용료를 내거나 연동 세팅을 하지 않고 쇼피파이 오더 페이지 내에서 라벨을 출력하면 동시에 머천트 프라이스를 제공하니 안 쓸 이유가 없는 것이다.

국내 1위 포털 사이트 네이버가 카페24에 투자하며 새로운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앞에서 설명했듯이 네이버는 카페24를 통해 쇼피파이의 한국 시장 진입을 막고 독점적 사업자로서의 지위를 유지하며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