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스 카지노

[심층분석] 韓中 수교 29년, 여러 경제지표에서 중국이 한국 `추월’

- 1992년 대비 2020년 명목 GDP, 中 29.9배↑… 韓 4.6배 그쳐 - 수출 증가율 韓 6.7배 vs. 中 65배 - 국가 경쟁력 추월 당해… 신용 등급 격차도 2단계로 줄어

2021-08-26     이민규 전문기자

한국과 중국 양국이 수교를 맺은 지 29년이 지난 가운데, 그 사이 중국 경제가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하면서 여러 경제 지표에서 중국이 한국을 추월했거나 턱밑까지 따라온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가 양국 수교(1992년 8월 24일) 29주년을 맞아 1992년과 2021년의 양국 주요 경제지표 및 경쟁력 격차를 비교한 결과, 중국은 이 기간 동안 명목 국내총생산(GDP)이 30배가량 커진 반면 한국은 4.6배 성장에 그치는 등 양국 간 경제 성적표 변화가 뚜렷한 차이를 드러냈다.

전경련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명목 GDP는 1992년의 4,920억 달러에서 2020년 14조 7,230억 달러로 29.9배의 폭발적 성장을 기록한 반면 한국은 1992년의 3,560억 달러에서 지난해 1조 6,310억 달러로 4.6배가량 성장하는 데 그쳤다. 이로 인해 양국 간 명목 GDP 격차는 1992년의 1.4배에서 지난해 기준 9배까지 벌어졌다.

명목 기준 1인당 GDP는 한국이 1992년의 8,126달러에서 지난해 3만 1,497달러로 3.9배 정도 증가했고 중국은 420달러에서 1만 484달러로 25배나 증가했다. 1992년 당시 한국의 5.2% 수준에 불과했던 중국의 1인당 GDP는 지난해에는 33.3% 수준까지 추격했다.

(자료 = 전경련)

교역과 투자 부문에서도 중국의 성장률이 한국을 크게 뛰어넘었다. 수출 실적의 경우, 한국은 1992년의 770억 달러에서 지난해 5,130억 달러로 6.7배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중국의 수출 실적은 860억 달러에서 5조 5,980억 달러로 65배나 폭증했다. 수출과 수입을 합친 전체 교역액 기준으로도 중국은 이 기간 45.6배가 증가한 반면 한국은 6.1배 증가하는 데 그쳤다.

(자료 = 전경련)

외국인직접투자(FDI) 격차도 크게 벌어졌다. 한국의 FDI 유입이 1992년 10억 200만 달러에서 지난해 92억 2,400만 달러로 9배 조금 넘게 증가하는 동안 중국은 110억 달러에서 1,493억 달러로 약 13.6배 늘었다.

▶ 국가 경쟁력, 중국 우위로 역전

29년 전 한국이 근소하게 앞섰던 국가 경쟁력은 이제 중국이 한국을 제법 큰 차이로 앞서고 있다. 거시경제, 인프라 등 다양한 분야를 분석해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 국가 경쟁력 순위에서 한국은 1994년 32위로 34위의 중국을 두 계단 앞섰으나 올해 기준으로는 중국의 16위보다 7계단 낮은 23위에 자리 잡고 있다.

(자료 = 전경련)

제조업 경쟁력만 놓고 보면, 양국 모두 괄목할 만한 상승을 이룬 가운데 최근 들어 중국이 이 분야에서도 한국을 앞질렀다. 유엔산업개발기구(UNIDO)가 제조업 경쟁력을 분석해 국가마다 순위를 부여하는 CIP 지수에서 지난 1990년 기준으로 한국과 중국은 각각 17위와 32위를 기록했으나 2018년 기준으로 중국이 2위를, 한국은 3위를 차지했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와 무디스 등 국제 신용평가 기관들이 매기는 국가 신용 등급에서는 한국이 아직은 우위에 있으나 양국 간 격차가 좁혀졌다. S&P의 경우, 지난 1992년 A+였던 한국의 신용 등급을 2021년 현재는 두 단계 오른 AA로 제시하고 있다. 같은 기간 중국의 신용 등급은 BBB에서 A+로 4단계나 올랐다. 1992년 4단계 차이였던 양국 간 신용 등급 격차는 이제 2단계 차로 좁혀졌다. 

▶ 기업 경쟁력·수출 1위 품목 지표에서도 중국이 한국 앞질러

양국의 기업 경쟁력 지표에서도 중국의 도약이 도드라졌다. 포춘 글로벌 500대 기업에 포함된 기업 수, 세계 수출 시장에서 점유율 1위 품목 수에서 모두 중국이 한국을 추월한 것. 포춘 글로벌 500대 기업 수의 경우, 한국이 지난 1995년 8개로 홍콩을 포함해 3개에 그친 중국에 앞섰으나 올해 기준으로는 한국이 15개, 중국은 무려 135개에 달했다.

세계 수출 시장에서 점유율 1위 품목은 한국이 1993년 기준으로 96개, 중국은 322개로 한국이 중국의 약 30% 수준이었으나 2019년 기준으로는 한국이 69개, 중국이 1,759개로 약 4% 수준에 불과했다. 

(자료 = 전경련)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전경련 김봉만 국제협력실장은 “중국 경제는 1970년대 말 대외개방 이후 폭발적으로 성장했다”면서 “특히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한중 간 격차는 사라졌거나 대부분 분야에서 중국이 한국을 추월했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그러면서 “중국의 급성장을 반면교사로 삼아 한국도 중국과의 경제 교류 확대 및 동남아 등 신흥 시장 진출을 통한 지속 성장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