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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안전성·폐배터리 화두… ‘2021 북미 배터리 쇼’

- 무공해차 시장 이끌 배터리 산업, 기술 동향 한눈에 - 세계 398개 업체에서 약 8,000명 참석, 관심 뜨거워 - 업계 전문가들 2035년 유럽에서는 내연차 종말 예상

2021-10-04     조선미 기자

미래 친환경·무공해차 시장을 이끌어갈 배터리 산업의 최신 기술과 동향을 살펴볼 수 있는 북미 최대 배터리 및 전기차 박람회인  ‘2021 북미 배터리 쇼(2021 The Battery Show North America)’가 미국 미시간주 노바이에서 9월 14일~16일 개최돼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유행한 이후 처음 대면으로 열린 이 박람회에는 세계 각국에서 전기차 배터리 관련 업체들과 전기차 업체들이 대거 참가해 향후 시장을 주도할 제품을 선보였다.

코트라(대한무역투자진흥광사) 미국 디트로이트 무역관에 따르면 올해 행사에는 398개 업체에서 약 8,000명이 참석, 열기가 뜨거웠다. 또한 사흘간 유료로 진행된 컨퍼런스에서는 70여 개 기술 포럼과 강의를 통해 다양한 연구 사례와 산업 동향에 대한 정보가 제공됐다.

첫날 컨퍼런스에는 데이비드 호월(David Howell) 미 에너지부 에너지효율 재생에너지실 차량 기술 부국장이 기조 연설자로 나섰다. 호월 국장은 리튬 배터리 공급망과 지속 가능성을 지원하기 위한 미국 정부의 노력을 강조했다.

2021 북미 배터리 쇼 전시회장 모습 (사진 = 코트라)

▶ 배터리 기술 혁신이 인류의 미래 변화시킬 것

이어 둘째 날 기조연설자로 나선 데니스 그레이(Denise Gray) LG에너지솔루션 미시간 법인 대표는 LG의 전력화 비전을 주제로 "배터리 기술 혁신과 전망은 무한하고 인류의 미래를 변화시킬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최근 LG에너지솔루션은 차세대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분야에서 혁신 기술을 개발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미국 샌디에이고 대학교와 공동 연구로 기존 60도 이상에서만 충전이 가능했던 기술적 한계를 넘어 상온에서도 빠른 속도로 충전이 가능한 장수명 전고체 배터리 기술을 개발한 것. 

전고체 배터리는 배터리의 양극과 음극 사이에 있는 전해질을 액체에서 고체로 대체, 현재 사용 중인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를 향상시키고 안전성도 강화할 수 있는 차세대 배터리다.

수요와 공급을 주제로 진행된 컨퍼런스에서는 제너럴모터스(GM)의 전기차 및 에너지 정책 수석 전략가를 비롯해 업계 전문가들이 참석해 미국 배터리 시장에 대한 향후 전망과 개발 상황, 시장 경제 및 투자 기회 등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전 세계가 탄소 중립 정책을 강도 높게 추진하면서 일각에서는 2035년을 내연기관차의 종말 시점으로 거론하고 있다. 앞서 지난 8월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등 무공해차와 트럭의 신차 판매 비중을 2030년까지 40~50%까지 끌어올리도록 지원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캘리포니아주 역시 2035년부터 내연기관차 신차 판매를 금지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그러나 컨퍼런스에 참여한 업계 전문가들은 유럽 시장에서는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만 미국에서는 현 상황을 고려할 때 단정적으로 말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주정부와 연방 정부가 내연차에서 무공해차로 전환하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배터리 기술과 원재료 문제 등이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어서다. 아울러 배터리 화재로 인한 리콜 문제 등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다. 

▶ 글로벌 폐배터리 시장 2050년 600조 원 규모 성장

또한 박람회에서는 전기차의 안전성과 함께 폐배터리가 화두로 떠올랐다. 폐배터리의 경우 그냥 버리면 환경오염 우려가 있지만, 이를 재활용하면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폐배터리에서 코발트와 니켈 등 가치가 높은 금속을 추출하면 새 배터리의 소재로 활용 가능하다.

지난해 테슬라는 배터리 재활용 업체 레드우드 머티리얼즈(Redwood Materials)와 협력, 자체 리사이클링 기술을 통해 폐배터리 소재의 92%를 회수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GM-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사인 얼티엄셀즈(Ultium Cells)도 지난 5월 북미 최대 배터리 재활용 업체 '리사이클(Li-Cycle)’과 폐배터리 재활용 계약을 맺었다.

시장조사 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폐배터리 시장은 2019년 1조 6,500억 원에서 2030년 20조 2,000억 원, 2050년에는 600조 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GM 전기차 배터리 분야 수석엔지니어는 디트로이트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박람회에서는 배터리 관련 안전성이 단연 화두인 만큼 화재를 억제하는 기술이나 최소화하는 솔루션을 소개한 업체들이 많아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이어 "배터리 시장 규모는 비약적으로 커질 것이다. 한국의 중견 기업들이 배터리 안전성을 강화할 수 있는 기술력을 키워 검사 장비 등을 구축해 납품하는 것도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배터리 강국인 한국의 핵심 수출 시장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GM, SK이노베이션과 포드(Ford)가 합작을 통해 손을 잡으면서 미국 ‘빅(Big) 3’ 완성차 업체 두 곳에 국내 기업의 배터리가 탑재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선점하려는 각국의 패권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국내 기업의 선전이 기대된다.

SK이노베이션이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배터리 공장. (사진 = SK이노베이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