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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칼럼] 위드코로나 후 베트남의 인력 확보 전쟁

2021-11-26     이정훈 핑거비나 대표이사
이정훈 핑거비나 대표이사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베트남 노동 시장이 3개월 이상 잠잠해진 후 10월부터는 봉쇄 및 격리를 해제하고 생산 정상화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고향으로 돌아갔던 근로자들이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해 복귀하지 않고 있어 전 산업 분야에서 심각한 인력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 세계 기업들의 생산공장, 서비스업 등 인력 부족 문제 심각

호찌민시에 있는 삼성전자도 10월 이후 정상 가동이 됐지만, 현재 가동률이 70% 정도다. 이른 시일 안에 100% 정상 가동을 예상하지만, 고향 갔던 직원이 모두 복귀할지는 의문이다. 글로벌 스포츠용품 브랜드인 아디다스와 리복의 베트남 생산공장을 보유한 대만 공급업체 포유예베트남(Pouyuen Vietnam Co. Ltd.)도 전체 근로자의 6% 정도가 아직 복귀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베트남 의류 공장 (사진 = Baidu)

롱탄에 있는 전자 장비 조립 업체인 프로웰베트남(Prowell Vietnam Co. Ltd)은 코로나 펜데믹 이전에는 3,000여 명의 직원이 있었는데 10월 이후 복귀한 인력은 2,000명밖에 되지 않는다. 부족한 인력을 베트남 인력 채용 사이트와 자사 웹사이트에 구인 공고를 올렸지만, 2주가 지났음에도 직원을 채용하지 못하고 있어 연말의 주문량을 납품하지 못할까 봐 정부의 지원을 요청한 상태다.

제조업뿐 아니라 식당 등 서비스업의 인력 부족도 심각하다. 필자의 지인이 운영하는 식당은 코로나 전에만 해도 10명의 종업원이 있었는데, 현재는 5명으로 운영되고 있다. 코로나19의 수혜를 입은 온라인판매 등 전자상거래 및 IT 기업들도 직원을 구하는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어 베트남은 전 산업 분야에서 필요 인력 수급에 적신호가 켜진 셈이다.

지난 10일 국회 대정부 질의에서 찐 람 신(Trinh Lam Sinh) 안장성(An Giang) 의원은 코로나19 봉쇄로 많은 노동자가 귀향한 사실을 언급하며, 다오 응옥 융(Dao Ngoc Dung) 노동보훈사회부 장관에게 귀향 근로자 복귀 지원방안 마련을 촉구했다.

융 장관에 따르면 전국 63개 성·시의 귀향 근로자가 공식적으로 130만 명이고, 이중 호찌민시를 비롯한 남부지방이 전체의 60%를 차지했다. 또한 아직 고향에 있는 근로자 가운데 생산현장으로 복귀를 원하는 근로자는 30%이고, 30%는 다른 지방으로 이주를, 나머지는 고향에서 그대로 정착을 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 어쩔 수 없었던 ‘위드코로나’ 선언, 베트남 국민들은 여전히 불안

베트남 경제는 심한 몸살을 경함하여 베트남 정부는 어쩔 수 없이 ‘위드코로나’를 선언했다.(사진 = 픽사베이)

코로나19 영향으로 봉쇄와 격리 기간이 장기화되면서 베트남 경제는 심한 몸살을 경험했기에 10월 이후 ‘위드코로나’를 선언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여전히 하루 1만 명 이상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고, 정부의 방역 수칙 준수와 감염 위험이 있는 모임 등은 가능한 자제하고 있다. 공단 내 한국 기업들은 직원들 대상으로 자체 방역 지침을 준수해 달라고 요청하면서 또다시 고향으로 돌아갈 것을 대비해 근로자들의 복리후생과 교육 등 다양한 동기부여책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섬유, 피혁, 사료, 신발, 봉제 의류와 가전제품 공장이 줄지어 있는 호찌민시 주요 공단은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와 크리스마스 연휴 그리고 신년 특수를 기대했다. 하지만 근로자들의 늦은 복귀로 생산에 차질이 생겨 베트남 정부와 협업해 복귀가 늦은 근로자들을 위한 셔틀버스 운행과 백신 우선 접종, 그리고 주거 및 자녀 돌봄 등 다양한 지원책을 제공하려 한다.

베트남 국민의 고향에 대한 향수 및 가족 중심 사고를 봤을 때 코로나로 인해 귀향했던 산업인력들에 대한 미복귀 현상은 충분히 예상되었을 것 같은데, 이에 대한 정책이 사전에 없는 것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당분간 베트남의 인력 부족 현상은 베트남 내 생산성에 큰 영향을 줄 것이며 이는 중국 다음의 글로벌 공장 역할을 하는 있는 베트남의 영향을 생각한다면 글로벌 공급망에도 크나큰 영향을 줄 것이다.

특히 의류, 신발 등의 글로벌 공급 부족 현상은 가격 불안정까지 이어질 것이 자명하므로 관련 산업 분야에서 각종 기획을 하시는 분들은 이 점을 고려하시어 유통과 가격을 면밀하게 고려해야 할 것이다. 베트남 진출을 계획하는 국내 기업들도 풍부한 노동력과 낮은 급여의 이점만으로 섣불리 진출할 경우 자칫 인력 선발부터 문제에 봉착될 수 있으니 진출 전 세밀한 조사를 하길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