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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진단] ‘CES 2022’로 살펴본 포스트 코로나 시대 기술 트렌드는?

- CES 혁신상을 통해 살펴본 기술 트렌드 - 건강, 모빌리티, 지속가능성, 가상‧증강현실 주목

2022-01-20     구서윤 기자
CES 2022(사진 = CES 홈페이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지난 5일부터 7일(현지시간)까지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 ‘CES 2022’가 진행되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전 세계 참여 기업은 약 2,200개로 코로나19 이전에 비하면 절반 수준이지만 우리 기업들은 역대 최대 규모인 416개 사가 참가했다. 국내 기업들은 139개의 기술과 제품에서 ‘CES 혁신상’을 받아 역대 최다 수상 기록을 세우며 우리나라의 우수한 기술력을 입증했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행사 규모는 축소되었지만, CES 2022는 여전히 미래 트렌드와 혁신 기술의 장으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번 CES에서는 헬스‧웰니스, 모빌리티, 지속가능성‧친환경, 가상‧증강현실 기술이 돋보였다. CES 2022의 혁신상 수상제품을 분석한 결과, 헬스‧웰니스(77개), 모빌리티(40개), 지속가능성(34개), 가상‧증강현실(19개) 등 4개 분야가 전체의 27.2%(170개)를 차지하며 혁신 트렌드를 주도했다.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 헬스·웰니스 분야가 주도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이 확산하고 사람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자연스레 건강과 삶의 질 향상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다. CES 2022에서는 헬스‧웰니스가 가장 중요한 키워드로 부상했다. 원격으로 건강을 관리하는 디지털 헬스와 방역, 위생, 바이러스 진단 관련 제품이 다수 등장해 주목받았다. 헬스‧웰니스 분야는 올해 77개의 혁신상을 받으며 지난해에 이어 1위를 차지했다.

특히, CES 2022에서는 CES 개최 이래 최초로 헬스케어 기업이 기조연설을 맡았다.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 애보트의 CEO인 로버트 포드가 환자들의 삶을 개선시키는 헬스케어 기술혁명에 대해 발표했다.

헬스‧웰니스 분야에서 한국기업 제품은 14개가 선정됐다. 특히, 에이치로보틱스의 재활 치료용 로봇 리블레스(rebless)는 2년 연속 혁신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리블레스는 관절 운동을 돕는 로봇 재활기기로 팔꿈치, 손목, 발목, 무릎 등 신체부위의 재활에 활용된다.

재활 치료용 로봇 리블레스(rebless)(사진 = 에이치로보틱스)

최고혁신상은 프랑스의 테스트앤패스(TestNpass)로 코로나 감염 여부를 신속하게 진단해주는 도구다. 바이러스가 디지털 바이오센서인 테스트앤패스 기기 내에 있는 항체와 결합하면 특정한 전기 신호가 감지되는데, 휴대폰은 해당 신호를 읽어 앱을 통해 즉시 감염 여부를 확인시켜 준다.

미국의 프리스타일 리브레 3시스템(FreeStyle Libre 3 system)도 최고혁신상을 받았다. 스마트폰 앱과 연동해 실시간으로 혈당을 체크해주는 웨어러블 기기로, 작은 바늘과 센서가 있는 패치를 팔에 부착하면, 채혈 없이 혈당 수치를 알 수 있다. 또한, 한번 부착으로 교체 없이 14일 동안 이용 가능하다.

라스베이거스 모터쇼?… 스마트 모빌리티의 향연

CES는 가전 전시회로 불리지만 ‘라스베이거스 모터쇼’로 불릴 만큼 다채로운 모빌리티 기술도 대거 등장한다. 올해 모빌리티 전시장은 기존 대비 12% 확장되며, 모빌리티 기술의 저력을 뽐냈다.

CES 2022에서는 메리 바라 GM 회장 겸 CEO가 2년 연속 기조연설자로 선정되며 모빌리티의 중요성이 부각됐다. GM, 다임러AG, 현대차, 도요타 등 200개가 넘는 모빌리티 기업이 참가했다.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사뿐 아니라 전자, IT 기업도 자율주행차와 전기차, 운송 솔루션 등 기술을 발표했다.

모빌리티 분야에서 최고혁신상은 캐나다의 Magna ICON Digital Radar에 수여됐다. 디지털 이미징 레이더로 아날로그 대비 16배 향상된 해상도 및 30배 향상된 명암비로 차량 주변 환경을 4차원으로 스캔한다. 사람이 운전할 때 놓치기 쉬운 어두운 터널 안에서도 정차한 자동차와 트럭 뒤에서 달리는 어린이 등을 감지할 수 있다. 자율주행차의 안정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혁신상을 수상한 만도의 최첨단 통합브레이스 시스템(사진 = 만도)

한국의 만도는 최첨단 통합브레이크시 스템으로 혁신상을 수상했다. 전자 유압식으로, 기존 브레이크 시스템의 여러 구성요소를 하나로 통합해 차량의 무게를 줄이고 관련 부품을 간소화했다. 브레이크 고장 시에도 응급브레이크 구동으로 기능과 성능을 똑같이 유지할 수 있다.

국내 기업 비트센싱도 멀티칩 케스케이딩 기술 바탕의 고해상도 4D 이미징 레이더로 혁신상을 수상했다. 300m 이상의 넓은 시야를 자랑하며, 카메라와 AI 솔루션 결합으로 물체추적 기능을 향상시킨다. 폭우와 안개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운행을 지원한다.

친환경과 사회적 책임에 따른 지속가능성 중요해져

CES 2022에서는 친환경과 사회적 책임을 필두로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도 나타났다. 삼성전자 한종희 사장은 기조연설자로 나서 ‘공존의 시대’를 주제로 지속가능한 지구를 만드는 데 기여하기 위한 삼성전자의 노력과 미래 혁신 기술들을 발표했다.

LG전자는 전시관에 접착제를 사용하지 않고, 재활용 자재를 사용했으며 부스 디자인을 최소화해 전시가 끝난 후에도 재활용 가능하도록 했다.

올해 지속가능성 부문 혁신상은 34개였으며, 전체 혁신상의 5.5%를 차지했다. 전년대비 54.5% 증가해 지속가능성에 대한 중요성을 알 수 있었다.

최고혁신상은 네덜란드의 오션 배터리(Ocean Battery)가 수상했다. 친환경 발전으로 생산된 에너지를 저장하는 모듈식 솔루션으로, 오션 배터리는 재생 에너지 공급 과잉일 때 저장하고, 저장한 에너지를 수요 과잉일 때 공급할 수 있도록 해 에너지 생산 비용을 낮추고 효율성을 극대화 하도록 했다.

CES 혁신상을 받은 소프트피브이(사진 = 소프트피브이)

국내 소프트피브이는 전력저장장치와 연결된 인공 태양광 잎으로 혁신상을 받았다. 실제 나무의 광합성과 같은 전력을 생산하며 기존 태양광 패널보다 100배 많은 전력을 생산한다. 필요한 곳에 제품을 심고 내장된 센서나 카메라 모듈을 통해 데이터 수집이 가능해 스마트 시티에 적합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서대학교의 비접촉식 자전거 발전기도 혁신상을 수상했다. 자전거 바퀴와 마찰하지 않고도 자기장을 이용해 발전과 충전이 가능하다. 자전거를 타며 충전한 전력을 이용해 후미등을 켜는 데 활용할 수 있다.

전 산업으로 활용도 넓혀가는 가상‧증강현실

코로나19로 비대면이 일상화되면서 몰입혁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 기기도 주목받았다. 초기에는 게임의 몰입감을 높이는 데 주로 사용됐다면, 최근에는 개인 심리치료 및 교육 등에 적극적으로 활용되면서 전 산업으로 활용성이 확장되는 추세다. 페이스북과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삼성전자 등 글로벌 기업들이 AR‧VR 기기 시장에 뛰어들면서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LG전자는 오프라인 부스 내에 관람객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이용해 제품을 가상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해 몰입 경험을 높였다. 삼성전자는 3D 홀로그램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기기를 선보였다. 향후 AR‧VR 서비스에 활용될 전망이다.

실내 지도 플랫폼으로 CES 혁신상을 수상한 와따(WATA)(사진 = 홈페이지 캡처)

부문에서는 한국의 와따(WATA)가 AI 클라우드를 활용한 실내 지도 플랫폼으로 혁신상을 수상했다. 실내에서도 자동으로 위치를 파악해 사용자에게 위치 정보를 제공하고 근처 상점의 프로모션, 긴급 경보 등을 제공한다. GPS가 작동하지 않는 지하 및 실내에서도 하이브리드 공간데이터와 스마트폰 센서 등을 활용해 위치정보를 파악할 수 있도록 한다.

이외에도 웨어러블 기기 등 보조장치 없이 화면에서 3D 이미지를 구현하는 네덜란드의 3D 이미지 디스플레이와 미국의 AI 기반 눈 건강 진단 및 시력 교정 플랫폼이 혁신상을 수상했다.

이처럼 올해 CES 2022에서는 다양한 분야에서 첨단 기술과 제품이 접목되는 모습을 통해 미래 기술의 방향성을 살펴볼 수 있었다. 내년에 열릴 CES 2023에서도 우리 기업의 눈부신 활약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