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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진단] 글로벌 악재 뛰어넘은 중국 자동차 시장... 신에너지차의 역할 톡톡

- 中 자동차 시장, 올해도 호조세 이어갈 것으로 전망… 신에너지차에 주목 - 여전한 반도체 공급난으로 신차 출고 지연… 중고차, 렌터카 업계 활황

2022-02-11     구서윤 기자

중국 자동차 시장이 4년 만에 역성장의 늪을 탈출했다. 자동차 생산, 자동차 부품 수입규모, 자동차 보유량 모두 기록을 경신했다. 전문가들은 올해도 중국 자동차 시장이 호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기자동차 이미지(사진 = PIXELS)

▶ 중국 자동차 시장, 글로벌 악재에도 불구 플러스 전환

글로벌 자동차 업계는 2020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차량용 반도체 공급부족,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 등으로 1년 내내 생산 차질을 빚었다. 하지만 지난해 중국 자동차 판매량은 2,628만 대로, 전년 대비 3.8% 증가했다. 생산량 역시 전년 대비 4.8% 증가했다. 악재에도 불구하고 플러스 전환을 이뤄낸 것이다.

판매·생산 수요 증가에 힘입어 지난해 중국 자동차 부품 수입액은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이며 역내 최대 규모인 303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 중 대한국 수입액은 15억 달러로 전년 대비 15.1% 증가했다. 한국의 중국 자동차 부품 수입시장 점유율은 5%, 독일, 일본, 미국에 이어 4위다.

판매량의 증가로 중국 자동차 보유량 역시 확대됐다. 작년 말 중국 자동차 보유량은 3억 대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중국 자동차 수출량도 전년 대비 102.5% 늘어난 201.5만 대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 자동차 수출이 200만 대를 넘어선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자동차 시장 성장으로 이끈 ‘신에너지차’

지난해 중국 자동차 시장을 성장세로 이끈 건 신에너지차다. 신에너지차는 순수전기차, 하이브리드차(HEV),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PHEV), 연료전지차(FCV)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팬데믹 이전인 2019년 중국 신에너지차 판매량은 120만 대 수준에서 성장세가 꺾였지만 2020년 코로나19로 인해 개인의 자가용 구매 수요가 증가했으며, 중국 정부의 자동차 소비진작 효과가 더해지며 중국 신에너지차 판매 증가율은 두 자릿수로 회복됐다. 2021년에는 350만 대를 상회했으며, 증가율은 6년 만에 세 자릿수를 기록했다.

중국 내 신에너지차 보유량은 784만 대로, 전체 자동차에서의 비중은 2.6%다. 아직은 미미한 수준이지만 중국의 탄소중립 이행이 본격화되는 시점에서 신에너지차의 존재감도 점차 커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는 2025년까지 신에너지차의 신규 차량 판매 비중을 20%까지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신에너지차 시장의 성장은 중국 토종기업에 호재로 작용했다. 중국 로컬 브랜드의 현지 자동차 시장점유율은 2020년의 38.8%에서 2021년 44.4%로 크게 뛰었다. 2021년 7월부터 6개월 연속 45% 이상을 유지하고 있으며 10월엔 47.4%를 기록했다. 이에 반해 2, 3위인 일본계, 독일계는 20%선을 넘지 못하고 있다.

올해도 중국 자동차 시장은 호조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자동차 산업에 악재로 작용했던 반도체 부족 문제는 주요 기업의 생산 확대로 인해 올 하반기부터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자동차산업의 친환경화·스마트화 전환을 가속화하고, 산업망·공급망 안정성 확보, 중국 자동차산업 경쟁력 향상을 위해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코트라는 우리 기업들은 중국 신에너지차의 수요 증가에 따라 관련 원자재의 가격 급등세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신에너지차의 시장 호황과 이에 따른 배터리 수요가 리튬과 코발트 등 핵심 원료 가격 급등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오닉5(사진 = 현대자동차)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 올해에도 이어져

국내에서도 친환경차에 대한 수요가 이어지고 있지만,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인해 신차 출고 지연 현상은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다.

자동차 구매정보 플랫폼 겟차에 따르면, 현재 현대차의 인기 세단 아반떼와 쏘나타, 그랜저의 가솔린 모델은 출고 대기 기간이 각각 7개월, 6∼7주, 5개월이다.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싼타페는 3∼3.5개월을 기다려야 차를 인도받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 G70, G80, GV70, GV80은 계약부터 인도까지 3∼6개월가량이 소요된다. 다만 지난해 말 출시된 G90의 출고 대기기간은 9개월 이상으로 다른 모델보다 길었다.

하이브리드(HEV), 전기차(BEV) 등 친환경차는 내연기관 모델보다 대기기간이 더 길다. 쏘나타와 그랜저의 경우 하이브리드 모델 출고 대기기간은 각각 5개월, 6개월로 일반 가솔린 모델보다 1∼4개월 길었다. 싼타페 하이브리드도 8개월로, 가솔린 모델보다 5개월가량 더 기다려야 한다.

‘2022 독일 올해의 차’로 선정된 아이오닉5(사진 = 현대자동차)

특히 현대차와 제네시스의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와 GV60은 계약에서 인도까지 1년 이상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차 공급이 늦어지자 중고차와 렌터카 업계는 오히려 특수를 누리고 있다. 신차를 기다리기에 지친 소비자들이 대안으로 눈길을 돌리면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렌터카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1조 369억 원, 영업이익은 791억 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0.1%, 11.7% 증가했다. 매출액이 증가한 원인으로 SK렌터카 측은 고객 증가에 따라 장기렌탈 매출이 늘어났다고 밝혔다.

업계 1위인 롯데렌탈은 개인고객 증가추세가 뚜렷하다. 2017년 전체 장기렌터카 고객 가운데 법인 비중이 54%를 차지했지만, 2020년에는 개인이 51%, 법인이 49%를 차지하면서 개인이 법인을 처음으로 앞질렀다.

차량 수급 지연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공급난 문제는 지난해 3분기 이후 점진적으로 완화되고 있지만, 회복 속도는 기대보다 다소 더딜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