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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터뷰] ㈜아시아비앤씨 황종서 대표 “화장품 수출에는 전략이 필요, 주춤하던 K뷰티 부활의 신호탄을 쏘다”

2022-03-10     한혜선 기자

안정적인 대기업 생활을 접고, 문외한이었던 화장품 수출 분야에 뛰어든 ㈜아시아비앤씨 황종서 대표는 아직 10년이 되지 않은 업(業)력에도 불구하고 놀랄만한 성공신화를 써 내려가고 있다. 지난해 화장품 브랜드 ‘롬앤’의 회사인 아이패밀리SC가 상장하는 데 있어, 전체 화장품 매출의 반을 수출 업적으로 달성한 것은 오롯이 황종서 대표의 땀과 노력에서 비롯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롬앤의 성공에 이어 자사 브랜드 론칭을 앞둔 황종서 대표를 <무역경제신문>이 만났다.

㈜아시아비앤씨 황종서 대표 (사진 = 무역경제신문)

 

우연한 기회에 뛰어든 화장품 수출업(業),

‘롬앤’과의 만남으로 판을 키우다 

 Q 화장품 사업 분야에 뛰어들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대학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하고, 대기업 화학 플랜트 설계·공정 분야에서 20년 넘게 직장생활을 한 황종서 대표는 우연한 기회에 화장품 수출길에 발을 들였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던가. 직장 내에서 동료들과 함께 중국 유학생과 이주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중국어 자원봉사단체(NGO)를 하게 됐고, 그때 만난 중국 유학생 몇 명이 ‘따이공(대리구매상)’이었다. 중국 유학생들에게 한국 문화를 알리고자 봉사를 시작했는데, 그들을 도와주던 일이 사업이 된 것이다.

“몇몇 따이공의 일을 도와준 것이 시초가 돼 2013년에 회사를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화장품 수출 사업을 시작했고, 2017년에 수출 프런티어 기업, 2019년 산업통상자원부 전문무역상사, 2020년 중소벤처기업부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선정되었습니다. 화장품과 수출이 전문 분야가 아니었는데, 해외 바이어와 하나둘씩 인연을 맺게 되고, 수출 성과가 나타나면서 차근차근 재미있게 사업을 한 것 같아요.”

따이공들을 도우면서 시작된 사업은 중국에만 너무 편중돼 사업이 위협성을 느꼈다. 중국 시장은 경쟁이 너무 심화돼 베트남 쪽으로 눈을 돌렸는데, 많은 전문가로부터 베트남은 이미 포화상태라 레드오션이라며 시작하지 말라는 조언을 많이 들었다. 시작도 안 해보고 포기하는 것은 황대표의 성격과도 맞지 않았고, 현지 분들을 직접 만나보니 의외로 기회가 있겠다 싶어‘롬앤’으로 베트남 시장을 공략했다.

Q 롬앤과는 어떻게 인연을 맺고 사업을 시작했나.

수출 전문업체가 필요했던 롬앤과 좋은 제품이 필요했던 ㈜아시아비앤씨는 함께 손을 잡고 수출을 시작한 이래 4년 만인 작년 상장에 성공했다. 롬앤의 성공에는 황종서 대표의 역할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김태욱 대표가 이끄는 아이패밀리SC는 제품 생산과 마케팅, 국내 영업을 황종서 대표가 이끄는 ㈜아시아비앤씨는 해외 유통을 도맡아 하는데, 작년 730억 매출 중 절반을 수출로 채웠다.

“롬앤의 김태욱 대표를 2017년에 만나 파트너십을 맺고 베트남에 첫 수출을 시작했어요. 그때만 해도 신규 브랜드라 베트남, 중국 전시회도 나가고 홍보를 열심히 했는데 매출이 많지는 않았어요. 중국, 베트남 인플루언서를 활용해 홍보하면서 조금씩 거래가 되기 시작했는데, 중국보다 베트남에서 반응이 더 빨리 왔어요. 베트남에서 조금씩 인지도가 생길 때쯤, 베트남 인플루언서가 우연히 롬앤 제품을 사용해보고 좋아서 순수하게 제품을 소개했어요. 그 이후 입소문을 타면서 베트남에서 롬앤의 입지를 다졌고, 완판 행렬을 이어가며 브랜드의 인지도가 쑥 올라갔죠.”

베트남 수출이 물꼬를 트면서 재고 걱정 없이 제품의 선순환이 이뤄졌고, 중국 수출도 점점 성과가 나기 시작했다. 중국 시장에 한국 화장품을 판매하는 것은 꽤 부침이 있는데, 경쟁으로 인해 유통채널별 가격이 무너지는 현상이 빈번하기 일어나 중국 유통 회사들이 한국 화장품 브랜드를 꺼린다. 회사가 클수록 제품이 출고되는 유통채널이 다양해지고, 과도한 경쟁으로 인해 가격이 무너지는 문제들이 반복됐던 것. 황 대표는 그런 리스크를 감지하고, 롬앤의 가격이 중국 유통채널 안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그러던 중 미국과 일본 유통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가 롬앤 브랜드로 진출해보고 싶다고 연락이 왔어요. 롬앤 김태욱 대표와 고민을 많이 했는데, 잘못하면 브랜드가 끌려갈 수 있겠다 싶어 아쉽지만 최종 제안에 거절 의사를 밝혔습니다. 조금 천천히 가더라도 양사가 공부하면서 가자는 데 뜻을 모았죠. 규모는 작더라도 롬앤의 손과 발이 되어줄 수 있는 현지 파트사들을 찾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좌)㈜아시아비앤씨 황종서 대표 (우)무역경제신문 이금룡 발행인이 인터뷰 중이다. (사진 = 무역경제신문)

 

K뷰티의 흔들리는 위상... 그럼에도 해외시장 돌파구는 있다

 Q 중국에서 한국 화장품 브랜드의 입지는 어떠한가.

“제품에 한글만 붙어 있어도 잘 팔리던 시절이 있었지만, 이제 과거의 이야기입니다. 중국 로컬 브랜드가 쭉쭉 성장하고 있고, 유럽의 프리미엄 브랜드의 장벽을 넘지 못한 애매한 포지셔닝으로 중국 시장에서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어요.”

기술과 노하우를 갖춘 한국 화장품 전문가들이 중국 브랜드로 몸값을 올려 스카웃 됐고, 코스맥스나 콜마 같은 OEM 제조업체들이 중국에 공장을 지으면서 중국 로컬 브랜드의 약진이 이어졌다. 경쟁이 심한 중국 유통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홍보나 마케팅도 중요하지만, 유통채널을 관리하고 통제하면서 가격이 흐려지는 것을 막고, 내실을 다지는 것에 중점을 뒀다. 매출의 40~50%를 광고비에 지출하고 물류비, 운영 서비스 등을 계산하면 이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인데, 광고비를 15% 정도로 낮춰 운영하는 것이 황대표의 전략이다. 배너, 왕홍과 협력해 방송할 경우, 판매수수료를 지급하는데 손해만 안 보는 구조면 했고, 배너, 디스플레이, 타겟팅, 검색 광고 등 K뷰티 하면 ‘롬앤’이 나오도록 여러 온라인 플랫폼에서 브랜드를 빠르게 키워갔다.

“가격 정책이나 물량 관리들을 철저히 하고, 홍보·마케팅에 주력하며 브랜드를 알리는 데 힘 썼어요. 중국의 여러 온라인 플랫폼에 입점도 하고, 티몰에서는 브랜드상을 받기도 했죠. 중국 시장 초기에는 주로 B2B를 하다가 점점 B2C로 비중을 높여가고 있고, 조금씩 변화를 주면서 꾸준하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Q 중국 외에 다른 나라 수출은 어떠한가.

롬앤 수출은 베트남을 시작으로 중국과 동남아 시장에서 자리를 잡았고, 최근 일본 시장도 커지고 있다. 2018년 일본 큐텐에서 시작해 점점 매출이 상승 중이며, 라쿠텐, 아마존 등으로 일본 내 채널을 늘렸다.

“라쿠텐 같은 경우에는 법인이 있으면 훨씬 유리하고, 기업의 업력이나 신용평가 등을 판단해서 입점을 승인하기에 작은 회사들에는 까다로울 수 있어요. 큐텐은 한국에서 역직구로 판매하는 것이 메인일 정도 K뷰티가 인기가 많습니다. 채널별 특징을 잘 살펴보고, 정부지원사업을 활용해 수출을 시작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막상 수출을 시작하면 생각보다 활로도 많고, 도전해볼 수 있는 사업들도 눈에 보여요.”

롬앤의 인지도가 올라가는 것을 보고 큐텐에서 일 잘하는 판매자들이 러브콜을 보냈다. 리셀러들 입장에서 롬앤은 트래픽 유지하기 좋고, 가격이 흔들리지 않아 마진도 꽤 좋은 편이라고 말한다. 일본 큐텐 립 카테고리에서 롬앤인 1등에 랭크돼 있고, 메이크업 관련 후기 사이트에서도 1~2등을 할 정도로 일본 시장에서 반응이 좋다.

“롬앤은 일본 화장품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있으면서 발색력이 좋고, 디자인 선호도가 높아 작년에 전년 대비 매출이 2배 성장했습니다. 최근 일본 아마존 베스트셀러 제품으로도 뽑혔고요. 일본 아마존뿐 아니라 미국 아마존도 입점을 시작했는데, 공부하면서 광고를 집행하는 거라 시행착오도 있지만, 단기간에 빠르게 성장해 억대 매출을 달성하는 쾌거를 이뤘습니다.”

그밖에도 쇼피파이 필리핀, 말레이시아, 브라질까지 입점해 영역을 확장하고 있으며, 성과도 꽤 좋은 편이다. 필리핀은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매출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해외 오프라인 매장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올해 초 중국 내 1,200개의 지점을 가진 산푸백화점의 500개 매장에 매장을 열었고, 홍콩의 뷰티 전문 스토어 사사(sasa)의 온라인 공식몰 및 120개 오프라인 매장에 입점을 확정했다. 또한 지난해 기준 중국 내 헬스·뷰티 스토어인 컬러리스트와 와우컬러 매장 약 200여 곳에 입점해 있으며, 올해 중화권에 약 3,000여 곳의 오프라인 매장 입점을 계획 중이다.

“미중 패권 전쟁이 시작되면서 중국 내 외산 브랜드에 대한 배척이 날로 심해지고 있습니다. 불매운동이 일기도 하고, 없는 사실을 지어내 브랜드를 망가뜨리기도 하죠. 중국은 온라인 쪽이 싶지 않아 오프라인 쪽으로 영역을 확장하려고 합니다.”

K뷰티의 해외시장 진출을 돕고 노하우를 공유하는 일에 힘을 쏟을 것

 Q K뷰티의 미래는 어떻게 전망하는가.

“중국이나 동남아 시장에 예전과 같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故김우중 회장님 말씀처럼 여전히 세계는 넓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중남미, 유럽, 북미 등 아직 제대로 개척하지 못한 시장도 있고, 동남아시아는 여전히 한류나 한국 상품에 대한 수용도가 높아 많은 기회가 있다고 생각해요. 코로나가 잠잠해지면 더 많이 수출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며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황종서 대표는 K뷰티의 나아갈 길은 해외라고 말한다. K뷰티의 특징과 장점이 분명 있는데, 그런 것들을 잘 어필하며 충분히 기회는 있고, 계속 두드려 도전하다 보면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단언한다. 수출의 길을 넓히려면 마케팅을 꾸준히 해 인지도를 높이는 작업은 필수고, 얼마나 광고를 효율적으로 집행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덧붙인다. 그동안 아시아비앤씨의 수출 경험을 비춰볼 때 효과적으로 광고를 집행하고, 홍보 비용을 최대한 아껴 지혜롭고 운영했을 때 제품의 수익성도 높아지고 운영이 더 쉬웠다고 말한다.

“롬앤과 아시아비앤씨가 같은 좋은 파트너 관계 구축도 K뷰티의 희망이라고 생각합니다. 각자 자기가 잘하는 것을 하고, 맡은 역할을 충실하게 해내는 것이죠. 롬앤이 아시아비앤씨에 수출을 전적으로 믿고 맡겼기에, 더욱 열심히 할 수 있었고, 좋은 성과를 이룰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제2, 제3의 롬앤 같은 브랜드를 만나 해외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는 것이 제 할 일이자 목표입니다.”

Q 아시아비앤씨의 앞으로의 비전과 목표가 궁금하다.

아시아비앤씨는 유통 상사로서의 한계를 깨닫고 자사 브랜드를 만들었다. 스킨케어 브랜드 ‘너리쉬’와 헤어제품 브랜드, 식품 브랜드 ‘라라쿡’ 등 해외뿐 아니라 국내 시장을 겨냥한 제품들을 올해 쑥쑥 론칭할 계획이다.

“롬앤 이후에 성장 가능성이 있는 후속 브랜드를 발굴해 수출하는 것도 중요한 과업이고, 자체 브랜드를 국내외 시장에서 키우는 것도 올해 목표입니다. 롬앤의 성공이 포트폴리오가 돼 대기업 브랜드들도 수출을 전담해달라고 연락이 많이 와요. 몸소 부딪히며 갈고 닦은 노하우를 공유하고 널리 알리는 것도 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수출 마케팅의 귀재’라 불리는 황종서 대표는 최근 한국인플루언서이커머스 협회 창립 1기 회장으로 추대됐다. 한국인플루언서이커머스 협회는 인플루언서 발굴과 교육, 이커머스 전문자격 수여, 창업을 위한 은행 지원, 이커머스 장비구비 지원, 온라인툴 활용 기업체 상품연결, 세무 및 법률지원까지 올바른 전자상거래를 위한 지원과 인플루언서 양성을 위한 단체이다. 또한 그는 K뷰티실무과정 인재 양성과정에 주임교수로 롬앤을 테마로 한 K뷰티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다. 매년 성장하고 있는 회사를 운영하는 것도 벅찰 텐데, K뷰티의 발전과 미래를 위해 교육과 지원 사업에도 쉴 틈 없이 움직이는 황종서 대표. 그가 있어 주춤하던 K뷰티가 또다시 꿈틀거리며, 글로벌 시장 곳곳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아시아비앤씨 황종서 대표 (우)무역경제신문 이금룡 발행인이 인터뷰 종료후 기념촬영 중이다.
(사진 = 무역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