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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에서 길을 찾다 ①] 유니콘 '애피어'로 대만 스타트업 엿보기

대만의 첫 유니콘 ‘애피어’...전 세계 17개 지사 운영 중 애피어의 해외진출 키워드 ‘인재 영입’과 ‘끊임없는 M&A’

2022-12-05     강초희 기자

세계 각국에서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유니콘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다양한 스타트업 지원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해외의 스타트업 지원사업을 벤치마킹하며 현재 그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정진해야 스타트업 생태계가 발전할 수 있다.

'외국에서 길을 찾다' 기획연재는 해외의 스타트업 지원사업을 살펴보며, 이를 통해 향후 국내 스타트업이 가야 할 방향을 정리하고 나아가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 발전에 이바지하고자 한다.

 

<외국에서 길을 찾다> 시리즈

애피어 공동창업자 & CEO 치한 위. [사진=애피어]

[K글로벌타임스] 2021년 대만에서 첫 유니콘이 탄생했다. 인공지능(AI) 솔루션 애피어(Appier)다. 주사업은 AI를 활용해 비즈니스 의사결정을 돕는 서비스형 SaaS 분야다. 2012년 설립된 애피어는 아시아태평양, 유럽, 미국에 17개 지사를 운영 중이며, 1000개 이상의 기업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또한 일본 도쿄증권거래소(TSE)에 상장해 일본시장으로도 진출했다. 애피어는 M&A를 통해 ‘AIDEL’, ‘AIOUA’, ‘ALXON’ 등 다양한 서비스 라인업을 끊임없이 출시했으며, 기업에 맞춤형 비즈니스 솔루션을 제공한다.

 

◇ 해외진출에는 해외인재 영입 전략으로

대만의 세계 스타트업 생태계 순위는 100개국 중 26위다. 그중에서도 AI, 빅데이터, 첨단제조, 로봇공학 분야의 스타트업이 활발하며, 특히 네이버와 라인, 소프트뱅크가 주목한 대만 소재 스타트업이 있다. 바로 애피어다. 애피어는 CEO 치한 위, COO 위니 리, 그리고 CTO 조 수가 2012년 창업한 스타트업으로 셋 다 비즈니스 경험은 전무했다. 다만 공학 엔지니어로서 AI 기술을 통해 사람들의 삶을 더욱 편하게, 그리고 행복하게 할 수 있기를 바랐다. 기업명 ‘Appier’가 ‘Happier’에서 나온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애피어는 철저히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한다. ‘마케팅 투자 대비 높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가’다. 당시에는 비즈니스 마케팅 영역에 AI 기술을 끌어오는 생각은 지금처럼 보편적이지 않았다. 하지만 애피어는 이 둘을 연결했고, 마침내 새로운 분야의 스타트업이 대만에서 탄생했다.

(좌) 미셀 윙 수석부사장 (우)알반 빌라니 수석부사장 [사진=애피어]

애피어는 대단히 공격적으로 판매경로를 개척했다. 해외시장 진출에 적합한 인재 영입, M&A를 통한 다양한 제품 라인 확보가 그렇다. 우선 애피어는 IBM에서 24년간 아세안 지역 기술 지원 상무를 지낸 미셸 윙을 엔터프라이즈 세일즈 부문 수석부사장으로 선임했다.

유럽시장 진출 당시에는 크리테오(Criteo)의 APAC 지역 총괄 지사장을 역임했던 알반 빌라니를 EMEA(유럽, 중동, 아프리카) 및 동남아시아 지역 담당 글로벌 세일즈 수석부사장으로 영입했으며, 지난 4월에는 맥킨지와 아이큐비아(IQVIA) 출신의 조 챙 박사를 최고전략책임자(CSO)로 영입했다. 챙 박사는 M&A, 파트너십, 기업 전략을 총괄한다.

 

◇ 기업사 10년, 끊임없는 M&A로 제품 라인업 다양화

최근 애피어가 美 SaaS 기업 우프라를 인수했다. [사진=애피어]

M&A도 애피어의 성장 전략에서 빼놓을 수 없다. 애피어는 지난 10년간 다양한 회사와의 M&A를 통해 제품 라인을 다각화했다. 2018년 인도의 마케팅 자동화 솔루션 스타트업 큐그래프(QGrph)를 인수하며 능동적인 고객 인게이지먼트 플랫폼 AIQUA를 시장에 출시했으며, 2019년 온라인 소비자의 구매행동을 예측하는 일본의 AI 솔루션 기업 이모션 인텔리전스(Emotion Intelligence)를 인수해 AiDeal을 제품 포트폴리오에 추가했다. 또한 2021년 아시아의 혁신적인 옴니 채널 챗봇 서비스를 제공하는 봇보니(BotBonnie)를 인수하며 기존 제품에 챗봇을 적용하는 등 대화형 마케팅 시장에 진출했다.

해외진출도 애피어답게 공격적으로 시도했다. 설립 2년 만에 싱가포르에 지사를 설립한 것을 시작으로 2015년 호주, 필리핀, 인도, 홍콩 등에 지사를 오픈했고 같은 해 우리나라에도 지사를 설립했다. 2017년에는 태국, 2020년에는 미국 및 유럽으로 진출했다. 2022년 현재 애이퍼의 해외지사는 총 17개다. 2021년 일본 도쿄증권거래소(TES)의 신흥기업 시장 마더스(Mothers)에 공식 상장한 일도 애피어의 자랑스러운 일 중 하나다.

애피어는 현재 4가지 핵심 제품을 제공하고 있다. 고품질 사용자를 식별하는 AI 기반 고객 획득 및 세분화 도구 CrossX, 충성 고객을 효과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AI 기반 고객 참여 플랫폼 AIQUA, 고객의 구매 의사를 측정하고 망설이는 이들에게 적절한 인센티브를 제공하여 구매를 유도하는 AiDeal, 그리고 데이터를 통합하여 실행 가능한 인사이트를 생성하는 AIXON이다.

애피어의 이러한 행보는 ‘실적’이란 형태로 드러났다. 2022년 2분기 매출 44억 엔을 기록했으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6% 증가한 수치다. 매출 총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7%를 기록했으며, 영업이익률 역시 전년 동기 대비 7%p 증가했다. 고객 이탈율은 0.62%로 적다. 2021년 매출은 127억 엔으로 2020년 대비 41% 상승했다.

 

◇ 4차 산업에 특화된 대만 스타트업, 우리나라도 배워야

AI 기반 의료 영상 서비스를 제공하는 Deep01도 주목할 만하다. Deep01은 자신 있는 기술력으로 세계시장의 의료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뇌출혈 검진의 경우 93%의 정확도를 자랑하며, 경쟁사가 90% 정도의 수준인 것을 고려할 때 상당히 진일보적인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첫 진출국은 중국이다. Deep01은 중국 의료센터에 자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올해 미국 의학저널에 소개되는 등 미국진출도 순조롭다.

IoE(Internet of Energy)의 IoT 솔루션을 제공하는 NextDrive도 있다. 사용자가 스마트폰을 통해 가전제품을 원격으로 제어하고, 실시간으로 전력 사용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돕는 NextDrive는 일찍이 일본시장에 진입했다. 일본은 전 세계에서 스마트 미터 개발이 가장 앞선 국가다. NextDrive는 일본 스마트 미터 사양에 맞춰 제품 호환성을 높이는 전략으로 일본의 주요 전력회사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2017년 일본에 자회사를 설립했다. 향후 호주에 진출할 계획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대만은 AI 등 혁신기술 산업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스타트업의 투자액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로, 2020년 8억 7350억 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스마트 제조, 빅데이터, 바이오‧헬스‧의료, 사물인터넷, AI 분야서 투자가 활성화되어 있다. 4차 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으로 떠오르는 현재, 우리나라 스타트업이 대만에 뒤처지지 않으려면 앞선 사례처럼 대만에서도 분명 배워야 할 점이 있을 것이다.

[K글로벌타임스 강초희 기자] aftero_who@uu-c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