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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에서 길을 찾다 ②] 작지만 스타트업 강한 나라, 이스라엘

경상도 면적의 이스라엘, 스타트업 7000개 및 상장기업 100개 현대차도 주목한 드론 전문 스타트업 퍼셉토, 규제 개혁까지 하며 글로벌 고공 행진 단 몇 초면 차량 검진 완료...보이지 않는 자동차 결함 찾는 유브이아이

2022-12-07     강초희 기자

세계 각국에서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유니콘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다양한 스타트업 지원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해외의 스타트업 지원사업을 벤치마킹하며 현재 그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정진해야 스타트업 생태계가 발전할 수 있다.

'외국에서 길을 찾다' 기획연재는 해외의 스타트업 지원사업을 살펴보며, 이를 통해 향후 국내 스타트업이 가야 할 방향을 정리하고 나아가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 발전에 이바지하고자 한다.

 

<외국에서 길을 찾다> 시리즈

[사진=픽사베이]

[K글로벌타임스] 이스라엘은 경상도 면적밖에 안 되는 작은 나라다. 하지만 인구 대비 스타트업 수는 세계 1위다. 1400명당 스타트업 1개며, 기업가치 1조 원이 넘는 유니콘만 30개가 넘는다. 미국 나스닥 상장기업 순위도 3위로 높은 편인데, 이는 미국, 중국, 이스라엘의 순이다. 투자를 많이 받는 분야는 헬스케어, SaaS, 사이버 보안, 핀테크 등이다. 이스라엘을 대표하는 대기업은 없는 대신, 이스라엘은 스타트업의 상징이 되었다.

 

◇ 드론에서 낙하산이 펼쳐진다면? ‘퍼셉토’

[사진=퍼셉토]

강 위에 띄운 드론이 배터리가 다 닳아 떨어지자, 조종사가 이를 구하기(?) 위해 강에 뛰어든 영상이 한때 인터넷을 달구었다. 그렇다면 드론에도 낙하산이 있으면 어떨까? 굳이 강물에 들어가거나, 바위틈에 낀 드론 때문에 산을 오르는 일을 하지 않아도 된다. 게다가 드론 추락으로 위험해질 일도 없다. 자율 로봇으로 산업 현장의 모니터링 서비스를 제공하는 ‘퍼셉토(Percepto)’가 이 상상을 현실로 구현했다. 낙하산을 탑재한 최초의 상자 보관형 드론(drone-in-a-box)을 상용화한 것이다.

물론 모든 발생 가능한 고장 시나리오에 대비한다. 퍼셉토의 낙하산은 통합된 독자 동력원을 가지고 있어 제어력이 상실되면 안정적으로 낙하산을 발사하는데, 여기에는 배터리 고장, 모터 고장, 또는 기타 예상치 못한 오작동이 포함된다.

고객사도 다양하다. 미국의 다운스트림 에너지 기업 Delek, 유럽의 최고 유틸리티 회사 Enel, 칠레의 대규모 광산 부문 기술 혁신을 추구하는 RockBlast 등이다. 올해 8월에는 태국 근해에 설치된 3400만 달러 해상 태양광 발전단지 프로젝트도 수주했다. 이곳에서 퍼셉토의 드론은 프로젝트 현장을 모니터링할 예정이다.

 

◇ 규제로 드론 비행이 안 된다면, 규제를 돌파하는 행동력으로

퍼셉토 상자 보관형 드론(drone-in-a-box) [사진=퍼셉토]

퍼셉토의 해외진출 전략은 단연 ‘기술력’이다. 올해 2월 Percepto Autonomous Inspection and Monitoring(AIM)에서 기술부문 1위가 이를 증명한다. 또한 각 나라의 드론 비행에 대한 규제를 타파하기 위해 다방면에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퍼셉토는 FAA 및 기타 업계 리더와 함께 긴밀히 협력하며 FAA의 새로운 항공규칙제정위원회에서 표준 BVLOS 드론 운영에 대한 규제 경로를 개발 중이다. 이에 네덜란드 민간항공 당국은 퍼셉토 드론이 BVLOS에서도 비행할 수 있도록 승인했으며, 유럽규정도 새로이 개정됨에 따라 유럽에서도 퍼셉토의 드론이 마음껏 날 수 있게 됐다.

또한 정유소는 국가 보안 공간으로, 드론 비행이 힘들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퍼셉토는 굴하지 않고 끊임없이 파고드는 집중력과 인내력으로 미국 텍사스 타일러에 위치한 Delek US Holdings의 정유 공장에 드론 비행 승인을 획득했다. 우리나라 스타트업들이 해외 규제에 막혀 되돌아오는 경우가 있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굉장히 고무적인 일일 수 없다.

 

◇ 단 몇 초 만에 차량 문제 진단하는 ‘유브이아이’

2021년 현대자동차가 이스라엘 AI 기반 스캐너 스타트업 ‘유브이아이(UVeye)’에 투자했다. 투자에는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복수 기업이 참여했으며, 투자금액은 총 4000만 달러다. 그렇다면 이러한 투자를 받은 유브이아이는 어떤 스타트업일까.

우선 유브이아이는 혼다, 도요타, 볼보 등 세계적인 자동차 기업들과도 파트너십을 체결했으며, 볼보의 경우 모든 북미 대리점에 유브이아이 장치를 설치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장기 프로젝트를 함께한다.

2016년 설립된 유브이아이는 AI와 딥러닝 기술로 차량용 자동검사 시스템을 개발하는 컴퓨터 비전 기술 기업이다. 보다 신속하고 정확하게 차량 검사가 가능하다. 기름 누출, 페인트 긁힘, 타이어 문제, 브레이크 라인 손상 및 배기 시스템 문제 등 검사 분야도 다양하며, 나아가 잠재적인 문제 역시 찾아낸다. 이 모든 과정은 단 몇 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유브이아이의 360도 차량 검진 제품 Atlas [사진=유브이아이]

현재 유브이아이는 일본, 독일, 미국에 법인을 설립했으며, 현재 현대자동차와 함께 ‘드라이브 스루 시스템’ 프로젝트를 협업한다. 유브이아이의 기술력은 실로 놀랍다. Helios는 차량 아래 단면을 검사하는 제품으로, 30km/h의 속도로 주행 중인 자동차까지 검사할 수 있다. Atlas는 차량을 360도 검사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품이다. Artemis는 타이어 검사 장비다. 2가지 앵글로 타이어 측면과 트레드(Tread) 부분을 각각 스캔해 각 타이어의 문제점과 잠재 문제점을 분석한다.

 

◇ 2030년 글로벌 차량 스캐너 시장 20억 달러 넘길 것

재미있는 사실은 유브이아이의 기술이 처음에 무기, 폭발물, 불법 약물 및 기타 밀수품을 탐지하기 위한 보안 산업의 목적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이다. 하지만 차량 스캐너 시장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지면서 유브이아이는 사업 방향을 틀었다. 글로벌 차량 스캐너 시장은 2022년 10억 4341만 달러다. 향후 3.5% 성장해 2030년에는 20억 216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그만큼 유브이아이의 성장도 주목할 만하다.

나아가 유브이아이의 제품을 사용할 수 있는 시장 폭도 넓다. 자동차 제조 기업뿐만 아니라 차량 정비, 자동차 보험회사, 차량 렌탈 및 리스 회사 등이다. 유브이아이는 단순히 차량을 검사한다는 데 목적을 두지 않는다. 사소한 고장은 곧 대형 사고로 이어지기에, 유브이아이는 생명을 구한다는 인류적 가치를 품에 안고 있다.

우리나라도 혁신기술을 접목한 테크 스타트업들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이스라엘의 퍼셉토나 유브이아이처럼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데는 주춤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스라엘은 독특한 교육방식과 유대인 간의 유대감이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단순히 그 때문에 새 시장을 개척하는 스타트업이 탄생한 것은 아닐 터다. 우리나라 스타트업도 진일보해야 할 시점이다.

[K글로벌타임스 강초희 기자] aftero_who@uu-c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