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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지붕에 장착된 디스플레이 광고 모델, IoT 센서로 도시환경 수집하며 스마트시티까지 선도

3년간 벤처캐피탈 50여 군데서 투자 거절당하자 서울로 진입해 사업 성과 입증 CES 2023서 해외 반응 뜨거워...현재 멕시코 경찰청과 비즈니스 협의 중 때와 장소, 환경에 맞춰 시의적절한 광고 내보내며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창출한 모토브

2023-01-16     강초희 기자

[K글로벌타임스] 어느 날부터 택시 지붕에 ‘택시’라는 알림판 대신 광고가 올라가기 시작했다. 이를 유심히 살펴본다면 특이점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는 인쇄물 광고가 아닌 LCD모니터를 활용한 광고라는 점이고, 둘째는 택시가 이동하는 지점에 맞춰 적절한 광고가 표출된다는 사실이다. 대학가 앞에서 어학원 광고물이 디스플레이에 뜨는 것처럼 말이다.

택시 지붕에 설치된 모토브의 루프랙 [사진=모토브]

택시기사는 이 광고를 통해 부가수익을 창출한다. 나아가 온도, 습도, 미세먼지, 위치, 자외선 지수, 속도, 유동 인구 등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는 32개의 IoT 센서는 지자체가 도시 곳곳의 정보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게끔 돕는다. 하나의 스마트시티 플랫폼이 되는 것이다. 어반테크 스타트업 모토브(MOTOV)는 이러한 택시표시등을 위해 온 열정을 쏟아 부었다.

 

◇ 미국서 비즈니스 아이템 안고 ‘움직이는 광고판’으로 모빌리티 어반테크 뛰어들어

사업을 시작할 때 주변의 반응은 두 가지로 갈린다. ‘괜찮은 아이템이다’ 등의 긍정적 반응과 ‘그게 과연 될까?’ 하는 의문이 뒤섞인 부정적 반응이다. 모토브를 설립했을 당시 임우혁 대표를 향한 주변의 시선은 후자의 반응이 주를 이뤘다. 우선 국내에서 택시를 ‘움직이는 광고판’으로 사용하는 일은 규제로 발이 묶여 있었다. 임 대표는 행정안전부와 국토교통부 등을 끊임없이 설득했다.

임 대표가 모티브에 자신 있었던 이유는 미국에서의 생활이 큰 역할을 했다. 당시 뉴욕에서는 택시에 광고판을 붙이고 운행하는 경우가 많았다. 택시 내부에 스크린을 붙여 동영상 광고를 보여주기도 했다. 이를 십분 활용해 택시 지붕에 디스플레이 형식의 옥외 광고판을 설치한다면 사업 성과를 이룰 수 있을 듯했다. 특히 미국의 택시전광판은 해상도가 다소 떨어진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이를 해결한다면 국내에서도 승부를 던질 만했다.

한낮에도 모토브 루프랙의 디스플레이가 잘 보인다 [사진=모토브]

2016년 드디어 임 대표의 결실이 맺어졌다. 택시의 옥외광고 규제가 완화된 것이다. 모토브도 같은 해 창업한 후, 2017년 대전에서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대전의 개인택시 200대가 참여했으며, 테스트베드로 제품 개발에 열을 올렸다.

물론 이 과정도 쉽지만은 않았다. 여름에는 기온이 40도까지 올라가고, 겨울에는 영하 20도까지 떨어지는 외부환경을 견딜 수 있을 정도로 디스플레이가 튼튼해야 했다. 한낮에도 화면이 잘 보여야 했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스마트폰 5배의 밝기가 유지되어야 한다. 또 사고 때 옥외광고판이 이탈해서 이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했다.

 

◇ 루프랙에 탑재된 IoT 센서로 단순 광고 아닌 도시환경 데이터 수집까지

모토브는 매달 디스플레이 옥외광고판이 설치된 택시를 점검했으며, 영업 지역의 교통사고 발생량을 분석한 후 이차 피해 유무를 모니터링했다. 야간 빛 공해에 대한 자체 가이드라인도 제작했다. 그러면서 정부기관 및 운송·자동차업계와 신뢰관계를 쌓았다. 2019년에는 인천에서 시범사업 허가를 받았다. 계속된 연구개발로 더 나아진 제품으로 모토브는 인천에서 택시 300대를 운행했다.

사업의 물꼬가 트인 듯했으나, 여전히 난제는 존재했다. 외부 투자를 받기 힘들다는 문제였다.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약 50곳의 벤처캐피탈에서 투자 거절을 당한 것. 투자사 입장에서 택시표시등 디지털 광고 사업이 시범사업에 지나지 않다는 게 그 이유였다. 또한 하드웨어 투자비용이 예상보다 많이 들었으며, 회수 가능성도 희박하다고 투자사 입장에서는 생각했을 터다.

난제의 돌파구로 모토브는 서울행을 택했다. 국내에서 가장 큰 시장에서 인정을 받아야 했다. 2020년, 모토브는 서울에서 시범사업 허가를 받는 데 성공했다.

모토브의 광고 사업 핵심은 ‘루프랙’이다. 29인치 디스플레이가 좌우에 설치되어 있으며, 32개의 IoT 센서가 탑재돼 있다. 이 센서는 지역 온·습도, 조도, 자외선 지수, 유해가스, 미세먼지, 악취, 가속도, 승·빈차 상황 등을 감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유동인구, 환경, 도로 등 150가지 종류의 데이터 수집 및 분석도 가능하다. 또한 자외선 지수가 높으면 자동으로 자외선 차단제 광고가 디스플레이를 채우는 식의 광고를 통해 광고주 및 소비자 모두에게 만족감을 주고 있다.

 

◇ 지자체-정부-기업-시민 연결하며 스마트시티 구현 앞장서

모토브는 이런 일련의 과정을 통해 벤처캐피탈에 투자유치를 할 수 있었다. 나아가 단순한 모빌리티 광고에서 한 발자국 나아가 스마트시티 조성에도 기여하고 있다. 루프랙을 설치한 택시는 도심 곳곳을 돌아다니며 IoT 센서로 다양한 정보를 수집한다.

이는 지역 안전 활동 차원에서 활용되는데, 2020년 모토브가 인천 테크노파크가 주관하는 인천 아동 안전케어 SOS랩 운영사업에 참여한 게 그 예다. 모티브의 도시 데이터 수집을 통해 어린이들이 미세먼지와 맹독 물질로부터 벗어난 건강한 등굣길 애플리케이션이 탄생한 것이다.

이외에도 안전한 골목길 사업도 시행하며 택시 내에 장착된 조도 센서를 활용해 골목의 조도 데이터를 수집, 개선이 필요한 골목길 현황을 파악했다. 또한 인천경찰청의 데이터와 상권 데이터를 함께 매핑해 범죄 예측도 가능한 시스템도 제작했다.

최근 모토브는 CES 2023에 참여해 ‘엣지 AI(Edge AI)’ 기기를 선보이며 미래 스마트시티 구현에 앞장섰다. 엣지 AI는 디스플레이 디바이스에 탑재된 기기로 스마트시티에 필요한 센서를 차량에 부착할 수 있다. 여기에 4D 카메라, 마이크로폰, IoT 센서가 연결돼 150개 넘는 실시간 데이터 수집이 가능하다.

엣지 AI로 도로 및 인도 위험물과 사고를 감지할 수 있다. [사진=모토브]

4D 카메라는 도시환경을 측정하고 도로·인도 위험물 및 사고를 감지한다. 마이크로폰은 도시 소음과 위험을 확인할 수 있다. IoT 센서를 통해 온도, 습도, 조도 등의 도시 환경 데이터 수집도 원활히 작동한다. 엣지 AI가 실시간 도시환경·도로 데이터를 수집해 지방자치단체, 정부, 기업, 시민을 연결하고 도시 행정과 비즈니스를 창출하는 데 큰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해외진출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이미 모토브의 사업 모델은 해외에서 관심이 크다. 멕시코 경찰청은 모토브를 통해 도시 모니터링 및 우범지대 방범을 위한 모빌리티 미디어 공급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또한 미주 및 유럽 100개 도시 진출을 목표로 이동형 데이터 수집 플랫폼 판매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모토브 임우혁 대표는 “세계 최고 수준의 모빌리티 어반테크 기업으로서 스마트 시티 인프라 구축하는 데 용이한 기술력 확보에 전진하겠다”며 “국내뿐 아니라 해외까지 사업을 확장할 것”이라고 전했다.

[K글로벌타임스 강초희 기자] aftero_who@uu-c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