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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혁신 스타트업①] 기업하기 힘든 제주? 이제는 ‘기업하기 좋은 제주’가 유니콘 키운다

‘스타트업 불모지’ 불명예 안고 있는 제주의 혁신적 변신 사운드스케이프 시장 개척하며 제주의 생태 소리 담는 슬리핑라이언 개인 취향과 취미에 초점 맞춰 제주 관광 서비스 고도화...프랑스 진출 코앞에 둔 이브이패스

2023-01-26     강초희 기자

2023년 새해가 밝았다. 정부는 '스타트업 코리아'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스타트업 발굴 및 육성에 최선을 다하겠다 발표했다. 기술 강국에 스타트업 강국으로 국가 역량의 저변을 넓히기 위해 지자체도 스타트업을 위한 각종 지원사업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

이러한 때, 각 지자체마다 스타트업 지원사업은 무엇이 있는지 스타트업 경영자는 세밀하게 살펴봐야 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지역혁신을 이루고 있는 스타트업을 선정해 그 지역에서는 어떤 분야의 스타트업이 강점이 있는지를 알아본다.

 

<지역혁신 스타트업> 시리즈

[K글로벌타임스] 많은 이들이 제주에서 창업한다고 하면 “굳이?” 하는 의문을 던진다. 제주는 관광 인프라가 잘 형성되어 있지만, 스타트업 관련 지원 인프라는 서울 및 수도권에 비해 뒤처져 있다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제주시는 ‘기업하기 좋은 제주’를 만들기 위해 각종 스타트업 육성·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으며, 해외진출을 도모하는 스타트업도 적지 않다.

기획 연재 기사 ‘지역 혁신 스타트업’은 국내 지역의 스타트업 육성·지원 정책과 더불어 지역과 상생하며 스케일업하는 스타트업을 소개한다. 첫 번째 지역으로 제주를 선정한 이유는 제주에 대한 대중들의 창업 인식을 개선하는 게 우선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빠르게 깨어나고 있는 제주의 스타트업 생태계

제주의 스타트업 생태계가 깨어나고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제주는 스타트업 불모지였다. 통계청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역별 인구수와 스타트업 수를 비교했을 때, 제주는 인구 대비 스타트업 수가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제주 소재 기업 3곳 중 1곳 이상은 창업기업이다.

제주 서귀포시에 위치한 스타트업베이 [사진=스타트업베이 소개 자료]

지난해 제주 서귀포시는 스타트업베이를 중심으로 창업지원시설 ‘스타트업베이 글로벌 센터’를 확대 운영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청년 스타트업 활성화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의도다. 또한 제주개발공사와 함께 서귀포시 법환동에 연면적 9832㎡의 스타트업타운도 조성한다.

이 외에도 서귀포시는 기존 단계별 창업지원 프로그램과 함께 올해부터 청년 스타트업 초기사업 정착을 위해 최초 1회에 한해 제품 개발비, 특허지원비 등 창업기업 지원금을 지원하고 있다.

 

스타트업 육성·지원에 세밀하게 다가가는 제주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의 그간 성과 [사진=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소식지 'J-Connect']

제주 스타트업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이하 제주센터)는 매년 지역 우수 스타트업의 시리즈 투자유치를 위한 J-Investor’s Day를 개최해오고 있으며, 이를 통해 지역 우수 스타트업이 투자자와 매칭돼 후속 투자를 유도하고 있다.

현재 제주센터는 미래 신산업과 제주 고유의 산업을 융합하여 제주형 지역혁신 사례를 적극적으로 구축 중이다. 입주 기업에 풍부한 보육 지원과 투자 연계를 제공하고 있는 것. 제주센터의 보육 스타트업 기업 가치는 불과 1년여 만에 242% 증가했다.

제주청년창업사관학교도 빼놓을 수 없다. 제주청년창업사관학교는 기술창업을 하려는 청년을 선발해 창업의 전 단계를 지원한다. 후속관리도 흠잡을 데 없다. 졸업한 스타트업에 5년간 수출과 마케팅, 판로 지원과 해외진출을 지원하기 때문이다.

제주의 특성을 살린 스타트업 육성을 위해 제주는 제주테크노파크를 설립했다. 제주테크노파크는 지역 산업의 경쟁력을 제고하는 것을 목표로 여러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용암해수산업화와 생물종다양성 연구, 바이오 융합과 배터리 재활용, 화장품 원료 산업화와 아열대 미생물 자원 산업화 등 제주의 특성을 살린 산업 육성 프로그램을 주로 진행하고 있다. 스타트업 단계별 육성 지원은 물론 기술 교류 센터, 서비스 융합 사업화와 R&D 지원 센터도 제주 소재 스타트업에 든든한 아군이다.

 

제주의 생태 소리로 좋은 잠 잘 수 있도록 ‘슬리핑라이언’

슬리핑라이언이 제주의 자연생태 소리를 녹음하고 있다 [사진=슬리핑라이언]

제주의 자연을 ASMR로 알리는 스타트업 슬리핑라이언(대표 이용원)은 사운드스케피프(Soundscape)가 주요 사업이다. 사운드스케이프는 각양각색의 소리를 녹음하고 조합해 만들어내는 음악이다. 다소 생소한 개념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 일상과 동떨어진 개념 또한 아니다. 사운드스케이프가 조합하는 소리는 음악, 자동차 소리 등 인공음을 비롯해 자연의 소리, 인간의 목소리 및 발소리 등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슬리핑라이언은 제주의 생태 소리를 사운드스케이프 콘텐츠로 제작해 편안한 수면을 돕는 슬립테크 기업이다. 제주의 월정리해변의 파도 소리, 몽돌이 사라져가는 일작지의 몽돌소리, 바람에 흔들리는 차귀도의 억새 소리 등을 녹음하고 조합해 유아용 수면 유도 애플리케이션 ‘베베슬립’을 출시했다.

슬리핑라이언이 서비스하고 있는 사운드스케이프 애플리케이션 '베베슬립' [사진=슬리핑라이언]

이용원 대표는 제주더큰내일센터에서 진행하는 창업 지원 프로그램으로 슬리핑라이언 창업을 준비했으며, 베베슬립은 임산부와 영유아를 대상으로 편안한 잠을 유도한다. 애플리케이션 사용 데이터를 통해 잠에 유익한 자연의 소리 분석하고, 불면증을 해결하기 위해 알맞은 제주의 소리를 재생하는 게 특징이다.

반응도 뜨겁다. 2021년 텀블벅에서 제주도 소리만 파일로 추출해 전달하는 제품을 게시했고, 메인에 노출되어 게시 나흘 만에 크라우드펀딩 170%를 달성한 것. 구글 피처드에도 베베슬립이 선정되었으며, 타 경쟁사에 비해 평점 역시 높다.

슬리핑라이언은 최근 사운드워킹 등 체험 프로그램이나 여행 상품, 음원 콘텐츠 분야로 사업 다각화 계획을 밝혔다. 사운드워킹은 참가자들에게 녹음 키드를 나누어 주고, 자연을 걸으면서 제주의 소리를 느끼며 힐링하는 시간을 갖게 하는 프로그램이며, 호주, 대만, 필리핀, 미국, 독일 등 외신기자들이 높은 관심을 보였다.

2023년 슬리핑라이언의 목표는 점유율 60%의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다. 해외 마케팅도 진행하는 등 해외진출도 염두에 두고 있다. 사운드스케이프 시장에 작지 않은 흔적을 남기고 싶다는 슬리핑라이언의 미래가 기대된다.

 

제주 관광 스타트업, 제주 넘어 유럽 질주 ‘이브이패스’

제주에서 무인 공유 전동킥보드를 운영하는 이브이패스 [사진=이브이패스]

프랑스 진출을 코앞에 둔 제주 소재 스타트업 이브이패스(EVPASS, 대표 현승보)는 관광도시 제주에서 스마트 그린 관광 플랫폼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관광형·관리형 e모빌리티 여행 플랫폼으로 시작해 현재는 액티비티와 레저를 결합한 스마트 그린 관광 상품을 기획 및 판매하며 사업영역도 확장했다.

특히 제주에서 처음으로 무인 공유 전동킥보드 서비스를 제공하며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2021년에는 이용자 안전헬멧 미착용 이슈 해결을 위해 전원제어 스마트헬멧을 개발해 다시 한번 주목을 받았다.

취미와 취향 맞춤형 관광이라는 점에서 이브이패스는 제주를 찾는 관광객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액티비티, 커뮤니티, 푸드, 소품 등 다양한 요소들을 한데 엮어 세상에 없던 관광 상품을 개발한 것이다.

다양한 라이딩 코스로 고객은 이브이패스에서 여정을 선택 및 예약할 수 있다. [사진=이브이패스]

처음에는 단순 이동수단으로서의 퍼스널모빌리티 서비스만 제공해 큰 호응을 얻었지만, 이브이패스는 그 자리에 안주하지 않았다. e모빌리티와 결합한 TaaS(Tourism as a Service‧서비스로서의 관광)형 콘텐츠를 개발해 이동수단을 관광 서비스의 형태로 제공하는 플랫폼을 구축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브이패스는 IoT와 연동되는 EVPASS 애플리케이션을 자체적으로 개발해 주요 관광지의 라이딩 추천 코스를 제안하고,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지역별 핵심 관광 콘텐츠를 제공한다. 나아가 관광지를 찾은 고객이 보다 입체적으로 e모빌리티 관광을 경험할 수 있도록 증강현실(AR) 기반의 콘텐츠를 제작했다.

이브이패스는 올해를 프랑스 진출 원년으로 삼았다. 2021년 파리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프랑스 시장에 뛰어들기로 한 것. 프랑스 파리 로컬 투어와 엑셀러레이팅이 결합된 프로그램 ‘K브랜드로켓단’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프랑스 파리 세계 관광 박람회, 비바테크, 핀란드 슬러쉬노드 등 다양한 해외 박람회에 참가해 이브이패스를 알릴 계획이다.

특히 2024년에는 프랑스 파리에서 올림픽이 열린다. 이브이패스는 이 시기를 노리고 있다. 또한 프랑스를 기점으로 EU 국가별, 지역별 진출 전략을 세워 유럽으로의 진출도 염두에 두고 있다. 특히 AR 글라스를 통한 비대면 모빌리티 라이딩 투어 서비스도 유럽에 소개할 계획이다.

제주도 오영훈 지사가 기업하기 좋은 제주에 대해 연설하고 있다. [사진=제주도정]

제주는 이제 스타트업의 불모지가 아니다. 지난해 10월에 개최된 글로벌 컨퍼런스 ‘에이-스트림(A-STREAM) 인 제주’에서 오영훈 지사는 “민선8기 제주도정은 ‘기업하기 좋은 제주’를 만드는 일에 최우선순위를 두고 있다”며 “상장기업 20개 육성 및 유치, 미래 신성장 산업 육성에 힘을 쏟는 제주와 스타트업이 인연을 맺고 제주에서 상장을 추진하겠다. 이를 통해 유니콘으로 발전하는 계기도 확보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제주에서도 유니콘 탄생이 먼 일이 아닌 셈이다.

[K글로벌타임스 강초희 기자] aftero_who@uu-c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