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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용구 칼럼] DX시대, 챗GPT를 완성하는 ‘질문의 힘’

2023-03-09     지용구 (주)더존비즈온 솔루션사업부문 대표
지용구 (주)더존비즈온 솔루션사업부문 대표

[K글로벌타임스] 디지털 전환(DX)은 인간과 기술의 관계에 대해 끊임없는 화두를 던진다. 기술의 발전이 사회변동을 이끈다는 기술결정론과 사회적 필요에 따라 기술 발전이 이뤄진다는 사회구성론의 인식 차이만큼 미래를 예측하는 다양한 전망이 충돌한다. 분명한 것은 인간과 기술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상호 밀접히 연결된 관계라는 점이다. 

 

인간과 기술의 공존이라는 관점이 던진 화두

세계적인 기술 칼럼니스트 케빈 켈리 역시 그의 책 ‘인에비터블 미래의 정체(2017년)’에서 인간과 기술의 관계를 상호 영향을 주고받으며 연결되어 가는 진행형으로 설명했다.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로 분리된 이분법적 시각을 벗어나 피할 수 없는(Inevitable) 기술의 출현이 일과 삶의 방식을 혁신하는 '과정(프로토피아)'에 주목한 것이다.

이는 ‘인간과 기술의 공존’이라는 관점에서 이미 오래 전부터 세계 석학들을 중심으로 제시돼 온 화두이기도 하다. 새로 등장하는 기술이 혁신적일수록 그리고, 그 속도가 빠를수록 기술에 대한 인간의 호감도는 곧잘 강한 거부감, 즉 혁신저항으로 바뀌곤 한다.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디지털 전환의 거대한 시대적 흐름을 마주한 지금, 우리는 인간과 기술의 공존적 관계를 본격적으로 고민할 필요가 생겼다. 

때마침 오픈AI가 개발한 인공지능 ChatGPT(챗GPT)의 등장은 인간과 기술의 상호작용 방식을 변화시키며 공존의 관계로 좀 더 빨리 진화 발전시킬 계기가 될 수 있을까.

 

챗GPT, 질문하는 힘에서 그 영향력이 커져

챗GPT는 이용자들의 실시간 대화 데이터를 기반으로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학습하며 피드백을 얻는 과정을 반복하는 초거대 언어모델이다. 인간과 기술의 상호작용에 필요한 공감을 실현한 챗GPT는 로봇공학 이론에서 말하는 불쾌한 골짜기(uncanny valley)의 영역을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 출시 닷새 만에 가입자 100만 명을 돌파하는가 하면, 두 달 새 가입자 3억 명을 넘길 정도다. 

이 같은 최근의 챗GPT 돌풍은 기술 그 자체보다 기술을 사용하는 사람이 더 중요한 세상이 되었다는 것을 시사한다. 다행스러운 것은 인간과 기술의 공존을 위한 키를 쥔 것이 인간이라는 사실이다. 챗GPT의 성능은 바로 ‘질문하는 힘’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질문이라는 것은 과제에 대한 생각의 꼬리를 이어가며 사고를 확장시키는 역할을 한다. 자발성을 촉진시켜 잠재력을 이끌어내고 그 잠재력을 한층 증폭시키는 것이 곧 질문의 힘이다. 또한 좋은 질문에는 무지(無知)를 지(知)로 전환하는 거대한 힘이 있다.

이는 다시 말해 올바른 답을 찾는 인공지능에 앞서 바르게 질문하는 인간의 존재감이 더 커야 한다는 의미다. 사고하고 질문해야 맥락을 잇는 새로운 대답을 할 수 있다. 어쩌면 챗GPT는 어떠한 인간의 지능도 따라잡기 어려울 정도로 그저 ‘대답만 잘하는 천재’일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사용자의 실용지능이다. 기술이 아무리 빨리 변해도 실용지능을 견고하게 갖추고 있다면 인공지능이 사람을 대체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 

 

지식의 완성은 어떠한 정보를 체화하고 이를 결과로 만드는 것

인공지능에서 매우 중요한 개념인 학습과 추론으로도 설명이 가능하다. 학습은 모델을 개선하는 과정이고 추론은 학습된 모델을 사용해 예측된 결과를 생성하는 과정이다. 결국 판단, 시행과 같은 '완성'은 인간의 몫이다. 어떤 일을 추진하기 전에 목적(취지)을 분명히 하는 것이 우선이고 이후 목표(실체)를 수립하는 과정과 마찬가지다.

즉, 새로운 기술을 마주하는 시점에는 지식과 경험의 학습이 충분해야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지식의 완성'은 어떤 정보를 자신의 일에 응용해 성과로 만들어내는 반복으로, 이 과정에서 내재화되고 축적된 경험을 자신의 생각과 실천이 겸비된 결과로 만들어보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기술은 도덕·윤리적 관념이 없기에 사회에 이득이 될 수도 해가 될 수도 있다. 기술이 충분히 성숙하면 그 안에 숨은 모순과 부정적 요소도 함께 진화하고 성숙할 수밖에 없다. 기술의 순기능을 취하기 위한 질문의 힘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지금은 무엇보다 먼저, 챗GPT를 한번 시도해 보고 인공지능의 힘을 직접 경험해 보는 것을 적극 추천한다. 이제는 기술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버리고 믿음과 신뢰를 통해 현실을 바라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기술은 진화하고, 인류는 이를 활용해야 한다

과거 산업혁명기 기계에게 일자리를 뺏긴 노동자들의 분노로 대변되는 기계파괴 운동(러다이트, Luddites Movement)을 반면교사로 인간과 기술의 관계에 대한 시행착오를 줄이고 연착륙시킬 사회적 숙고와 합의가 우선시 돼야 한다. 기존의 것을 부수는 변혁은 언제나 비슷한 현상과 결과를 부를 수밖에 없다. 

진화한 기술은 앞으로도 세상을 더 크게 바꿀 것임에 틀림없다. 지식산업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일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당장 챗GPT는 예상치 못한 곳에서 여러 가지 용도로 활용될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기존의 검색방식을 완전히 뒤바꿔 놓을 파괴력을 가진 만큼 기업의 비즈니스 처리 속도와 효율성을 크게 높일 것으로 예측된다. 미래에는 보고서 요약 내용 단 2줄만으로 전체 업무가 자동완성 돼 업무시간을 단축하려는 노력조차 불필요해질 수도 있다. 보급형 챗GPT는 무료인데, 질문하는 방법은 돈을 내고 배워야 할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K글로벌타임스] opinion@uu-c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