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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투글로벌 K-스타트업] 샤코뉴로텍 “파킨슨 환자들에 웃음을 되돌려주다”

웨어러블 파킨슨 치료기기 개발한 영국 스타트업 주목 작은 기기 부착, 간단한 조작으로 신체 조절 능력 향상 정수민 대표 “‘헬스케어=샤코뉴로텍’ 대표 브랜드 만들 것”

2023-05-05     황정일 기자
말초신경을 자극해 파킨슨병의 이상 증상을 완화하는 의료기기 ‘CUE1’을 개발한 웨어러블 의료기기 스타트업 ‘샤코뉴로텍(Charco Neurotech)’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고 있다. 루시 정(정수민) 대표는 "혁신기술로 파킨슨 환자들에게 웃음을 되돌려주고 싶다"고 밝혔다. [사진=K글로벌타임스]

[K글로벌타임스] 파킨슨병 증상완화 기술로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영국 스타트업이 화제다. 말초신경을 자극해 파킨슨병의 이상 증상을 완화하는 의료기기 ‘CUE1’을 개발한 웨어러블 의료기기 스타트업 ‘샤코뉴로텍(Charco Neurotech)’이 그 주인공이다. 가슴 쪽에 부착하는 작은 기기 하나가 파킨슨 환자들에게 활력과 웃음을 되찾아주고 있기에, 전 세계 헬스케어 업계의 관심을 한눈에 받고 있다.

유럽 시장에서 호응을 얻고 있는 샤코뉴로텍은 한국인 루시 정(정수민) 대표가 영국에 설립한 스타트업이다.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대학에서 분사한 스핀아웃 기업으로, 임페리얼 칼리지 혁신 펀드로부터 투자를 받은 최초의 스타트업이기도 하다. 지난 2020년 성균관대학교 액셀러레이터 기업 ‘킹고스프링’과 업무협약을 맺고 국내 교류를 증진하고 있다. 킹고스프링 특강을 위해 방한한 정 대표를 만났다.

특수진동 자극으로 증상 완화하는 ‘CUE1’

웨어러블 파킨슨 디바이스 CUE1 [사진제공=샤코뉴로텍]

샤코뉴로텍(대표 정수민)은 웨어러블 파킨슨 치료기기 ‘큐1(CUE1)’을 통해 파킨슨병 환자들의 삶에 변화를 주는 신경조절 치료를 선사한다. 진동 자극으로 파킨슨 환자들의 운동 이상 증상을 조절하는 혁신기술을 담았다. 큐1은 개별적 말초신경을 자극해 보행 중 서동(느려짐), 경직, 동결 등의 증상을 완화해 준다. 특수진동으로 감각 회로를 자극, 파킨슨 환자들의 신체 조절 능력 향상을 돕는 것이다.

루시 정(정수민) 대표는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왕립예술대학에서 주관하는 혁신기술 디자인 공학을 공부하면서 흉부에 부착하는 웨어러블 파킨슨 치료기기 큐1을 개발했다. 대학의 연구 프로젝트를 통해 파킨슨 환자의 일상에 도움이 될 잠재력 있는 기술을 만들게 된 것이다. 대학에서 특허를 내주고 투자도 해주면서 적극적으로 지원, 대학원 졸업과 동시에 자연스럽게 영국에 회사를 창업하게 됐다.

큐1은 맞춤형 진동 자극을 전달해 운동 지체, 강직, 보행 동결 등과 같은 파킨슨병 운동 증상들을 완화해 준다. 피부에 자극을 주지 않는 의료용 접착제를 가슴에 붙여 사용할 수 있도록 제작되었고, 한번 누르는 것만으로도 사용자의 증상을 크게 개선할 수 있다. 기기와 함께 제공되는 도크를 이용해 쉽게 재충전할 수 있고, 도크는 큐1 제품은 물론 여분의 예비 접착제도 보관할 수 있도록 제작되었다.

또 약물 복용 시간을 알려주는 알람 기능도 탑재되었다. 미세한 진동으로 복약 시간을 알려준다. 무엇보다 작고 조용하게 제작되어 평소에 입는 옷으로 쉽게 가릴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앱 서비스도 연동된다. 큐1 앱을 통해 환자는 증상 및 치료 순응도, 삶의 질 개선 등 비외과적 증상 완화 치료법의 효과를 추적할 수 있고, 전문의들은 환자의 증상 진행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할 수도 있다.

파킨슨 환자와 함께 개발, 우수한 효과 입소문

CUE1은 웨어러블 디바이스와 애플리케이션을 연동해 시너지를 준다. [사진제공=샤코뉴로텍]

파킨슨병은 도파민과 관련된 신경세포 소실로 발생하는 질환이다. 신경계 퇴행성 질환 중에서 알츠하이머병과 쌍벽을 이룰 만큼 발생 빈도가 높다. 기본적으로 약물 치료를 하지만, 근본적인 치료법은 아직 없다. 약물치료를 통해 파킨슨 증상을 완화하고 있긴 하지만, 장기간 약물을 투여하면 여러 가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이에 세계적으로 치료약 및 치료법을 향한 다양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샤코뉴로텍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에서 1,0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파킨슨병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 1시간에 2명씩 파킨슨 진단이 나오고 있으며, 가장 빠르게 급증하는 신경계 퇴행성 질환 중 하나다. 의학 기술들이 많이 발전했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이 파킨슨병 때문에 일상생활에 큰 제약을 받고 있다. 뚜렷한 완치법이 없으며 약물 등의 치료제는 환자 개인에게 주는 효과가 한정적인 경우가 많다.

샤코뉴로텍의 큐1이 세계적인 관심을 한 몸에 받는 이유다. 샤코뉴로텍은 파킨슨 환자들의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한 진전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큐1을 만들었다. 큐1은 버튼 하나로 파킨슨 증상을 호전시킨다. 상용화 2년여 동안 발견된 부작용이 없다. 우수한 품질이 입소문을 타고 121개국에 걸쳐 2만여 명의 네트워크를 구축했으며 1만4,000여 명이 큐1을 사용하기 위해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정수민 대표는 “개발 시작 단계부터 파킨슨 환우들과 함께 했다. 같이 연구하고 개선해 나간 결과, 연구로 시작했던 프로젝트가 오늘날의 큐1으로 탄생할 수 있었다. 2021년 말 한정된 수량으로 큐1을 처음 출시했고 2년 넘게 쓰고 있는데 현재까지 부작용이 없다. 환자들과 같이 만들다 보니 제품이 출시된 것도, 성능이 알려진 것도, 펀딩을 받은 것도 자연스럽게 입소문을 타고 이루어졌다”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이런 ‘혁신기술’은 없었다…
샤코박사 진동이론에 큐잉 운동치료원리 접목

성균관대학교 액셀러레이터 기업 킹고스프링과의 협업으로 특강을 진행한 정수민 대표 [사진=K글로벌타임스]

정수민 대표가 파킨슨 환자를 타깃으로 설정한 이유는 혁신기술로 충분한 개선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파킨슨 환자들과 이야기를 나누어보면 친절하고 보통 사람들과 다르지 않은데, 몸이 말을 듣지 않아 무표정일 수밖에 없고 화가 난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킨다는 것이다. 정 대표가 샤코뉴로텍을 만들고 ‘파킨슨 환자들에게 가려진 미소를 되찾아주겠다’라는 목표를 설정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샤코뉴로텍의 시작은 정 대표가 대학에서 수행한 ‘펜 프로젝트’다. 연구를 통해 파킨슨 환자들이 손글씨를 조금 더 편하게 쓸 수 있도록 돕는 진동 펜을 개발했다. 연구 결과가 BBC에 소개되는 등 입소문을 타면서 유명세에 올랐다. ‘손글씨 쓰기’에 국한되었던 진동 펜을 넘어 근본적인 증상 완화에 초점을 맞춘 것이 큐1이다. 큐1은 근육 경직을 풀어줌으로써 웃을 수 있게 해주고, 말하고 쓸 수 있게 해준다.

샤코뉴로텍의 큐1이 주목을 받는 또 다른 이유는 전통적인 치료 이론의 접목으로 시너지를 창출했다는 점에 있다. 큐1에 적용된 기술은 샤코 교수(Jean-Martin Charcot)가 제시한 이론과 운동치료 큐잉 이론이다. 샤코 교수는 마차를 타고 울퉁불퉁한 길을 갈 때 파킨슨 환자의 증상이 호전되는 것을 보고, 집중진동 촉각 자극이 유효하다고 봤다. 여기에 운동치료법 큐잉 원리를 더해 혁신기술을 만든 것이다.

정수민 대표는 “샤코 교수의 이론과 큐잉 이론은 각자의 분야에서 오랫동안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었다.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두 가지 원리를 활용해 큐1을 만들게 되었다. 기술의 우수성과 제품의 실용성을 모두 실현하기 위해 연구하다가 두 이론을 한데 어우러지도록 했다. 하버드 대학의 교수는 ‘간단해 보이지만 쉽지 않은 작업’이라며 ‘두 연구를 하나로 정리해줘서 고맙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CUE1 기기·앱 기반 헬스케어 플랫폼 구현

샤코뉴로텍은 개발자, 디자이너, 의료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의료공학 엔지니어, 데이터 과학자와 의사들로 이루어진 다양성을 바탕으로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사진=K글로벌타임스]

기술의 혁신성, 제품의 우수성 등을 토대로 샤코뉴로텍은 큐1을 출시한 2021년 유럽 최대 규모의 시드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당시 영국 딥테크 분야의 최대 벤처캐피탈 중 하나인 아마데우스 캐피탈 파트너스와 파크워크 어드바이저스가 리드 투자자로 참여한 1000만 달러(약 12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를 토대로 유럽에서 사업을 본격화했으며 미국, 일본, 캐나다 등 해외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스타트업 샤코뉴로텍은 현재 스케일업에 한창이다. 휴대폰 하면 애플과 삼성, 이커머스 하면 아마존과 쿠팡이 생각나는 것처럼 헬스케어 하면 샤코뉴로텍이 떠오르도록 대표 브랜드로 만든다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이를 위해 지금까지 판매한 제품에 대해 살피면서 업그레이드하고, 생산 시스템 구축 및 해외 승인 등에 주력하고 있다. 병원 등을 통해 더 많은 환자에게 웃음을 주는 B2B에도 힘을 싣는다.

정수민 대표는 “지금까지 이루어낸 것들을 조금 더 ‘튜닝’ 하면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연구개발(R&D)에 매진하고 있다. 여러 가지 데이터들을 바탕으로 알고리즘을 만들고 있는데, 이를 토대로 종합적인 헬스케어 플랫폼을 만들고자 한다. 기기와 앱을 통해 디지털 헬스 분야의 통합적 관리를 의료진, 환자 모두에게 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더 많은 환자들에게 웃음을 주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샤코뉴로텍은 다양성을 강점으로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개발자, 디자이너, 의료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의료공학 엔지니어, 데이터 과학자와 의사들로 이루어진 다양성에 ‘Bringing Smiles Back for People(사람들에게 웃음을 되돌려주자)’이라는 인도적 비전이 더해져 연구와 실용성의 격차를 줄임으로써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글로벌 유니콘을 향한 샤코뉴로텍의 향후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K글로벌타임스 황정일 기자] hji0324@uu-c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