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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연 칼럼] 2023 베트남 금융 트랜드와 IT 혁신 ①: 베트남 은행 구조와 외국계 은행

2023-06-07     김도연 메가존클라우드 베트남 이사 / VSV Capital 벤처 파트너
김도연 메가존클라우드 베트남 이사 / VSV Capital 벤처 파트너

[K글로벌타임스] 필자는 2014년부터 11년간 베트남 현지 생활을 하면서 베트남 로컬 은행계좌, 로컬 신용카드, 증권계좌 & MTS(Mobile Trading System), 모바일 뱅킹 등을 모두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베트남의 리테일 금융이 아직 성숙하지 않아서 그런지, 아니면 외국인이라는 제약이 있어서인지 처음부터 가입, 유지, 갱신 등이 쉽지 않았습니다.

필자가 이용 중인 금융 서비스.. [사진=김도연]

외국인 입장에서, 특히 모든 베트남 금융상품 가입부터 어려웠습니다. 은행계좌를 만들기 위해서는 신분증, 여권 외 본인이 소속된 회사, 회사와의 계약서(회사 정보, 급여 정보, 워크퍼밋, 계약기간), VISA 및 거주증 등 꽤 많은 서류를 제출해야 합니다.

그리고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의 한국계 은행이 아니다 보니 대화뿐만 아니라 모든 서류를 베트남어로 신청해야 해서 베트남 사람의 통역 등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신용카드 가입 시에는 최근 6개월간 급여 이체 혹은 예치금(Deposit)을 해당 카드사의 은행에 넣어야 그 한도만큼 카드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베트남 금리 광고. [사진=Vietnam Investment Review]

베트남의 금리는 7~8%(이자 과세 없음), 경우에 따라 약 10%까지 고금리를 보장하다 보니 한국에서 베트남 계좌를 증설하려는 분들이 많은 편입니다. 그러나 베트남 은행은 자국인과 정식 VISA가 있는 외국인에 한해서만 계좌 개설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비자나 임시 거주증 만기(대략 2년)가 되기 6개월 전에는 신규 계좌도 만들 수 없습니다.

하지만 베트남인들에게 금융 서비스는 매우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2014년경 베트남 국민의 은행계좌 사용률은 30%대에서 2023년 현재 60%로 빠르게 상승했고, 젊은 세대와 스마트폰의 보급(70% 이상)으로 국민의 약 1/3이 모바일 뱅킹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금융상품 분야는 저의 전문 분야가 아니다 보니 제가 말씀드릴 부분은 베트남 금융과 IT 정보통신입니다.우선 간단하게 베트남의 금융기관에 대해 먼저 짚어보고 IT 분야를 살펴보겠습니다.

 

베트남 은행 구조

베트남은 2022년 12월 기준으로 약 86개의 은행이 있습니다. 베트남전쟁 이후 남북이 합치면서 1976년 베트남 중앙은행은 하나로 통합되었고, 모든 금융 시스템은 중앙은행의 독점하에 운영되었습니다. 당시 중앙은행은 정부 예산에 자금을 공급하거나 국영 기업에 자금을 지원하는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이후 1998년 베트남 금융 시스템이 독점체제에서 다수의 상업은행으로 분리되면서 민간 기업과 민간 대출, 예금으로 확대되기 시작했습니다.

베트남 은행 구조. [사진=베트남 중앙은행]

 

| 중앙은행 SBV(The State Bank of Vietnam)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베트남 중앙은행 SBV(The State Bank of Vietnam)은 현지 은행 중 가장 상위의 국영은행으로 베트남 은행의 금융법과 정책을 주도하며 각 은행들의 감시와 모니터링을 하는 거시정책과 Governance 역할(은행감독원)을 수행합니다. 또한 베트남이 강력하게 추진하는 Digital Transformation을 주도하고 ‘Project 6’라고 하는 베트남 국민의 모든 전자 ID 사업도 추진 중에 있습니다.

 

| 국영상업은행(State Owned Commercial Banks)

베트남은 1988년 금융개혁 이후 SBV 중앙은행에서 국영상업은행이 분리되었습니다. 이는 1986년 베트남 도이머이 개혁 중 금융 시스템 개혁의 일환으로 볼 수 있습니다. 즉, SBV 중앙은행의 단일 은행 시스템(Mono-Banking System)에서 상업은행 기능을 분리하여 이중 은행 시스템(Two-Tier Banking System)으로 민영화하여 자본시장의 자본 유통을 늘리고, 은행이 유연하게 자본시장을 발전시키려는 사회주의(중국, 베트남, 동유럽) 국가들의 전통적인 은행 시스템 개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초기에 국영상업은행은 업무는 기업(주로 대기업, 공기업) 대출이며 2023년 현재는 민간 대출과 리테일 뱅킹으로 많이 확대되면서 민간상업은행들과 경쟁하고 있습니다.

베트남의 4대 국영상업은행은 BIDV, Vietcombank, VietinBank, Agribank이며 이 은행들이 베트남 은행의 순위에 있어서 대부분 상위권을 차지합니다. 베트남의 부실 은행(GP Bank, CB Bank, OCEAN Bank)도 SBV 중앙은행이 관리하는 국영상업은행에 포함됩니다.

 

| 민간상업은행(Joint Stock Commercial Banks)

베트남 은행의 역할이 기존 기업 대출에서 일반 리테일 금융으로 옮겨지고 있다 보니 경영의 효율화, 경쟁력 강화 등을 위해 국영은행을 주식상업은행으로 민영화를 하게 되었습니다. 민간상업은행은 1991년 법률상 설립이 허가되었고 초기에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영업을 했다가 점차 대출 규모를 늘리고 리테일 뱅킹 쪽으로 확장하게 됩니다.

최근 베트남 주식상업은행들은 글로벌 금융 스탠다드를 도입하고, 클라우드, 빅데이터, AI 등의 IT 기술 혁신, 해외에서 리더들을 C-레벨로 영입하면서 빠르게 금융 혁신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 외국은행 현지 법인(Wholly Foreign Owned Banks)

2023년 기준 베트남에는 외국은행 현지 법인 9개, 외국은행 지점 48개, 연락 사무소 50개 정도가 있습니다. 한국계 은행의 경우 11개 은행이 진출한 상태며, 신한은행, 우리은행이 2개의 베트남 현지 법인을 운영 중입니다. 나머지 은행은 지점 및 사무소 형태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습니다. 외국은행의 주요 영업 대상은 베트남에 진출한 외국기업이며, 대개는 자국 기업이 베트남에 진출할 때 동반하여 설립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베트남의 입장에서 외국은행이 많을수록 베트남 기업들의 자금 조달이 용이해지고, 베트남 은행과의 합작과 파트너십으로 선진 금융 시스템과 경영 노하우가 로컬 은행에도 직간접적으로 많이 전수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외국은행의 베트남 기업에 대한 직접 영업은 어느 정도 한계가 있습니다.

 

| 합작은행(Joint Venture Banks)

합작은행은 베트남 국유 상업은행과 외국은행이 합작한 은행으로, 2006년 초기에는 4개의 은행이 있었으나 2023년에는 2개(VRB, INDOVINA)의 은행만 존재합니다. 합작은행은 양국 간의 베트남 근로자 파견으로 인한 양국 간 화폐 환전 및 해외 송금 등이 계기가 되어 설립되었습니다.

 

한국계 은행들의 베트남 진출

| 신한은행 베트남

신한은행 베트남 전속 모델 박항서 감독. [사진=신한은행 베트남]

신한은행 베트남은 2008년 베트남 SBV에서 정식 라이선스를 받은, 100% 외국인투자은행입니다. 2023년 5월 기준으로 베트남에 45개의 지점이 있으며, 총 200개의 ATM이 베트남 전역에 설치되어 있습니다.

신한은행 베트남이 설립 초기에는 약 14개의 지점에 불과했지만, ANZ 베트남 은행의 소매부문을 인수함으로써 45개까지 지점을 확대할 수 있었습니다. 참고로 베트남은 은행의 자본 투자 및 실적에 따라 현지 법인의 경우 1년에 많게는 5~6개까지 지점을 오픈할 수 있습니다.

최근 베트남 핀테크 MOCA와 제휴하여 Grab 결제 시 ATM 카드로 충전과 결제가 가능하며 베트남 핀테크 MOMO와 제휴하여 국내 휴대전화 번호와 이름으로 송금, MOMO ID를 통한 해외 송금 서비스도 시작했습니다.

신한은행 베트남은 약 15년 이상의 베트남 은행 사업을 통해 베트남에 있는 한국계 기업의 은행, 대출업무, 한국 교민을 대상으로 하는 모바일 뱅킹(SOL Shinhan), 적금, 파생상품(보험, 증권) 등 다양한 리테일 사업을 늘리고 있습니다.

 

| 우리은행 베트남

우리은행 전속 모델 하리원, 쩐타잉 부부. [사진=우리은행 베트남]

2023년 기준으로 우리은행 베트남은 총 18개의 지점과 2개의 TO(Transaction Office, 출장소)를 중심으로 베트남의 리테일 시장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우리은행 베트남은 기업과 일반 고객을 위한 리테일 뱅킹 외에 베트남 소상인을 위한 가상 계좌, Firm Banking을 핀테크 업체와 론칭했습니다. 또한 최근 eKYC 인증 및 AML(Anti-Money Laundry)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점차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 KEB 하나은행

한국의 은행으로는 하나은행이 베트남에서 가장 먼저 설립되었습니다. 1998년 당시 KEB는 하노이에 사무실에 개설한 뒤, 그해 영업 허가 라이선스를 취득하고 1999년부터 본격적으로 은행 영업을 시작했습니다.

2019년 KEB 하나은행은 베트남의 주식 상업은행이 BIDV 은행 지분을 15% 인수하면서 2대 주주가 되었습니다. 이는 BIDV의 최대 주주인 SBV 중앙은행이 소유한 95% 주식 중에 약 15%를 소유한 것인데, 이를 통해 새로운 주주 지배구조를 형성하게 되었습니다.

KEB 하나은행 지분 인수 후 BIVD 지분 구조. [디자인=K글로벌타임스]

당시 BIDV는 베트남에서 정관자본금이 가장 큰 대형 은행이나 은행 영업의 70%가 기업 대출 상품이며 상대적으로 리테일 뱅킹이 강하지 않습니다. 이에 KEB 하나은행의 BIDV 투자는 단순히 지분 투자의 의미 외에 KEB 하나은행의 PB(Private Banker) 중심으로 리테일 금융, 디지털 뱅킹 등으로 금융 시스템 선진화를 베트남 로컬 시장에 정착시킨 발판을 마련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KEB 하나은행은 베트남에서 설립이 오래된 만큼 베트남 SOC 사업(공항, 항만, 고속도로 등)에 대한 투자도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그 외 한국계 은행은 아래와 같으며 한국의 지방은행들의 베트남 진출이 점차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베트남의 과거와 미래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본다면 베트남은 1986년 도이머이 정책으로 금융 혁신을 추구하고자 했지만, 이는 인플레이션을 유발하게 되었고 베트남 국민들은 은행보다는 금, 외화, 현금과 같은 안정적인 자산을 선호할 뿐만 아니라 은행을 믿지 않는 경향도 있었습니다. 또한 지방, 농촌, 오지 등에는 은행의 인프라가 제대로 깔려 있지 않고 개인과 기업의 신용정보도 거의 없어 은행과 신용 사회로의 준비가 거의 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코로나로 이후 전통적인 은행이 완전히 전 국민 리테일 서비스로 바뀌게 되면서 정부의 디지털 전환 프로젝트, 핀테크의 등장으로 은행과 연계한 결제, 예금, 적금, 대출 등의 거래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또한 외국의 선진 금융 시스템과 금융 자본이 베트남에 유입되면서 예전 도이머이 정책과는 다른 양상으로 베트남 은행과 금융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다음 2편에서는 베트남을 지탱하고 있는 금융 백본 인프라와 SBV 중앙은행의 정책을 살펴보면서 베트남 금융 시장의 변화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K글로벌타임스] opinion@uu-c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