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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현 기고] 아프리카 스타트업 생태계를 주목할 시간

2023-06-13     이종현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책임
이종현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책임

[K글로벌타임스] G2 국가인 미국과 중국이 앞다투어 아프리카를 대상으로 전략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아직도 우리나라는 아프리카를 시장으로 간주하지 않는 것과 다르게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은 작년 말 3년간 550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밝히고, 중국은 이보다 더 앞선 2000년대부터 아프리카의 많은 국가에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하고 있다. 아프리카에 대한 투자는 스타트업 생태계에도 예외는 아니다. 미국과 중국, 그리고 유럽, 일본까지 많은 투자자가 아프리카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활동하며 투자하고 있으며, 아프리카 스타트업 생태계는 2022년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투자금액이 8퍼센트 성장하며 유일한 투자액이 확대된 대륙이 되었다.

많은 국가에서 아프리카를 하나의 시장으로 보며 전략적인 접근을 하고 있지만, 실제로 많은 사람은 아프리카를 아직도 “아프리카에 인터넷은 돼? 핸드폰은 터져?”라는 질문을 하며 시장으로 생각하고 있지 않다. 아무래도 많은 사람은 아프리카에 대해서 ‘황량한 사막’, ‘야생동물의 사파리’, ‘국제기구의 모금 활동’ 등을 떠올리고 있으며, 어릴 적부터 학습된 ‘아프리카’라는 하나의 이미지로 간주하고 있다.

하지만 아프리카는 54개 국가가 있으며, 이 개별 국가, 그리고 개별 도시마다 다른 스타트업 생태계를 가지며 성장하고 있다. 많은 사람은 상상할 수 없겠지만, 10개가 넘는 유니콘 스타트업들이 탄생했을 뿐만 아니라 스타트업들이 기존의 사회적인 문제들을 더 좋게 해결하며 혁신 생태계를 만들고 있다. 이제는 많은 사람이 머릿속에 그리고 있는 낙후된 아프리카보다는 혁신을 만들고 있는 아프리카 스타트업 생태계를 시장으로 바라봐야 할 필요가 있는 시간이 왔다. 왜 한국을 제외한 여러 국가가 아프리카 시장에 주목하고, 그 축에 왜 아프리카 스타트업 생태계가 있는지 고려해봐야 할 시간이 온 것이다.

 

아프리카에도 성장하는 스타트업 생태계 있다

“아프리카에 스타트업이 있기는 해?”라고 묻는다면, 자신 있게 “있다!”라고 말할 수 있다. 아프리카 시장을 중심으로 하는 전자상거래 스타트업 JUMIA, 이집트의 차량 공유 플랫폼 Swvl을 비롯하여, 올 2월에 유니콘으로 등극한 핀테크 및 전자상거래 스타트업인 MNT Halan까지 10개가 넘는 스타트업이 아프리카에서 탄생했다.

물론 북미나 아시아 국가의 유니콘 스타트업 수보다는 작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주로 나이지리아, 케냐, 남아프리카공화국, 이집트 이른바 Big 4라고 불리는 국가를 중심으로 아프리카 스타트업은 확대되고 있다. 그리고 2022년 기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스타트업 투자가 확대된 대륙은 아프리카인데, 인터넷도 안 될 것 같고, 스타트업도 없을 것 같은 아프리카 대륙에서 디지털로 세상이 바뀌고 있다. 이는 우리가 시장으로써 아프리카를 주목해야 할 충분한 이유가 된다.

작년 하반기부터 스타트업 투자 생태계는 빙하기를 맞고 있다. 최근 기사에서는 5월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의 투자액은 역대 최저치라는 보도자료도 있었다. 아프리카 스타트업 생태계 역시도 영향을 받긴 했지만, 5월 투자액은 전년보다 오히려 상승하며 다시 스타트업 붐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아프리카 내 해외 투자자들의 활동도 활발하다는 것이 이유다.

실제로 2022년 투자한 VC 리스트를 보았을 때, 구글, 와이콤비네이터, 테크스타즈 등 아프리카 권역 외에서 진행한 경우가 많다. 이들이 왜 아프리카 스타트업 생태계를 주목하는가? 아프리카 스타트업 생태계의 리스크를 고려하지 않는 것일까? 상대적으로 높은 리스크에도 아프리카를 왜 주목하는지에 대해서는 고려할 필요가 있다.

 

아프리카 스타트업은 무조건 대박은 아니다

아프리카 스타트업 생태계가 많은 성장을 하고 있고 관심이 커지고 있지만, 아프리카 스타트업 시장을 무조건 긍정적으로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고공행진 할 것 같은 아프리카 스타트업 생태계가 지난 3분기부터 글로벌 투자 위기에 정체기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지속적인 성장을 할지 성장이 멈출지는 상황을 봐야 하는 상황이다. 또한, 성장한 스타트업은 지역의 한계를 느껴 미국이나 유럽, 아니면 중동으로 플립하고 있고, 많은 스타트업 생태계의 많은 인력도 탈아프리카를 꿈꾸고 있다. 고질적인 아프리카의 약점인 안정적이지 못한 거버넌스, 금융 및 사회 인프라의 부족 등으로 인해 리스크도 존재한다.

이러한 상황들은 아프리카 스타트업 생태계가 외부에 얼마나 취약하고, 글로벌 경제에 대한 리스크가 큰지를 보여준다고 본다. 특히, 아프리카 내부의 생태계가 구축된 것이 아닌, 외부에 의해서 형성된 스타트업 생태계의 한계로도 볼 수도 있다.

현지 스타트업들이 많이 탄생하고 있지만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성장한 창업자 대부분이 외국인, 그리고 유학생이며, 투자자 역시 외부 투자자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즉 창업-성장-투자의 스타트업 생태계 선순환 구조가 미흡하고 불안정한 정치와 미흡한 규제와 법률은 항상 산재해 있는 아프리카의 리스크다.

 

그럼에도 아프리카 스타트업 생태계를 주목해야하는 이유는?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아프리카의 스타트업 생태계로 이동하고 있다. 국가뿐만 아니라, 빅테크 기업들은 일찌감치 아프리카 시장을 공략하고 있었다. 구글,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VISA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아프리카 시장 진출을 위해 일찌감치 아프리카 시장에 진출하여 투자하고 있었다.

개발자를 교육하기도 하고, 혁신 연구개발센터를 구축하기도 했다. 그리고 대륙의 부족한 인프라를 극복하기 위해 광케이블이나 통신위성 등 대규모의 투자도 하며 앞으로의 주요 고객이 될 아프리카 시장에 투자했다. 아프리카의 높은 출산율, 젊은 나이, 비즈니스 기회 등 아프리카의 성장을 보고 전략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아프리카에 모이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바이든 대통령도 이야기한 ‘미래’에 있을 것이다. 비록 현재 스타트업 생태계가 미숙할지라도 성장하고 있는 시장임은 확실하다. 그리고 전 세계에서 가장 젊은 국가이기도 하고, 인구의 증가율이 가장 높은 대륙이기도 하다.

이 젊은 인구의 모바일 사용자는 지속해서 확대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스타트업 생태계가 성장하고, 기존의 사회문제들도 디지털 스타트업들이 해결할 것이다. 물론 불안한 거버넌스와 사회적인 인프라라는 리스크가 존재하고 있지만 아프리카 젊은 인구들이 만드는 스타트업 생태계 혁신을 만들고 있다. ‘인터넷은 돼?, 스타트업은 있어?’라는 질문보다는 아프리카스타트업이 만드는 혁신은 주의 깊게 바라보아야 할 것이다.

 

Who is 이종현 

경희대학교 국제대학원에서 아프리카 ICT 스타트업 창업 생태계에 관한 연구로 국제개발협력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에서 책임, 경희대학교 국제대학원에서 객원교수 등의 경력을 쌓았다. 아프리카, 정보통신기술, 디지털, 스타트업을 키워드로 연구를 진행하며, 상대적으로 정보가 부족한 해당 분야에 대한 인사이트를 공유하고 있다. 최근 관련 주제로 <아프리카 스타트업-제로 베이스에서 디지털 혁신을 만들다(스리체어스, 2023)>이라는 책을 출간했다.

[K글로벌타임스] opinion@uu-c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