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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패션, 해외 중심에 서다④] 레깅스 사러 오픈런···안다르, 동남아서 K-애슬레저 전파

싱가포르·일본 등 아시아 권역 진출 '안다르 AI랩' 통한 제품 경쟁력 강화 위기 극복 후 리브랜딩 성공...IPO 출사표

2023-07-24     김유하 기자

[K글로벌타임스]  K패션이 해외 시장에서 '신명품'으로 불리는 사례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한류 콘텐츠가 전세계적으로 큰 이기를 끌면서 최근 국내 패션 스타트업 브랜드에 대한 해외 유통 채널과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섬, 코오롱인더스트리FnC 등 대기업부터 우영미 등 디자이너 브랜드까지 해외 진출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과거 중국 매출이 절대적이었다면 이제는 미국과 유럽, 대만, 중동까지 한 국가에 국한되지 않고 전반적으로 입점 제안이나 대량 수주를 하고 있다. 내로라하는 글로벌 리테일에서 주목하고 있는 K패션 스타트업을 만나봤다.

싱가포르 현지에 글로벌 매장을 오픈한 애슬레저 브랜드 안다르 [사진=안다르]

"매장 오픈 하기 2시간 전부터 서있었어요." 싱가포르 현지에서 '이 브랜드' 제품을 사기 위해 오픈런(가게 문이 열릴 때까지 기다렸다가 뛰어서 구입하는 모습)을 하려는 소비자들의 말이다.  

현지 소비자들이 애타게 매장 오픈을 기다린 주인공은 다름아닌 토종 애슬레저 브랜드 '안다르'다. 최근 싱가포르에서 첫 해외 매장을 내며 현지 진출을 본격화했는데, 그야말로 '대박'을 쳤다. 지난 14일 안다르는 싱가포르 중심 상권인 마리나 베이에 위치한 대표 쇼핑몰 '마리나 스퀘어'에 글로벌 매장 1호점을 오픈했다.  

마리나 스퀘어는 싱가포르를 대표하는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을 비롯해 주변의 호텔들과도 연결된 중심 유통 채널이다. 현지인들은 물론 외국 관광객들도 싱가포르에 들리면 꼭 들리는 곳 중 하나다. 

없어서 못판다...싱가포르 진출 2일만에 '품절' 

안다르의 제품은 입고 1~2일만에 동이 났고, 소비자들로부터 재입고 요청이 밀리면서 성공적인 해외무대 데뷔를 마쳤다.

매장 오픈 후 박효영 안다르 대표는 "글로벌 애슬레저 브랜드로 성장하는 것은 안다르의 숙원 사업과도 같았는데, 이번 싱가포르에서 받은 호응이 초석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기쁘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품질관리 및 제품 개발에 집중할 것"이라며 현지 매장 분위기를 전했다.  

현지에서는 일반 소비자는 물론 현지 인플루언서, 언론 매체, 피트니스 운영 대표자 등 한국 애슬레저룩에 관심이 많은 관계자들이 대거 모였다. 예상보다 많은 인파들이 모여 쇼핑몰 측에서 안전요원을 추가로 배치했다는 후문도 들린다.  

앞서 안다르는 일본 유라쿠초에 위치한 마루이백화점에서도 브랜드를 선보일 기회가 있었는데, 이때도 브랜드 오픈 소식을 듣고 찾아온 방문객들이 몰려 오픈 시점부터 문전성시를 이뤘다. 당시 안다르는 4년의 연구 끝에 만든 신상 라인인 '릴레어 시리즈'와 브랜드 스테디 셀러인 '에어쿨링 시그니처 레깅스' 등 다양한 상품을 선보였다.  

이처럼 안다르는 국내에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해외 시장 판로를 여는 데 주력했다. 모회사 '에코마케팅'의 전폭적인 지지와 강점인 소비자 데이터 분석을 통해 적중률 높은 상품을 선보이면서 판매고를 올릴 수 있었다. 일본 시장의 경우 다양한 컬러 패션을 선호하는 일본 소비자의 특성과 맞아떨어지면서 예상보다 빠른 기간에 안다르를 현지에 알릴 수 있었다.  

안다르는 일본 현지 공식 온라인 스토어도 론칭해 본격적으로 애슬레저 시장에 진출했으며, 더 많은 고객 확보를 위해 일본 국민 메신저앱인 라인을 통해 친구추가 이벤트 등을 전개 중이다. 

적자·오너리스크 위기 속 제품력으로 리브랜딩 성공 

[사진=안다르]

안다르는 지난 2015년 요가강사 출신이 만든 에슬레저 브랜드로, 당시 레깅스 패션이 생소했던 국내에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종잣돈 2000만원으로 착용감이 편한 원단을 사들이고 특히 무채색만 있었던 레깅스에 다양한 컬러웨이를 적용해 기존 레깅스와는 차별화 전략을 펼쳤다.  

안다르는 처음에 요가강사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더니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 합리적인 가격에 예쁘고 착용하기 편한 레깅스로 마케팅에 성공하면서 금세 브랜드 덩치를 키울 수 있었다.  

그러나 안다르는 오너리스크와 적자 문제 등 고질적으로 브랜드 성장을 발목잡는 일들이 몇가지 있었다. 브랜드 외형은 커지고 있었으나 내실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괴리감이 발생한 것이다. 이에 안다르는 성장에 한계를 느끼고 베테랑 마케팅 에이전시인 에코마케팅과 손을 잡았다. 또한 전문 경영인 체제로 전환해 단일 브랜드에서 기업화에 성공했다. 

에코마케팅에 인수되기 전 2020년 700억원대 매출에서 1000억원대까지 덩치를 불리면서 부실한 영업실적을 털어내고 체질 개선에 성공할 수 있었다. 최근 남성복과 홈트레이닝 용품 카테고리에서 매출이 크게 올라 지난해 매출 기준 전년대비 48% 증가한 1691억원으로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역시 126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물론 안다르가 추구해온 애슬레저 패션의 본질도 손에 놓지 않았다는 점이 리브랜딩 성공의 또다른 비결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상품력을 강화하기 위해 자체 연구개발 조직인 '안다르 AI랩'을 운영하면서 벌어들인 수익을 상품 기획과 연구 개발에 투자했다. 

내실 기반 기업공개(IPO) 출사표... 2년 내 5000억 목표 

안다르는 현재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이다. 지난해 7월 IPO 추진을 위해 미래에셋증권을 상장주관사로 선정했다. 앞서 재무적 투자자(FI)로부터 1000억원대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IPO 추진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안다르는 세계 속의 지속가능한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IPO 출사표를 던진 것이라고도 설명한다. 앞으로 애슬레저 시장이 지금보다 몇배는 더 커질 것이란 전망에서 이 성장 속도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기업 덩치도 커져야한다는 판단에서다.  

또한 안다르는 단순히 글로벌에서 레깅스 패션 브랜드로만 남지 않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운동할 때 뿐만 아니라 집에서,  학교에서, 사무실에서 등 장소불문하고 브랜드가 전세계 사람들의 일상에 스며들 수 있는, 일상에 녹아든 애슬레저 브랜드로 성장시키는 것이 목표다. 이를 통해 안다르는 오는 2025년까지 총 매출 5000억원 달성을 향해 달리고 있다.  

박 대표는 "요가복에서 필라테스, 테니스, 골프까지 시대의 흐름에 따라 각광받고 사랑받는 스포츠를 안다르에서 경험할 수 있다"며 "단순히 애슬레저 의류를 제조하고 판매하는 브랜드, 기업에서 더 나아가 일상생활의 필수 소비재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K글로벌타임스 김유하 기자] sh@uu-c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