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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을 알면 백전백승①] 인도인 사로잡는 유니콘의 시간 ‘10min’, 젭토

올해 인도 첫 유기콘 기업으로 스탠퍼드 중퇴생들이 창업 기업가치 14조 원으로 평가받으며 승승장구 퀵커머스 시장의 불합리성 어떻게 타파했나

2023-09-01     강초희 기자

‘지피지기백전백승’이라는 말이 있다. 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백 번 이긴다는 의미다. 스타트업에 있어 이 말은 큰 뜻을 가진다. 우선 나를 알아야 하지만, ‘상대’도 알아야 경쟁 시장에서 파이를 넓힐 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진출이 스타트업의 필수 전략이 된 최근에는 이 자세가 더더욱 중요하다. 그렇다면 해외에서 어떤 스타트업이 어떤 아이템으로 시장을 선점하고 있을까? 그들의 전략은 무엇일까? ‘적을 알면 백전백승’ 시리즈를 통해 해외 스타트업을 집중 조명하며 ‘지피(知彼)’해본다.

 

<적을 알면 백전백승> 시리즈

① 인도인 사로잡는 유니콘의 시간 ‘10min’, 젭토

(앞줄 좌측부터) 젭토 공동창업자 카이발랴 보흐라, 아딧 팔리차. [사진=젭토]

[K글로벌타임스] 인도에서 올해 첫 유니콘이 탄생했다. 놀라운 사실은 창업자가 10대에 설립했다는 점이다. 10분 만에 식료품을 배송해주는 배달 서비스를 인도에서 전개하고 있는 젭토(Zepto)의 창업자인 가이발랴 보흐라(Kaivalya Arora)와 아딧 팔리차(Aadit Palicha)는 미국 스탠퍼드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배우던 학생이었다.

처음 비즈니스 아이템을 내놓았을 때, 주변에서 비웃음을 샀다고 그들을 말한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던, 오히려 실패할 것으로 여겼던 젭토는 어떻게 인도인을 사로잡았을까. 지금 젭토는 기업가치 14조 원을 인정받으며 2억 달러(약 2천 654억 원) 투자유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식료품 10분 배달···모두가 외면했던 시장에서 쑥쑥 자란 젭토

우리나라도 배달 서비스는 무척 큰 시장이다. 이와 관련한 다수의 기업은 시장 니즈를 먹고 자라며 몸을 부풀렸다. 대표적으로 ‘배달의민족’이 있고, ‘쿠팡’도 있다. 그리고 그 ‘인도판’이 바로 젭토다. 물론 인도에도 배달 서비스 업체가 많을 터다. 그러나 젭토는 어떤 차별점으로 배달 시장의 왕관을 쓰며 왕좌의 자리에 올랐을까. 어떻게 올해 첫 인도의 유니콘이 되었을까. 심지어 설립연도는 2021년, 재작년이다. 2년 만에 세계적인 유니콘이 된 것이다. 그렇다 보니 모두의 관심사가 젭토에 쏠려 있는 상황이다.

10분 만에 식료품 배달하는 인도 유니콘 '젭토'. [사진=젭토]

‘시작은 미미하나 그 끝은 창대하리라’라는 유명 구절이 있다. 젭토의 성장 과정은 이 구절과 딱 떨어져 맞는다. 젭토의 성공 키포인트는 ‘10분 배달’이다. 지금도 그렇지만, 2021년 당시만 해도 10분 배달은 말도 안 되는 비즈니스 아이템으로 여겼다. 기업이 감수해야 할 부분이 너무나도 많다는 점 때문이다. 그로 인해 젭토는 한동안 사람들의 외면을 받았다. 도저히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는 인식이 강한 기업이라는 낙인까지 찍혔다.

젭토에 성공이라는 영광을 안겨준 주역은 벤처캐피털(VC)이었다. 젭토는 두 군데의 VC에 투자를 요청했지만, 한 곳은 일말의 망설임조차 없이 거절했다. 하지만 Goodwater Capital은 달랐다. Goodwater Capital은 젭토가 좀 더 나은 수익구조로 개선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우며 젭토의 성장을 도왔다.

Goodwater Capital 관계자는 점차 나아지는 젭토를 보며 보람을 느꼈다고도 전했다. 그는 “젭토가 비즈니스의 모든 부분을 개선하는 노력을 보며 환상적인 진전을 보았다”고 말했다. 또한, “매년 수백, 수천 개의 기업을 눈여겨보고 있지만, 이처럼 성과를 달성하는 기업은 소수에 불과하다. 그렇기에 젭토에 확신을 가지게 됐다”라고 밝혔다.

 

지역마다 식료품과 제휴 맺으며 퀵커머스 가능케 해

젭토는 10분 만에 식료품을 배달한다는 비즈니스 아이템에서 짐작할 수 있듯, 고객에게 초고속으로 식료품을 배달하기 위해 설립됐다. 최대한 빠른 배송을 위해 다양한 식료품점과 제휴를 했으며, 인도의 대도시 전역에 배송을 제공하는 다른 기업과 달리 오로지 뭄바이로 한정해서 비즈니스를 전개했다.

이유는 명료하다. 10분 안에 배송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넓은 지역을 커버하기에는 젭토는 아직 작은 기업에 불과했고, 그렇기에 오히려 고객의 서비스 불만족이라는 결과를 낳을 수 있었다. 젭토의 선택은 탁월했다.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한 젭토는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애플리케이션 출시 첫해부터 놀라운 성과를 기록하며 두 명의 창업자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젭토 배달원이 배달하는 모습. [사진=젭토]

애플리케이션에 표시되는 가장 가까운 상점에서 재고를 확인한 뒤, 사용자는 주문한다. 그러면 배달 담당 직원이 상점에 도착해 물건을 수거하고 배달을 한다. 일부 보고서에 따르면 이 프로세스는 단 60초 이내에 완료된다고 한다. 평균적으로 배송까지 5~20분이 걸린다. 이를 위해 젭토는 도시 전역에 식료품 네트워크를 구축했는데, 평균 배송 거리는 1.7~2km다.

현재 젭토는 뭄바이, 델리, 구루그람, 노이다, 가지아바드, 하이데라바드, 첸나이, 푸네, 콜카타 등 주요 도시에서 200개 이상의 매장과 제휴를 맺어 배달 서비스를 전개하고 있다. 인도 내 11개 도시에서 3500여 개 제품을 배송하고 있는 것. 배달기사만 수만 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향후 제휴 매장을 40% 가까이 추가할 계획이다.

 

PB 상품으로 기업 이윤까지 챙기는 똑똑함

구글플레이 및 앱스토어에서 젭토를 만날 수 있다. [사진=젭토]

앞으로 젭토는 기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할 계획을 밝혔다. 1000여 명인 직원 수를 두 배로 늘릴 뿐만 아니라 서비스 제공 도시도 11개 도시에서 23개 도시까지 확대할 예정인 것이다. 또한, 비즈니스 영역을 확장해 뭄바이 등 주요 도시에서 커피를 10분 만에 배달해주는 ‘젭토 카페’도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나아가 자체 상품(PB)도 준비 중이다. 젭토는 식료품, 가정 필수품, 육류 등의 카테고리에 걸쳐 자체 브랜드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이미 총 매출에서 3~4%는 PB 상품에서 나온다. 이를 10~12%까지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다.

팔리차 젭토 CEO는 “올해 1분기 매출이 전 분기에 비해 800% 증가했다”라며 “인도 전역의 퀵커머스 시장을 개척하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이러한 포부에는 그 배경이 따른다. 10분 내 식료품 배송이라는 어불성설인 비즈니스를 성공적으로 이끈 데다, 곧 흑자 전환을 이룰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퀵커머스 시장의 가능성을 젭토가 보여줬다.

[K글로벌타임스 강초희 기자] aftero_who@uu-c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