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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화로, 세계로⑦] 원자력발전소 장비 검사에 AI 솔루션 도입한 ‘딥아이’

한수원 사내 스타트업으로 시작···한수원이 쌓아온 빅데이터 활용성 높아 AI 활용한 비파괴검사로 원자력발전소 및 산업용 플랜트 안전진단 솔루션 제공 국내 SK정유화학 외에도 사우디 정유화학 기업과 PoC 진행

2023-09-17     강초희 기자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이 하루가 다르게 올라가고 있다. IMF와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수출시장 점유율은 세계 6위를 기록했으며, 블룸버그에 의하면 혁신지수는 세계 1위다. 하지만 여기에서 만족하면 안 된다. 더 높은 곳을 향해 비상할 때까지 우리나라 기업들이 해야 할 일은 그간 수입에 의존해오던 원료, 소재 등의 국산화다. 그리고 이를 무기 삼아 세계를 제패해야 한다. ‘국산화로, 세계로’ 시리즈는 수입 품목을 국산화에 성공하고, 세계를 점령하는 혁신 스타트업을 선정해 소개하고자 한다.

 
<국산화로, 세계로> 시리즈

① 자이언트케미칼, 국산화-신소재 개발-친환경으로 영토 확장

② 합작법인으로 반도체용 특수가스 국산화 ‘제이아이테크’

③ 머신비전 국산화 아이코어, “기술 장벽이 높다면, 초격차로 세계 최고돼야”

④ 시솔, 모바일 간편 결제 시스템 NFC 국내 최초 국산화

⑤ 감속기 최강자 일본에도 역수출 성공 ‘본시스템즈’

⑥ 햄프로 뇌전증부터 치매까지 치료제 국산화의 주인공 ‘네오켄바이오’

⑦ 원자력발전소 장비 검사에 AI 솔루션 도입한 ‘딥아이’

[K글로벌타임스] 비파괴검사(Non-Destructive Testing, NDT)는 물리적 현상의 원리를 이용해 검사 대상물을 손상시키지 않고 그 대상물에 존재하는 불완전성을 조사 및 판단하는 기술이다. 즉, 제품 및 설비의 건전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반드시 비파괴검사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원자로 시설에서 비파괴검사는 주요 기술 중 하나로 손꼽히는데, 글로벌 키플레이어에 국내 기업은 없는 상황이다.

[사진=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의 2021년 보고서에 따르면 비파괴검사 시장은 2020년 84억 달러에서 연평균 7.0%로 성장해 2025년에는 117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비파괴검사 장비 시장 역시 2020년 47억 7900만 달러에서 연평균 7.2%로 성장해 2025년 67억 7170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렇듯 파이가 큰 시장에 국내 키플레이어가 없는 실정은 무척 아쉽다. 그런 중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의 사내 스타트업 딥아이(대표 김기수)가 원자력 관련 AI를 기반으로 한 비파괴검사 국산화를 위해 시장에 뛰어들었다.

 

기존 방식에 AI 더한 파격적 솔루션

AI 기반 비파괴검사 솔루션 국산화하는 딥아이. [사진=딥아이]

지난 7월 AI 기반 비파괴검사 솔루션을 개발하는 딥아이에 증소벤처기업부 및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이 주관하는 ‘딥테크 팁스’에 선정됐다. 딥테크 팁스는 10대 신산업 분야 유망 스타트업 선별 및 육성을 위한 ‘초격차 스타트업 1000+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딥아이는 이번 딥테크 팁스 선정을 통해 3년 동안 약 15억 원 규모의 연구·개발(R&D) 자금을 추가 확보했다고 전했다.

딥아이의 역사는 한수원으로 올라간다. 한수원 사내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후 원자력발전소 및 산업용 플랜트의 관형열고환기에 대한 비파괴검사 스마트 솔루션을 개발 중이다. 한수원 사내 스타트업인 만큼 한수원의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딥아이는 한수원이 축적한 양질의 비파괴검사 빅데이터를 활용해 AI 기반으로 비파괴검사를 자동 평가하는 솔루션을 개발했다.

기존 평가방식을 AI로 대체하며 속도와 정확도를 획기적으로 높였다는 게 세간의 평가다. 해당 기술을 활용 시 원전 정비비 절감과 안전성 향상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해에는 공공기술 활용 기술 창업 경진대회에서 중기부 장관상과 KDB 스타트업 프로그램 최우수상을 수상한 바 있다. 또한, 블루포인트파트너스, 인포뱅크 등의 국내 유수 투자사로부터 시드투자를 성공적으로 유치했다.

 

차곡차곡 해외 진출 향한 준비 단계 쌓는 중

현재 딥아이의 솔루션은 SK에너지 및 사우디의 국영 정유사와의 PoC(실증사업)를 진행 중이다. 이 성과는 창업 2년 만에 이뤄졌다. 미국 전력연구원 성능인증 프로그램 AAPDD 인증을 준비하고 있으며, 인증이 완료된 이후 원자력발전소 증기발생기, 복수기 등의 검사에 활용할 예정이다. 또한, 싱가포르의 에이전트와 업무협약(MOU)도 체결하며 글로벌 시장 진출에 준비 단계를 천천히 다지고 있다.

딥아이가 AI 기반 비파괴검사 솔루션에 집중하게 된 계기는 발전·에너지, 정유·화학, 생산·제조 등에 활용되는 산업용 플랜트가 점차 노후화되면서 사고 위험이 증가한 데 있다. 국내 플랜트의 평균 연령은 약 45세다. 실제로 열교환기 고장 중 전열관 손상 사고가 전체의 약 80%를 차지하고 있다.

딥아이의 AI 기반 비파괴검사 솔루션의 성능. [사진=딥아이]

하지만 대부분 수작업으로 신호 수집을 하다 보니 장시간의 반복 노동으로 인한 피로감과 일정하지 않은 인출 속도로 인적 오류의 가능성이 높았다. 이를 AI로 대체하며 측정 결과의 정확도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졌을 뿐만 아니라 평가소요 비용, 평가소요 시간, 투입 인력 등도 현저히 적어졌다. 정확도 측정결과의 경우 97.1%까지 높였으며, 평가소요 비용과 평가소요 시간은 4분의 1 수준으로 감축시켰다.

 

전 세계 1등 목표 향한 긴 여정 시작

딥아이는 원전 이외의 정유·화학, 이차전지 및 항공우주 분야 등 혁신산업으로 시장을 확장해나가고자 한다.

김기수 딥아이 대표는 “한수원에서 40년간 비파괴검사 빅데이터를 축적했다. 이를 활용해 AI를 기반으로 한 비파괴검사 자동평가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라며 “그간 비파괴검사 솔루션은 100% 수입에 의존했다. 이 솔루션을 국산화할 뿐만 아니라 해외 원전 수출 정책 등과 연계해 해외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물론 딥아이의 해외 시장 진출 목표는 전 세계 1등이다. 그 전에 국내에서 달성해야 할 목표가 있다. 올해 딥아이의 매출 전망액은 10억 원이며, 2024년에는 30억 원 달성을 목표액으로 세웠다. 특히 산업용 플랜트가 밀집된 울산에 본사가 위치해 있어 고객사를 확장하기 유리한 편이다. 하지만 한 가지 어려움이 있다. 바로 인재 확보다. 이에 딥아이는 다른 지역에서 인재를 채용해 울산 본사로 데려오고 있다.

김 대표는 “울산이 가지고 있는 잠재력과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 같는지 고심 끝에 창업하기를 바란다”라며 “울산시에서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보다 더 협업할 수 있는 실질적인 기회의 장을 만들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K글로벌타임스 강초희 기자] aftero_who@uu-c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