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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기 칼럼] 다국적기업의 지역화 (리쇼어링) 투자 트렌드 강화

2024-08-02     민경기 경제학 박사 / (사)외국인직접투자연구센터 동향분석실장
민경기 경제학 박사 / (사)외국인직접투자연구센터 동향분석실장

[K글로벌타임스] UNCTAD는 지난 6월 발행한 ‘WIR(World Investment Report) 2024’를 통해 글로벌 다국적기업의 FDI(외국인직접투자) 트렌드 변화를 소개한 바 있다. 그런데 Financial Times 계열의 'fDi Market'에서, 자체 통계까지 추가하며 WIR 2024 내용을 다시 강조한 보고서가 발표되어 이를 소개하고자 한다. UNCTAD와 'fDi Market'이 라마인드 하고 싶어 하는 글로벌 투자 트렌드를 확인하는 기회가 되길 소망한다.

 

자국 인접 지역으로 제조설비 투자 트렌드 강화

WIR 2024에 의하면, 최근 5년(’19~‘23년) 동안 세계 최대 다국적기업(MNE)의 FDI 프로젝트는 지역 블록(regional blocs)으로 분열되는 세계 경제 특성을 반영하며 변화했다. UNCTAD에 따르면 최근 수년간 세계 100대 비금융 다국적기업의 국제화 수준은 소폭 상승했다. 참고로 UNCTAD는 전체 자산·매출·수입·인력 등에서 해외 부문 비중을 종합·산출하는 초국적 지수(Trans-nationality Index)를 기준으로 기업의 국제화 정도를 판단한다.

그런데 UNCTAD는 이들 100대 다국적기업들이 국제화 수준의 상승세 속에도, 지난 `19년부터 그린필드 투자 패턴을 자국 인접 지역 중심으로 변경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구체적으로 `18년까지 다국적기업의 제조업 분야 투자는 개도국을 중심으로 추진되었으나, `19년 이후 공급망 복원력 강화 및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필요성에 따른 니어쇼어링(주로 미국·유럽 등 선진국) 움직임이 확대되었다는 것이다. 이들 다국적기업은 최근 5년 동안 ‘본국’ 인근 지역으로 ’제조설비‘를, 핵심 ’목표시장‘ 인접 지역으로 ’지역본사(regional headquarters)‘를 더욱 많이 배치하는 방식의 투자를 선택했다.

다국적기업의 투자 패턴 변화는 제조업에서 가장 뚜렷하게 나타난다. 대다수 글로벌 100대 다국적기업 본사 소재 지역인 유럽(53개)과 북미(21개)는 최근 5년(’19~‘23년) 동안 이전 5년(’14~‘18년) 대비 제조업 FDI 부문에서 더욱 큰 비중을 점유했다. 이는 반도체, 제약, 환경 기술 등 '전략적' 부문을 포함한 다양한 제조 유형에 걸쳐 공통적으로 관측되는 현상이다.

출처 : fDi Markets, Large multinationals have become more regional (10-JULY-‘24)

같은 기간 동아시아 지역의 '전략적' 제조업 FDI 프로젝트 비중이 하락했는데, fDi Market은 이를 다국적기업이 중국에 대한 신규 투자를 철회한 영향으로 분석했다. ‘19년부터 전자 대기업인 폭스콘과 삼성, 독일의 화학 대기업 BASF, 자동차 제조업체인 도요타, 폭스바겐, BMW를 포함한 대규모 제조업 투자자들은 이전 5년(‘14-’18) 대비 중국에 대한 그린필드 투자 수를 절반 가까이 축소했다는 것이다.

UNCTAD에 따르면 같은 기간 동남아시아 및 남아시아의 제조업 FDI 또한 감소했다. 직관에 반하는 것처럼 보이는 통계에 대해, fDi Market은 실제로는 이 지역에 글로벌 100대 다국적기업의 생산 네트워크가 이미 구축되어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한편, 중앙아메리카의 증가는 위에서 언급했듯이 미국 인접 지역에 생산설비 투자가 추진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fDi Markets 데이터에 따르면, 全 세계 제조업 FDI 프로젝트의 연간 평균 건수는 ‘14~’18년 3,025건에서 지난 5년(’19~‘23년) 동안 2,375건으로 감소했다. 이러한 흐름의 주된 요인은 선진국의 ’보호주의‘와 ’개입(간섭)주의‘ 성격의 정치적 영향으로 판단된다. 다국적기업은 자국 내에서 생산해야 한다는 매우 강력한 정치적·대중적 압력에 직면해 있다. 물론, 다국적기업은 그에 대한 보상으로 재정적 인센티브를 수혜 받기도 했다. 또한, 이러한 투자 감소세에는 환경 규제와 자동화 및 로봇 공학의 급속한 발전과 같은 구조적 변화로 인해, 다국적기업이 인건비가 낮은 지역으로 생산설비 이전을 통해 기대할 수 있는 이익 감소의 영향도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

 

서비스 중심·자산 경량화 투자 증가

글로벌 제조업 FDI가 둔화되는 동안 다국적기업은 서비스 중심 및 자산 경량화 투자로 전환했다. 지난 10년 동안 글로벌 100대 다국적기업이 발표한 프로젝트 대부분은 자동차·제약 등 전략적 제조 분야를 포함하여 서비스 활동에 속해 있었으며, 현재는 훨씬 더 많은 부가가치 활동이 서비스 분야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지역화로의 전환은 서비스 FDI 데이터에서도 관측되었다. 유럽과 북미 지역 기반의 다국적기업은 아시아 개발도상국에 지역본부와 백오피스 기능 허브를 점점 더 많이 설립하고 있다. 지역 허브는 필수 서비스를 제공하며 지정학적, 무역 긴장은 물론 공급망 중단으로 인한 현지 운영 위험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UNCTAD는 평가했다.

한편, 글로벌 FDI에서 서비스 중심 및 자산 경량화 투자 증가로 인한 부작용도 존재한다. UNCTAD는 특히, 이러한 현상이 원자재 및 제조업과 같은 저부가가치 부문에서 FDI를 유치하는 경향이 강한 저소득국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저소득국가의 입장에서 글로벌가치사슬(GVC) 개발사다리(development ladder)를 통한 성장이 더욱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FDI는 개도국 GVC 참여 확대에 주요 채널 역할 수행했으나, 원자재 개발 등 저부가가치 제조업 분야의 GVC 결합을 위한 FDI로의 ‘진입 문’이 점점 좁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K글로벌타임스] opinion@uu-c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