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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글로벌 리포트

[이슈 리포트] 인공지능 기반 신생아 희귀질환 진단

2024. 05. 24 by 황정일 기자
강상구 메디사피엔스 대표 [사진=메디사피엔스]
강상구 메디사피엔스 대표 [사진=메디사피엔스]

[K글로벌타임스] 인공지능(AI)이 발전하면서 그 활용도는 가히 인간의 모든 생활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모든 산업군에서 AI를 적용하기 위한 투자와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으며, 일상생활에서도 AI를 통한 편의성 증진을 향한 다각적인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메디사피엔스(대표 강상구)는 ‘살릴 수 있는 아이들은 살리자’라는 모토 아래, AI를 활용해 신생아 희귀질환을 진단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치료법을 만들어 추천하는 기업이다. 한 번만 채혈하면 일주일 만에 희귀질환 관련 진단 정보를 제시할 수 있는 기술력을 인정받아, 70억 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 유치에 성공하고 2023년 5월 ‘아기유니콘’에도 선정되었다.

 

메디사피엔스 서비스 소개

NEOseq_ACTION의 진행 [사진=메디사피엔스]
NEOseq_ACTION의 진행 [사진=메디사피엔스]

메디사피엔스는 인공지능과 NGS(Next Generation Sequencing) 기술을 활용하여, 희귀질환에 걸린 신생아들을 살리고, 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선 희귀질환에 대한 설명이 어느 정도 선행되어야 한다. 희귀질환은 인종과 국가별로 정의가 조금씩 상이하나, 우리나라를 대표적으로 예를 들면 전체 인구 5,000만 명에서 2만 명 이하가 걸린 질환들을 희귀질환으로 지칭한다. 달리 말하면, 가장 흔한 희귀질환이라고 하더라도 0.04% 이하의 국민이 걸렸다는 얘기다.

전 세계에 1만여 종류 이상의 희귀질환이 존재한다고 알려져 있으며, 중증·경증을 포함하여 인류의 약 8% 가까이 걸려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희귀질환의 80% 이상이 유전적인 영향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그렇다고 해서 나머지 20%가 후천적인 영향에 의한 질환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아직 밝혀지지 않았을 뿐, 대부분의 학계는 후천적 희귀질환의 대부분도 역시 유전의 영향으로 발생했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얼마 전까지도 희귀질환의 종류는 7,000~8,000여 종 정도로 보고되고 있었는데, 최근 들어 유럽의 학회 등에서는 1만 가지를 넘어선다고 발표되고 있다. 이 숫자는 유전학, 의학을 비롯한 과학, 특히 인공지능(AI)의 발달과 더불어 새롭게 발견되는 희귀질환의 가짓수가 많아지는 것으로부터 영향을 받았다.

특히 최근 들어, 노산과 환경오염 등으로 신생아 집중치료실(NICU, Neonatal Intensive Care Unit)에 입원하는 희귀질환 가능성이 높은 신생아들의 숫자가 점점 더 늘어나고 있고, 희귀질환자의 숫자도 대폭 늘어나는 추세다.

메디사피엔스의 주요 기술과 제품으로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보고자 하는 유전자만을 선별·분리해 내는 진단 키트다. 희귀유전 질환에는 그 질환을 일으키는 유전변이가 하나인지 여러 개인지, 또는 여러 유전변이와 후천적인 요인 등의 복합적인 요인인지에 따라 세 가지 종류가 있다. 각각을 단일유전자성(monogenic), 다유전자성(multigenic), 복합유전자성(poly genic)으로 부른다.

이 중 메디사피엔스가 타깃으로 하는 유전 질환은 모두 한 가지 종류의 유전변이에 의해 생기는 단일유전자성인데, 그 질환이 처치 및 관리 가능해야 한다. 달리 말하면 그 질환의 증상을 없애거나 완화할 수 있는 조치 방법이 존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특성을 지닌 220여 종의 질환을 일으키는 유전변이가 포함된 265여 개의 유전자를 선별하는 진단패널·키트가 메디사피엔스의 첫 번째 기술이다.

두 번째로는 생명정보학(Bioinfor matics), AI 등으로 구성된 유전변이분석 소프트웨어 솔루션이 있다. 메디사피엔스 직원 중 3분의 2가 IT, AI, 생명정보학에 종사하고 있고, 그 나머지가 레드 바이오(Red-Bio) 등에 있다고 보면 된다.

메디사피엔스의 수익모델은, NICU가 비교적 잘 갖춰져 있는 대형병원 내에서 활용하는 랩 인 랩(Lab in Lab) 모델이다. 대표적 사례로 미국의 샤프 헬스케어(Sharp Healthcare)를 꼽을 수 있다. 미국 샌디에이고에 자리한 샤프 헬스케어는 큰 규모의 종합병원 10개가 모여 있는 병원인데, 연간 약 100만 명의 환자가 찾아온다. 미국 최대 종합병원인 메이오 클리닉(Mayo Clinic)이 연간 120만 명의 환자를 보유하고 있으니, 메디사피엔스의 주요 파트너 병원인 샤프도 미국 최대 병원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메디사피엔스는 병원에 방문하는 모든 환자의 모든 생물학적 샘플(biological sample)을 직접 처리한다. ▲병원 내에 실험실을 설치하고 ▲병원으로부터 샘플과 비용을 받아 ▲결과 보고서 및 게놈 데이터베이스(genomic database)를 모두 포함하는 샘플 결과 보고서를 만든다. 이를 통해 자체 수익을 생성해 운용하는 것이 비즈니스 모델이다. 앞으로는 더 나아가 축적된 희귀질환자들의 게놈 데이터베이스를, 희귀 의약품(orphan drug)을 개발하고자 하는 글로벌 제약회사가 활용할 수 있도록 데이터베이스 라이선스 사업 모델로 발전시키려고 한다.

희귀질환 영역은 아직 치매, 당뇨, 비만, 심혈관질환 등의 대사질환 영역에 비해 전문가가 매우 드문 편이다. 예를 들어 신경의학 분야의 전문가는 신경 관련 희귀질환에서만 전문성을 보인다. 정형외과, 안과, 심혈관내과, 내분비내과 등 모든 영역에서도 마찬가지다. 메디사피엔스의 제품과 같은, 신생아 희귀질환 테스트 플랫폼은 거의 모든 의학 영역을 포괄해야 하기 때문에, 모든 의료 영역의 전문진단과가 다 모여야만 플랫폼 구성이 가능하다.

달리 말하면 전체 인구 대비, 가장 흔한 희귀질환이라도 인구의 0.04%에 불과한 희귀질환 환자가 그 희귀질환 영역에 특화된 전문가를 만나서 메디사피엔스의 시퀀싱(sequencing) 테스트와 같은 제대로 된 진단 방식으로 진단받을 확률은 희귀질환자가 존재할 확률보다 훨씬 더 낮아지게 된다.

로슈(Roche), 화이자(Pfizer), 다케다(Takeda) 등 세계 주요 제약회사에서 희귀질환 치료제를 개발하고자 할 때, 그 임상실험을 시행할 확진자들의 게놈 데이터베이스와 그 개발 과정, 탐지에 활용된 AI 엔진 등의 가치는 무궁무진하게 될 것이다. 결국 이 데이터베이스 라이선스 사업이 메디사피엔스의 주요 사업 영역이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신약 개발 분야에서 모든 글로벌 제약사가 혈안이 된 중점 영역은, 바로 신약 개발에 투여된 비용 및 시간의 절감이기 때문이다. 지금도 희귀질환자의 게놈 데이터는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비식별화 데이터(de-identified data)일 경우, 가장 흔한 희귀질환일지라도 1명당 데이터 가치가 2만~3만 달러(약 2,678만~4,016만 원)에 달한다. 희귀질환 분야가 아직 개발해야 할 영역이 무궁무진하다는 걸 고려한다면, 이 분야에서의 잠재력은 무한하다고 봐도 된다.

 

AI 기반 신생아 희귀질환 진단 영역에 관심이 쏠리게 된 배경

Medy CVi® [사진=메디사피엔스]
Medy CVi® [사진=메디사피엔스]

지역마다 정책이나 문화적인 차이 때문에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법(NGS, Next Generation Sequencing)을 신생아에게 적용하는 데에는 어느 정도의 한계와 차이가 존재한다. 정밀의학(Precision Medicine), 즉 환자맞춤형 의료기술을 적용하는 데 있어 유전정보는 매우 결정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일상생활에서 라이프 로그 데이터 활용에 있어서도 개개인에게 특화된 솔루션을 적용하면 건강, 수명연장, 삶의 질 향상 등 모든 영역에서 인풋 대비 극대화된 효율을 볼 수 있다. 90년대에 시작되었던 인간 유전체 프로젝트(HGP, Human Genome Project)가 내린 결론은 결국 약물이든, 수술이든, 치료법이든, 개개인의 운동법이든 개인에게 맞춰진 방법으로 해야 가장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유전자분석에 대한 폭발적인 수요와 관심이 모여지게 된 것이다.

 

지역별 진단 방식의 차이

개인별 맞춤형 솔루션은 신생아에게 적용할 때 지역별로 다른 효과가 기대된다. 한국과 미국은 비교적 얼리 어답터(Early Adopter) 성격을 띤다. 인공지능의 규제 영역에서도 아주 보수적인 태도를 보이는 EU는, NGS에 대해서도 보수적인 의견을 내놓고 있다. 본인의 의사 표현이 불가능한 신생아에 있어서, 과잉 진료의 가능성이 있는 유전자 검사를 환자의 부모가 의사 결정한다는 것이 잘못되었다는 것이다.

이것은 생성형 AI에 대한 EU의 비관용적인 태도와도 일맥상통한다고 할 수 있다. 한국·미국과 달리 EU 시장에서는 오히려 민간이 기존 테스트 방법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증명해서 유전자 검사 방법을 밀어붙여야 한다.

신생아 선별검사(Newborn Screening Test)에서 기존 방법인 탠덤 질량 분석법(Tandem mass spectrometry)을 사용했을 때, 증상을 명확하게 표현하지 못하는 신생아 환자의 경우, 희귀질환에 노련한 임상의가 천편일률적인 증상과 변별력이 거의 없는 생화학 테스트 결과로 판단해야 하는 불합리한 경우가 허다하다.

신생아 환자의 상태를 분석할 때 배변·배뇨·호흡 등에서 나오는 결과물로 분석해야 하는데 링거로 영양공급을 할 경우, 모유 수유, 분유 수유 등 정상적인 방법으로 영양을 공급받는 신생아들에게 진행하는 일반적인 방법을 직접적으로 적용할 수가 없다.

의사 표현이 거의 불가능한 신생아들이지만, 자칫 과잉 진료로 잘못 간주될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는 유전자 검사로 목숨을 살리는 케이스가 단 한 명이라도 나온다면 반대 의견을 충분히 불식시킬 수 있을 것이다.

 

기업에서 AI 기반 신생아 희귀질환 진단 영역의 시사점

메디사피엔스 임직원 [사진=메디사피엔스]
메디사피엔스 임직원 [사진=메디사피엔스]

메디사피엔스도 수익을 극대화해야 하는 기업인으로서의 입장과 날로 늘어나는 희귀유전질환 환자에 대한 인도주의적인 입장이 둘 다 공존한다. 스타트업 대표로서 시장의 존재와 규모에 관해 얘기할 때, 그 첫 번째 단어가 ‘희귀’라는 점은 마케팅 전공자로서 정말 피하고 싶은 내용이다. 실제로 투자유치를 위해 IR(Investor Relations)을 할 때도, 시장이 작다는 것은 벤처 캐피털과 애널리스트들을 첫 만남에서 되돌아가게 만드는 아주 큰 요소이기도 하다.

하지만 세상은 달라지고 있다. 희귀질환이 점점 덜 희귀해지고 있기도 하고, 보험회사나 사회적 소임을 저버릴 수 없는 국가 입장에서도 의술의 발전으로 조치가 가능한 질환이 점점 늘고 있기에 희귀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는 제약회사들에 대한 지원을 점점 더 늘려나가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구체적인 예를 들자면, 척수성 근위축증(Spinal Muscular Atrophy)이라는 희귀질환에 대한 치료제 ‘졸겐스마(Zolgensma)’는 주사 한 번에 30억 원을 호가하지만, 포기할 수 없는 영역이다. 또 다른 예로는 이염성 백질이영양증(Metachromatic leukodystrophy)에 대한 치료제 ‘리브멜디(Libmeldy)’인데, 이 치료제는 주사 한 번에 거의 50억 원에 이른다.

졸겐스마는 스위스의 대형제약사 노바티스(Novartis)에서 처음으로 개발했고, 리브멜디는 영국의 오차드 테라퓨틱스(Orchid Therapeutics)에서 개발했다. 두 기업 모두 신생아 선별검사에서 시퀀싱을 허용하지 않는 유럽의 제약사인데, 이러한 기업에서 치료제가 개발되었다는 것은 또 다른 모순점이 아닐 수 없다.

 

AI 기반 신생아 희귀질환 진단 영역에서 민간과 공공 부문의 역할

타깃 시장만으로 볼 때, 희귀질환은 그 이름이 의미하듯이 희귀한 대상만을 타깃으로 하기에 시장 규모가 상대적으로 그리 크지 않다. 메디사피엔스의 기술과 제품은 신생아와 희귀질환이라는 두 마이너한 영역의 교집합이고, 바이오메디컬 인공지능이라는 비교적 새로운 영역을 추구하고 있기에, 일반적인 민간 영역만의 시장 개척으로는 거의 불가능하다.

타깃 마켓만을 고려해서 설명해 보자면, 병원도 희귀질환 환자 수가 현저히 적다. 희귀질환을 타깃으로 새로운 치료제를 개발하는 제약회사는 치매, 당뇨, 고혈압, 비만 등을 대상으로 하는 치료제를 개발하는 제약회사보다 인센티브가 주어지지 않는다면, 스스로 희귀질환 영역에 투자하겠다는 결심을 하기가 어렵다.

현대사회가 복잡해짐에 따라 스트레스 증가, 노산, 환경오염 등의 여러 가지 영향으로 희귀질환자 수는 나날이 증가하고 있고, 의술의 발달로 기존에는 진단조차 어려웠던 희귀질환의 원인과 기전이 속속 밝혀지고 있어서 대상이 되는 희귀질환의 가짓수도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맞춰 조치 가능한 희귀질환을 대상으로 하는 보험회사와 건강보험 항목도 점점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그 증가 정도와 현재 환자 수는, 레드 오션으로 치닫고 있는 당뇨, 치매 등의 대사질환 영역만큼은 아직 아니다. 따라서 공공 분야에서 재정적인 보조, 정책 등에서의 선도적인 역할, 인도주의적인 책임감을 강조한 사회적 인식 제고 등의 역할을 꾸준하게 수행해줘야 할 것이다.

 

재정 보조·인도주의적 접근으로 올바른 방향 유도

한국과 미국의 경우에는 민간 영역이 수익만을 보고, 시장 규모가 훨씬 더 큰 대사질환 영역에만 집중하고 있다. 반면 공공 영역에서는 보험회사 등에 대한 정책, 재정 보조, 인도주의적인 접근 등의 방법으로 신생아 희귀질환 영역을 올바른 방향으로 유도하여, 산업 자체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 EU는 이와 반대다. 신생아에 대한 유전자 검사가 과잉 진료로 비칠 때, 민간에서는 기존의 신생아 선별 검사의 불합리성을 NGS와 AI 기술로 극복해 나가야 한다.

[K글로벌타임스 황정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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