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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스타트업 기대주⑥] ㈜크레센트훅, 150년 봉제산업의 혁신…‘크레센트 훅’으로 생산성 증대 한계 극복

밑실 용량 극대화한 신개념 ‘훅’ 개발, 생산성 증대 및 자동화 견인 밑실 교체주기 늘려 수율 높이고 노동력 절감 및 퍼커링 현상 개선 인도네시아 진출, 봉제 공정 완전 자동화 등 봉제산업의 혁신에 도전

2022-12-26     황정일 기자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돋보적인 존재감으로 두각을 나타내는 K-스타트업. 이들은 어떻게 비즈니스 기회를 발굴했으며, 나아가 어떠한 전략으로 세계 재패를 꿈꾸고 있을까.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K-스타트업 기대주들을 만나봤다.

 

<K-스타트업 기대주> 시리즈

⑪ 마켓오브메테리얼, 똑똑하고 간편한 견적 서비스 ‘스틸보소’ 주목

⑫ 메타키움, “유치원부터 실버층까지, 에듀테크 넘버원 기업 될 것”

⑬ 플룸디, 웹캠만 있으면 표정·손짓·몸동작 한번에 인식하는 모션 트래킹

⑭ 카본 콘체르토, “온돌문화를 새로운 한류로…‘K온돌’의 세계화 꿈꾼다”

섬유기계 제조기업 ㈜크레센트훅이 밑실의 용량을 최소 5배, 최대 20배까지 늘릴 수 있는 혁신 제품 ‘크레센트 훅(Crescent Hook)’을 개발했다. 김헌범 ㈜크레센트훅 대표(사진)는 "밑실 교체 횟수를 줄여 재봉틀 가동시간을 늘리고 밑실 교체를 위한 추가인력 배치를 줄임으로써 생산성 증대를 실현했다"라고 밝혔다.

[K글로벌타임스] 4차 산업혁명 시대라 일컬어지는 시기이지만, 봉제산업은 여전히 1차 산업혁명의 기계식 가내수공업 형태에 머물러 있다. 천을 짜는 방적기가 개발되고 자동화 프로세스가 도입되면서 시작된 18세기의 1차 산업혁명. 근대 공장이 세워지면서 대량생산이 가능하게 됐다. 섬유산업과 패션산업의 뿌리 역할을 해온 봉제산업은 흔히 ‘재봉틀’이라 불리는 재봉기기가 만들어지면서 산업화를 이루게 됐다.

산업화 이후 150여 년이 흘렀지만, 봉제산업은 재봉기기의 도입에 따른 봉제공장 설립 이외에는 이렇다 할 발전을 이루지 못했다. 생산성 증대 및 자동화 측면에서 명확한 한계를 지니고 있었기 때문. 재봉기기를 이용한 봉제는 윗실과 밑실이 엮이는 과정으로 이루어진다. 윗실과 밑실을 엮어주는 부품이 ‘훅(Hook)’인데, 150년 전에 만들어진 훅은 밑실의 용량이 적다는 치명적인 한계를 지녔다.

수요 증가에 따라 봉제 기업들은 값싼 노동력이 있는 국가에 공장을 만들고, 일부 공정에 컴퓨터 재봉기를 배치하는 등 대량생산 체계를 갖추어 원가를 절감해 왔다. 그러나 봉제 과정에서 한 시간에 한 번씩 밑실을 교체해 주어야 하고, 밑실이 소진된 시점에 발생한 불량품을 폐기해야 하는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 핵심 부품인 훅이 지닌 한계가 생산성 증대를 막는 큰 걸림돌이었던 셈이다.

이와 같은 봉제공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재봉기기의 핵심 부품인 훅을 획기적으로 업그레이드한 기업 ㈜크레센트훅(대표이사 김헌범)이 관심을 받고 있다. 밑실의 용량을 최소 5배, 최대 20배까지 늘릴 수 있는 혁신 제품 ‘크레센트 훅(Crescent Hook)’을 개발한 것. 밑실 교체 횟수를 줄여 재봉틀 가동시간을 늘리고 밑실 교체를 위한 추가인력 배치를 줄임으로써 생산성 증대를 실현했다.

초승달 모양의 크레센트 훅을 장착한 훅셋 [사진=㈜크레센트훅]

◇ 생산 수율 높이는 크레센트 훅, 기존 훅 대비 약 18% 생산성 향상 기대

“훅 시장의 경우 하나의 업체가 95%의 시장을 점유하고 있어요. 봉제산업 업계에서는 훅이 불편함 없이 제공되고 있으니까 혁신할 생각을 별로 안 했죠. 최근에 와서야 사람들이 기술적 병목임을 깨닫고 밑실의 용량을 늘려야겠다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결국 전통적인 디자인과 메커니즘에서 탈피하지 못했어요. 우리 ‘크레센트 훅’이 봉제산업의 혁명으로서 새로운 150년을 이끌어갈 것입니다.”

㈜크레센트훅에 따르면 봉제공장의 일일 생산시간 중 7%가 밑실을 교체하는 시간으로 버려진다. 이 때문에 빈 생산량을 맞추기 위해 설비나 노동력을 추가로 소진해야 하고, 결국 전체적으로 생산성이 10% 정도 저하되고 만다. 재봉기기는 점차 발전해 자동 재봉기까지 등장했지만, 훅의 경우 여전히 19세기에 개발된 ‘외회전 훅(Rotary Hook)’을 쓰고 있어서 사람이 수동으로 교체해야 한다.

㈜크레센트훅은 산업화 이후 변화 없이 이어져 온 ‘훅’을 발전시켜, 부품 하나 때문에 생산성 증대, 자동화를 이루지 못했던 기술적 병목을 해소했다. 밑실 용량을 최대한 극대화한 크레센트 훅을 통해 수율을 늘리고 자동화 시대를 열게 된 것이다. 기존 재봉틀과의 호환이 가능하고 산업용 재봉기에 쉽게 설치할 수 있는 만큼 크레센트 훅이 봉제산업의 새로운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크레센트 훅은 말 그대로 초승달 모양의 훅이다. 밑실을 동그랗게 말아 사용하던 원형의 틀을 벗어나 더 많은 밑실을 감아 공급할 수 있도록 초승달 모양을 택했다. 밑실 교체 횟수를 줄여 재봉틀의 일일 가동시간을 늘리고 제품의 불량률을 줄여준다. 특히 실이 자연스럽게 엮이도록 만든 기술을 적용, 봉제 과정에서 발생하는 주름 현상(Puckering)을 감소시킴으로써 품질 저하 문제를 개선해 준다.

㈜크레센트훅 측은 기업들이 크레센트 훅을 사용하면 기존 훅 사용 대비 약 18%의 생산성 향상을 이룰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울러 추가인력 투입 역시 약 6%의 감축을 기대하고 있다. 1%의 생산성으로 경쟁력이 결정되는 봉제산업의 구조상 크레센트 훅이 산업 전반에 미칠 영향력은 상당할 것이라는 기대다. 밑실 증가에 따라 봉제산업 완전자동화의 가능성이 열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크레센트훅은 혁신 제품 '크레센트 훅'을 개발해 시연하고, 파크랜드 인도네시아 공장의 생산 라인에 적용하기로 했다. [사진=㈜크레센트훅]

◇ 파크랜드 인도네시아 공장에 적용, 봉제산업의 메카 동남아 공략

“크레센트 훅 개발 이후 시연 및 조언을 얻고자 파크랜드를 찾아갔어요. 우여곡절 끝에 부회장님을 만날 수 있게 됐고, 아이템을 선보였더니 ‘어떻게 이런 걸 만들었지’ 하시며 도와주겠다 하셨죠. 우수성을 인정받은 셈이니 제품이 나오면 파크랜드에서 품질을 인정한다는 조건부 구매 계약서와 기술적 협업을 위한 MOU를 써달라 했죠. 곧 파크랜드 인도네시아 공장에 첫 납품을 할 예정입니다.”

1970년대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을 이끈 봉제산업은 우리나라 경제의 척추로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당시 나이키, 아디다스 등 대형 브랜드들이 국내에 들어와 제품을 생산, 활황을 이루었다. 이후 인건비 등의 이유로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동남아로 퍼지면서 동남아가 봉제산업의 메카로 자리 잡았다. ㈜크레센트훅은 봉제산업의 중심지인 동남아, 그중에서도 인도네시아를 첫 시장으로 설정했다.

파크랜드와의 유기적인 네트워크도 시장 선정에 한몫을 거들었다. 파크랜드의 경우 국내에는 양복을 중심으로 알려진 브랜드이지만, 아디다스 신발 등을 만드는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대부분의 매출이 나오고 있다. 단일 브랜드의 공장으로서는 가장 큰 규모이기도 하다. 파크랜드에서는 크레센트 훅의 혁신성을 인정, 인도네시아 공장 생산 라인에 빠르게 적용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다.

파크랜드 인도네시아 공장을 필두로 ㈜크레센트훅은 거대 봉제공장을 소유한 기업을 대상으로 제품 시연을 진행, 생산성 향상을 목표로 하는 마켓 리더 마케팅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단기적으로 파크랜드 인도네시아 공장에 크레센트 훅을 보급해 생산성을 높이고, 이를 토대로 글로벌 브랜드의 벤더로 등록해간다는 전략이다. 파크랜드와 꾸준히 교류하면서 크레센트 훅을 개선하고 있는 이유다.

인도네시아의 파크랜드 공장에서 아디다스 및 뉴발란스 신발을, 베트남의 태광실업 공장에서 나이키 신발을 제작하는 것처럼, 봉제공장은 글로벌 브랜드의 발주로 움직인다. 이에 글로벌 브랜드들을 대상으로 생산성 증대, 불량률 감소, 자동화 공정, 친환경성 등 크레센트 훅의 강점을 내세운다면, 브랜드 오너의 긍정적인 수요를 끌어내고 직접적으로 인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다.

150년 동안 변화 없이 정체되어 있던 봉제산업의 한계를 극복하고 봉제산업의 혁신으로 앞으로의 150년을 이끌어가겠다는 ㈜크레센트훅의 임직원들 [사진=㈜크레센트훅]

◇ 봉제산업의 스마트 팩토리 시대 여는 새로운 패러다임 제시

“크레센트 훅은 콜럼버스의 달걀과 같다고 봅니다. 발상의 전환으로 달걀을 깨서 세우기 시작한 것처럼, 업계의 기업들이 우리 제품을 보면 고정관념의 틀에서 벗어나게 될 거예요. 그런 제품이기 때문에 내회전 바느질 장치, 카트리지 제작방식 및 형상 등 다양한 부문의 특허등록에 신경을 쓰고 있어요. 크레센트 훅의 고유 기술을 보호하고 모방에 대한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서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크레센트훅은 특허에 신경을 썼다. 올해만 18개의 특허를 출원했고, 곧 6개 정도의 특허를 추가로 출원할 예정이다. 핵심 역량인 훅의 기술 및 디자인에 대한 특허등록이 완료되었고 기술, 디자인, 형상, 방법 등 다양한 특허등록으로 기술 확장의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선두 기업에 대응하기 위해 인도네시아, 베트남, 중국, 일본 등 해외 특허도 출원했다.

경쟁력 강화를 위해 ㈜크레센트훅은 제품의 품질 개선에도 힘을 싣고 있다. 경량화, 마찰감소 등의 효과를 배가시키기 위해 고속회전 테스트 및 내구성 테스트, 급제동 및 변속 테스트 등을 지속하고 있다. 밑실의 용량이 늘어나 전체적인 훅의 크기가 커져 내구성이 중요하기 때문. 크레센트 훅의 내구성을 높이고 호환성을 강화하면서, 안정적인 양산을 위한 경량화 작업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제품 개발 과정에서 ㈜크레센트훅은 호환성을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여기고, 산업용 재봉틀 시장의 56%를 차지하는 플랫배드(본봉)에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가장 범용성 있는 재봉틀과 호환성을 극대화해 쉽게 크레센트 훅을 사용하게끔 한 것. 이를 내세워 신규 재봉틀 시장의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크레센트 훅과 밑실 카트리지 병행 판매 전략으로 안정적인 성장을 유도할 계획이다.

㈜크레센트훅은 재봉기기의 심장이라 불리는 훅을 업그레이드해 150여 년 동안 변화가 없었던 봉제산업의 혁신에 도전한다. 크레센트 훅은 노동력의 절감, 봉제 품질 개선, 봉제 공정 완전 자동화 등을 앞당길 것으로 보인다. 단기적으로 봉제 공정의 생산성 혁신을 이루고, 장기적으로 봉제산업의 스마트 팩토리 시대를 여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크레센트훅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K글로벌타임스 황정일 기자] hji0324@uu-c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