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부 조수연 팀장 [사진=K글로벌타임스]
두부 조수연 팀장 [사진=K글로벌타임스]

[K글로벌타임스]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속담이 있다. 그만큼 아이의 성장에는 많은 이들의 관심과 노력, 마음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그중에서도 발달이 느린 아동은 두 배, 세 배 이상의 관심이 중요한데, 국내의 경우 아직 그 인프라가 부족한 실정이다. ㈜두부(대표이사 최예진)는 부모의 마음으로 아동의 발달 단계를 관찰 및 추적하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국내를 넘어 전 세계 아동에게 평등한 기회를 주고자 한다.

두부(DUBU)는 최근 ‘전 세계 더 많은 느린 아이들의 발달을 개선하는 일’이라는 비전을 선언하며 ‘대한민국 느린 발달 No.1’이라는 목표를 설정했다. 나아가 미국을 포함하여 글로벌하게 사랑받는 서비스를 위해 노력 중이다. 두부는 디지털 프로덕트를 통해서 장소와 비용의 한계를 극복하고 부족한 치료 시간을 채울 수 있도록 돕는다. 디지털과 결합한 치료센터 모델을 만들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형 치료 경험을 제공하는 두부의 조수연 팀장을 만났다.

 

Q1. ‘두부’라는 기업명이 독특합니다. 두부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주식회사 두부(DUBU Inc.)는 리브랜딩된 사명입니다. 2017년에 최예진 현 두부 대표를 포함한 세 분이 공동으로 ‘두브레인’이란 사명으로 시작했어요. 영유아 인지 발달 헬스케어가 주요 비즈니스인데요. 글로벌 진출과 포지셔닝 강화를 위해 사명을 변경할 필요성을 느껴 ‘두부(DUBU)’로 리브랜딩을 했습니다.

두부(DUBU)는 다양한 발달 속도로 자라는 아이들의 ‘두뇌를 부탁해’라는 초기 프로젝트의 앞 글자를 따온 것입니다. 또한 각자의 속도로 성장하는 아이들을 이해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겠다는 ‘Diverse Understanding for Better Universe’의 줄임말이기도 합니다.

저희는 ‘전 세계 더 많은 느린 아이들의 발달을 개선하는 일’을 비전으로 업무에 임합니다. 인지 발달은 초기 대응이 가장 중요합니다. 하지만 전 세계 모든 영유아에게 이런 교육의 기회가 평등하게 주어지지 않고 있죠. 이러한 상황에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간단하게 영유아 인지 발달을 단계별로 확인할 수 있는 두부의 솔루션이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Q2. 두부의 솔루션에 관한 자세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인도의 시골에 있든, 미국 대도시 뉴욕이든 저희는 전 세계 어디에 있는 아이도 이용할 수 있는 인지 발달 솔루션을 개발해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영유아기는 경험에 따라 두뇌가 빠르게 변화하는 시기입니다. 특히 생후 첫 2년 동안 아이의 뇌는 급격하게 발달하며 만 3세 때 신경 발달이 최고조에 이릅니다. 이러한 이유로 발달 전문가들은 만 3세를 골든타임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골든타임을 사수해 조기 진단 및 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만일 자폐 등 인지 발달에 지연 문제가 생기면 주 40시간의 치료를 권고받게 됩니다. 하지만 시간당 치료비가 평균 10만 원 선이다 보니 일반 가정에서 부담감을 가질 수밖에 없죠. 외벌이 가정의 경우 치료비 부담이 상당하며 이외의 다양한 현실적인 문제로 결국 골든타임을 놓치게 됩니다.

그래서 두부는 느린 발달 아이를 키우는 가정이 겪는 근본적인 문제를 이해하고 그들이 쉽게 접근하고 이용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하고자 했습니다. ‘경제적 상황이 여의치 않아도 치료받는 방법은 없을까?’ 하는 고민에서 비롯된 첫 번째 서비스가 영유아기 인지 발달 훈련을 돕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두부팡’입니다.

발달 지연 및 장애 치료는 병원 방문까지 문턱이 높습니다. 심리적인 허들은 물론이거니와 대학병원의 경우 예약 진료 스케줄이 가득 차 있어 최소 반년을 기다려야 하기도 하고요. 하지만 앱은 언제 어디서든 다운로드 즉시 실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와 동시에 두부팡은 두뇌 성장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고 영유아의 두뇌 발달과 인지 훈련을 효과적으로 도와줍니다.

두 번째는 여러 연구를 통해 입증된 ‘양육자가 변해야 아이가 변한다’라는 연구 결과를 토대로 개발한 서비스 ‘두부홈즈’입니다. 아이를 가장 잘 아는 양육자가 직접 아이를 중재할 수 있다면 효과적으로 주 40시간의 권고 치료 시간을 양질의 시간으로 채울 수 있습니다.

두부홈즈는 이를 위해 전문 치료사가 양육자를 1대 1로 온라인 코칭하는 프로그램입니다. 가정 중심의 중재 프로그램이죠. 또한 양육자의 마음이 건강해야 아이를 돌볼 여력이 생기는데, 두부홈즈에 참여하시는 양육자분들은 양육 효능감도 높아졌다며 만족해하십니다.

이외에도 발달 지연 아동의 인지 기능을 향상하기 위한 D-kit/EF가 있는데요. 인지 치료 소프트웨어로, 2022년 12월에 한국 식약처 혁신 의료기기 제26호로 지정받았습니다.

두부팡 [사진=두부 홈페이지]
두부팡 [사진=두부 홈페이지]

Q3. 두부팡은 게임과도 비슷한 것 같은데, 어떤 식으로 영유아의 인지 발달에 도움을 주나요?

2~6세 아동용 인지 발달 트레이닝 모바일 앱인 두부팡은 놀이처럼 만들어져 있어 아이가 쉽게 흥미를 갖고 지속적인 사용이 가능합니다. 겉으로 보았을 때는 같은 모양을 맞추는 간단한 게임으로 보이지만, 아이가 사용할 때 모든 데이터를 알고리즘으로 분석합니다. 이 부분은 두부가 특허를 받은 부분이기도 하고요. 현재 아이의 인지 발달 상태를 분석하여 개별 인지 수준에 맞는 문제가 맞춤형으로 자동화되어 나오고, 커리큘럼 역시 변경됩니다.

특히 느린 발달 아동은 게임에 지속적인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시간 배분을 잘해줘야 하거든요. 그 역시 굉장히 잘 구현했죠. 해당 애플리케이션은 응용 행동 분석 전문가의 주요 치료 노하우를 디지털 기술로 구현해 앱 안으로 옮긴 서비스이기 때문에 아주 섬세합니다. 아이의 인지 능력에 따라 맞춤형 커리큘럼을 제공하는 방식이라 전담 치료사가 1대 1로 보조하는 것과 유사한 효과를 줄 수 있습니다.

 

Q4. 전문 치료사들의 노하우를 애플리케이션에 녹여내는 데 어려움은 없었을까요? 연구개발에도 상당한 노력이 필요했을 것 같습니다.

연구개발에 투자를 정말 많이 했습니다. 임상시험도 수도 없이 진행했고, 특허를 내기도 했죠. 속도가 중요한 일반적인 스타트업의 시선에서 임상을 많이 하는 것으로 보는 분들도 있었어요. 하지만 저희는 증거 기반으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야 정말로 아이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연구개발을 허투루 할 수 없었어요. 그래서 시장성을 검증했다고 판단한 후 아예 연구개발에 매진했을 정도로 이 분야의 연구개발 부분에서는 대한민국 최고라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현재 B2C로 애플리케이션 누적 다운로드 80만 회를 달성했고, 애플리케이션 재사용률(retention) 역시 90%가 넘습니다. 후자는 특히 중요한 수치인데요, 임상을 마친 후에도 아이들이 애플리케이션을 자기 의지로 다시 실행하는 사례가 많지는 않아요. 그런데 저희는 10명 중 9명 이상이 다시 실행하고 있다는 긍정적 결과를 얻었죠. 그래서 느린 발달 아동에게 더 정교한 맞춤형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자고 직원들이 뜻을 모아서 연구개발에 집중했습니다.

 

Q5. 유·아동을 대상으로 하지만 그중에서도 발달 지연 아동이라는 타깃이 정해져 있는 시장이라는 점이 특징입니다. 이에 대해 불안한 점은 없으신가요?

전 세계 약 6분의 1 정도가 느린 발달 아동입니다. 전 세계 단위로 한다면 6분의 1은 결코 작은 시장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인지 치료, 즉 치매 쪽으로 시장이 많이 쏠려 있다 보니 영유아 느린 발달 시장은 그에 비하면 이제 시작하는 단계입니다. 두부는 이 느린 발달 아동을 위한 국내외 시장의 90%를 점유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Q6. 두부의 강점으로 무엇을 꼽고 싶으신가요?

저희가 두부팡 출시 이후 40번은 넘게 애플리케이션을 업데이트했습니다. 정말 수시로 업데이트하는데요, 그만큼 회사가 전폭적으로 애플리케이션을 케어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첫 번째 앱이었던 두브레인에 만족하지 않고 이후에도 양육자, 치료사, 특수학교 교사, 의사 등 사용자 및 전문가의 피드백을 꾸준히 모으고 반영하여 새로운 인지 훈련 애플리케이션인 두부팡을 작년에 새로 출시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저희가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많은 분들이 알아주시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인재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두부만의 강점인데요, 마이크로소프트 본사에서 전 세계 딱 한 명에게만 주는 직원상이 있는데, 그 상을 받으신 개발자분이 두부에서 역량을 펼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나 카카오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이끌어 오신 리더, 하버드 및 존스 홉킨스 출신의 연구자 등 훌륭한 멤버들이 두부와 함께하고 있습니다.

두부팡 [사진=두부 홈페이지]
두부팡 [사진=두부 홈페이지]

Q7. 현재는 B2C 시장을 위주로 하고 있지만, 향후 B2G 시장에서도 굉장히 매력적으로 다가올 비즈니스 아이템인 듯합니다.

B2C는 꾸준히 매출이 있는 편이고, B2G의 경우 코로나 시기에 전국의 특수학교에 보급해달라는 요청이 왔습니다. 그때 B2G에도 수요가 있겠다고 확신했고요. 감사하게도 다양한 지원 사업에 선정되어 국내 교육기관뿐만 아니라 인도, 캄보디아에도 취약계층 아동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보급하기도 했습니다.

발달 지연 아동에 관한 관심이 점점 더 높아지면서 관련 정책도 나오는 추세입니다. 이러한 추세에 발맞춰 부모들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이 더욱 효과적인 방법으로 제공하고 조기 치료 및 예방 가능성을 극대화하는 방법을 관련기관 및 커뮤니티와 함께 적극적으로 모색해 나가려고 합니다.

 

Q8.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사명을 바꾸셨다고 하셨습니다. 해외 진출에 대한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의료기기는 FDA 승인을 준비 중입니다. 이와 더불어 안정성 및 유효성, 신뢰성은 확보할 수 있으니 의료기기 FDA 승인을 위해 전력을 다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특히 UCSF 대학과 함께 임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순조롭게 진행해 미국 시장으로 본격 진출하는 발판을 마련하려고 합니다. 현재도 미국의 한 특수학교와 두부팡, 두부홈즈 보급을 논의하고 있기도 합니다.

 

Q9. 인도, 캄보디아 등에도 두부의 솔루션을 보급하셨습니다. 에피소드가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캄보디아의 크메르루주라는 무장 군사 조직이 있는데, 전 국민의 4분의 1을 학살한 적이 있어요. 그로 인해 국가 인프라가 많이 망가졌죠. 특수학교는 캄보디아 전국에 딱 한 군데밖에 없을 정도입니다. 그 학교와 저희가 파트너십을 맺어서 교과 시간 내 저희 앱을 이용할 수 있도록 도와드렸는데요, 처음에는 착석도 제대로 못 하고 선생님과 눈도 마주치지 못하던 학생이 저희 프로그램을 1년 정도 사용한 뒤 착석은 물론 눈맞춤도 잘하게 되면서 굉장히 보람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인도에 저희 솔루션을 보급하고 나서 예상하지 못했던 긍정적인 임팩트들이 나와서 보람을 느꼈었습니다. 인도에서 참여한 8개 학교의 평균 등교율이 70%였는데, 저희 앱이 놀이처럼 공부하면서 인지 발달에 도움이 되니까 아이들이 저희 앱을 플레이하고 싶어서 학교에 너무 잘 나오다 보니 등교율이 100%에 달하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대부분 초등학교 때 취약계층 아동들은 생계 전선으로 내몰리는데 자녀가 10개월간 저희 앱을 사용하고 인지 발달이 어떻게 좋아졌는지를 인지 발달 보고서를 통해 두 눈으로 확인하니까 자녀의 잠재력을 알게 되신 부모님들이 생긴 겁니다. 그래서 “내가 우리 아이의 잠재력을 잘 몰랐는데 인지 발달 보고서를 확인하고 앞으로도 교육을 계속 지원하겠다고 마음먹었다”라고 하신 아버님이 무척 기억에 남습니다.

 

Q10. 두부의 기업문화는 어떤 편인가요?

임직원의 편의를 도모해 주는 기업문화가 자리 잡혀 있습니다. 저는 우연찮은 기회로 두부와 연이 닿았어요. 입사하고 보니 많은 직원들이 유연 근무를 하는 거예요. 유연 근무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회사가 적지 않지만, 이를 사용할 때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문화가 있는 기업도 있잖아요? 하지만 저희는 정말 눈치가 하나도 보이지 않습니다. 기혼, 미혼 가리지 않고 재택근무 및 유연 근무를 자유롭게 하니까 저 역시도 아이를 키우면서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습니다. 굉장히 감사한 일이죠.

두부홈즈 [사진=두부 홈페이지]
두부홈즈 [사진=두부 홈페이지]

Q11. NIPA 지원 사업을 진행하시면서 좋았던 부분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인도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할 때, 담당자가 저였습니다. 그 당시 현지 파트너십을 찾기가 너무 힘든 거예요. 콜드 메일은 한계가 있고 아무리 많은 사람을 만나도 넘을 수 없는 벽이 있더군요. 그때 NIPA의 인도 사무소 도움으로 파트너십을 맺을 수 있었습니다. 심지어 연구 협력까지 가능했죠. 인도 사무소의 공유 오피스에도 선정되면서 정말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 써서 케어해 주신 점이 특히 감사했어요.

또한 비대면 상담 서비스가 있는데요, 그 제도를 처음 안내받았을 때는 사실 바빠서 크게 신경 쓸 여력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담당자께서 필요하실 때 꼭 이용해달라는 안내를 꾸준히 해주신 덕에 마침 적절한 순간에 비대면 상담 서비스를 받을 수 있었어요. 어떤 분야를 원하는지 니즈 파악은 물론이거니와 정보 탐색에 리스트 정리까지 해주셔서 멘토링 서비스를 받지 않았다면 어쩔 뻔했나 싶었습니다.

 

Q12. 향후 계획에 대해서 말씀 부탁드립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느린 발달 아이들은 주 20~40시간 치료 시간을 채워야 하지만 비용 이슈가 있죠. 또 물리적 한계가 있어요. 대부분의 병원이나 센터가 수도권에 몰려 있기 때문인데요, 저희는 이러한 국내의 한계를 극복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자체 및 공공기관과의 협력이 무척 중요하죠. 담당 기관과 협력 관계를 잘 다져서 저희의 솔루션이 정말 필요한 아동을 도와주고 하는 게 두부의 크나큰 포부입니다.

해외의 경우, 미국 시장에 잘 진출해서 좋은 사례를 만들고 싶어요. 그러면 다른 국가로의 진출도 용이할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인데요, 미국부터 진출하고 하는 이유는 뉴욕 등 대도시가 스마트시티 인프라가 굉장히 잘 구축되어 있어서 디지털 헬스케어인 두부의 솔루션이 빠르게 스며들기 좋기 때문입니다. 1년 안에 ‘대한민국 느린 발달 No.1’ 목표를 시작으로 3년 후 ‘미국을 시작으로 글로벌하게 사랑받는 서비스’가 되기 위해 총력을 다할 예정입니다.

[K글로벌타임스 황정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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