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R 시대. [사진=픽사베이]
XR 시대. [사진=픽사베이]

[K글로벌타임스] ㈜데브즈유나이티드게임즈(대표 최민경)는 VR·AR 기술을 활용하여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콘텐츠를 제작하는 XR 콘텐츠 스튜디오 기업이다. 주요 타이틀인 ‘Real VR Fishing’은 세계적인 VR 플레이어들로부터 사랑받고 있으며, 사회적 공간에서 즐길 수 있는 낚시 게임을 제공한다.

이 회사는 고객에게 공감을 주는 XR 콘텐츠를 제공하며 글로벌 No.1 XR 콘텐츠 제공자로 나아가고 있다. 팀워크, 창의성, 데이터 중심 접근법을 중시하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최민경 대표로부터 XR 시장의 현재와 미래를 들어보았다.

 

XR 시장의 현재 그리고 미래

2013년 유니티에 재직할 무렵, 오큘러스(Oculus)의 첫 개발자 키트인 DK1의 데모용 콘텐츠 ‘투스카니’를 보고 대다수의 가상현실(VR) 최초 사용자들이 겪는 멀미감과 동시에 기대감을 느끼게 되었다.

이제까지의 미디어와 콘텐츠들은 유저(플레이어)와 콘텐츠를 평면화면(모니터 혹은 모바일화면)을 키보드, 마우스, 조이스틱 또는 터치로 서로를 이어주었다면, VR은 유저를 그 공간에 데려다 놓으며 콘텐츠와 직접 상호작용하는 경험을 보여주었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조악한 경험이었지만 그 공간에 내가 있다는 감각을 잊을 수가 없었다.

40년 가까이 살면서 그런 경험을 전달하는 매체는 본 적이 없었고, 그 경험이 너무나 강렬하여 Oculus Facebook(현 Meta)에 2014년 참여한 뒤 지금까지 11년이라는 시간을 확장현실(XR) 산업만을 바라보고 달려가고 있다.

애플(Apple)의 비전프로(VisionPro)가 올해 초 발매되고 난 뒤에, 국내에서도 잠깐 XR 시장에 다시 관심이 부는 듯하다가, 판매량이나 이런저런 이유로 아직은 또 XR 시장이 오려면 멀었다라는 기사들을 보면서 상당히 마음이 착잡해졌다.

놀랍게도 VR이라고 하면 ‘아직도’ 국내에서는 오타쿠들이나 즐기는 기기로 치부하는 것을 보고 상당한 충격을 받았고, 다가오는 XR 시대의 변화를 읽지 못하고 새로운 생태계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역할들을 미리 포기하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하는 바람으로 이 글을 쓰게 되었다.

메타(Meta)가 있었기 때문에 현재 VR 시장이 시작되었다고 보아도 사실상 무방할 것이다. 필자가 2014년 Oculus에 입사 후 처음 진행한 All Hands Meeting에서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 대표가 공유한 10년의 로드맵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VR과 증강현실(AR) 기술은 결국 합쳐질 것이고, 그 모든 기능을 품은 안경 형태의 기기가 보급됨으로써, 인간의 삶을 지배해 온 모바일 시대의 막이 내리고 새로운 시대가 시작될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물론 10년이 지난 지금 아직 그때 말한 안경 형태의 디바이스가 나오지는 못했지만 Meta, Apple 그리고 구글(Google)이 바라보는 최종 형태의 XR 기기는 안경 형태의 기기일 것임은 그들의 행보를 보면 쉽게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하지만, 혹자는 과연 안경 형태의 폼팩터가 나옴으로써 도대체 왜 인간의 삶이 바뀔 것이라고 주장하는가라는 의문이 들 거라 생각한다. 사실 현 세대의 기기들을 본다면 그러한 주장을 믿기는 더욱 힘들 수 있다.

저 거대하고 불편하게 생긴 것을 착용하고 장시간 무엇인가를 한다는 게 상상하기 힘든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기기의 외관만이 아닌 실제 착용을 하고 현재 나온 콘텐츠들을 경험해 본다면, 장담하건대 생각이 많이 바뀌리라 믿는다.

우리 회사는 2019년 국내 최초로 메타 퀘스트 플랫폼에 입점하여 현재까지 서비스를 이어가고 있는, 리얼 VR 피싱이라는 게임이 있다. 이 게임을 서비스하면서 왜 XR이라는 기술이, 그리고 기기가 인간의 삶을 바꿀 것인가라는 믿음이 더 확실해졌는지 이야기한다면 이해가 쉬울 것이라 생각하고 그 경험들을 공유하고자 한다.

 

데브즈유나이티드게임즈의 특징

㈜데브즈유나이티드게임즈의 리얼 VR 피싱 게임. [사진=㈜데브즈유나이티드게임즈]
㈜데브즈유나이티드게임즈의 리얼 VR 피싱 게임. [사진=㈜데브즈유나이티드게임즈]

생소한 기기를 55세가 넘는 분들이 적극적으로 사용한다는 사실에 놀랄 거라 생각한다. 하루 평균 플레이 시간은 60분에 육박하고, 길게는 16시간 넘게 플레이하는 유저들도 있다. 도대체, 우리의 게임이 무슨 특별한 경험을 선사했기 때문에 유저들이 이렇게 열광하는지 궁금했고, 이에 자사는 2023년, 메타에서 UX 리서치를 담당하신 송라영 박사님과 UX 리서치를 진행하였다.

공통적으로 들었던 답변은 XR이 주는 현장감, 사실감, 해방감 그리고 그 공간에서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이 즐겁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현재의 모든 IT 기기들은 평면화면을 통해서 인간과 인간을 연결해주고 있다. 하지만 XR에서는 더 이상 면이 아닌 공간에서 인간들 간의 연결이 일어나고 있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인간의 커뮤니케이션은 인류가 현재까지 살아오면서 지속하고 있는 가장 자연스러운 형태인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단계로 넘어갈 것이라 보고 있다. 이를 설명해 줄 가장 좋은 예로, 현재 메타 퀘스트 스토어에서 약 3년 만에, 사실 거의 1년 반만에 1,400억 원을 벌어들인 고릴라 태그라는 게임이 있다.

고릴라 태그는 론 에코(Lone Echo)를 개발하던 개발자가 나와서 혼자 그 게임에 사용하던 물리엔진을 활용해서 만든 술래잡기 게임이다. 그래픽은 1990년대 3D게임을 떠올리게 하고, 게임 플레이는 넓은 가상 공간을 원숭이들이 뛰어다니면서 술래잡기를 하는 것이 전부다.

허나, 현재 이 게임은 MAU 300만, DAU 100만, 그리고 하루 평균 플레이 시간 60분을 기록하고 있다. 이들의 성공이 무료 게임이라서, 유저들이 접근하기 쉬워서라는 피상적인 이유 말고 뭔가 더 근본적인 이유가 있을까 궁금해서 몇 번 플레이를 해보았다.

놀랍게도 이 게임을 플레이하는 유저들의 대다수가 10대이고, 이제는 술래잡기보다는 소셜 라운지의 형태로 활용하는 것을 보았다. 마치, 로블록스에서 10대들이 모여서 이야기하다가 다른 게임을 하러 가는 것처럼, 고릴라 태그가 제공하는 ‘공간’에서 만나서 우리 회사의 리얼 VR 피싱 등 다른 게임들을 하러 가는 10대 유저들을 많이 목격할 수 있었다.

마치 우리가 카카오톡을 하듯이 그 공간에서 이야기를 하고 웃고 떠들며 즐기고 헤어졌다. 어떻게 보면 형편없는 아바타이지만, 나만의 개성을 담고 서로 눈을 마주보면서 대화하는 경험, 기존의 어떠한 텍스트 베이스의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에서 줄 수 없는 ‘공간’ 중심의 커뮤니케이션 경험을 선사했기 때문에 10대들이 계속 모이고 있다고 생각한다.

IBM이 PC를 만들면서 가상의 면이라는 개념을 창조하였고, Apple의 iPhone이 면의 이동을 이끌어내면서 인간의 삶이 모바일 중심으로 극적으로 재편되는 것들을 우리는 목도했다. 다음 세대는 XR 기술 + 디바이스를 통해 면에서 공간으로 인간의 경험들이 재구성될 것을 Meta가 가장 먼저 예측하였고, Apple, Google이 따라서 시장으로 발 빠르게 진입하고 있다.

지금 글을 쓰는 오전에 삼성이 언팩 행사에서 Google, Qualcomm과 공동으로 만들고 있는 XR device가 올해 내로 발매될 것으로 공식 발표하였다. 필자는 내년이 XR 시장이 그 오랜 환멸의 골짜기(Troughof Disillusionment)를 지나 계몽 단계(Slope of Enlightenment)로 나아가는 시작의 해가 되리라 보고 있다. 진정한 XR 삼국지, XR Platform Wars의 시작이 되리라 본다.

 

Meta와 Apple의 XR 시장 진입 목표의 차이점

게임 소개 영상 캡쳐. [사진=㈜데브즈유나이티드게임즈]
게임 소개 영상 캡쳐. [사진=㈜데브즈유나이티드게임즈]

우선, 시작하기 전에 Meta와 Apple이 XR 시장을 바라보고 진입한 근본적인 차이점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Meta는 VR이라는 개념위에 혼합현실(MR)을 얹어, 시작은 Gaming console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점차 공간에서의 컴퓨팅 및 일상생활에서의 용도를 더 늘리려고 하고 있다.

반면에, Apple은 ‘Spatial Computing’이라고 XR 시장을 재정의하면서, MR 기술을 중심에 두고 VR을 추가하여 일상적인 앱들이나 업무가 가능한 ‘iPad, Macbook’의 대체제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누가 맞느냐보다는, 결국에는 양사 혹은 삼사가 상호보완적인 작용을 하며 XR에 가장 맞는 형태의 활용방식, UI/UX와 기기가 나오지 않을까라고 보고 있다. Apple, Meta, Google은 이미 Mobile을 대체할 기기로서의 가능성마저도 실험하고 있다.

Apple, Google은 현재 Mobile에서 이룬 강력한 생태계의 정복자로서의 지위를 굳히기 위한 시도를 할 것이며, Meta는 이전 Mobile 시대의 플랫폼 홀더들에게 겪었던 설움을 올해 초 Horizon OS라는 신규 운영체제를 선보이며 되갚아주려고 하고 있다.

마치 Google이 Android OS로 적어도 숫자로는 Apple을 압도한 것처럼, Open OS 전략을 취하여 현재 90% 가까운 Marketshare를 최대한 지키며 XR 시대의 새로운 강자로 도약하기를 시도하고 있다고 본다.

 

XR 생태계의 성장을 위하여

게임 스크린샷. [사진=㈜데브즈유나이티드게임즈]
게임 스크린샷. [사진=㈜데브즈유나이티드게임즈]

그렇다면, 앞으로 다가올 XR 생태계가 모바일을 대체할 시장으로 성장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들은 무엇일까 정리해 본다.

(1) Killer App

생태계의 성장은 기기가 아닌 콘텐츠가 견인한다. Mobile 시대의 성장을 지켜본 세대라면 아마도 공감할 것이라 믿는다. 게임이나, 미디어 콘텐츠만이 아닌 일상생활을 바꿀만한 혁신적인 커뮤니케이션 앱이 등장해야지 진정한 XR 생태계가 시작하리라 본다. 그렇다면, XR 시대를 바꿀 커뮤니케이션 면에서 공간으로 커뮤니케이션이 이동할 것이기에 이를 가장 쾌적하고 쉽게 쓸 수 있는 공간으로 구현한 앱이 될 것이라 예측한다.

게임에 가까운 형태를 가지던, 카카오와 유사한 형태를 가지던, 중요한 것은 단순히 커뮤니케이션의 용이함만을 뛰어넘은 무엇인가 다른 가치를 제공할 때 일어나지 않을까 한다. 아직 답은 모르겠다. 아마도 많은 업체들이 이러한 답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노력하지 않을까 한다.

(2) XR Platform의 표준화(개발환경, UI/UX 등)

Apple의 Vision OS, Meta의 Horizon OS, Google의 Android XR OS(가칭) 등 모두 다른 OS를 기반으로 움직이게 된다면, Mobile 시대의 초반처럼 파편화되면서 개발사들에겐 지옥의 시기로 다가올 것이라 본다. 각 플랫폼마다 다른 요구사항, SDK 등등 이러한 것들을 모두 맞추려면 사실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시간에 집중하기보다는 그저 각 플랫폼사들의 요구사항을 맞추기에도 급급한 상황이 벌어지지 않을까 한다.

아직 구체적인 상황은 모르겠지만, 적어도 Meta와 Google은 Open XR의 표준을 따를 걸로 예상되는 바, 아마도 플랫폼간의 호환이 쉬울 거로 보인다. 반면 Apple은 일단 자신만의 OS나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이를 따르지 않으면 개발이 힘든 구조로 출시하였지만, 대신 시장이 아니 고객이 어떤 피드백을 앱이란 무엇일까?

앞에서도 설명했다시피, 주느냐에 따라 개발이 편한 형태로 플랫폼의 구조나 형태를 개선하지 않을까 예상한다. 이미 Mobile 시대 초기의 상황을 겪어봤기 때문에 아마도 호환성에 힘을 쓰지 않을까 하면서도, 본인들의 Market Share 수성을 위해 고립된 플랫폼으로 만들어 시장의 성장을 오히려 더디게 만들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되는 것이 사실이다.

(3) 착용이 편한, 더 저렴한, 고성능의 기기

XR 기기가 더 많은 대중들의 선택을 받으려면, 무엇보다 착용성의 개선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저렴한 가격이나, 더 높은 성능도 중요하겠지만, 사실 많은 사람들은 얼굴에 거대하고 무거운 무엇인가를 착용하는 것을 상당히 꺼려 한다.

그렇기에 무게와 부피를 줄여 착용감의 개선을 이루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한다. 물론, Killer App의 등장으로 인해 기기를 써야만 되는 이유가 만들어져 어느 정도 도입의 가속화가 이루어질 수 있겠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고 본다.

XR 시장이 필자의 예상대로 흘러갈지 아닐지 사실 장담하기는 힘들다. 다만, 하나만은 확실하다. XR 시대는 이미 시작되었고, 서서히 그 생태계의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 이 흐름을 읽고 미리 준비할지, 아니면 시장이 개화되었을 때야 비로소 참여할지는 각자의 선택에 달려있다고 본다.

[K글로벌타임스 황정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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