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연 메가존클라우드 베트남 이사 / VSV Capital 벤처 파트너
김도연 메가존클라우드 베트남 이사 / VSV Capital 벤처 파트너

[K글로벌타임스] 전통적으로 베트남의 기업, 공공기관, 학교 등에 사용되는 소프트웨어는 해외 제품으로 사무용 소프트웨어인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데이터 및 데이터베이스 관리를 위한 오라클, 전사적 회계인 SAP, 클라우드(Amazon, Google, Microsoft) 등이 시장을 주도했습니다. 

하지만 베트남의 GDP, 물가 수준을 감안할 때 이런 외산형 소프트웨어는 일부 대기업, 외국계 기업 위주로 사용되고 일부 기업과 기관에서는 소프트웨어 불법 복제, 크랙 버전(해적판)을 사용하는 경우가 여전히 많습니다. 

베트남 정부는 2019년부터 시작한 디지털 전환과 4차 산업혁명 촉진을 위해 ‘Make-in-Vietnam’이라는 구호하에 2030년까지 10만 개의 IT 기업을 만들고 IT가 전체 GDP의 30% 기여할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소프트웨어는 IT의 가장 근간이 되는 핵심 산업으로 베트남은 우선 국내에서의 경쟁력을 쌓고 해외로 서서히 진출한다는 전략을 가지고 있습니다. 

베트남 정부가 해외 대형 소프트웨어 기업에 대항해 자국의 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는 경쟁 우위는 베트남 내에 빠르고 안정적인 네트워크망(자국의 브로드밴드 인터넷, 5G, 데이터센터 등)과 베트남 기업과 국민이 구매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가격에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2022년 기준 베트남 10대 Software &amp; SI 기업. [사진=Vietnam Report]<br>
2022년 기준 베트남 10대 Software & SI 기업. [사진=Vietnam Report]

전 세계적으로 소프트웨어 분야는 클라우드와 SaaS(Software-as-Service)라는 시장으로 점차적으로 확대되어 가고 있습니다. 

이는 기존 일시불 구매형에서 월별 구독형으로 언제든지 위약금 없이 사용하고 해지할 수 있는 모델로, 베트남 소프트웨어 기업에는 초기 개발 투자의 비용과 시간을 줄이고, 사용자, 기업에는 금액적 부담감을 줄이는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과거의 소프트웨어가 자사 제품 독립적이고 락인(Lock-in, 다른 소프트웨어로 전환이 쉽지 않음)되는 단점이 있었으나 SaaS의 경우 개방형, 공유형으로 다른 플랫폼과 상호 연동 및 데이터의 교환, 분석이 가능한 장점이 있습니다. 

베트남의 SaaS 제품은 베트남의 여러 분야의 스타트업을 통해 급속도로 증가했습니다. 기업의 전사 업무를 관리하는 회계, 영업, 인사, 회계, 매출 관리 등의 백오피스 시장은 작은 스타트업에서 시작해 베트남 시장에 빠르게 유입됐으며 해외로부터 투자를 받으면서 베트남 기업의 해외 진출까지 계기를 만들고 있습니다. 

베트남 정부는 국산 SaaS 솔루션을 통해 국내의 소프트웨어 산업의 정착, 소프트웨어의 국산화와 해외 진출을 발판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베트남 SaaS 시장을 주도하는 백오피스 제품

백오피스(Back Office) SaaS 제품은 기업 관리를 위한 재무, 회계, 인사, 세일즈, 매출 관리 솔루션으로 기업 내 업무 프로세스를 기반으로 한 부서 간 협업, 고객의 인터페이스, 세일즈, CRM, 데이터의 축척과 관리, AI를 통한 자동화를 구현할 수 있습니다. 
베트남 소프트웨어에서 기업의 전산관리를 위한 대표적인 SaaS 백오피스는 전통적인 베트남 소프트웨어 기업 MISA와 신생 스타트업 Base.vn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베트남의 재무, 회계 관리 전통 소프트웨어 기업 MISA

1994년에 설립된 Misa는 베트남에서 가장 유명한 e-invoicing, CRM, ERP, SaaS, Cloud 기업입니다. MISA는 1995년에 설립 당시 베트남에서 최초의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당시 제공했던 관공서, 기업용 패키지는 현재 SaaS 방식으로 클라우드 형태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토종 ERP인 더존과 비슷한 회사며 이 회사는 25년간 베트남에서 상당한 고객수로 베트남의 공기업, 기업의 솔루션을 거의 독점하고 있습니다. 중소기업을 위한 e-invoice software 외에 기업용 CRM, 회계 관리, 세일즈 관리 등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웹 방식 혹은 SaaS 형태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MISA의 주요 솔루션. [사진=MISA]<br>
MISA의 주요 솔루션. [사진=MISA]

MISA는 약 30개의 기업, 정부기관, 개인별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경쟁사로는 VNPT, Viettel Enterprise 등이 있으나, 시장점유율은 MISA가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또한, MISA는 MISA CUKCUK이라는 프랜차이즈 관리 SaaS 솔루션도 런칭했습니다.

이는 클라우드 기반의 CRM 솔루션으로 real-time reports, take mobile ordering, payment, manage kitchen processing, inventory, purchasing 등의 기능을 제공합니다.

MISA CUKCUK 플랫폼. [사진=MISA CUKCUK]<br>
MISA CUKCUK 플랫폼. [사진=MISA CUKCUK]

MISA 그룹은 스타트업이기보다는 베트남의 중대형 IT 기업이며 투자에 관해 질문하시는 분들이 많으신데, 미국 TA Associate라는 Private Equity로부터 2019년 9월 9일을 마지막 펀딩 라운드로 받고 현재는 후속 투자에 대해 크게 관심이 없는 편입니다. 개인적으로 MISA 그룹 전체가 가족 회사인 점과 지속적인 매출과 이익으로 현금을 많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업 IT 거버넌스 플랫폼을 이끄는 스타트업 Base.vn 

2016년 스타트업으로 시작된 Base.vn은 기업의 채용, 급여 및 팀 협업 관리 및 운영을 간소화하는 플랫폼을 만들면서 서서히 SaaS 기업으로 변모하기 시작하여 베트남 약 5천 개의 기업에게 기업 관리 거버넌스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Base.vn의 SaaS 솔루션. [사진=cafef.nv]<br>
Base.vn의 SaaS 솔루션. [사진=cafef.nv]

Base.vn의 솔루션은 생산성, 투명한 프로세스, HR 인적 자원의 관리를 모토로 하나의 SaaS 플랫폼에서 재무, 회계, HR, 고객, 세일즈 관리를 가능하게 합니다.
 

Base.vn의 주요 사업 영역. [사진=base.vn]<br>
Base.vn의 주요 사업 영역. [사진=base.vn]

Base.vn은 베트남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인 VSV(Vietnam Silicon Valley) Capital에서 인큐베이션으로 시작헤 베트남 최대 IT기업인 FPT Software에 인수됐습니다.

이는 FPT 기업이 상대적으로 약한 기업 관리 B2B 솔루션을 강화하고 FPT의 디지털 혁신 컨설팅을 담당하는 자회사 FPT Digital과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Base.vn이 초기에 스타트업으로 확보한 5000개의 중소기업에서 FPT의 인수로 인해 베트남 전체 80만 개의 중소기업을 타깃으로 기업용 거버넌스를 확대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Base.vn은 베트남 자전거 소매 체인인 Vong Xanh뿐만 아니라 VIB(Vietnam International Bank), VinCommerce, Pizza Hut, Decathlon, Divine Corp, WeatherPlus, Couple TX, A Dong Group, Twitter Beans Coffee(미국 Twitter사와 무관), Huy Thanh Jewelry 등 다양한 베트남 기업, 해외 기업에게 기업 관리 솔루션을 공급했습니다.  

 

마치며

과거 베트남과 동남아시아 국가에서는 글로벌 소프트웨어와 클라우드 회사가 대다수의 고객층으로 보유했으며 높은 라이선스 비용 때문에 불법 소프트웨어 사용률도 높은 편이었습니다. 

하지만 베트남 국내 기업, 스타트업에 의해 개발된 자국의 SaaS 서비스를 통해 일부 해외 소프트웨어를 국산 소프트웨어 대처하며 베트남 내 소프트웨어 산업의 어느 정도 보호할 수는 있었습니다. 

하지만 베트남에서 개발된 SaaS형 소프트웨어는 해외 고객과의 호환성과 유연성이 떨어져 아직까지 다양한 고객의 니즈를 수용하지 못한다는 혹평을 여전히 받고 있습니다.

또한 베트남 국내만 볼 때 SaaS 시장의 파이가 아직 크지 않아 향후 매출과 점유율, 투자 유치를 위해서는 주변 해외 시장 확장을 고려해야 합니다. 

이에 베트남 SaaS 제공사는 베트남 정부가 추진하는 디지털 전환 정책과 자국의 스타트업 지원, 소프트웨어의 에코시스템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소프트웨어 산업을 내수뿐만 아니라 해외 진출을 모색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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