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증·세금계산서 등 페이퍼리스 실현 및 편의성 증진
발주, 배차, 정산 등 물류 과정 전 단계 간소화에 성공
서비스 론칭 1년만 화주 200개, 기사 2만명 돌파 ‘호응’
화주 “오더부터 화물이동경로 모두 한눈에 볼 수 있어”
차주 “원하는 화물 콜 받고, 그때그때 편하게 정산받아”

김자영 곳간로지스 대표 [사진=황정일 기자]
김자영 곳간로지스 대표 [사진=황정일 기자]

[K글로벌타임스] 생성형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디지털 전환(DX) 등 우리는 이미 디지털 시대를 살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변화의 물결을 피해 가는 산업군이 남아 있다. 대표적인 분야가 B2B 화물 물류 산업이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되고 무선 인터넷이 일상이 된 지금이지만, 물류 산업에서는 아직 초기 버전의 단순한 솔루션을 쓰고, 각종 다양한 서류들을 수기로 작성하는 아날로그 방식이 유지되고 있단다.

낙후한 업무 환경을 개선해야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선봉에 서서 B2B 물류 시장의 디지털화를 견인하는 K-스타트업이 있어 눈길을 끈다. AI 기반 화물 운송 중개 플랫폼 ‘프리모’를 개발한 곳간로지스㈜가 그 주인공이다. 금융회사에서 오랫동안 개발자로 일했던 김자영 대표가 야심차게 설립한 곳으로, 도심 물류창고 서비스 ‘곳간’을 운영하면서 현장을 경험한 후 디지털 전환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곳간로지스를 만들었다.

곳간로지스에 따르면 현재 B2B 물류 시장의 규모는 약 37조 원에 이른다. 2021년 통계청 자료를 기준으로 보자면 택시 산업의 4.2배에 달하는 규모다. 굉장히 어마어마한 규모의 시장이지만, 현장으로 들어가 보면 업무 시스템이 수십 년 전 모습 그대로 남아 있다. 곳간로지스는 이런 ‘불편한 진실’을 정면으로 맞닥뜨리고 화주, 주선, 운송 등 물류 업계 구성원 모두에게 편의를 줄 수 있는 AI 중개 플랫폼을 개발했다.

 

‘카카오택시’처럼 편리하고 안전한 화물차 운용

프리모 서비스 화면 [사진=곳간로지스 홈페이지 캡처]
프리모 서비스 화면 [사진=곳간로지스 홈페이지 캡처]

“곳간로지스는 AI 기반 화물 운송 중개 플랫폼 ‘프리모’를 운영합니다. 화물차용 카카오택시라고 설명하고 있어요. B2B 물류 기업들이 화물차를 부를 때 작은 차량부터 25톤 대형트럭까지 수배해서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입니다. 제주를 포함해 전국 어디든 모든 지역에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물류 산업을 구성하는 화주, 화물차 기사 등 모두가 스마트폰으로 플랫폼 안에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김자영 대표는 곳간로지스를 창업하기 전 도심형 물류창고 서비스 ‘곳간’을 운영했다. 물류 산업에 발을 들이고 일을 하다 보니, 37조라는 거대한 시장임에도 불구하고 업무 형태가 여전히 아날로그 방식이라는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게 되었다. 가장 큰 문제점이라 생각한 것은 화주든, 화물차 기사든, 둘을 연결해 주는 주선사든 자격증명이 불분명하고, 제대로 된 검증을 하지 않고 상호 계약하는 관행이 있다는 점이었다.

그러다 보니 여러 가지 사건 사고가 많을 수밖에 없는 시장이었다. 배송사고도 다양하고, 물류비용 역시 기준 없이 주선사들이 ‘부르는 대로’ 형성되고 있었다. 배차가 어려우면 운송료가 천정부지로 치솟기 일쑤다. 기사를 찾는 화주의 오더 역시 전화로 하거나 카카오톡을 통해 진행하고, 발주 담당자는 수시로 확인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오더 하나를 완료하기 위해서 거의 하루 종일 체크하고 확인하는 연속이었던 셈이다.

그래서 곳간로지스는 모든 절차를 투명하게 할 수 있는 중개 플랫폼 ‘프리모’를 만들었다. 화주와 화물차 기사 모두 증빙 서류들을 갖추고 회원 가입을 해야만 플랫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1차 검증이 자연스레 이루어지도록 했다. 발주 시스템은 기존에 하던 양식을 최대한 반영하여 혼선 없이 친숙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으며, 플랫폼 안에 이동 경로 표시, 정산 시스템 등 모든 걸 갖추어 편의를 증진했다.

김자영 대표는 “화물차 기사님들이 대부분 연세가 있으신 분들이어서 아직도 종이 세금계산서를 손으로 써서 우편으로 보내는 등 열악한 상황이었다. 현장의 목소리를 최대한 많이 수집하여 그들이 편리하게 쓸 수 있도록 솔루션을 개발했다. 배달의민족을 보면 오토바이든 승용차든 배달 현황이 고스란히 나온다. 그래서 화물 배송 현황도 시스템에 담았고, 정산도 플랫폼 안에서 편하게 이루어지도록 구현했다”라고 했다.

 

화주부터 차주까지 업무 간소화 및 편의성 증진

곳간로지스 홈페이지 캡처
곳간로지스 홈페이지 캡처

곳간로지스의 프리모는 AI를 기반으로 다양한 절차들을 간소화하는 데 성공했다. 발주 담당자가 차주를 섭외하여 배차를 하고 나면, 상차지 및 하차지 담당자와 소통하면서 화물이 어디쯤인지 체크해야 했다. 도착 예정 시간을 알려주고 수시로 차주의 위치를 파악해 전달하는 것이 일상이었다. 데이터를 활용해 이런 절차를 플랫폼 안으로 넣었다. 화주와 차주 모두 프리모를 보면 실시간으로 배송 등 진행 상황을 알 수 있다.

또 차주의 경우 배차를 받으면 상차지에 가서 인수증에 서명을 받아 발주 담당자에 우편으로 보낸다. 트럭을 몰고 우체국을 거쳐서 하차지에 가야 한다. 배송이 완료되면 운임을 받아야 하니 차주는 세금계산서를 발행해야 하는데, 대부분 고령층이라 홈택스 등을 활용하지 못하고 종이 계산서에 수기로 작성해 그것도 우편으로 보낸다. 발주 담당자는 우편으로 서류를 받아 확인하고 보관한다. 양측 모두가 번거로운 절차다.

프리모는 발주 담당자들이 편리하게 차주를 모집하고 배차를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기존에 콜센터용 프로그램을 사용해 왔기 때문에 이 시스템에 익숙하다는 점을 반영하여 탭 버튼 중심의 오더 페이지를 구현한 것이다. 최근의 추세는 하나의 정보를 입력한 다음에 페이지를 넘어가도록 만들어지는데, 한 페이지 안에서 탭으로 이동하여 정보들을 입력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전문용어를 활용하여 편의성을 더했다.

결제 방식도 완전히 바꾸었다. 기존 방식에서는 화주와 차주, 그 사이에서 발주 담당자가 수시로 전화 통화를 하면서 입금일을 확인했어야 하니 모두가 부담을 안고 있었다. 프리모에서는 그럴 필요가 없다. 화주는 일정 금액을 주기적으로 프리모에 제공하고, 곳간로지스에서 차주들에게 운임을 정산한다. 정산 기간도 기존에 비해 빨라졌고, 적정선에서 운임 기준도 어느 정도 일반화했다. 여러 마리의 토끼를 잡은 셈이다.

김자영 대표는 “통계청 데이터를 보면 자필 세금계산서 우편 발송부터 실제 운송료 입금까지 55.8일 정도가 소요된다. 차주들은 그때까지 입금 여부를 지속해 확인해야 한다. 차주든 화주든 불필요한 에너지 소모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런 부분을 디지털화함으로써 양측 모두에게 편의성을 제공하는 것이 우리의 플랫폼이다. 종이가 필요 없고 중간 확인도 프리모 안에서 가능하니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한번도 안써본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쓴사람은 없다

곳간로지스 홈페이지 캡처
곳간로지스 홈페이지 캡처

프리모의 가장 큰 강점은 페이퍼리스가 가능해졌다는 점이다. 화주들이 인수증을 수거하면 종이 인수증을 받아서 플라스틱 바구니 등에 업체별로 요일별로 쌓아서 보관해야만 했다. 분실의 우려가 많고 관리가 쉽지 않다. 그러나 프리모에서는 발주, 배차 등이 플랫폼 안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프리모에 여러 가지 서류들을 저장해 두었다가 한 달에 한 번씩 일괄적으로 내려받을 수 있다. 페이퍼리스를 실현한 것이다.

기존에 주문했던 내역을 불러와 그대로 발주할 수도 있다. 같은 패턴을 반복하는 화주의 경우 편리하게 복사해서 불러오기가 가능하다. 캘린더 기능을 통해 예약도 가능하다. 또 어느 정도 운임에 대한 기준을 정했다. 날짜, 시간, 요일, 날씨, 무게 등 여러 가지 요인을 고려하여 참고할 수 있을 만한 단가를 등록해 둔 것. 데이터를 점점 더 많이 쌓아 고도화를 진행, 1원 단위까지 맞출 수 있도록 AI로 시스템화하고 있다.

무엇보다 화주나 차주 모두 PC와 스마트폰을 통해서 프리모를 쓸 수 있다. 모바일의 경우 안드로이드, 아이폰 모두에서 활용 가능하다. 곳간로지스에 따르면 아이폰에서도 적용되는 솔루션은 프리모가 유일하다. 60~70대의 고령층도 요즘에는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만큼, 앱을 설치한 후 편리하게 플랫폼을 이용할 수 있도록 UX/UI를 맞추었다. 고급스러운 디자인보다 실용성에 초점을 맞추고 사용자 편의성을 극대화했다.

발주, 배차, 이동 경로 확인, 정산 등 전 단계의 편의성을 기반으로 현재 곳간로지스의 프리모 서비스를 이용하는 화주는 500여 개, 화물차 기사는 2만여 명에 이른다. 사용자들의 만족도가 높아 입소문을 타고 최근 회원들이 증가하는 추세다. 회사 차원의 직접적인 홍보마케팅도 중요하지만, 입소문 마케팅에 더 힘을 싣고 있기도 하다. 실제로 입소문을 통해 소개할 경우, 소정의 ‘복비’를 제공하는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김자영 대표는 “주문, 발주, 인수증 처리 등 아날로그 업무가 계속되었던 것을 페이퍼리스로 구현하고, 지급정산도 핀테크를 기반으로 자동화했다. 이동통신사 3사 등 대기업에서 유사한 서비스를 선보인 적이 있으나, AI를 기반으로 전 단계를 플랫폼에 담은 건 곳간로지스가 유일하다. 만족도가 높은 만큼 ‘한 번도 안 써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쓰는 사람은 없다’라는 말이 생각날 만큼 재사용률이 높다”라고 밝혔다.

 

내수 시장점유율 확대에 집중, 일본 등 해외진출에 장기적 투자

“프리모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확신으로 바뀌었습니다. 본격적으로 마케팅과 판촉에 집중, 시장 점유율을 높여서 B2B 물류 시장의 디지털 전환을 선도하고 서비스를 고도화할 계획입니다. 프리모 서비스를 설계하면서부터 글로벌 진출을 생각한 만큼 장기적으로 해외 시장 공략도 준비할 거예요. 감사하게도 좋은 기회에 일본에서 먼저 제안이 들어왔고, 현장 분석 등 차근차근 준비할 예정입니다.”

지난 2021년 5월 문을 연 곳간로지스는 AI 기반 화물 운송 중개 플랫폼 프리모를 개발하기 위해 오랜 시간을 투자했다. 솔루션 개발에만 1년 반 정도의 시일이 소요되었다. 현장의 목소리를 최대한 담기 위한 노력이었다. 프리모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실행한 건 지난해 3월부터다. 서비스 개시 1년 남짓 지났는데, 화주가 500여 곳이 고객사로 들어와 있고 기사들도 2만여 명이 함께하는 만큼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곳간로지스는 향후 본격적으로 내수 시장 점유율 확장에 힘을 실을 예정이다. 입소문을 타고 화주, 차주 회원들이 늘어나고 있긴 하지만, 플랫폼 이용자들을 확산하기 위해 물류 관련 협회와 단체들을 중심으로 마케팅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개별 이용자들의 경우 입소문 마케팅을 통해 효율적으로 늘려가고 있는 만큼 규모가 큰 기관을 중심으로 플랫폼의 편의성을 알려 나감으로써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친다는 전략이다.

일본 등 글로벌 서비스 론칭도 하나의 큰 축으로 끌어갈 방침이다. 곳간로지스에 따르면 최근 일본에서 프리모 도입에 대한 문의가 들어왔다. 김자영 대표는 “전에 소프트뱅크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어 일본 물류에 대해 조금은 안다. 일본의 경우 우리보다 시장이 5배 정도 큰데 우리와 같이 아날로그 방식이 유지되는 시장이다. 사전 조사를 철저히 하고 차근차근 현장검증을 진행, 장기적으로 접근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해외 진출을 위해 곳간로지스는 다양한 국제 전시회에 참여해 프리모 서비스를 알려나갈 계획이다. 이미 지난 5월 디캠프를 통해 일본 캠프에 참여, 일본 기업 및 투자사들과 네트워킹을 했다. 10월에 있는 나고야 물류박람회나 내년 1월에 예정된 도쿄 빅사이트 등 다양한 행사에 참여할 예정이다. 일본 외에도 중국, 동남아 등 다양한 국가를 찾아 현장의 분위기를 살피고 시장을 파악, 글로벌 서비스로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K글로벌타임스 황정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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