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훈 핑거비나 대표이사 [사진=K글로벌타임스]
이정훈 핑거비나 대표이사 [사진=K글로벌타임스]

[K글로벌타임스] ​​최근 베트남을 포함한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중국 기업들이 급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인 커널리스(Canalys)가 집계해 최근 발표한 2분기 스마트폰 시장 데이터에 따르면, 베트남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국의 ‘오포(Oppo)’가 삼성전자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동남아 시장에서 중국 기업들이 급성장하는 흐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조사다. 이는 단순히 한 기업의 성과가 아니라, 글로벌 기술 산업에서 판도 변화의 신호탄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미·중 무역전쟁, 동남아시아의 경제 성장, 중국의 해외 시장 진출 가속화 등 복합적인 요인이 결합된 결과다.

 

중국 기업의 동남아 시장 진출 배경

동남아시아 주요 국가 스마트폰 제조업체 2024년 2분기 시장 점유율. [자료=커널리스(Canalys)]
동남아시아 주요 국가 스마트폰 제조업체 2024년 2분기 시장 점유율. [자료=커널리스(Canalys)]

동남아시아는 인구가 많고,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지역이다. 동남아시아는 중국과 문화적으로나 지리적으로 가까우며 경제 성장률도 높은 편이라서 중국 기업들에 미국 시장을 대신할 수 있는 매력적인 대체 시장이다.

특히 인도네시아, 베트남, 태국, 필리핀 등 주요 국가들은 젊은 인구가 많아 소비층이 넓고, 중산층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기에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계속해서 증가할 가능성이 큰 편이다. 이들 국가 다수가 외국인 투자(FDI)를 유치하기 위해 인프라를 적극적으로 개선하고 다양한 투자 유인책을 마련하고 있어서, 중국계 기업들은 이러한 성장 잠재력을 보고 현지에 생산 공장을 세우거나 유통망을 구축하는 등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투자를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비즈니스 문화나 소비자 성향이 비슷하여 동남아시아를 대상으로 중국 기업들은 기술력과 대규모 생산 능력을 통해 시장에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중저가 제품에서의 강점을 활용해 가격 경쟁력이 높은 제품을 제공함으로써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베트남 시장의 변화와 투자 동향

2023년 베트남 내 외국인 투자 비율. [자료=베트남 기획투자부(MPI)]
2023년 베트남 내 외국인 투자 비율. [자료=베트남 기획투자부(MPI)]

베트남은 한국 기업들에 오랜 시간 동안 중요한 투자처였지만, 최근 들어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과거 한국이 최대 투자국이었던 베트남에서 이제는 싱가포르, 일본이 더 많은 투자를 유치하고 있으며 한국은 3위로 밀려났다. 특히 중국계 자본(싱가포르·홍콩·중국·대만)의 대규모 유입이 이러한 변화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 기업들이 취해야 할 대응 전략

중국계 기업들의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이 거세지면서 한국 기업들은 새로운 경쟁 환경에 직면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 기업들이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경쟁에 대응하는 것을 넘어, 차별화된 포지셔닝 전략을 통해 시장에서의 경쟁 우위를 확보해야 할 것이다.

첫 번째는 차별화된 포지셔닝 전략으로 특화된 가치 창출(Niche Value Creation)이다. 동남아시아 소비자들의 특성과 니즈를 정확하게 파악하여 맞춤형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한국 기업들이 경쟁 우위에 있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 첨단 IT기술을 접목하여 기존 제품 및 서비스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해야 한다. 더불어 기후변화 등 친환경, 사회적 책임 경영 등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구하고 ESG 경영을 강화해야 한다.

두 번째는 글로벌 네트워크 활용(Leveraging Global Network)이다. 동남아시아 주요 국가에 생산기지, 연구개발센터 등을 구축하여 현지 시장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면서 해외 기업, 연구기관 등과의 협력을 통해 기술 개발 및 시장진출을 가속화하는 것이다. 최근 현지 스타트업 기업, 대학 등 다양한 주체와의 협업을 통해 오픈 이노베이션 모델을 창출하는 것이 좋은 사례이다.

마지막으로 한국 문화 콘텐츠 연계(K-Culture Synergy), 즉 한류 마케팅이다. 한국 정부는 한-아세안 FTA 등 정부 차원의 경제 협력을 확대하고, 경제 및 문화 교류 프로그램을 통해 소프트 파워를 강화해야 한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동남아시아에 부는 K-POP, K-드라마, K-무비, K-패션 등 한류 콘텐츠를 활용하여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고, 제품 판매를 촉진하는 것이다. 현지 한류 문화 체험 공간 조성하여 한국 문화를 체험할 수 있게 하는 등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대한다. 그 외 현지에 인기 있는 한류 스타를 활용하여 제품 홍보 및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중국 기업들의 부상은 한국 기업들에게 큰 도전이 되고 있다. 하지만 이는 동시에 기존 전략을 재점검하고 혁신을 가속화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한국 기업들은 기술력, 브랜드 가치, 그리고 글로벌 경험을 바탕으로 현지화 전략을 강화하고, 다각화된 접근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 동남아시아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위상을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데 핵심적인 요소가 될 것이다. 이를 위해서 장기적 비전과 전략적 실행 계획을 수립하여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구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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