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훈 핑거비나 대표이사 [사진=K글로벌타임스]
이정훈 핑거비나 대표이사 [사진=K글로벌타임스]

[K글로벌타임스] 최근 베트남은 경제 성장과 함께 자동차 보급이 급증하고 있다. 그에 따라 교통안전에 관한 관심이 더욱 중요해지는 추세다. 그중에서도 음주운전은 교통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대형 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매우 크다. 음주운전자는 운전 감각이 떨어지고 판단력이 흐려져 사고를 일으킬 가능성 또한 매우 크다. 또한,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고는 운전자뿐만 아니라 또 다른 피해자의 사망이나 중상을 초래할 수 있다.

베트남은 공동체 문화를 이루고 있으며, 베트남 사람들은 퇴근시간에 맞춰 오토바이, 자가용을 이용해 근처 맥주 가게 또는 음식점 등에서 맥주 및 옥수수 담금주를 마시는 행동으로 하루의 피로를 푸는 것이 일반적이다.

베트남은 주류에 대한 세금이 낮을 뿐만 아니라 10대도 알코올을 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이다. 게다가 음주가 친목을 도모하고 업무 관계를 돈독히 하는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어 직장의 회식 자리 중 술 잘 마시는 사람은 회사에 충실하고 열정도 넘치는 동료로 인정받는 인식이 있어 은연중에 음주를 강요하는 편이다.

그 때문에 베트남은 최근 음주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가 증가하면서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2022년 베트남의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약 1만 2천 명으로 전년 대비 10% 감소했지만,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오히려 20% 증가했다.

베트남 공안부 교통경찰국 통계에 따르면 2023년 9개월 동안의 교통법규 위반 단속 중 음주운전 관련 위반은 547,000여 건, 마약 관련 양성 반응 1,700여 건을 적발했다. 그중 훙왕의 추모일인 2023년 4월 29일부터 노동절을 포함한 5일간의 황금 연휴기간이 있는데, 이 동안만 16,000명의 운전자가 음주운전으로 적발되어 벌금처분을 받았고, 11,000명의 운전자는 과속으로 적발되어 속도위반 통지를 받았다.

그래서 다가오는 베트남 최고 명절인 뗏(Tet, 설날)까지 전국 각지에서 음주운전과 마약투약, 속도위반 등 교통법규 위반행위에 대한 전반적인 단속을 강화할 계획이다.
 

베트남 음주운전 사고율 증가

베트남의 음주운전은 크게 두 가지 원인으로 분석된다. 첫째, 베트남에서는 술을 마시는 문화가 매우 보편적이다. 베트남인들은 일상생활에서 술을 마시는 경우가 많고, 특히 연말연시나 특별한 행사(결혼식, 장례식, 가족 생일, 승진/퇴사 등)가 있을 때 과음을 하는 경우가 많다.

둘째, 베트남의 교통법규는 비교적 느슨한 편이다. 베트남에서 2020년 1월 1일부터 시행된 음주운전 처벌법에 따르면 음주운전의 기준이 혈중알코올농도 0.05%로 한국이나 일본의 기준(0.03%)보다 높다. 또한, 음주운전 단속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VN익스프레스 등 베트남 현지 매체들도 다른 국가들에 비교해 전체 교통사고 발생원인 중 음주운전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크다고 주장하며 강력한 처벌 기준을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전체 교통사고 발생 건수 중 음주로 인한 사고 비율이 다른 국가들은 11∼25%에 불과한 반면 베트남은 36%에 달한다).

베트남 현행 법규에 따른 음주 관련 처벌 기준은 다음과 같다. 혈중알코올농도가 기준치(80mg/100㎖)를 넘어서면 4천만 동(214만 원)의 벌금을 부과하고 최장 2년간 면허를 취소하는 데(참고로 ▲자전거 벌금 40만~60만 동(16.4~24.7달러) ▲오토바이 600만~800만 동(246~328달러) 및 22~24개월 면허취소 ▲자동차 3,000만~4,000만동(1,233~1,644달러) 및 22~24개월간 면허취소) 그치는 반면, 일본의 경우 음주운전자에게 최장 5년의 징역형이 선고될 수 있고 사상자가 발생할 시 더 큰 처벌을 받게 된다.

베트남 정부는 음주운전 근절을 위해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음주운전 단속을 강화하고, 음주운전으로 인한 처벌을 강화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또한, 음주운전의 위험성을 알리는 홍보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대책만으로는 음주운전을 근절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베트남 사회 전반에서 음주운전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음주운전으로 인해 발생하는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국민이 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음주운전 단속을 강화하고 처벌을 엄격히 함으로써 음주운전을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음주운전 단속과 베트남 외식업계의 비명

베트남 하노이, 호치민시 등 대도시는 연말연시를 맞아 늘어날 수 있는 음주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식당과 유흥가를 중심으로 시내 곳곳에 교통경찰을 배치하며 역대 최대 규모의 음주운전 집중단속을 시작했다.

특히 시내 중심가의 음식점, 바, 클럽 등의 매출이 감소하고, 폐업하는 경우도 속출하고 있다. 호치민시 도심 호앙사길(Hoang Sa)에 위치한 유명 음식점은 지난 수년간 문전성시를 이루며 하루 평균 손님이 800명에 달했으나, 대대적인 음주단속이 시작된 이래로 하루 평균 손님이 100~200명 수준으로 급감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 공안부 교통경찰국 선전·조사부장인 응웬 꽝 녓(Nguyen Quang Nhat) 대령은 최근 “시민은 음주 전 대리운전 기사를 구하거나 택시를 타는 등 음주 후 운전대를 잡지 않도록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며 “술 마시면 운전하지 않는 습관과 이러한 문화의 확산 및 정착은 대중에게 유익한 영향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음주운전 규제의 효과를 강조했다.

베트남의 음주문화는 한국과 비슷한 수준으로 보편화되어 있지만, 한국처럼 다양한 대중교통 수단이 부족하고 정부의 음주단속과 처벌이 약하며, 대리운전 등의 음주운전 예방 비즈니스가 활성화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음주운전으로 사망사고가 더 증가할 수 있다. 그렇기에 정부의 강력한 대응 방안과 지속적인 단속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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