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성 제피로 대표 “러시아에 기반 닦기까지 3년 걸려…국내 중소기업들 신규 제품 진출 기회 많아”

지난 14일 무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진행한 이창성 (주)제피로 대표. ⓒ무역경제신문

러시아 전자상거래 시장은 현재 춘추전국시대입니다. 현지 물가수준이 낮은 러시아 사람들은 특히 중저가 제품을 좋아하는데, 그러다 보니 국내 중소기업들의 신규 제품들에도 기회가 많이 있습니다. 쉽게 말해 싸게만들면 경쟁력이 있어요. 이런 면에서 그래서 다른 나라와는 달리 아직 러시아 전자상거래에서의 절대 강자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3년간의 피땀흘린 노력으로 러시아 전자상거래 시장에 기반을 닦아놓은 ㈜제피로의 이창성 대표는 지난 14일 무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 전자상거래 시장 현황을 ‘춘추전국시대’로 표현했다. 이창성 대표는 “물론 러시아 온라인 시장은 초기에는 접근하기 힘든 마켓이었다”면서 “정부의 신북방위원회와 코트라, 중진공, 무역협회등이 여러 방면에서 도와줬다. 하지만 정부 기관이다 보니 어느 정도 진행이 됐을 때 담당자가 바뀌는 등 아쉬움도 있다”고 밝혔다.

이 대표에 따르면 사실 현재 러시아 온라인 시장은 코로나19 사태로 특수라고 한다. 특히 손소독제 업체 등은 요청 물량 요청이 넘치는 상황이다. 이 대표는 빠른 대응을 해도 시급한 상황이라면서 이런 상황에서는 단가를 주고 받고 하는 사이에 다른곳에 찾아갈 수도 있기 때문에 빨리 처리해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전자상거래 업체 중 러시아 진출 첫 포문 열어와일드베리와 자체 플랫폼 함께 활용하는 투트랙전략

올해 우리나라 정부는 러시아 수교 30주년 기념으로 5월 중 러시아를 방문하기로 했었지만 코로나 사태로 때문에 7월로 연기됐다. 이때 정부는 국내 중소기업들의 제품들 전시와 K-컨텐츠 공연을 함께 하는 행사를 할 예정이라고 한다. 정부의 신북방위원회 주도로 한국 100개 기업들과 함께 다녀오는 일정이다.

대한민국 정부와 러시아 한 업체의 면담 장면. [사진제공=기획재정부]

제피로도 이때 다른 기업들과 함께 한다. 이 대표는 우리는 와일드베리라는 러시아 현지 로컬 오픈마켓 중 가장 큰 곳에 한국 기업들의 제품을 입점시켜 드릴 예정이라며 러시아 기준에 인증되는 업체들은 와일드베리로에 입점시켜 드리고, 러시아 현지 인플로언서들을 활용한 마켓팅도 함께 해 드리고 있다. 제품의 큐알코드만 찍으면 인플루언서 동영상이 함께 뜨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제피로는 ‘koreanworld.ru’라는 자체 전자상거래 사이트도 직접 운영하고 있다.이 사이트에는 현재 한국 중소기업들의 상품이 200개 정도가 올라와 있다. 우리나라 전자상거래 업체 중 서울에 본사가 있으면서 러시아에 들어간 것은 제피로가 처음이다.

제피로의 러시아 전자상거래 자체 플랫폼인 'koreanworld.ru' 인터넷 화면. 현재 200개 정도의 국내 기업들이 입점해 있다. [이미지=홈페이지 화면캡쳐]

제피로는 러시아에 현지 법인도 이미 만들었다. 러시아에 국내 제품들을 수출하기 위해서는 러시아 정부의 인증을 직접 받아야 하는데, 거점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3년 정도를 준비하면서 러시아에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투자를 많이 했다러시아에 제피로 현지 직원이 인스타그램이나 SNS 등의 마케팅 관리를 해주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현재 제피로의 러시아 전자상거래 진출 전략은 한쪽은 와일드베리, 또 한쪽은 자체 플랫폼인 koreanworld.ru의 투트랙으로 가고 있지만. 현재까지는 와일드베리를 통해 입점시켜 주는 기업체 비율이 압도적이다. 이 대표는 와일드베리의 경우 현지에서 한국 제품을 주문하면 와일드베리 현지 창고에 미리 가져다 놓은 제품을 창고에서 직접 보내준다사할린까지도 와일드베리의 픽업 포인트가 다 있어 러시아 전역에 배송이 가능하다고 장점을 설명했다.

화장품 등 소비재 국내 중소기업들 러시아 시장에 관심 많아유튜브 등 현지 인플루언서등과 협업한 것이 큰 도움

현재까지 러시아 온라인 시장에 진출하려는 국내 기업들은 화장품 등 소비재쪽에 관심이 많습니다. 특히 코로나 특수를 타는 면마스크 업체들 등이 문의를 많이 주고 계세요. 하지만 러시아 시장도 이제 규제가 많이 생기는 등 만만치 않기 때문에 인증을 받으려면 물량 파악 등이 투명해야 합니다.”

14일 무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 함께한 인수진 (주)제피로 이사(사진)는 러시아 온라인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인증을 받으려면 물량 파악 등이 투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무역경제신문

화장품 이외에도 국내 기업들의 신발, 수제제품, 철제 테이블 등이 품목도 러시아 온라인 시장에서 인기가 많다고 한다. 14일 인터뷰에 함께한 인수진 제피로 이사는 컨택하는 기업들의 규모는 주로 작은 기업들이 많다. 현재 내수로 근근이 유지되는 기업들이 돌파구를 해외로 돌리려고 하고 있다그런데 이런 작은 기업들의 해외 진출은 혼자서는 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제피로 같은 회사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사실 처음에 제피로가 러시아 시장을 개척한 것은 러시아 온라인 국제 시장이 상당히 크기 때문이기도 하다. 특히 러시아 시장은 러시아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와 카자흐스탄까지 포괄하는 거대한 시장이다. 하지만 러시아 시장 진출을 위해 인증을 받기까지는 비용이 상당히 많이 든다고 한다. 이 대표는 현재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등이 마케팅 비용등을 일부 지원도 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진출 기업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물론 현재 국내 기업들이 러시아 온라인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다른 조건들은 다 갖춰져 있습니다. 제피로의 와일드베리와 koreanworld.ru를 통해 진출할 수 있고, 일부 정부의 마케팅 지원도 있어요. 이를 통해 앞으로 국내 업체들이 들어온다면 러시아 온라인 시장은 계속 커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현재처럼 제피로가 러시아에 ‘탄탄한’ 교두보를 만들기까지는 결코 쉽지 않았다. 3년 정도를 정말 열심히 했다고 한다. 현재는 국내 본사에 러시아 현지 직원까지 고용했다. 무역경제신문이 인터뷰에서 만난 제피로 본사의 러시아 직원 리나 씨는 현재 러시아 현지의 인플루언서들과 소통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녀는 “제피로가 러시아 인플루언서들 100명에게 연락하면 이 중에 20명 정도에게 다시 연락이 오고 있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

(주)제피로 서울 본사의 러시아 직원인 리나 씨. 한국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한 후 제피로에서 러시아 관련 전반적인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무역경제신문

특히 제피로의 경우 러시아 시장에 진출에 있어 현지 인플루언서들과 잘 협업한 것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한다. 유튜브나 SNS등의 현지 인플루언서들과 연결을 통해 국내 기업들이 현지 마케팅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도록 설계를 해 주고 있다. 이창성 대표는 그러면서도 결국 제피로를 여러 구성원들과 함께 협력해서 상생하는 종합무역상사 플랫폼이라고 설명한다.

우리 회사는 결국 플랫폼이에요. 그리고 앞으로는 저희와 같은 플랫폼 형태의 무역종합상사들이 많이 만들어지게 될 것으로 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좋은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필요해요. 혼자서는 절대 다 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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