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가 이끌고 있는 쉬플리코리아는 대형사업 수주를 컨설팅하는 글로벌 기업의 한국지사이다. 쉬플리코리아는 한국 기업의 해외대형사업 수주를 돕는 일을 13년째 해오고 있으며 아래 글은 한국기업의 해외사업 수주컨설팅의 성공과 실패의 경험 속에서 쌓은 우리들의 노력과 경험의 산물이다. (Shipley Associate은 미국 유타 주, 솔트레이크 시티에 본사를 두고 세계적으로 17개국 지사, 1200명의 컨설턴트를 둔 48년된 수주 컨설팅 회사이다.)

 

2) 세일즈 하지말고, 사업개발 (Business Development)하라

 

차이점을 알아야 변화가 일어난다.

지난 기고에서 ‘지피지기면 백전불태’라는 이야기로 ‘저가시장을 넘어 고부가가치 시장으로 가기위한 기회가 열렸다는 내용으로 시작했다. 이번 기고에서는 ‘지기’에 대해서 먼저 다루고자 한다. 세일즈에 있어서, 특히 해외세일즈에 있어서 일반적으로는 고객이 먼저 나온다. 하지만 우리는 종종 자신에 대한 ‘자각’과 ‘반성’을 잃고 고객만 추구하다가 길을 잃는 경우가 많다. 궁극적으로는 고객의 가치를 높이고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한 세일즈를 해야하지만 먼저 ‘자신을 아는것’이 중요하다. 그 중에서도 ‘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나의 일이 어떤 것인지’ 아는 순간 목표가 명확해지고 일을 하는 방법에 변화와 혁신이 일어난다.

대부분의 회사에서 세일즈는 세일즈부서가 하는 일로 생각한다. 해외사업은 해외사업 담당자가 하는 일이고 대표는 대표의 일, 마케팅 부서는 마케팅 부서의 일, 개발부서와 생산부서는 각자의 일이 있다. 물론 각자 맡은 분야의 업무를 정해놓고 일하는 것이 기본이지만 세일즈 업무에 대해서는 조직내의 많은 부서에서 ‘그들이 알아서 할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시장에서 확고한 위치를 점하고 있고 세일즈가 저절로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라면 그렇게 생각해도 될런지 모르겠으나, 지금처럼 시장이 급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리고 해외사업에서 기본적으로 도전자일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세일즈는 세일즈 부서의 일’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해외사업은 사업개발이다.

필자는 B2C세일즈와 B2B/B2G세일즈의 특성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또한 B2B/B2G 세일즈를 수주영업으로 구분하고 있다.

2C와 B2B/B2G 세일즈 구분 (최강 영업 대표 / 김용기)

필자는 대형 IT 사업, 첨단 기술 개발사업, 대형 건설사업 등을 수주하기 위한 방법을 고도화하면서 수주영업과 사업개발의 개념을 명확히하고 세일즈에서 성공하기 위한 기본 프레임으로 활용하고 있다. 또한 아직 B2C 세일즈의 방법론이 대부분이던 한국 시장에 B2B/B2G에 특화된 수주영업 방법론과 사업개발 개념을 적용하여 많은 기업의 성공적인 세일즈에 기여하고 있다. 이는 대형 사업 뿐만 아니라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에서도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기존에 일반적으로 가지고 있던 ‘세일즈는 관계’라는 인식을 벗어나서, ‘세일즈는 사업개발’이라는 개념을 제시하고 이를 현업에서 구현하기 위한 방법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세일즈는 기본적으로 사업개발(Business Development)의 성격을 가진다. 시장과 고객을 분석하여 시장과 고객의 문제점을 해결해주거나 가치를 높이기 위한 방법을 찾아내고 이를 구현하기 위한 방법을 시장과 고객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거래 규모가 커지고, 고객의 다양한 요구사항을 충족시켜야 하며, 단계별 구매 의사결정을 거치는 경우에는 사업개발의 성격이 더욱 두드러진다.

해외사업은 기본적으로 대규모의 거래가 필요하며, 국내의 상황과는 다른 현지의 상황을 이해해야 하며, 물류, 통관, 품질기준 및 규제 등 다양한 이슈에 대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슈들은 세일즈 부서 또는 해외사업 담당자의 역량이 아니라 전사적인 역량으로 해결해야 한다.

 

사업개발의 효용 (Benefit)

단순한 세일즈를 고객에게 맞춤형의 사업개발로 세일즈의 수준을 높이는 활동을 했을 때 효과는 다음과 같다.

1. 고객의 질이 좋아진다.
사업개발을 한다는 것은 단품세일즈에서 솔루션 세일즈로의 변화를 의미한다. 솔루션을 팔면 가격경쟁을 극복하고, 최저가 시장에서 가치시장으로 진출하는 것을 의미하며 이 시장을 최저가 가격경쟁 (Low-End Market)에 비하여 High-End Market이라고 일컫는다. 이들은 구매의 축이 가격중심이 아니라 가치중심이다. (모든 시장의 모든 고객은 가격과 가치를 동시에 고려하나 그 비중이 달라진다. 예를 들면 8:2 -> 2:8)

2. 수익률이 좋아진다.
가격을 구매하는 고객은 최저가 공급자를 찾는다. 최저가 시장은 다수의 공급자가 존재하고, 당신은 일개 공급자 (Vendor)에 불과하게 된다. 가치를 팔면은 당신은 고객의 소중한 파트너가 된다. 공급자는 당신의 건강한 사업모델 (적절한 수익)이 장기적 파트너십으로서 중요한 요건이 된다.

3. 효과적으로 경쟁자를 견제 (Lock – in)하게 된다.
비즈니스 개발을 한다는 것은 고객에게 맞게 솔루션을 최적화한다는 것이다.
솔루션을 판다는 말은 내가 가지고 있는 (심지어는 내가 알고 만 있어도 된다.) 서비스나 상품을 고객의 가치 관점에서 결합, 분해, 재구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완성된 솔루션은 많은 시간과 자원과 지식이 투입된 결과로서 다른 공급업체가 단품을 공급하는 것처럼 경쟁자로서 포지셔닝 하기가 쉽지 않다. 이것을 세일즈/마케팅에서는 락인 (Lock-in) 효과라고 한다.

세일즈에서 비즈니스개발 거래로 (최강 영업 대표 / 김용기)

 

비즈니스 개발은 세일즈 조직이 아니라 전차 차원의 일이다.

사업개발을 위해서는 세일즈 부서가 가장 주도적인 역할을 하지만 마케팅, 연구개발, 생산 등 전사적인 협업이 필수적이다. 새로운 고객과 시장을 발굴하고 거래를 이루어 내기 위해서는 전사적인 역량이 결집되지 않으면 대부분 실패한다. B2B/B2G 고객은 세일즈맨을 신뢰하거나 기업의 브랜드를 신뢰하는 것으로 구매를 할 수 없다. 해당 구매를 위한 다양한 이슈들을 확인하고 이를 해결해야만 최종 구매 의사결정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객이 제품의 스펙과 가격만으로 구매하는 상황이라면 전사적인 사업개발 개념이 불필요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고부가가치 시장으로 진입을 고민하고, 해외사업이라는 상황을 고려한다면 고객에게 단순히 제품이 스펙과 가격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역량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하며, 납품업체가 아닌 파트너로 인정 받아야 한다.

 

전사적인 사업개발 조직 (최강 영업 대표 / 김용기)

새로운 역량으로 포지셔닝 하라.

최근에 쉬플리 미국 본사 대표 컨설턴트와 화상 회의로 현지 기업의 상황과 한국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방법에 대해 논의했다. 미국 시장의 전체적인 침체를 현장의 목소리로 확인할 수 있었다. 해외사업과 수출에 대해서 우려되는 상황은 확실하다. 하지만 한국기업에 대한 미국 시장에서의 좋은 인식, 특히 품질과 납기에 대한 역량 등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는 강점 또한 현장의 목소리로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역량은 한국기업의 중국과 인도의 저가제품을 대체하기 위한 기본적인 발판이 될 것이다. 또한 적극적인 기술지원과 연구개발 협업 등 파트너로서의 역할에 대한 역량을 강조하는 것, 시차 등의 물리적인 제약을 벗어나 고객과 소통하고 재고와 물류 현황에 대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방법도 함께 고민하고 역량을 갖춰 나가야 할 것이다.


코로나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의 붕괴와 재편과정에서 한국기업을 위한 기회가 생기고 있다. 디지털 트렌스포메이션으로 대변되는 뉴노멀 시대에는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요구가 빠르게 생겨나고, 시간과 공간의 장벽을 넘어서 누구든지 빠르게 대처하여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상황이 되었다. 많은 기업들이 이러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협업 파트너를 찾고 있다. 사업개발의 특성이 더욱 두드러지는 해외사업에서 전사적인 협업으로 고객에게 가치를 줄 수 있는 역량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공고히 하여 세일즈를 확대해 나가길 바란다. 글로벌 시장의 고객들이 한국기업들 단순한 납품업체(Vendor)가 아니라 새로운 기회를 함께할 파트너(Partner)로 인식하고 더 좋은 사업을 함께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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