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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스타홈멜 임병훈 회장

세계적 기업이 된 아마존, 알리바바, 네이버, 카카오 등의 공통점은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대 고객 서비스 플랫폼 회사다. 그들은 무한경쟁 속에서 살아남은 다른 기업들의 상품과 제품을 글로벌 고객들과 쉽게 만날 수 있게 해주며 급성장했다.

경쟁력 있는 다양한 기업들을 활용해 시장의 다양성과 확장성에 선제 대응하며 고객을 확보한 후, 안정적 제품 공급을 위한 기업 인수 합병 전략으로 제조기업들을 자신들의 플랫폼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제조기업의 서비스업화... 수단보다 '가치'를 제공하다 

수년 전, 현대·기아자동차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취임 일성으로 '모빌리티 서비스 기업'을 선언했다. 정보통신기술 발전과 함께 컴퓨터와 모바일폰으로 들어갔던 세상의 모든 서비스 콘텐츠들을 자동차로 들어오게 하겠다는 것이다.

자율주행 자동차라는 물리적 수단을 활용해 인류가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이 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그 후  지난 수년간, 글로벌 서비스 콘텐츠 회사를 인수 합병하거나 전략적 파트너쉽을 맺었고, AI 석학들을 영입하며 다양한 분야의 젊은 인재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이렇듯 현재 세계 경제를 이끄는 기업들의 공통점은 모두 서비스기업이거나, 서비스가 기업화된 제조기업들이다. 제조기업이 서비스업화 되고 있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제품이라는 수단을 생산하는 기업에서 가치라는 목적을 제공하는 회사가 된다는 의미다.

인류가 기술발전을 시작한 후 3차 산업혁명까지는 철저하게 공급자 중심 경제였다.
항상 모든 게 부족했고, 그래서 생산성이 최우선이었다. 하지만 기술발전으로 공급 초과 현상과 함께 생계 소비에서 가치 소비 사회로 전환되기 시작했고, 인터넷 발명으로 시작된 정보 통신기술은 완벽히 수요자 중심의 경제로 바꿔 놓았다.

스마트 팩토리 구축, 기업의 조직과 전략, 가치가 바뀐다 

수요자 중심 경제는 시장 중심 경제를 의미하며, 시장이 원하는 걸 맞춤 생산할 수 있는 경제 시스템이 경쟁 우위를 차지할 수 있게 된다. 기술 선진국들이 인더스트리 4.0이나 스마트 팩토리 구축으로 제조 경쟁력을 키워 제2의 도약을 꿈꾸게 된 배경이다. 시장은 인간 사회의 모든 결핍과 고통이 응축되고, 해결되는 곳이다. 시장에 모든 고통과 해답이 공존한다는 걸 증명한 사람이 애플을 창업한 스티브 잡스다. 오늘날 세계인들의 아이디어 경연장이 된 애플 앱스토어는 시장의 작동원리를 디지털 플랫폼화한 것이다.

애플과 골리앗 노키아와의 결투에서 앱스토어는 '다윗의 차돌'과 같은 위력을 발휘했다. 작금의 모든 글로벌 기업들은 고객 서비스 플랫폼을 중심으로 모든 것들을 연결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구축에 사활을 걸고 있다. 시장과 생산공장을 연결해 시장 상황에 맞춰 회사의 모든 조직과 전략이 스스로 변신하도록 하려는 것이다.

1987년 텔스타 무역을 창업한 나의 실제 업무는 외국 설비 A/S였다. 여러 가지 능력 부족으로 불가피하게 선택했지만, IMF 시기에 설비 제작 회사로 변신하며, 오늘날 스마트 팩토리 구축 및 위탁운영 서비스 기업이 됐다. 나는 이 변화 과정에서 '좋은 설비' 는 사후관리 서비스까지라는 사고를 갖게 됐다.

서비스가 제품 가치를 결정하는 걸 수 없이 체험한 결과다. 우리가 제작한 공장 설비는 좋은 품질과 원가 경쟁력 그리고 재고 없는 비즈니스를 하기 위한 수단일 뿐 목적은 그걸 달성할 때 완성된다. 이런 경험 덕분에 자연스럽게 '스마트팩토리 구축 및 위탁 운영 서비스기업'으로 비즈니스가 확장 됐고, 맞춤형 설비라는 수단을 생산하면서도 스마트 팩토리 구축이라는 목적을 추구하는 엔지니어링 서비스 기업이 된 것이다.

목적을 추구하는 조직과 사회는 실패가 없다. 이 세상의 모든 수단과 목적이 융합된다면 어떤 사회가 될까? 대한민국 모든 제조기업이 가치를 추구하는 서비스기업이 된다면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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