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료‧당일 배송 많아지며 라스트마일 딜리버리 수요 커져
- 글로벌 완성차 업체, 관련 기술 개발에 몰두

(사진 = GM 스타트업 브라이트드롭, 경량 전기 상용차 EV600)
(사진 = GM 스타트업 브라이트드롭, 경량 전기 상용차 EV600)

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소비가 폭발적으로 증가해 이커머스 시장이 급성장한 가운데 ‘라스트마일 딜리버리’가 이커머스의 미래로 주목받고 있다. 이에 따라 자동차 기업들이 미국 물류 운송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다양한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 이커머스의 미래, 라스트마일 딜리버리

라스트마일 딜리버리는 배송 제품이 배달 차량에서 내려져 주문자의 대문 앞까지 가는 전 과정을 일컫는다. 이커머스 시장의 급성장으로 소비자들의 무료‧당일 배송 등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조사 기관 스타티스타에 따르면 자율주행 라스트마일 딜리버리 시장은 2021년 119억 달러에서 2030년 847억 2,000만 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드론 배달의 비중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북미의 경우 2018년 312억 5,000만 달러 수준에서 2022년 509억 5,000만 달러를 육박할 것으로 예측됐다.

▶ 라스트마일 딜리버리 선점 위한 자동차업계의 고군분투

미국 자동차업체들은 앞으로 더욱 발전할 이커머스 시장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 운송 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2021년을 전기차와 미래 모빌리티로의 전환점으로 여기는 지엠은 회사 로고까지 변경하며 전기차 시장과 미래 모빌리티 업계 선점을 위해 노력 중이다. 지엠은 이번 CES에서 수직 이착륙기(VToL)를 공개한 것을 비롯해 브라이트드롭(BrightDrop) 사업 론칭과 함께 자율주행 배달 첫 제품 ‘EV600’과 'EP1'을 선보였다.

배터리 구동으로 움직이는 전기 팔레트(pallet·화물 운반대) 제품인 ‘EP1’은 완벽히 라스트마일 딜리버리를 위해 만들어진 제품이다. 플라스틱 캐리어같이 생긴 EP1의 각 내부 선반에 물류 창고에서 물건이 담기고 EP1이 택배 차에서 내려지면 소비자의 문 앞까지 이동해 물건을 내려놓는 사용하는 자율주행 모빌리티다.

물건이 쏟아지지 않게 EP1에 문이 설치되어 있으며 최대 200파운드(약 91kg)까지 택배 제품을 담을 수 있다. 기존에는 택배 배송 시 운전자가 소비자의 주소지에 차를 주정차하고 내린 다음 트럭의 화물칸을 열고 짐을 꺼내어 들고 대문까지 일일이 이동했다면, EP1은 그 물리적인 수고를 덜어줄 뿐만 아니라 비용과 시간까지 줄이는 역할을 한다.

EV600도 눈길을 끈다. 이 제품은 장거리 배달을 위한 전기 상용 트럭이다. 화물을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유지하도록 설계된 모션 센서가 탑재된 적재함 보안 시스템, 전방 충돌 경고, 전방 보행자 제동, 전·후방 주차 어시스트 등의 첨단 안전 기능을 갖췄으며, 올해 11월부터 캐나다 온타리오주의 지엠 카미공장(CAMI Assembly plant)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EV600을 통해 탄소 배출 제로 실현으로 지엠의 기업 가치도 더욱 높아질 전망이며,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대대적인 전기차 지원 계획도 여기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포드의 라스트마일 딜리버리 전략은 도심형을 공략하는 것이다. 아파트나 건물 계단을 오르내리기 쉬운 로봇 개발에 나섰다. 미국 스타트업 기업인 어질리티 로보틱스(Agility Robotics)와 파트너십을 맺은 포드는 지난달 2족 보행 배달 전문 로봇인 ‘디짓(Digit)’ 2대를 구매했다. 포드는 디짓을 자율주행 배달 트럭에 태워 구매자의 현관 앞에 배달 후 초인종까지 누르는 시나리오로 이 로봇을 개발할 구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아트크라이슬러(FCA)와 프랑스 PSA의 공식 합병을 통해 세계 규모 3위의 자동차 기업으로 부상한 스텔란티스의 자율주행 상용 모빌리티 출시 계획 발표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아직 이와 관련 공식 발표는 없지만, 기존에 FCA가 구글 웨이모와 파트너십을 맺고 추진해 오던 배달용 자율주행 모빌리티 공동 개발이 진행 중인 데다가 이번 대규모 합병을 통해 개발 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게 되었기 때문에 업계 전문가들은 지엠, 포드, 스텔란티스의 이커머스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은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물류 회사 아마존의 움직임도 빠르다. 아마존은 이미 지난해 6월 자율주행 스타트업인 죽스(ZOOX) 인수 약 반년 만인 지난해 12월 자율주행 택시인 ‘로보택시’를 공개했다. 현재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와 캘리포니아주에서 안전성 검증을 위한 시험 주행을 계속하고 있는 죽스는 샌프란시스코 도심에서 로보택시가 승객을 태우고 주행하는 영상을 공개한 바 있다. 죽스는 시험 운행이 완료되면 샌프란시스코와 라스베이거스에서 모바일 앱 기반의 차량 공유 서비스를 우선적으로 시작할 계획이다.

▶ 국내 자동차 업체도 인수‧MOU 통해 전략 모색

국내 자동차업체도 라스트마일 딜리버리 기술 선점에 분주한 모습이다.

꾸준히 로봇 사업에 대한 연구를 이어오던 현대차그룹은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게 됐다. 이를 통해 미래 산업의 게임체인저로서의 면모를 더욱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인수 합의를 통해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차,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스마트팩토리 등 로봇 기술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전 영역에서 그룹 차원의 경쟁력 제고, 수익성 개선, 신사업 및 신규 수익 모델 구축 등의 새로운 동력을 얻게 됐다.

기아는 콜드체인(냉장 물류) 스타트업 에스랩 아시아와 최근 '라스트마일 딜리버리' PBV 실증 사업 업무 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급증하고 있는 이커머스 시장 대응을 위해 도심 내 라스트마일 물류 서비스에 최적화된 차세대 PBV 모델 개발 역량을 강화하고, 실제 서비스 운영을 통해 PBV 사업을 고도화하는 목적이다.

에스랩 아시아는 콜드체인용 신선 제품 배송 박스 제조 및 운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으로, 신선 제품을 국내 및 동남아시아 지역으로 판매하고 유통하는 물류망을 구축하고 있다. 기아는 에스랩 아시아와 협력해 올 상반기 싱가포르에서 신선 제품을 배송하는 데 니로EV를 투입하고, 라스트마일 딜리버리 서비스용 PBV 사업 모델 검증을 시작할 예정이다.

기아는 실증 사업을 통해 라스트마일 딜리버리에 최적화된 차세대 PBV 차량 개발과 CaaS(서비스형 자동차) 플랫폼을 개발할 계획이다. 또 전기차 충전 생태계 조성, 전기차 플릿 관리 시스템 및 서비스 구축 등 PBV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핵심 역량을 단계적으로 확보할 방침이다.

글로벌 업체도 앞다퉈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도요타는 'CES 2020'에서 자율주행 기능을 갖춘 'e-팔레트' 안에 들어 있는 마이크로 팔레트를 선보였다. 마이크로 팔레트는 라스트마일 로봇으로, 배송 목적지에 도착하면 물품을 전달한다.

폭스바겐은 자율주행 충전 로봇이 주차된 차량으로 옮겨 다니면서 자동으로 차량을 충전하는 신개념 충전 콘셉트를 올해 1월 공개했다.

닛산은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자율주행 및 로봇 관제 공동 연구를 지난 2018년부터 이어오고 있으며, 인공지능(AI) 기반 운전자 보조 로봇, 자율 주행 배송 및 반려 로봇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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