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이정훈 핑거비나 대표)
(사진 = 이정훈 핑거비나 대표)

베트남 중앙은행이 2020년 12월 이후 비대면 전자실명제(eKYC - electronic Know Your Customer) 관련 시행규칙을 마련함에 따라, 고객들이 은행을 방문하지 않고 온라인상에서 금융 계좌를 개설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베트남에서 모바일뱅킹과 디지털 핀테크 금융 서비스가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포스트차이나로 꼽히는 베트남은 외국 기업들의 투자 확대와 동시에 빠르게 금융시장이 성장하고 있음에도 지점을 방문해서 대면으로 자필 서명 확인을 반드시 거쳐야 하는 불편한 프로세스로 모바일 금융 서비스는 여전히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사회주의 특성상 국민들의 수요에도 제도 도입에 소극적인 입장이었던 베트남 정부도 현금 없는 사회를 위한 관련 규제 완화와 코로나19로 자연스럽게 일상에서의 비대면 거래와 결제 그리고 교육 등이 확산됨에 따라 금융 거래에 있어서도 비대면 거래에 인정해야했다.

베트남개발은행(BIDV)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껀반륵(Can Van Luc) 박사는 "디지털 금융업을 발전시키고 비현금 결제를 확대하려면, 정보 및 테이터 공유, 금융기관 간의 상호 인증 결과 인정에 관한 규정을 마련하고 국가 차원의 비대면 본인인증 시스템을 신속하게 구축해야 한다"며 "정부는 디지털뱅킹 사업 승인 및 관리, 디지털 통화 관리 방안도 관심을 갖고 연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비대면 디지털 금융을 주목하는 베트남

그런데 왜 지금에 와서 베트남에서 비대면 디지털 금융이 주목받게 된 것일까? 결론적으로 디지털 금융이 주목받는 이유는 베트남 내부적인 이유로 전통적인 금융서비스에 대한 낮은 활용도(수수료 높고, 늦은 송금 서비스 등)와 높은 현금 사용률과 낮은 은행 계좌와 신용카드 보급율이 있다.

외부적인 이유로는 2020년 2월 이후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결제의 확산과 190개국이상과 자유무역체결(FTA)등으로 선진 금융과 정보기술(IT)의 결합을 통해 새로운 금융 서비스와 글로벌 빅테크, 핀테크 기업들이 자국에서 성공한 비즈니스 모델을 베트남 금융 산업에 접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베트남 디지털 금융 시장은 기존 금융회사에서 제공하지 않았던 새로운 금융 서비스와 함께 소비자의 접근성을 높여서 기존 금융 기관의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던 또는 이용하지 못하던 소비자들을 새로운 고객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

이 새로운 고객은 지리적 제약으로 주변에 이용 가능한 금융 기관이 없거나 신용 조건 등으로 금융 기관을 이용하지 못하거나 제한적으로만 이용할 수 있었던 고객과 기존 금융 기관의 금융 서비스에 불만을 느껴 스스로 금융 기관을 이탈한 고객이 포함될 것이다. 세계은행의 글로벌 핀테크 데이터에 따르면 베트남 금융계좌를 보유한 15세 이상의 인구는 2017년 기준 전체 30.8%에 불과하다.

이는 세계 평균인 69.5%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수준이며, 동남아시아 평균 71%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베트남 중앙은행 결제부에서는 2019년 10월 기준 만 15세 이상 중 은행계좌를 소유한 인구가 63%로 올랐다고 발표했고, 베트남중앙은행(SBV)은 오는 2030년까지 15세 이상 베트남 인구의 90%가 은행계좌를 갖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자료 = 필자정리)
(자료 = 필자정리)

2020년 2월 베트남 응우엔 쑤언 푹(Nguyễn Xuân Phúc) 총리는 2030년 포괄적 국가 금융 전략 안을 서명했다. 이 전략은 개인과 기업, 특히 저소득층과 취약계층,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이 결제, 송금, 저축, 보험, 대출 및 신용 등 기본적 금융상품 및 서비스에 저렴하고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응우옌 만 흥(Nguyen Manh Hung) 정보통신부 장관은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는 디지털경제로 전환을 위한 기회이기도 하다.”며 정부와 기업, 사회는 전자결제, 온라인 교육, 전자정부 등 디지털 기술 발전에 역량을 쏟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 베트남 정부, 베트남 디지털 은행 설립지원

2020년 12월 동남아 지역에서 많은 빅테크 및 핀테크 기업들이 디지털 은행 설립을 위한 라이센스를 획득하고 있다. 싱가폴의 경우 최근 4개의 핀테크 회사인 앤트그룹(Ant Group), 그랩-싱텔(Grab Holding and Singtel), 씨그룹(Sea Group) 그리고 파이낸셜 홀딩스(Greenland Financial Holdings), 링크로지스 홍콩(Linklogis Hong Kong), 베이징 협동자산투자펀드 매니지먼트(Beijing Cooperative Equity Investment Fund Management)의 컨소시엄이 디지털 은행 설립 인가를 받았다.

말레이시아 또한 싱가폴에 이어 Grab을 포함한 5개 핀테크 회사에 디지털 은행 라이센스 인가를 검토 중에 있다고 한다. 베트남은 아직 디지털 은행 설립인가를 위한 법적 체계가 준비되지 않았지만, 인근 국가들의 상황 및 전세계적인 트렌드를 고려할 때 디지털은행의 설립은 빠른 시일 내 허가할 전망이다.

그랩(Grab)의 CEO이자 공동설립자인 앤서니 탄(Anthony Tan)은 베트남에 디지털 은행 진출을 적극적으로 희망하고 있으며, 그랩(Grab)은 이미 베트남에 전자지갑업체인 모카(Moca)를 소유하고 있다.

2019년5월30일에 차량 공유 플랫폼 사업자인 베 그룹(Be Group)과 베트남 시중은행인 브이피뱅크(VP Bank)가 협력하여 조인트벤처기업 베파이낸셜(BeFinancial)을 설립했다. 베파이낸셜(BeFinancial)은 개인, 기사, 중소기업(SME) 대상으로 결제와 대출 서비스를 제공하다 2021년 1월 12일에 베트남 최초 디지털은행인 케이크디지털은행(Cake Digital Bank)출시했으며 차량 앱 플랫폼(Car App platform)기반 디지털 은행이라 할 수 있겠다.

케이크(Cake) 디지털 은행은 기존 은행처럼 계좌 생성, 송금, 입금, 계산서 지급, 예금, 카드 발행 등 모든 은행 서비스를 제공한다. 케이크(Cake) 디지털은행의 특별한 점은 지점에 가지 않고 단 2분이내 온라인으로 계좌를 생성할 수 있으며(비대면 실명(e-KYC) 기술로 언제든지 어디든지 2분내 개인 정보를 입력하면 계좌를 생성할 수 있으며 생성한 후에 바로 사용가능) 모든 서비스는 무료이다. 카드 발급도 집이든 사무실이든 지점 방문 없이 가능하다.

케이크(Cake)디지털은행은 정식 디지털 은행의 라이선스를 받아 진행된 것이 아닌 브이피 뱅크(VP Bank)를 통해 베트남 중앙은행에 허가 신청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지만 베트남 내 디지털 은행 관련 규제가 정해지면 곧바로 라이선스를 획득할 전망이다.

▶ 금융권의 해외 진출도 디지털이 핵심이다

베트남은 아직도 일반 거래에서의 현금 이용률이 압도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한국은 어디에서나 신용카드나 직불카드 또는 간편 결제로 결제하는 것이 보편화되면서 현금을 꺼내는 일이 거의 없는 것과는 대비된다. 그러나 베트남은 30세 초반의 젊은 나라이다. 또 모바일 보급률이 100% 이상이고 이용률 또한 매우 활발하다.

베트남 정부는 이러한 상황에서 베트남의 새로운 경제 성장 동력으로 4차 산업 육성을 위해 그 기반 시스템으로 현금 없는 결제를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있다. 정부의 주도적인 노력으로 공공서비스 분야에서도 현금 없는 결제를 점차 확대해 나가고 있고 코로나19 이후 전자상거래의 큰 폭의 성장과 전자결제 업체들의 활발한 영업과 투자 유치로 현금 없는 사회로 전환할 수 있는 동력을 갖추어 나가고 있는 것이다.

2021년 1월 기준 전자지갑 서비스를 제공 하는 기업은 39여개로 신규 사용자 확보와 기존 고객 관리를 위해 기업간 경쟁이 치열하다. 베트남 전자지갑 제공자들은 전체가 선불 충전 방식으로 충전된 돈으로 전기, 수도, 인터넷, TV 등의 공공요금 지불과 영화, 항공권, 호텔 등의 생활서비스, QR코드를 통한 송금, 계좌 이체, 오프라인 채널 통합 지급/수납 및 은행 지점 서비스 등에 이르는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이렇듯 중개 결제서비스 기업에서 제공하는 폭 넓은 금융 서비스 확대로 은행의 인터넷 및 모바일 뱅킹서비스가 대체 가능해지면서 베트남 은행들도 빠르게 디지털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베트남 정부가 적극 참여하고 있는 디지털 경제, 디지털 사회, 디지털 전자정부 구축을 위해 관련 규제를 완화하고 문호를 개방하고 있기에 코로나19 확산 지속과 저금리 저성장 장기화 속에서 돌파구를 찾기 위한 국내 은행들과 핀테크 기업들은 디지털 기반의 금융서비스를 베트남을 포함 동남아 모바일 금융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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