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시작은 물론이고 현황, 수치, 메뉴, 분위기, 평가까지 줄줄 꿰고 있는 전문가가 있다. 올해로 설립 30주년을 맞는 체인정보의 박원휴 대표는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의 산증인이라고 할 수 있다. 브랜드의 체질 개선부터, 마케팅, 해외 진출, 투자 유치까지 다양한 업무를 담당하며, 무(無)에서 유(有)를 만들어내는 프랜차이즈 분야의 마스터, 컨덕터라고도 해도 모자람이 없다.

성공적으로 해외에 진출해 국위 선양을 하는 브랜드를 보면 마냥 기쁘고 자랑스러우며, 너무 괜찮은 브랜드인데 해외 진출에 쓴맛을 보고 있는 것을 보면 자기 일처럼 슬프고 안타깝다고 말하는 박원휴 대표. 여러 브랜드의 흥망성쇠(興亡盛衰)를 30년을 넘게 바라보고, 직간접으로 관여하면서 어디서든 배울 수 없는 컨설팅 노하우가 생겼다고 말한다.

국내 브랜드들이 경쟁력을 갖추고 글로벌 시장에 뛰어들었을 때 스스로 자생하며 좋은 기회를 만들어내고, 건강하게 커가는 모습을 지향한다고 말하는 그에게 포스트 코로나 시대 프랜차이즈 업계의 전망과 어떠한 준비가 필요한지에 대해 들어봤다.

 

체인정보주식회사 박원휴 대표이사 ▲사진 : 무역경제신문

 

외식기업의 건강한 해외 진출을 돕는 조력자,

다양한 기회와 가능성을 열어주고 싶다

Q 체인정보, 어떤 일을 하는지 소개해달라

1991년 한국에서 시작된 체인정보는 프랜차이즈 컨설팅을 전문으로 하고 있습니다. 프랜차이즈 관련된 다양한 일을 하는데 한국은 물론 미국, 일본, 중국, 동남아시아 등 각국에서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죠. 짐보리나 서브웨이 같은 해외 브랜드가 한국 시장에 진입할 때 브랜드가 잘 정착될 수 있도록 돕는 일, 반대로 국내 브랜드가 해외 진출할 때 도우미 역할을 합니다. 쪼끼쪼끼, 바비큐보스치킨, 교촌치킨, 마포갈매기, 커피베이, 피자마루 등 여러 브랜드의 해외 진출을 도왔죠. 그 외에도 프랜차이즈 사업과 관련한 많은 업무를 담당하고 있어요. 체인본부 창업 및 경영 컨설팅, 마케팅 지원, 언론 홍보 대행 등이 대표적이죠. 대형 쇼핑몰 개발 지원이나 브랜드 유치, 해외 박람회 에이전트, 기타 라이센스 중개 및 투자자 유치 등 프랜차이즈 사업의 손과 발, 머리가 되어주는 것이 체인정보의 업(業)입니다.

“비대면 시대를 맞아 최근 체인정보는 유튜브 채널을 열었어요. 유튜브에서 ‘프랜차이즈체인정보’나 ‘korea franchise information’을 검색하시면 다양한 정보를 접할 수 있습니다. 해외 진출을 원하는 기업들의 정보나 국내 가맹점 모집을 위한 홍보 동영상, K-Food와 관련된 정보 등 해외 진출을 꿈꾸고 있거나 프랜차이즈에 관심 있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정보들로 채워나갈 예정입니다.”

Q 한국 프랜차이즈 분야의 산증인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그동안 해왔던 일들이 궁금하다.

앞서 소개했던 회사 ‘체인정보’의 대표이자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고문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그래도 믿을 건 장사밖에 없다> <프랜차이즈 알고 창업하면 성공한다 1, 2> < 프랜차이즈 국내외 성공사례 연구> <잘되는 체인점> 등 프랜차이즈와 관련된 여러 책을 집필했고, 지금은 휴간한 <월간 종합체인정보>와 <한국체인브랜드가이즈북>의 발행인이기도 했다. 한때 인터넷방송 창업TV을 창립 운영하기도 했었다.

“우연한 기회에 프랜차이즈 분야에 몸담게 돼 30년 넘게 프랜차이즈 업계의 최전선에서 몸을 사리지 않고 일하고 있습니다. 국내 외식산업의 발전과 해외시장에서도 경쟁력 있고 탄탄한 브랜드를 만드는 일은 물론, 외식업 관련 종사자들에게 다양한 정보와 기회를 제공해 궁극적으로 새로운 창업 아이템들이 이어져 외식산업 생태계가 활성화되고 건강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맨손으로 사업을 시작해 100호점, 200호점 사세를 확장하고 당당히 해외시장까지 진출한 사장님들을 보면 존경하는 마음이 절로 생겨요. 저는 그런 분들이 좀 더 유연하고 영민하게 사업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조력자 역할을 하고 있고, 앞으로도 더욱 다양한 분야에서 도울 계획입니다.”

 

K-Food는 아직 시작 단계, K-Culture의 영향을 받아

발전할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Q 코로나19로 인해 국내 브랜드의 해외 진출 상황은 어떠한가.

농림축산식품부에서 발표한 <2020년 외식기업 해외진출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한해 공정위에 등록된 국내 외식기업들의 해외 진출 매장 수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이후 지속해서 해외 진출이 활성화됐으나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감소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또한, 해외에 개설된 총매장 수는 3,945개로 전년 4,319개 대비 374개가 감소했고, 중국, 미국, 브라질 호주 등의 나라에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베트남, 몽골, 대만 등은 주요 증가 지역이다. 매출 현황도 살펴보자. 해외 현지매장의 최근 6개월 매출액은 감소 추세이고, 외식기업의 68%가 이에 해당한다. 절반 이상이 매출이 감소했다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 현지 경제 상황 악화로 인한 소비 감소가 주된 이유로 꼽혔다. 현지인의 방문이 준 것이 압도적이 이유인데, 반면 배달 판매 매출은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자료는 상반기 취합된 자료이고, 하반기까지 적용된 자료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어요. 코로나19가 작년 초반에 시작돼 상반기는 나라 전체적으로 우왕좌왕하던 시기라 팬데믹의 제대로 반영된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조사에 참여하지 않은 해외 진출 브랜드들도 다수 있어서 아주 정확하고 정밀한 결과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팬데믹 상황 속에서도 본촌치킨처럼 외국에서 더욱 상승세를 타고 확장하는 브랜드도 있으니까요. 또한, 단순히 지금의 현상을 코로나 상황에만 이유를 찾을 것이 아니라 현지화를 하는 과정에서 해외에 진출한 우리 브랜드들이 길 닦기를 하고 있고, 완만한 성장은 아니지만 조금씩 앞으로 발돋움을 하는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Q K-Culture의 붐을 타고 K-Pop이나 K-Beauty는 상승 곡선인데, K-Food의 실정은 어떠한가.

“K-Pop이나 K-Beauty에 비해 K-Food가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규제나 지원 등의 문제로 아직 걸음마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정부 지원이 원활하지 않고, 중소형의 외식기업들이 스스로 출자해 직영점 형태로 진출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이런저런 어려움이 따릅니다. 하지만 한류 바람을 타고 K-Culture에 관한 관심이 뜨겁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에요. 그런 관심을 기반으로 현지 문화를 잘 접목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봅니다.”

박원휴 대표는 현지화를 잘한 브랜드로 최근 동남아시아에서 파죽지세로 성장하고 있는 ‘두끼’를 꼽았다. 한국에서는 즉석떡볶이 뷔페 정도로 포지셔닝되어 있었는데, 동남아에 진출하면서 한식 패밀리 레스토랑의 개념을 접목하고, 현지 식재료를 적절하게 사용해 현지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베트남에서 무려 54호점까지 오픈하며 타이완, 태국,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말레이시아까지 진출해 기반을 다지고 있다.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유명한 본촌치킨 역시 메뉴의 현지화가 잘 된 케이스로 K-Food에 중심에 서 있다. 치킨 이외에도 비빔밥, 잡채, 불고기 등 외국인들이 좋아하는 한식을 함께 판매하면서 프라이드 치킨 종주국 미국에서 성공을 이뤘다. 박원휴 대표는 이처럼 현지 상황에 맞게 조금씩 변화를 주고, 현지화에 성공한다면 한류의 바람을 타고 K-Food 역시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Q 국내 브랜드의 해외 진출의 좋은 케이스를 소개한다면.

박원휴 대표는 인터뷰 내내 좋은 예로 본촌치킨을 많이 소개했다. 2000년대 초반에 시작한 본촌치킨은 처음부터 치킨 소스로 승부수를 띄었다. 바삭한 치킨은 기본이고, 가장 맛있는 소스를 만들기에 노력한 본촌치킨은 국내보다는 먼저 해외 진출에 문을 두드렸다. 미국에서도 그의 소스 맛이 인정을 받고 입소문이 나면서 미국 북동부지역을 중심으로 버지니아, 뉴저지, 뉴욕 등 매장을 늘리고 본격적인 프랜차이즈의 모양새를 갖춰갔다. 본촌치킨의 해외 진출 성공 원인에는 물론 맛이 기반이 되기 때문이지만, 현지화에 심혈을 기울였고, 마스터 프랜차이즈 파트너를 잘 만났기 때문이라고 평가한다. 본촌치킨은 마스터 프랜차이즈 방식으로 2010년 필리핀, 2011년 태국에도 진출해 성공을 이뤘고, 회사를 더 키우기 위해 VIG 파트너스와 손잡고 자금은 물론 해외 진출에 도움을 받고 있다.

“‘북창동순두부’ 역시 K-Food의 성공한 사례로 손꼽힙니다. 공깃밥이 아닌 돌솥밥을 제공하고, 내용물에 따라 고기, 김치, 새우, 곱창, 굴, 햄·치즈까지 선택할 수 있어 인기를 끌었죠. 메뉴는 한국식이지만 딱히 한국 전통 순두부라고 말하기에는 어려웠던 맛인데, 현지인들의 입소문을 타고 뉴욕 등 미국 전역에 체인점이 생길 정도로 유명해졌어요. 뉴욕 맨해튼에 있는 매장은 상징적인 K-Food의 성지로 불립니다.”

(좌)무역경제신문 이금룡 발행인 (우)체인정보주식회사 박원휴 대표이사가
인터뷰 중이다. ▲사진 : 무역경제신문

 

작은 브랜드라도 전문성과 경쟁력을 갖춘다면 해외 진출에 기회는 있다

Q 마스터 프랜차이즈의 역할을 소개해달라.

외식기업이 해외에 진출하는 데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 가장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현지에 직영점이나 가맹점을 두고 본사가 직접 경영하는 형태다. 건설 및 운영에 대한 모든 비용을 본사가 부담하고, 운영에 대한 책임 또한 본사에서 지는 방식으로 어느 정도의 자금이나 유명세가 없다면 진출이 어렵다. 두 번째로 국제가맹점 진출은 한 국가의 특정 지역에 대해 일정 기간 개인 또는 법인에게 프랜차이즈 계약을 통해 점포를 운영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이 역시 브랜드의 인지도가 없으면 성사되기가 쉽지 않다.

“요즘 외식기업이 해외 진출할 때 증가하고 있는 방식이 바로 마스터 프랜차이즈예요. 개념적으로 설명하자면 해외 파트너를 찾아 일정 국가 또는 지역 내에서 해당 영업표지와 노하우를 사용해 독자적인 가맹사업을 할 수 있도록 권리를 주고, 이에 대한 대가로 가맹금을 받고 지속해서 경영지원 및 감독을 하며 로열티를 받는 진출 방식입니다. 마스터 프랜차이즈를 잘 만나 성공한 브랜드들이 꽤 있어요. 앞서 말씀드렸던 본촌치킨도 그렇지만 교촌치킨, 마포갈매기, 뚜레쥬르 등의 예가 그렇고, 공차 코리아의 경우는 반대로 대만 본사와 마스터 프랜차이즈를 체결해 공차코리아를 만들어 국내에 입성시킨 케이스죠. 마스터 프랜차이즈와 계약을 잘 맺어 진행한다면 해외 진출에 교두보이자 글로벌 프랜차이즈를 성장할 기회가 더 많아집니다. 또 요즘은 합자 기업 형태로도 해외에 진출하는 경우가 있어요. 현지 회사 기업 또는 기타 경제 조직 등의 투자자와 공동으로 투자해 진출하는 형태로 파트너와 공동으로 자본을 출자해 공동으로 경영하고 공동으로 손익을 배분해 투자 리스크를 분담하는 경영하는 형태입니다. 조금 덩치가 큰 외식기업의 경우 직접 진출하는 것이 부담스럽거나 좋은 파트너가 있을 때 서로의 이해관계를 따져 합자 형태로도 많이 진행합니다.”

그 외에도 단순 기술의 라이센스만 이전하는 경우도 있다. 현지 파트너에게 영업에 필요한 일체의 기술을 전수하고, 상호 및 운영방식으로 사용토록 허가하는 방식으로 오픈 후 본사는 일체 경영과 영업방식에 관여하지 않는 식이다. 해외 진출에는 방법은 생각보다 다양하다. 방법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기회가 많다는 것. 아무리 작은 외식기업이라도 어떠한 기회, 어떠한 파트너, 어떠한 방법에 생기느냐에 따라 해외 진출은 멀리 있는 일이 아닐 수 있다.

Q 해외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갖추려면 어떠한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가.

작은 외식기업이 스스로 외국에 진출하고, 개인 가맹점 문의를 받아 해외에 지점을 설립해 운영하는 일은 정말 쉽지 않다. 하지만 스스로 충분한 노하우를 갖추고 매뉴얼화한다면 기회가 왔을 때 날개를 달 수 있다.

“국내에 단 한 개의 매장이 있는 브랜드를 대만 마스터 프랜차이즈 파트너가 가져간 경우를 봤어요. 기술력과 자본력을 갖춘 중견 브랜드 이상도 인큐베이팅을 받아 외국 진출에 성공한 사례가 많습니다. 프랜차이즈 기업을 지원하는 펀드나 금융 지원이 점점 증가하는 추세고, 투자회사의 경영 개입으로 브랜드가 더욱 성장하는 예도 많아지고 있고요. 외식업 힘들다고 하는데, 기본을 다지고 경쟁력을 갖추면 분명 좋은 기회가 올 수 있어요. 작은 브랜드를 하나 운영하더라도 전문화하고, 매뉴얼화한다면 기회가 왔을 때 해외 진출에 급물살을 탈 수 있다고 봅니다.”

박원휴 대표는 레드오션 중에 블루오션이 있다고 말한다. 치킨 시장이 포화상태라고는 하지만 자신만의 경쟁력을 갖춘 특색 있는 브랜드들은 계속 나오고 있으며, 이 중에서 안정적으로 시장에 진입해 해외 진출을 한 브랜드들도 많다. ‘한 집 건너 하나가 치킨 가게’라는 대한민국에서 소스에 차별성을 둔 본촌치킨이 생겼고, 치킨 종주국인 미국에까지 건너가 성공한 사례만 봐도 알 수 있다. 본촌만의 경쟁력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생각하고 개발하며 경쟁력을 갖추었기 때문에 기회가 왔고, 해외시장에 무사히 진입한 것이다. 브랜드만의 특별한 것, 경쟁력, 전문성을 따져보고 부족한 부분을 채우며 발전시켜나가는 노력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Q 국내 브랜드의 해외시장에 진출에서 국가 지원이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박원휴 대표는 해외 진출에는 다양한 방법이 존재하는데, 그 기회의 장이 많이 없다는 것이 아쉽다고 말한다.

“어느 날 갑자기 매장으로 아주 경쟁력 있는 마스터 프랜차이즈 파트너가 나타나 ‘내 손을 잡고 해외 진출을 하자’라고 말하는 경우는 거의 없어요. 우연히 기회에 맛을 보고 괜찮아서 성사될 수는 있겠지만, 거의 꿈만 같은 일이죠. 이런 신데렐라 이야기를 꿈꾸지 말고, 스스로 해외 진출의 경쟁력과 전문성을 갖추고, 직접 발품 팔아 홍보를 열심히 해야 기회가 보입니다. 그런 면에서 정부 차원의 지원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에요. 해외 박람회에서도 어느 정도 규모가 있어 해외 진출의 경쟁력을 갖춘 브랜드들이 나가는 것이 아니라 너무 영세하거나 아직 준비가 덜 된 곳들이 나가다 보니 그렇다 할 성과가 나타나지 않는 것도 문제입니다.”

박원휴 대표는 해외시장에 기회는 여전히 많다고 말한다. 나라가 주체가 되어 해외 박람회를 열거나 사업 설명회 등 좀 더 공신력 있는 기회의 장을 마련해 중견 외식 업체들이 경쟁력 있는 마스터 프랜차이즈 파트너를 만날 수 있도록 돌파구가 되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더불어 정부의 든든한 지원으로 우리나라 자본의 펀드가 조성돼 작지만, 경쟁력 있는 국내 브랜드가 자금의 어려움 없이 해외에 진출할 기회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덧붙인다.

(좌)무역경제신문 이금룡 발행인 (우)체인정보주식회사 박원휴 대표이사가
인터뷰 종료 후 기념촬영 중이다. ▲사진 : 무역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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