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분야의 사업이건, 어떤 단계에 있건 간에 ‘어떻게 하면 국내 스타트업 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을까?’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숨은 조력자가 있다. 바로 코트라(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스타트업지원팀을 이끄는 김명신 팀장이다. 처음에 창업 관련으로 시작한 팀이 전신이었고, ‘스타트업’ 이라는 이름을 쓴 지 몇 년 되지 않았을 정도로 코트라 내에서도 스타트업 지원 사업은 생소하면서도 방향성이 매우 넓은 분야였다. 2년째 스타트업지원팀의 수장을 맡고 있는 그녀는 다소 광범위하고 스펙트럼이 넓은 스타트업 지원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가장 효율적인 맞춤형 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다. 

스타트업 기업들과 같이 성장한다는 마음으로 더 효과적이고 나은 지원을 위해 방법을 찾고, 이를 적용하면서 칠전팔기(七顚八起)의 정신으로 쉴 새 없이 글로벌 시장에 노크를 한다. 스타트업 기업의 손과 발을 자처하는 그녀는 세계 시장에 진입하고 싶은 스타트업 기업이라면 되도록 코트라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라고 조언한다.

KOTRA 스타트업지원팀 김명신 팀장 (사진 = 무역경제신문)
코트라 스타트업지원팀 김명신 팀장 (사진 = 무역경제신문)

 

스타트업 기업의 역량에 따라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라!

Q 현재 코트라에서 진행하는 스타트업 지원 활동을 크게 분류한다면.

스타트업지원팀의 크게 하는 일은 유망 테크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통한 스케일업 지원을 하는 ‘글로벌점프300’과 국내 스타트업과 다국적 기업의 사업 협력 기회를 발굴하고, 세계시장 진출을 지원하는 ‘글로벌 오픈 이노베이션’이 있다. 스타트업 기업을 발굴해 성장시키는 글로벌점프300은 작년부터, 글로벌 오픈이노베이션은 2018년부터 꾸준히 진행되고 있는 스타트업지원팀의 핵심 전략 사업이다.

“그 밖에도 스타트업을 지원하기 위해 크고 작은 일을 하고 있습니다. 초기 스타트업, 즉 프리 A 정도의 기업들을 위한 글로벌 역량 강화 교육 프로그램을 요즈마그룹코리아와 함께 만들었어요. 그 프로그램은 교육도 교육이지만 초기 스타트업 기업들이 기술이나 서비스 개발을 하면서 해외 사용자들이나 전문가 의견을 듣고 싶을 경우 온라인으로 인터뷰하는 기회를 주고 있습니다. 이것 역시 스타트업 기업 ‘미띵스’라는 곳에 외주를 줘서 진행하는데, 글로벌점프300 1기 교육에 참여했던 19개사 중 5개사가 서비스를 받았고, 만족도가 꽤 높았습니다. 온라인 미팅을 통해서 실제 사용한 유저들이나 이 업계를 잘 알고 있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도움을 받았습니다.”

코트라는 수출에 주를 두고 있으므로 스타트업 기업의 온라인 수출을 지원하는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크게 두 가지로 나누는데, 하나는 인디고고, 잭잭, 킥스타터, 마쿠아케 등 해외 유명 크라우드 펀딩에 입점하는 것. 거기에서 성공하면 미국, 일본, 대만의 대형 유통망들이 연결될 수 있다. 또한 스타트업의 아마존 입점도 돕는다. 아마존 전문 교육을 담당하는 팸글로벌의 강의로 아마존 셀러가 되기까지 A부터 Z까지 자세하게 설명하고, 교육 과정이 다 끝난 후에도 사후 간담회나 개별 피드백을 통해 기업별로 꾸준하게 지원한다.

“뒤에 더욱 자세히 설명하겠지만 해외 유명 콘퍼런스에 참가해 스타트업 기업의 레퍼런스를 쌓는 일도 담당하고 있어요. 요즘은 세계시장에서 호감 있는 기업이 되려면 이런 레퍼런스들이 차곡차곡 쌓여야 하거든요. 열거해 보니 저희 팀에서 정말 많은 일을 하고 있지만, 목적을 두고 보자면 국내 스타트업 기업의 세계 진출이라는 하나의 이유로 진행되는 일들입니다.”

Q CES를 비롯한 해외 유명 콘퍼런스에 참가하는 주된 목적은 무엇인가.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 전시회인 CES는 어느 순간부터 스타트업 기업의 등용문이 됐다. 예전에는 전자·정보 쪽 기업들이 주로 참가하던 박람회였다면, 요즘은 스타트업 기업이 스펙을 쌓기 위해 참가한다. CES 박람회에서 매년 유망한 혁신 디자인과 기술 기업에게 수여하는 ‘혁신상’ 때문으로, 이 상이 CES만큼이나 유명하다.

“과거에는 CES가 단순히 전시회였다면, 요즘은 스타트업 관점에서 보자면 통과의례 같은 소통의 장이 되고 있습니다. CES에서 혁신상을 받았다고 하면 기업의 가치가 달라지는 것이죠. 소위 ‘아빠 찬스, 엄마 찬스’처럼 스타트업 업계는 ‘CES 찬스’가 있다고 말할 정도니까요. 스타트업이 세계 시장의 문을 두드릴 때 필요한 것이 이런 해외 유명 콘퍼런스나 피칭 데이에서의 수상 경력이더라고요. 저희 팀에서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무역관과 함께 국내 스타트업이 전시회에 참가해 CES 혁신상을 받을 수 있도록 수상 신청 비용은 물론이고 신청서 영문 첨삭 등의 일을 돕습니다.”

그 결과로 글로벌점프300 기업 중 3개사가 CES 혁신상을 받는 쾌거를 이뤘다. 김명신 팀장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현재 예산으로 30개 스타트업을 지원해 최대한 상을 많이 받는 것이 목표라고 말한다.

“이런 레퍼런스를 쌓는 일까지 지원하는 이유는 해외 VC와 CVC 87개 사를 대상으로 한 어떤 방법으로 스타트업 기업들을 발굴하느냐는 설문조사 결과 때문입니다. 첫 번째로 해외 콘퍼런스에서 스타트업을 찾는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습니다. 반면 우리 스타트업 기업들은 해외 컨퍼런스 활용이 적은 편이더라고요. 스타트업 콘퍼런스에서 한국관을 만들어 기업들을 소개하는데, 적극적인 비즈니스 상담이 적다는 점이 매우 안타까웠습니다. 스타트업 발굴의 가장 좋은 기회가 되는 콘퍼런스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스펙을 쌓는다면 해외 글로벌 투자자들의 시선과 관심을 받는 데 더욱 유리하다는 것에 주목했습니다.”

김명신 팀장은 이 설문 조사의 답변 중 두 번째 이유도 놀라웠다고 말한다. 의외로 해외 투자자들은 콜드콜(임의적 방문 혹은 전화, 이메일 등의 연락)을 통해서도 스타트업을 발굴한다는 경우가 많았다. 지인 혹은 주변 사람들의 소개 보다 기업이 직접 보낸 메일과 전화에 투자를 결정하는 일이 더 많다는 것이다. ‘밑져야 본전’이라는 마음으로 과감하고 용기 있는 도전이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글로벌 기업과의 협업, 오픈 이노베이션은 점점 진화하고 있다

Q 스타트업 기업에 따라 맞춤형 지원을 한다고 했는데, 구체적인 예가 무엇인가.

“스타트업 지원 사업을 1년 동안 해보니 프리 A에 맞는 지원과 시리즈 A 이상에 맞는 지원이 다르다는 것을 느끼게 됐습니다. 코트라가 지원하는 ‘스타트업 기업의 역량은 과연 어느 정도인가?’라는 의문이 생겼고, 작년 7월 ‘스타트업 글로벌 역량 평가 모델’이라는 것을 만들어 스타트업 기업들의 역량 등급을 나눴습니다. 코트라의 모든 스타트업 사업에 참가하는 모든 기업에게 해외 진출 역량에 관한 설문을 받았습니다. 수출, 투자 유치, 글로벌 창업, 자체 해외 진출 의지와 전략 등 4개 항목의 역량에 대해 설문을 받았고, 이를 토대로 등급화해 잠재-진입-성장 등급으로 나눴습니다.”

그 결과 상당수가 해외 진출 역량이 부족한 잠재 등급으로 판단됐고, 이들의 역량을 높이기 위해 교육 사업을 진행했다. 교육 외에도 앞서 말했듯이 각 기업이 개발하는 기술이나 서비스를 현지 유저들이나 전문가들과 연결하는 등 프로그램을 만들어 개선과 수정을 할 수 있게끔 도왔다. 반면 역량 평가 결과, 역량 등급이 낮은 기업들도 수출 역량은 다른 역량에 비해 높아서 온라인 수출을 증대시킬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제안했다. 시리즈 A에 해당하는 기업들은 사실상 투자 유치가 가능하므로 글로벌 오픈 이노베이션이나 해외 콘퍼런스 사업에 주력했다.

“여기에서 맹점이 글로벌 오픈 이노베이션은 올 초부터 지금까지 4개월 집중적으로 했는데, 시리즈 A 이상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더라고요. 글로벌 오픈 이노베이션은 어떤 특정 단계가 아니라 그 사업이 가진 기술 원천에 더욱 주목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기술력 있는 스타트업을 찾기 위해 전국 각지의 스타트업 지원 기관으로부터 유력 스타트업을 추천받고 있습니다. 신용보증기금, 아산나눔재단, 서울산업진흥원,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등이 추천을 해주는 대표적인 곳입니다.”

Q 스타트업지원팀의 전략 사업인 ‘오픈이노베이션’에 진행 상황은 어떠한가.

코트라는 2018년부터 지난 3년간 우리 스타트업 680개사가 글로벌 기업 187개사의 오픈 이노베이션에 진입할 수 있도록 일대일 파트너링 기회를 지속해서 만들어왔다. 모바일 셀프 구강 검진 앱을 개발한 큐티티(QTT)가 좋은 예다. 큐티티는 작년 5월 코트라가 주최한 화상 상담회를 통해 일본 진출을 성사시킨 파트너사 소프트뱅크를 만난 뒤 두 달 만에 기밀유지협약을 체결하고, 6개월간 일본에서 기술 검증을 거쳐 일본 시장 상용화 계약을 체결했다.

“지금은 수많은 글로벌 기업이 오픈 이노베이션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국내 스타트업 기업들이 코트라의 네트워크를 이용해 소위 케미가 맞는 곳을 만나게 된다면 더할 나위 없겠죠. 기술 검증을 거쳐 레퍼런스를 쌓고, 기술 오류가 있다면 수정도 하고, 더 나아가 글로벌 기업과 기술 협력을 할 수 있습니다. 스타트업이 가진 기술을 글로벌 기업을 테스트베드 삼아 해외 시장에서 검증받을 수 있다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게 되는 것입니다.”

코트라는 5월 기준 글로벌 기업 29개사의 49건의 오픈 이노베이션 수요를 발굴했다. 아직까지는 해외 글로벌 기업을 코트라에서 직접 찾는 경우가 대다수다. 무역관 쪽으로 연락이 오는 경우도 있고, 글로벌 기업의 오픈 이노베이션 부서에서 근무하는 한국인이 무역관으로 연락해 진행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코트라는 올해 프랑스 통신사 오랑쥬(Orange), 루이비통모헤헤네시(LVMH)와 스위스우체국(Swiss Post) 등 세계 각국의 글로벌 기업들의 기술 숙제를 전달받고, 수요에 맞춰 국내 스타트업 기업을 찾기 위해 66개의 스타트업 지원 기관에 정보를 보내 기업을 추천받았다. 올해는 80건의 글로벌 기업 오픈 이노베이션에 우리 스타트업 기업이 참여하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전 세계 127개 코트라 해외 무역관이 글로벌 기업의 혁신 수요를 찾는 ‘니드 파인더(Need Finder)’ 역할을 하고 있다. 딱 맞는 파트너 발굴이 어려울 수도 있고, 각 분야별 법규 제한의 형태가 다양해서 오픈 이노베이션은 폭넓은 바탕의 지식과 이해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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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코트라 스타트업지원팀 김명신 팀장과 (우)무역경제신문 이금룡 발행인이 인터뷰 중이다. 
(사진 = 무역경제신문)

규모는 축소하고, 지원 범위는 확대한 글로벌점프300 3기가 시작되다

Q 글로벌점프300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 3기가 선발되었는데, 주로 어느 분야인가?

올해 4월부터 12월 말까지 진행되는 2021 글로벌점프300 3기는 총 50개사가 선발됐다. AI·IoT·빅데이터, 의료·헬스케어, 모빌리티, 핀테크·보안, 소비재 등 50개 회사 모두 테크 기반 스타트업이다. 자율주행 분야에서 주목받는 우수 기술 스타트업이 다수 선정된 것을 주목할 만하다. 올해는 글로벌점프300과는 별도로 소셜벤처글로벌점프를 신설했고, 소셜 벤처 4개사가 선발됐다. 코트라 해외 무역관 21개소와 매칭, 해외 진출을 위한 밀착 지원을 할 예정으로 맞춤형 해외시장 조사, 해외 투자자·글로벌 기업 연결, 수출 컨설팅 및 멘토링, 해외 법인 설립 컨설팅 등을 지원한다.

“작년에는 스타트업 거점 무역관 수 20개, 올해는 한 개 늘어 21개소를 운영합니다. 무역관 수 대비 지원 기업 수가 101개사로 맞춤형 지원이 어려운 점이 있었어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올해는 54개사로 축소하고, 기업당 평균 2개 무역관을 매칭해 지원 범위를 확대했습니다. 올해는 전 세계 글로벌 기업의 오픈 이노베이션 수요 상시 검색 플랫폼을 구축할 예정으로 선발된 스타트업 기업들이 정보를 보다 쉽게 얻을 수 있게 됐습니다.”

제작 중인 오픈 플랫폼은 코트라의 디지털 무역 플랫폼 ‘바이코리아’ 사이트 안에 구축된다. 해외에 있는 기업들이 그곳에 자신들의 수요를 올려놓고, 스타트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오픈이노베이션 전용관을 만든다. 플랫폼이 완성되면 페이스북, 유튜브 등 스타트업들이 주로 사용하는 매체를 타깃으로 홍보할 예정이다.

Q 앞으로 스타트업을 지원하기 위해서 어떤 계획이 있는지 궁금하다.

“코트라는 ‘글로벌 이노베이션 코리아’라는 이름의 행사를 매년 9월마다 진행하고 있는데요. 해외 글로벌 기업뿐만 아니라 해외 투자자, 바이어, 해외 파트너가 될 수 있는 사람들이 참석하는 자리입니다. 이 자리를 빌려 국내 스타트업 기업들이 피칭하는 하는 자리를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하나의 기업을 대상으로 피칭할 수도 있고, 여러 기업을 대상으로 할 수도 있고, 프라이빗하게 혹은 오픈된 상황 속에서 진행할 수도 있어요. 기업과 투자자들의 니즈에 맞춰 맞춤형으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또한 저희는 기술 스타트업에도 집중하고 있어요. 기술 스타트업이 해외 기술 검증(PoC)을 할 대상은 글로벌 기업 외에도 해외 공공기관, 교통시설, 숙박시설 등 다양합니다. 우선 글로벌점프300 기업을 대상으로 해외 테스트베드 기회를 지원하고, 성공 사례를 확산시켜 나갈 계획입니다”

올해 6월 말까지 글로벌점프 2기는 진행 중이고, 3기는 올해 말이 종료 시기이며, 내년에는 4기가 시작될 예정이다. 스타트업지원팀은 글로벌점프300의 서비스를 진행하는 것에 바삐 움직이는 것은 물론이고 기존의 진행 과정에서 생기는 문제점들을 수정 보완해 더 효과적인 지원을 하는 데 힘쓰고자 한다.

스타트업지원팀의 업무와 성과로 볼 때 앞으로 한국 스타트업의 미래는 코트라에 달려 있다고 해도 모자람이 없다. 국내 스타트업이 해외 시장에서 매력적으로 어필할 수 있도록 손과 발이 되어주는 코트라의 스타트업지원팀과 김명신 팀장이 있어 국내 스타트업의 전망은 맑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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