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 물류센터 해결책으로 등장 RaaS 모델, 물류업계+전자상거래 해결책으로 기대
- 노동집약적·임금에 민감한 물류 산업의 든든한 지원군

원자재 가격 상승과 물류 대란 등 전 세계적으로 공급망에 여러 문제가 대두되면서 전자상거래 시장에 많은 변화가 생겼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전 세계가 언택드(Untact) 시대가 됐고, 비대면 거래가 활성화하면서 로봇이 우리 삶의 일부분을 대체하게 됐다.  

산업 현장에서 사람의 손이 닿아 해결하는 많은 부분들을 스마트 기술을 겸비한 로봇이 효율적으로 해결하고 있다. 자율이동 로봇(AMR), 무인 운반차(AGV), 모바일 로봇, 서비스 로봇 등 자율이동 기술을 갖춘 로봇들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의료·제조·서비스 등의 분야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물류에서의 활약이 급성장하는 추세다. 

코로나19 이후 미국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물류센터 업무를 자동하는 것이 가장 큰 숙제가 됐고, 이에 미국은 물류 로봇 서비스 모델(RaaS)를 개발해 물류 산업에 일어나는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하고 있다. 

▶ 인력난으로 골치 썩는 물류업계, RaaS의 등장으로 물동량 해결 

전자상거래가 늘어나면서 고객들이 주문한 물건을 배송해야 하는 물류센터는 코로나19 이전부터 훨씬 바빠졌다. 그러나 쏟아지는 물류량을 해결하지 못하고 물류센터는 손을 들었다. 물류센터 내 출근 가능한 직원이 줄고, 주마다 강력한 봉쇄 정책으로 인해 정작 물류량을 소화할 인력이 부족했다. 

지난 10년간 전자상거래 시장은 매년 13~14% 정도로 꾸준하게 성장해 다음 해의 시장 규모를 예측할 수 있었지만,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으로 인해 2020년 온라인 거래량은 30% 이상 증가한 것도 문제가 됐다. 

직원 부족으로 밀려드는 주문량을 처리하지 못해 곤혹을 치른 유통업계와 물류업계는 이를 해결하기 위한 구원 투수가 필요했다. 예측 불가능한 상황 속에서 인력을 더 많이 배치하기도, 그렇다고 해서 주문을 제한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증가하는 온라인 수요를 획기적이고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물류 로봇이 라이징 스타로 떠올랐다. 물류 RaaS(Robot as a Service)는 단순한 로봇이 아닌 물류창고에서 사람을 대신할 로봇을 임대하는 사업 모델이다. 

사실 물류 로봇은 훨씬 이전에 탄생했으나, 초기 구입비용이 높다는 점과 비싼 자금을 들여 구매한 로봇의 효과가 얼마나 있을지에 대한 리스크, 초기 도입에 뒤따르는 AS까지 여러 문제가 있어 시장에서 자리 잡지 못했다.

그 대안으로 탄생한 물류 RaaS는 로봇을 필요한 만큼만 사용하고, 사용한 만큼 금액을 지불하는 일종의 사업 모델인 셈이다. 로봇을 가전처럼 구매해야 하는 상품이 아니라 서비스의 개념으로 제공하는 데 의미가 있다. 

로봇 구입에 들어가는 초기 지출이 줄어드는 것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관리 서비스까지 대여를 통해 이용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 물류 로봇 RaaS 서비스, 미국에 대표적 기업 多

로봇은 물류센터 안에서 다양한 일들을 척척 해낸다. 창고 곳곳에서 상품을 운반하기도 하고, 물류 시스템의 자동화를 위한 역할을 해낸다. 미국의 대표적 RaaS 기업은 6 River, Fetch Robotics, InVia Robotics(이상 캘리포니아), Locus Robotics(매사추세츠) 등이 있는데, 조금씩 사양이 다른 로봇을 개발해 서비스하고 있다. 

'식스 리버(6 River)'는 창고 관리용 소형 로봇 개발 기업으로, 주력 제품 '척(Chuck)'은 물류창고 내 자율주행 물류 로봇이다. 척은 상품이 위치해 있는 진열대까지 직접 찾아갈 수 있어 사람이 일일이 진열대를 찾을 필요가 없다.

척에 적용된 내장 센서와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면 사람이 바코드 기기를 들고 다니거나 과거처럼 종이나 클립보드에 일일이 기록할 필요가 없고, 모니터가 부착돼 실시간으로 창고 재고가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다. 첫해 이용료는 로봇 8대 임대료 25만 달러와 연간 유지비 5만 달러가 든다. 

(사진 = 6 River)
(사진 = 6 River)

'페치 로보틱스(Fetch Robotics)'는 최대 적재 무게 500kg용과 1,500kg용 자율주행 물류 로봇, 두 가지를 제공한다. 페치 로보틱스가 개발한 로봇은 창고 진열대에서 픽업한 상품을 컨베이어 벨트까지 이동하거나 사용자가 목적으로 하는 곳까지 자율주행으로 전달이 가능하다.

라이다 센서(Lidar Sensor), 3D 카메라, 맵핑 소프트웨어가 탑재돼 있어 사물과 사람을 구분해 상품을 안전하게 이동시킨다. 페치 로보틱스의 로봇은 월 또는 연간 라이선스 구독으로 임차할 수 있는데, 500kg용 물류 로봇의 월 이용료는 추가되는 장비 옵션에 따라 3,500~5,000달러다.

(사진 = Fetch Robotics)
(사진 = Fetch Robotics)

'인비아 로보틱스(inVia Robotics)'도 타 경쟁사와 마찬가지로 자율주행 물류 로봇을 제공하는데, 주목할 만한 점은 진열대에 놓인 상품 픽업 1개당 10센트의 구독료로 로봇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월이나 연간으로 서비스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 아니라 개당 가격으로 산정하기 때문에 규모가 작은 기업에서 훨씬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사진 = inVia Robotics)
(사진 = inVia Robotics)

▶ 일본, 한국도 RaaS 개발... 물류뿐 아니라 전자상거래 시장의 성장 기대 

일본 역시 물류 현장의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단으로 물류 로봇을 도입했다. 일본 야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2019년도 물류 로보틱스 시장 규모(사업자 매출액 기준)는 전년 대비 155.3% 상승한 131억 4,000만 엔으로 추정되며, 2030년에는 2019년 대비 약 11배 성장한 1,509억 9,000만 엔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의 렉스 플러스도 기업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한 방편으로 물류 RaaS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로봇을 제조원가에 가까운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 후 1대당 월정액을 부가할 계획이다. 

'사람이 잘하는 일은 사람에게 맡기고, 로봇이 잘하는 일은 로봇에게 맡기는 것에 시장 기회가 있다'라고 주창하는 국내 물류 RaaS 기업도 있다. 모라벡(Moravec)은 '모듈러 로봇 기반 다품종 B2C 물류창고 자동화 솔루션'을 개발해 나가고 있는 국내 스타트업이다. 

미국 노동청은 2020년 미국 물류센터 수가 약 1만 9,200개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자상거래 기업 수가 무려 210만 개로, 물류 로봇을 도입할 수 있는 시장이 크다는 것이다. 전자상거래의 대표 격인 아마존은 2012년부터 물류 로봇 기업 '키바(Kiva)'를 인수해 자사 물류센터에서 활발하게 물류 로봇을 이용 중이다.

물류 산업은 노동집약형이라 일손 부족이 심각하기 때문에 다른 업계보다 로봇의 등장을 반기고 있는 눈치다. 성장 잠재력이 높은 로봇 기술 시장은 임금에 민감한 산업에서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으며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기술이 적용되면서 활용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앞으로 물류 산업에서 더 큰 활약이 기대되는 RaaS를 통해 전 세계 물류 분야뿐 아니라 전자상거래 시장의 확장성을 기대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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