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산품 유통 판매, 드론 물류, 가상 여행, 직업 체험, 워케이션 등 신사업 발굴에 전력투구
- 코로나19 속 위기 탈출을 위한 사업 다각화에 총력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항공업계는 직격탄을 맞았다. 해외 이동의 제한 조치로 항공 회사들은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고, 승객과 화물을 운송하는 항공해운사업을 본업으로 삼는 항공 회사는 그나마 선방하고 있지만, 여행을 전문으로 하는 저비용 항공사(LCC)나 여객기로 화물을 수송하는 벨리 카고(Belly Cargo)로 활용되지 못하면 적자를 피할 수 없다.

금융 정보 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3분기 실적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는 매출 2조 1,582억 원과 영업이익 2,382억 원으로 지난해 2분기 이후 6분기 연속 흑자를 지속할 전망이다. 아시아나항공은 매출 1조 910억 원, 영업이익 550억 원으로 전분기 흑자 전환(1,151억 원)에 이어 2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흑자는 항공화물 운송량 증가와 화물 운임 상승이 상승한 결과로 여객 수요를 화물 수요로 대체했기 때문이다.

반면 여객 수요 감소의 직격탄은 맞은 LCC들은 화물 사업 비중이 거의 미비해 올해 3분기에도 영업적자를 탈피하지 못했다. 제주항공은 700억 원 전후, 진에어와 티웨이항공은 400억 원 전후의 영업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 속에서 위기를 기회로 극복한 일본 항공사의 이색적인 사업 다각화 전략이 눈길을 끈다. 일본 항공업계는 생존을 위해 다양한 창의적인 마케팅과 사업 아이디어로 방법을 모색하고 있는데, 엄청난 매출 신장에 이바지했다기보다 침체된 항공업계에 활기를 불어넣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드론 물류, 특산물 유통 판매, 가상 여행 앱, 직업 체험, 워케이션 등 신사업 발굴 사례를 통해 일본 항공 회사의 기발한 아이디어를 엿본다.

▶ 일본항공 JAL, 백화점과 손잡고 컬래버레이션 유통 판매

2년 연속 적자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며 고전하고 있는 일본 대표 항공사 JAL은 도쿄도 내 백화점과 이색 컬래버레이션 마케팅을 펼치며 유통 시장에 뛰어들었다. 게이오백화점과의 업무 제휴를 통해 일본 홋카이도 지역의 신선식품 등 지자체 특산품을 항공기로 공수해 9월 7~21일 도쿄 게이오백화점 신주쿠점에서 열린 '홋카이도 가을 물산전'에서 판매했다.

JAL 객실 승무원이 백화점에서 지자체 특산품을 판매하는 모습 (사진 = JAL 뉴스)
JAL 객실 승무원이 백화점에서 지자체 특산품을 판매하는 모습 (사진 = JAL 뉴스)

JAL은 판매대 전시 상품의 선정부터 수송, 판매까지 일괄적으로 담당하며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실제 현장에서도 JAL의 객실 승무원이 직접 고객에게 상품을 홍보하며, 여행 수요를 환기시키는 등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 日 최대 항공사 ANA, 드론 물류 서비스에 도전

일본 대표 항공사인 ANA는 드론 시장 확대 추세 속에 도서·산간 지역에 드론 물류 서비스를 개시했다. 일본 시장조사 업체 임프레스 리서치사의 ‘드론 비즈니스 조사보고서 2020년’에 따르면, 일본 국내 드론 시장은 2020년 1,932억 엔에서 2025년 6,427억 엔까지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트렌드에 맞춰 일본 정부도 관련법과 규제 완화로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 2021년 3월 9일 일본 국토교통성이 발표한 '항공법 개정에 대한 각의 결정 관련'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2022년부터 드론 등 무인 항공기가 유인 지대 상공에서 조종자가 나안으로 볼 수 없는 거리에서 보조자 없이 드론을 조종할 수 있도록 허가할 방침이다.

드론 배송 사업화 (사진 = ANA 그룹)
드론 배송 사업화 (사진 = ANA 그룹)

ANA에서는 2021년 3월 21~26일 나가사키현 히사카섬과 후쿠에섬 사이에서 의약품과 혈액 검체를 드론으로 약 10분 만에 배송하는 데 성공했다. 이 실험 성공에 힘입어 2021년 4월 15일 독일의 드론 메이커 Wingcopter GmbH와 업무 제휴를 체결, 2022년부터 일본 전국 내 육상 운송이 곤란한 인구 과소 지역과 도서·산간 지역을 대상으로 드론 물류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적은 인구가 사는 섬이 많은 일본의 경우 드론 물류 서비스가 상용화된다면 다양한 사회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스마트폰 가상 여행 앱 개발에 뛰어든 ANA 홀딩스

일본 ANA의 지주사 ANA홀딩스는 스마트폰 가상 여행 앱 서비스 ‘스카이 파크’를 개발해 2022년 전 세계 각국에서 동시 제공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가상 여행 앱은 말 그대로 가상 공간에서 여행을 즐길 수 있는 서비스로, 팬데믹 상황처럼 이동 제약이 있을 때 여행의 아쉬움을 달래줄 수 있다. 일본 언론 산케이비즈에 따르면, ANA는 “가상 여행 서비스를 자사 비항공 사업의 주요 사업 중 하나로 키우는 한편, 가상 여행을 통해 실제 여행 수요도 환기해 코로나19 종식 이후 항공사업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히며, “이용 요금은 현재 조정 중이나 주말에 영화 한 편 보러 가는 수준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ANA홀딩스가 개발 중인 가상 여행 서비스 이미지 (사진 = ANA홀딩스)
ANA홀딩스가 개발 중인 가상 여행 서비스 이미지 (사진 = ANA홀딩스)

‘스카이 파크’는 이용자의 아바타 캐릭터가 최대 8명이 한 그룹으로 모여 교토 등 일본 주요 관광지를 돌아볼 수 있는 가상 체험을 제공한다. 현재 미국, 유럽, 호주 등의 정부 관광국과 협력해 각국의 관광 명소를 서비스 콘텐츠에 추가하는 한편, 우주 공간이나 공룡 세계, 영화 속 세계 등에서의 여행 체험도 검토하고 있다.

▶ 항공사 직업 체험, 워케이션 연계 서비스 등 다채로운 방법으로 위기 탈출 모색

ANA는 올해 7월 18일부터 도쿄 오타구에 위치한 자사 인재 육성 종합 트레이닝센터 ‘ANA Blue Base’를 열고 관광객이 항공업의 다양한 직군을 체험할 수 있는 직업 체험 서비스 ‘ANA Blue Base Tour’를 선보였다. 여객 승무원의 스카프 매는 방법 강좌, 안전 탈출 체험이 가능한 CA 체험 투어, 타이어 부착과 정비 시뮬레이터를 체험할 수 있는 정비 체험 투어를 2인 1조로 2만 4,000엔에 제공하는 한편, 보잉 777 훈련 시뮬레이터에 들어가 현역 파일럿에게 설명을 들으며 비행기 조정 체험을 해볼 수 있는 ANA 파일럿 체험 투어를 2인 1조 15만 엔에 선보인다.

ANA사의 직업 체험 투어 서비스 (사진 = ANA 홈페이지)
ANA사의 직업 체험 투어 서비스 (사진 = ANA 홈페이지)

지난해부터 원격 근무가 확산됨에 따라 워케이션 연계 서비스 상품도 볼 수 있다. 워케이션(Workation)이란 일(Work)과 휴가(Vacation)를 합친 단어로 관광지나 리조트, 캠핑장 등 인터넷을 통한 업무가 가능한 휴양지에서 휴가를 보내면서 일을 하는 방식이다. 향후 일본 국내 워케이션 시장은 2020년 699억 엔에서 2025년 5배 규모인 3,622억 엔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항공 회사의 양대 산맥인 ANA와 JAL은 자사 그룹 계열사가 보유하고 있는 호텔 등 여행 계열사와 연계해 일본 전국 각지에서 워케이션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상품을 앞다투어 선보이고 있다. 일본의 대표 저가 항공사 피치항공사는 일본 최대 여행 종합 기업 HIS와 함께 소비자가 일본 오키나와 인근 아마미오섬 전통 숙박 시설에 머무르며 워케이션을 즐길 수 있는 투어 패키지를 1인당 최저 4만 9,800엔에 선보이며 워케이션 상품 출시 대열에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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