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에 체결된 RECP, 아세안을 중심으로 세계 최대 경제 공동체 탄생
RECP에 맞춰 우리기업의 새로운 글로벌 전략 수립이 필요

[K글로벌타임스]

▲ 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 태국 방콕의 임팩트 포럼에서 열린<br>RCEP 정상 회의에 참석했다. (사진 = 뉴시스)
▲ 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 태국 방콕의 임팩트 포럼에서 열린
RCEP 정상 회의에 참석했다. (사진 = 뉴시스)

2020년 11월 15일, 15개국 정상들이 RCEP(Regional Comprehensive Economic Partnership: 역내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에 서명함으로써 NAFTA(North American Free Trade Agreement: 미국·캐나다·멕시코 북미자유무역협정)과 EU(26개국의 유럽연합)를 능가하는 세계 최대 경제 공동체가 탄생했다.

이로써 한국의 무역·투자 및 국가 간 통상 전략에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는 계기가 됐다. 특히 일본과 실질적인 FTA의 협약이 이뤄져 한일 경제 협력에 긍정적인 국면을 맞게 됐다. 

▶ 타결까지 8년 걸린 RCEP 협정

RCEP 15개국은 2012년 11월 캄보디아 프놈펜 평화궁전에서 협상을 개시한 이래 7년간 28차례 공식 일정을 가졌으며, 2019년 11월 4일 세부 항목이 기재된 협정문이 타결되었다. 15개국은 아세안 10개국과 한국·중국·일본·호주·뉴질랜드를 포함한다. 

이어 2020년 11월 15일, 15개국 정상들이 서명함으로써 2021년 상반기에는 각국의 비준을 거쳐 출범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서둘러 각국의 정상들이 서명한 데에는 미국 주도의 CPTPP(Comprehensive and Progressive Agreement for Trans-Pacific Partnership: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 경제동반자협정)가 바이든 정부의 출범으로 본격 추진될 것이 예상돼 중국의 주도로 RECP 체결이 앞당겨지게 되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기존 FTA보다 개방률과 분야가 훨씬 높은 수준인 RECP

RCEP의 탄생으로 인구 34억 명, 무역 규모 10조 1,310억 달러(약 1경 1,043조 원)의 거대 시장이 형성되었으며, 우리나라의 2019년 RCEP 국가 상대 수출액은 2,689억 달러로 50% 수준이다.

여기에 2007년에 발효된 한·아세안 FTA 내용보다 훨씬 개방 품목이나 관세 철폐율이 높아 한국의 신남방 정책도 크게 탄력을 받을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RCEP 협정에 따라 한·아세안 FTA 대비 품목별 관세(79.1~89.4%)를 추가 철폐(1.7~14.7%)함으로써 국가별 최고 94.5%까지 개선할 수 있게 되었다. 우리 기업 상품 자유도가 90% 이상 높아지는 셈이다.

인도네시아는 1,134개, 필리핀은 1,140개, 태국은 1,238개 품목의 관세가 추가로 인하되었다. 

현대자동차는 일본 차 점유율이 95%인 인도네시아에 2021년 말 준공 예정으로 자동차 공장을 건설하고 있는데, 한국에서 자동차 부품 수출에 40% 관세가 부과되던 것이 대폭 인하(10%)될 것이라 예상된다.

이렇게 품목별 관세율이 인하되고 개방 품목이 늘어남에 따라서 앞으로 기업은 최적의 투자처를 찾아서 글로벌 가치 사슬(Global Value Chain)을 구성할 수 있게 되었다.

▶ 역내 무역 규범 통일로 경제 공동체 시동

이번 RCEP 협정에서 가장 크게 진전된 것은 역내 통일된 무역 규범이 마련된 것으로 지적 재산권·원산지 규정 등 교역 간에 장벽이 크게 개선되었다. 특히 원산지 규정의 경우 아세안·호주·중국이 원산지 증명·신고 절차가 서로 달랐으나 이제 통일된 규범을 갖게 됨으로써 통관·인증 절차의 통일성을 이루게 됐다. 그러므로 역내 생산 가치 사슬도 강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RCEP 협정 참여국 전역에서 재료를 조달·가공하더라도 재료 누적을 인정받게 된다. 특히 이번 RCEP 협정에 따라 서비스 부문이 대폭 개방되는데 필리핀, 태국, 인도네시아 등이 온라인 게임, 애니메이션, 음반, 녹음, 영화 제작·배급·상영 등을 추가로 개방하면서 동남아 시장에 불고 있는 한류 열풍이 더욱 탄력을 받게 되었다.

▶ 기업들도 새로운 글로벌 전략 수립해야

그동안 대한민국은 양자 간 교역 중심인 FTA에 주력해 50개국 이상 국가와 협상을 맺어왔다. 이번에 최초로 메가 FTA인 RCEP에 진출했고, 앞으로 미국이 주도하는 CPTPP에도 참여할 가능성이 커졌다. CPTPP은 한국이 참여할 경우 13개국이 된다. 

경제 공동체는 인력, 서비스 등이 비중 있게 다뤄지고 있고, 정부 조달 물자에도 참여할 수 있어서 다양한 글로벌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FTA산업협회 前 이창우 회장은 "한미 FTA 경우를 비춰보아 국가 간 조달 물자 시장을 눈여겨보아야 한다"고 강조하며, "우리기업들오 새로운 글로벌 전략을 수립해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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