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성 편집매장과는 차별화된 전략으로 팬데믹 상황에서도 사세 확장
- 소비자를 배려한 매장 운영방식, 컨셉셜한 인테리어, 저렴한 가격, 활발한 온라인 마케팅이 성공 이유

(사진 = 픽사베이)

화장품 산업이 발달한 한국의 경우만 봐도 10년 전까지는 로컬 브랜드숍이 성행하다가 몇 년 전부터는 올리브영, 롭스, 왓슨스 같은 편집매장이 대세를 이룬다. 백화점과 방문 판매에서 단독 매장, 로컬 매장 형태로 이어지다가 최근에는 온라인 중심으로 소비 트렌드가 변했고, 편집매장만이 오프라인 소비의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중국 역시 요즘 젊은 세대를 공략하는 신흥 화장품 편집숍의 등장으로 빠르게 유통 채널이 옮겨지고 있는 분위기다. 기성 화장품 편집매장과 다른 매장 운영방식, 콘셉트에 집중한 스타일리시한 인테리어, 저렴한 가격 등을 무기로 고객을 확보하고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매장 내 입점한 화장품은 대다수 중국산이지만 지역 성격에 따라 일부 매장에서는 수입 화장품도 높은 비율로 판매하고 있다.

▶ 경쟁력을 갖춘 중국 신흥 화장품 편집매장의 등장

그동안 중국에서는 해외 브랜드의 화장품 편집매장이 주를 이뤘다. 홍콩의 왓슨스(Watsons)가 1987년, 매닝스(Mannings)가 2005년에 중국에 처음 등장했고, 2019년에는 왓슨스의 매장이 4,000여 개까지 늘어났을 정도로 중국 화장품 판매 시장을 선도했다. 그러나 2019년 기존의 화장품 편집매장과는 다른 특징을 가진 중국 신흥 화장품 편집매장들이 등장하면서 전세가 역전되는 모양새다. 컬러리스트(The Colorist), 와우컬러(Wow Colour)가 대표적으로, 광저우, 선전 등 대도시에 1호점을 개설해 입지를 다지고 있다.

(사진 = linkshop.com)<br>
(사진 = linkshop.com)

컬러리스트 1호점은 개점 첫 달 하루 평균 1만 4,000여 명이 방문했고, 약 400만 위원의 매출을 올려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런 분위기를 바탕으로 컬러리스트와 와우컬러는 2020년 10억 위안의 투자금을 유지하며 베이징, 상하이 등 중국 내 주요 도시들로 매장을 확장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신흥 화장품 편집매장은 성장했지만, 기성 화장품 편집매장들은 규모를 축소하는 추세다. 작년 한 해 왓슨스의 중국지역 매출액은 19%가량 하락했고, 매닝스는 중국의 광동성 및 화남(华南)지역 외 매장들을 모두 철수했다. 반면 컬러리스트 및 와우컬러는 20여 개의 도시에서 200여 개의 매장을 각각 신규 개설할 정도로 공격적으로 사세를 확장하고 있다. 또한, 컬러리스트, 와우컬러 브랜드 외에도 하메이(HARMAY), 노이지뷰티(NOISY BEAUTY) 등 7개의 신흥 화장품 편집매장들도 2020년부터 2021년까지 2년간 총 50억 위안이 넘는 투자금을 받으며 모두 50개가 넘은 오프라인 매장을 오픈했다.

▶ 기성 화장품 편집매장과 다른 매력으로 중국 젊은 세대들을 공략

중국의 신흥 화장품 편집매장 성공의 비결은 무엇일까? 기성 매장과는 달리 원하는 화장품을 종류, 횟수 제한 없이 자유롭게 테스트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다수의 젊은 소비자들이 매력을 느낀다. 예를 들어 왓슨스에서는 립스틱을 최대 5개까지 테스트할 수 있었다면, 신흥 화장품 편집매장은 원하는 제품을 색상별로 횟수에 제한 없이 테스트가 가능해 그야말로 중국 뷰티 빠꼼이들의 놀이터로 보기에 충분하다. 또한, 기성 매장은 직원들이 영업 실적으로 위해 무리하게 제품을 권하며 판촉 활동을 하기도 하지만, 신흥 매장은 자유롭게 제품을 써보고 발라본 뒤 필요할 때 직원에게 제품을 문의하는 식이라 매장 방문의 문턱을 낮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진 = 잉상망(winshang.com))<br>
(사진 = 잉상망(winshang.com))

제품 라인업 면에서도 젊은 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신경을 많이 썼다. 기존 편집 매장은 화장품 외에도 생활용품, 식품 등 다양한 제품이 입점했지만, 신흥 화장품 편집매장은 20대, 30대 젊은 세대의 소비성향에 맞춰 70% 이상이 색조화장품이고, 기초화장품 향수의 비중이 낮은 편이다. 중국 내 자국 제품을 선호하는 궈차오(国潮) 트렌드에 맞춰 중국산 화장품이 주를 이루는데, 와우컬러는 자국 화장품의 비중을 70%까지 확대하며 궈차오 열풍을 반영하고 있다. 중국 화장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비중이지만 30%가량 수입화장품을 판매하고 있는데, 투쿨포스쿨, 아임유니, 헉슬리 등의 한국 제품을 만날 수 있다.

사진 찍기 좋은 SNS용 매장 인테리어도 신흥 화장품 편집매장 열풍에 큰 역할을 했다. 컬러리스트는 화장품 퍼프로 ’무지개 벽‘을 만들었고, 와우컬러는 주요 상품들의 콘셉트를 반영해 매장 인테리어를 수시로 바꾸고 있다. 디스플레이에도 각별하고 신경을 쓰고 있는데, 매출 데이터를 바탕으로 제품 진열을 주기적으로 바꿔 매출 신장 효과를 거뒀다. 알록달록 다양한 색상으로 연출한 화려한 인테리어는 MZ세대들이 사진을 찍고 SNS에 올려 자랑하기에 충분하다. 매장 인테리어가 SNS 홍보 활동에 주요 수단이 됐고, 신규 방문자를 유치하는 온라인 '중차오(种草)' 마케팅에도 활용하고 있다.

SNS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판매 전략을 선보인다. 젊은 층이 다수 이용하는 샤오홍수(小红书),더우인(抖音) 등과 같은 온라인 플랫폼에서 ‘왕홍(网红)'을 통해 동영상 및 라이브방송을 진행하며 매장을 홍보한다.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합리적인 가격도 성장에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신흥 화장품 편집매장은 공급업체로부터 제품을 직접 구매하고, 대금을 신속하게 지급하는 식으로 가격 협상력을 가지고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수급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해외 화장품 브랜드와 편집매장에 의존하던 중국화장품 업계가 경쟁력으로 갖추며 빠르게 변하고 있다. 떠오르고 있는 신흥 화장품 편집매장들은 물론이고 티몰, 징동과 같은 자체 온라인 플랫폼의 활성화로 중국의 화장품 산업은 비약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중국 시장 진출은 기존 따이공(代购)을 이용한 유통방법으로는 더는 어렵다. 한국 화장품 브랜드가 중국 시장에 진입을 원한다면, 티몰, 징동과 같은 온라인 플랫폼뿐만 아니라 이와 같은 오프라인 신흥 화장품 편집매장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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