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먹는 자리에서 인정(人情)이 나고, 술 마시는 자리에서 의리(義理)가 다져진다.” 한국인에게 사회생활을 할 때 가장 필수적인 요소를 다 담은 한마디일 것이다.

직접 얼굴을 보고, 그리고 ‘인간적인’ 커뮤니케이션(Coummunication) 즉 대면(對面)커뮤니케이션이 재 모든 기업 내외에서 이뤄지는 ‘미팅(meeting)', ’회의(會議)‘의 주축이 되어 움직여오고 있었다.

하지만 상황이 달라졌다. 연초부터 닥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사태는 경기(景氣)의 흐름은 물론 기업문화까지도 바꾸었다.

기업문화의 중심에 ‘비대면(非對面)’이 일상화되었다. 이에 점차 마주앉는 빈도수가 줄어들더니, ‘만남’, ‘자리’ 등 ‘미팅(Meeting)'에 대한 개념(Conception) 자체가 달라져가는 모습이다. 달라진 ’문화‘에 따라 ’방식‘도 달라진다.

그간 우리에게 익숙했던 ’커뮤니케이션‘, ’의사소통‘을 전하는 방식이 달라졌다. ’대화‘의 장(場)은 오프라인이 아니라 온라인으로 옮겨져 왔고, 이에 으레 통과의례처럼 여겼던 ’소통‘의 형태는 하나둘씩 사라지는 등 절차상 생략이 잇따르고 있다.

겉치레를 벗어던진 대신에 사람들은 ’내용‘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이는 기업이 시장(市場)을 대하는 태도에도 변화를 이끌었다. 기업과 기업, 기업과 고객 등 다양한 세일즈(Sales) 관계에서 더는 ’과정‘에서 쌓아올린 메신저(Messenger) 간의 추상적인 논의가 아닌 전달코자 하는 ’메시지(Message)‘가 분명한 것에 반응이 더 빠르고, 긍정적인 신호도 함께 인다.

기업에게 커뮤니케이션의 변화는 곧 시장전략의 변화로 이어지며, 브랜드의 정체성까지 결정짓는 중요한 변곡점으로까지 연결된다. ‘언택트 비즈니스 (Untact Business)' 시대, 지금 당장 비즈니스맨들에게 필요한 세일즈(Sales) 덕목이 무엇인지 김용기 쉬플리코리아 대표에게 물어보았다.

김용기 쉬플리코리아 대표 (사진 = 무역경제신문)
김용기 쉬플리코리아 대표 (사진 = 무역경제신문)

‘버츄얼 셀링 (Virtual Selling)'이 도래한 시기...

확실한 ’니즈의 정의‘가 필요하다

김용기 대표가 몸담고 있는 쉬플리코리아사(社)는 기업의 세일즈 트레이닝 (Sales-Training)를 교육하고 컨설팅하는 회사다. 미국 ‘RAIN’ 사(社)를 모체로 둔 본 사는 ‘영업’, 즉 ‘세일즈’의 조사(Research)부터 구매 영업전략까지 소프트웨어적인 설계도를 그려 제시한다.

요즘 자사를 찾는 기업고객들의 관심이 가장 높은 것은 바로 ‘버츄얼 셀링(Virtual Selling)'이다. 현재 ‘세일즈(영업)’의 큰 축을 이루고 있는 이 ‘버츄얼 셀링’은 온라인 웹상에서의 만남, 회의를 토대로 PC 화면 너머 아이템을 공개하고, 이에 대한 고객의 구매도를 이끌어내는 것이 특징이다. ‘버츄얼(Virtual)'의 특성상 공간과 시간의 제약은 없다.

다양한 ’가상의 공간‘에서 보다 많은 사람들의 구매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고, 고객의 의견청취도 보다 다채롭게 소화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실무에 있어서 ’관리(Management)‘가 잘 이루어진다면, 기존에 대면 방식에서 비롯되는 피로감을 줄여줌으로써 운영의 효율성이 배가될 수 있다. 이 점에 기업들의 관심도 더 높아지고 있는 상황.

특히 사내에서 실무에 대한 의사결정권을 쥔 중역급 이상이 이 방식에 더욱 시선을 집중하고 있다.

“버츄얼 미팅과 관련해서 시니어(Senior)층의 관심이 더욱 확산되는 추세를 느끼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의사결정권자들의 참여도가 높아지고 있지요. 그동안 위계질서 하에 단계별 미팅 구조를 간소화했고, 시간과 비용 대비를 보았을 때, 효용성도 더 큰 편이니까요.”

이에 김용기 대표는 ‘세일즈의 첫 단추부터 다시 끼워 넣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 첫 단계로는 ‘고객이 원하는 바에 접근하는 법’을 다시 정립하는 것이다.

“비대면이 지닌 단점은 고객의 니즈를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고, 관련 정보를 얻어 셀링의 틀을 설계하기가 불리하다는 점입니다.

이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세일즈의 첫 단계를 재정비해야하죠. 세일즈의 첫 단계는 바로 니즈의 정의(Needs' Definition)‘입니다.

기존에 대면방식에서는 이 고객의 필요로 하는, 원하는 니즈와 관해 정의를 내리기가 훨씬 쉬웠습니다. 예를 들어 몸이 아파 병원을 찾아온 환자에게 의사가 직접 대면 진단을 합니다.

얼굴을 보고 질의응답을 통한 검진으로 원인을 찾아내고, 병명까지 정확하게 일러줍니다. 이때부터 환자는 의사를 자신의 병을 치료하는 데에 핵심 파트너로 인식하게 되죠.

이처럼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는 데에는 판매자와 구매자의 관계형성을 통해 서로를 인식하고, 이에 맞는 솔루션을 제안하는 것은 세일즈에서 중요합니다.

비대면 세일즈에서는 이 과정에서 벽을 사이에 두고 말하다보니, 이를 알고, 필요성을 전달하는 데에 한계가 있습니다.”

“고객의 니즈는 결국 상품에 대해 직접적인 경험을 했을 때 충족이 되고, 이 경험에 이르기까지의 설득은 매우 난제이지요.

지금과 같은 비대면을 지향하는 시기에는 이러한 설득은 더욱 힘을 잃어가구요. 하지만 난제라고 해서 무조건 안된다는 것은 아닙니다.

커뮤니케이션은 너와 내가 참여한 ‘상호작용’에서 비롯되지요. 이 ‘상호작용’에서 단순히 아이템의 품질과 성능을 말하기 이전에 이를 바라보는 고객의 관점에 전환을 주어야합니다.

예컨대 당신이 지금 일상생활하는 데에 이 아이템이 어떤 필요충족 요건이 되는 지, 그리고 이를 통해 어떤 변화가 일 수가 있는 지 등을 구매전략에 포함시켜야 합니다.”

김용기 대표는 현 구매전략에서는 이른바 ‘인사이트 셀링 (insight selling)’, 즉 통찰력을 함께 판매대상으로 삼아야한다고 강조한다.

“솔루션 판매는 물론이고, 이 통찰력을 넓힐 수 있는, 말 그대로 시장에서 빚어지는 현상과 물질을 바라보는 시각을 확장할 수 있게끔 하는 전략을 펼쳐야합니다.

특히 기업과 기업간의 세일즈, B2B 세일즈에서는 더욱 중요하죠. 고객과 아이디어를 나누는 상호작용을 통한 통찰력 교류를 통해 고객과 고객사(社)의 세계관, 행동 등 변화를 이끌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한 새로운 세일즈의 기회를 잡아야합니다.”

(좌) 무역경제신문 이금룡 발행인과 (우)쉬플리코리아 김용기 대표가 인터뷰 중이다. (사진 = 무역경제신문)
(좌) 무역경제신문 이금룡 발행인과 (우)쉬플리코리아 김용기 대표가 인터뷰 중이다. (사진 = 무역경제신문)

 

본격화된 ‘비즈니스 라이팅 (Business Writing)'...

문서 커뮤니케이션이 달라졌다

커뮤니케이션의 변화는 ‘말’ 오가는 대화의 방향성을 달리 할 뿐만 아니라, 글이 담긴 ‘문서’도 다르게 만든다. 특히 ‘문서’의 중요성은 지금 그 어느 때보다도 가장 커졌다.

첫 문 ‘비대면’에서는 ‘말’ 보다는 ‘글’로 소통하는 방식에 더 익숙해졌다. 최근 기업들은 기존에 고수하던 회사 소개서 또는 투자 제안서를 작성하는 방식에 변화를 주어야한다는 점에 질문을 던지고. 귀를 기울이고 있다.

귀를 기울인 그들에게 김용기 대표는 ‘비즈니스 라이팅 (Business Writing)'의 훈련이 필요하다고 답한다.

“본래 국내 기업들이 견지하던 회사 소개서 및 제안서의 양식은 이른 바 ‘아카데믹 라이팅 (Academic Writing)'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서론-본론-결론을 갖춘 기본양식이지요.

서론에서 회사 또는 기업소개를 먼저 하고, 그 다음 배경설명을 거쳐 마지막 결론에서야 해당 사업 및 전략으로서 얻을 수 있는 기대효과를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이는 읽는 데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사실상 말하고자 하는 주제를 상대에게 제대로 인식시키지 못합니다. 무엇보다도 양방향에서 상호작용이 효과적이게 일어나기 위해서는 내용이해가 빨리 이루어져야합니다.”

제안서 양식의 주요 골자인 비즈니스 라이팅(Business Writing)은 제일 먼저 서두에서부터 결론을 이야기한다. 사업의 목적과 목적달성 이후 기대효과 그리고 이익창출에 데이터를 밝히고, 이에 따른 여타 조율을 끊임없이 맞춰가야한다는 것이다.

“비즈니스 라이팅은 결론이 앞서서 나옵니다. 이는 상대방에게 내용을 가장 효과적으로 강조할 수 있는 ‘스트레스 임팩트 (Stress Impact)'를 주는 것이죠.

제안하고자 하는 솔루션가 리드효과를 언급해서 본론으로 끌어들이는 형식입니다.

흔히 두괄식 양식으로도 알려진 ‘비즈니스 라이팅’은 이러한 효율성을 배가합니다. 아울러 프레젠테이션(PT)을 넘어서 온라인상으로도 효과적인 의사전달을 이끌 수 있지요.

최근 보편화된 웹에서의 판촉 및 구매활동에 적합한 문서 커뮤니케이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른 제안서 작성에 대해 김용기 대표는 4가지를 강조했다.

먼저, ▲결론/주제 및 페이지를 넘겨 등장할 본론을 간략이 담은 주요 요약본(Executive summary) ▲ 각 항목별 주제문이 담은 섹션별 요약(Section Summary) 등으로

비젼 스테이트먼트 / 링킹 스테이트먼트: 고객의 비젼과 금액 및 수익창출로 이어진다/

제안서는 우리가 고객에게 솔루션을 제안하는 것/ 주어를 바꾸기 / 고객의 니즈/ 고객의 가치=주관적/ 구매 히스토리 / 그들의 솔루션이 뭐야에 따라서 달라진다

문서 커뮤니케이션은 기업의 해외 수출시장을 개척하는 데에 플러스 요인이 된다.

흔히 언어의 장벽(Language Barrier)의 한계를 넘어서는 수단이 될 수 있기 때문.

한편으로는 그렇기 때문에 전문성이 더욱 강조되기도 한다.

“B2B 비즈니스에서의 문서 커뮤니케이션은 고객중심의 제안서 틀을 짜는 것에서부터 시작됩니다. 틀을 설계하기 위해서는 ‘영업’ 자체에 대한 이해력이 높아야합니다. 더는 ‘인맥 중심(Relationship Building)'에 의존한 영업은 통하지 않습니다.

’지연(地緣)‘, ’학연(學緣)‘을 기초로 한 인맥 중심의 영업력으로는 해결할 수 없을만큼 시장은 복잡다변화하고 있고, 전략도 고도화되길 요구하고 있습니다. 결국에는 경쟁시장에서의 가치 판촉의 우위선점이 절실합니다.

김용기 쉬플리코리아 대표 (사진 = 무역경제신문)
김용기 쉬플리코리아 대표 (사진 = 무역경제신문)

 

‘차별화’는 전문성에서부터 비롯되어...

영업에 대한 이해력도 더 필요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경기(景氣)의 회복세는 매우 느리게 흘러가고 있다. 대내외적으로 타격을 입은 현황이 이어지고 있지만. 당장 적자가 크게 일어났던 것은 내수 시장이었다.

내수에서의 소비 진작(振作)을 나타내기까지는 시간 소요가 상당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안이 아닌 밖으로 돌린 시선에 대한 기대감은 높아지고 있다. 김용기 대표 또한 기업들의 해외시장 진출이 전보다 더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항공과 해운을 통한 수출길 외에도 웹과 온라인을 통한 시장개방이 촉진되고, 이에 따른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방법은 계속 대두할 것이다. 그리고 그 방법의 숙련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전문성과 차별화에 초점을 맞춰야한다.

“아이러니하게도 기업의 해외 판로는 더 넓혀지고 있습니다. 해외사업의 수주는 차별화된 가치를 보여주어야 할 겁니다. 우리의 수출무대도 점차 개발도상국이 아닌 선진국으로 바뀌고 있고, 주먹구구식의 ‘영업’은 선진국가들과의 경쟁에서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할 겁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전문성’이지요. 전문지식을 갖춘 후 다음 단계로 차별화된 가치(Value Proposition)를 만들어 이목을 끌어야합니다.”

영업의 행위에만 집중되었다면 이제는 각 장(場)별, 분야별 전문지식을 골격 하에 영업의 이해력을 입을 수 있어야 한다.

“결국 공부를 더 해야겠지요. 인식이 전환되었다는 것만으로는 힘듭니다. 전문가의 영업은 준비성이 늘 항상 함께해야합니다. 경쟁자보다도 양질의 정보를 가지면, 결국 영업에서도 우위를 가질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점차 단순 소재가 아닌 2차. 3차 가공품을 판매전략의 주 아이템으로 대상화할 때, 솔루션의 견적을 높여야 하는데 이 또한 준비성이 많이 요구되지요.

솔루션의 견적이 높은 고관여 제품일수록 전문성은 바로 따라야하는 것입니다.”

시장의 변화는 늘 있어왔다. 점차 디지털 프로덕트(Digital Product)의 비중이 늘려나가고, 소프트웨어에 기반한 산업군이 발달해가고 있다. 이에 따른 세일즈, 영업의 고급화는 더욱 필요해지고 있다.

단순 ‘갑을관계’, 또는 ‘관계 중심’에 치중한 감성적인 스토리 셀링(story seliing)에 치중하기보다도 정보의 정확성과 메시지와 메신저의 전문성에 고객들은 주목할 것이다.

김용기 대표는 터닝 포인트를 맞이한 시장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기업들을 위해 선두에 서서 전문 세일즈의 교육을 지원하는 길을 열어주고 싶다.

“앞으로는 한국 기업의 해외 사업 수주를 돕는 데 더 노력할 것입니다. 특히 기업들에게 영업의 이해력을 돕고 향후 B2B 비즈니스의 새로운 청사진을 그려내는 데에 함께하고자 합니다.

다양한 취사선택 속에서도 핵심을 잘 찾는다면, 경쟁사보다 한 발 더 나아갈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잘 훈련된 전략가들을 양성하는 데에도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김용기 프로필

쉬플리코리아 대표. 자동차, 주식, 교육, 컨설팅 등 다양한 분야에서 30년 넘게 세일즈를 하고 있으며 지금은 국내 최고의 수주/제안 전문가로 불리고 있다. 현대자동차, 교보증권, SK TELECOM 등에서 세일즈를 하며 우리나라의 세일즈 환경에 대해 고민해왔고, 그 고민 끝에 2008년에는 글로벌 수주/제안 전문 기업인 쉬플리의 한국 지사인 쉬플리코리아를 설립해 우리나라의 세일즈 체계를 정립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쉬플리코리아는 입찰과 제안에 대한 이론 및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방위, 우주항공, 건설, IT, 면세, 서비스, 금융 등 다양한 산업의 세일즈 환경을 바꾸고 있으며 누적 수주 성공률 88.4%, 누적 수주 금액 21조 원이라는 엄청난 기록을 써나가고 있다. 최근에는 글로벌 TOP 20 세일즈 훈련 프로그램인 레인(RAIN)을 도입하여 우리나라의 세일즈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자주 이기는 제안서》, 《최강 제안 경쟁 프레젠테이션》, 《최강 영업대표》, 《최강 영어 제안서》 등이 있다.

(사진 = 무역경제신문)<br>
(사진 = 무역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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