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속 방역, 식료품, 건강 관련 제품 인기
- 현지 소비 특성 파악한다면 기회 포착 유리

대만 내수시장은 절대적인 규모가 크지 않아서 새로운 트렌드 형성을 주도해나가기 어려운 시장으로 꼽힌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동향과 트렌드 변화에 관심이 높기에 현지 소비 특성을 잘 파악한다면 코로나19 장기화 속 진출 기회를 잡을 수 있는 곳으로 평가된다.

코로나 장기화로 인해 마스크가 필수품이 되자, 다양한 디자인의 마스크가 등장하여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사진 = 픽사베이)
코로나 장기화로 인해 마스크가 필수품이 되자, 다양한 디자인의 마스크가 등장하여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사진 = 픽사베이)

▶ 코로나19 장기화 속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잡은 마스크

마스크는 코로나19 국면 속 대표적인 방역 상품이다. 특히, 대만에서는 마스크가 생필품화되면서 패션화되는 양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대만은 한국과 달리 덴탈 마스크를 사용하고 있으며, 한국은 흰색 마스크가 일반적인 반면 대만은 초록색, 하늘색이 기본 색상에 속한다. 마스크의 생필품화에 따라 마스크로 개성을 표현하려는 경향이 나타나면서 대만의 마스크 시장은 색상과 패턴이 다양해지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기본 색상인 초록색, 하늘색을 비롯해 분홍, 주황, 노랑, 빨강, 보라, 연두, 자주 등 다양한 채도·명도의 단색 제품들이 속속 출시됐고 무지개색, 검정 바탕에 위·아래 자주색 띠를 두른 형태의 배색 제품도 등장했다. 

색상뿐만 아니라 마스크에 패턴을 입히는 방식으로 진화하는 추세도 보이고 있다. 데님, 레이스, 호피, 얼룩 위장무늬를 비롯해 성탄절 시즌을 겨냥해 각종 크리스마스 장식 패턴을 프린팅하는 등 다양한 패턴 디자인을 통해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제품이 개발·유통되고 있다.

마스크에 회사 로고, 문구, 캐릭터를 프린팅하는 방식으로 맞춤형 주문제작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하고 다양한 색상·패턴의 마스크를 낱개 포장 진열해 소비자가 개인의 기호에 따라 종류별로 선택해 구입할 수 있도록 하는 점포도 등장했다. 현지 한 메모리 제조사는 마스크 제조사와 공동으로 마스크 디자인 대회를 개최하는 방식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현지 한 마스크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들어 대만 마스크 시장이 색상의 다변화→ 패턴의 다양화→ 맞춤형 주문제작 방식으로 변화를 거듭한 것은 비싸더라도 품질 좋고 차별화된 제품을 선호하는 시장 동향에 대응해 틈새를 개척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만의 다양한 패션 덴탈 마스크 (출처=현지 온라인 쇼핑몰)
대만의 다양한 패션 덴탈 마스크 (출처 = 현지 온라인 쇼핑몰)

▶ 테이크아웃 시장 발달한 대만, 해외 유행 흡수도 빨라

대만은 테이크아웃 음료점이 발달한 시장으로, 브랜드 교체도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소비자 관심이 빠르게 변하는 만큼 업계는 소비자 관심을 붙들어두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 수단을 강구하고 있다. 

대만 테이크아웃 음료업계는 인기 캐릭터와 손잡는 방식으로 콜라보 마케팅에 뛰어들었다. 일회용 컵 디자인에 인기 캐릭터를 프린팅하거나 인기 캐릭터를 활용한 컵 홀더, 에코 빨대, 컵 받침 등과 같은 파생상품을 판매하는 방식으로 소비자들의 소장 욕구를 자극했다. 

해외에서 인기있는 제품을 받아들여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기도 한다. 2020년은 일본에서 시작된 생식빵 열풍이 대만으로 건너온 한 해다. 일본 요식업계의 대만 진출이 활발한 가운데 2020년에는 일본 오사카 맛집 중 하나인 사키모토 베이커리가 대만1호점을 개업했고 개점 3개월 만에 6만 개에 달하는 생식빵을 판매하며, 화제를 모았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생식빵 입소문이 퍼지자 대만 최대 슈퍼마켓인 PX마트와 대만 양대 편의점 중 하나인 패밀리마트도 각각 일본·대만 베이커리 장인과 협력해 생식빵 제품을 출시하는 등 요식·유통업계 내 생식빵 출시 경쟁이 일었다.

해외에서 시작된 특정 식품에 대한 인기가 일정 기간을 지나 대만으로 옮겨오는 경우는 생식빵뿐만이 아니다. 2017년에는 한국에서 먼저 인기를 끌었던 라면과자(제품명: 게메즈 에낙)이 대만에서 인기를 모았고 2018년에는 한국에서 시작된 더티초코 열풍이 중국을 거쳐 대만으로 건너와 선풍적인 인기를 끈 바 있다.

▶ 건강 관심도 증가…마사지건, 헬스장 인기

코로나19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한층 높아진 가운데 당초 피트니스 업계나 운동선수 위주로 사용되던 마사지건이 일반 소비자들 사이로 번져나갔다. 마사지건은 어머니날(5월 두 번째 일요일), 아버지날(8월 8일) 효도 상품으로 온라인 쇼핑몰 내 인기 키워드로 부상했고 백화점 연례 정기세일 기간에는 매출이 급증하는 등 높은 인기를 구가했다. 

또한 헬스장을 이용하는 소비자도 증가하는 추세다. 대만 피트니스 시장의 관심 분야가 유산소 운동에서 근력 운동으로 이동하고 있는 가운데 근력 운동 후 근육 이완을 위해 마사지건을 구매하거나 직장인들이 어깨 근육 뭉침을 해소하기 위해서 구매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관찰된다.

근육 이완 관련 수요는 비단 마사지건뿐만 아니라 안마 베개·패드와 같은 소형 안마용품, 폼롤러·마사지볼과 같은 헬스용품을 비롯해 스트레칭 전문점과 같은 서비스 분야로도 확산되는 양상을 보였다.

대만에는 발 마사지 전문점이 발달해있는데 카라다팩토리(KA·RA·DA팩토리), (닥터스트레치)Dr.Stretch와 같은 일본계 스트레칭 서비스 업체들도 대만 거점을 늘리며 서비스를 확장했다.

전기차의 대표주차 테슬라 (사진 = 픽사베이)
전기차의 대표주차 테슬라 (사진 = 픽사베이)

▶ 전기차 관심 속 테슬라 호황

대만 자동차 시장에서는 테슬라 판매가 호황을 누리고 있다. 타이베이시에서는 도로 위에서 테슬라 차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수량 증가가 체감되고 있다. 테슬라의 인기 기종인 모델3은 2019년 8월 대만에서 정식 판매를 시작했다.

정식 판매 4개월 만에 연간(2019년) 순수 전기차 판매량(3,302대)의 95%에 달하는 3,150대를 판매한 데 이어 2020년에도 인기를 이어갔다. 2020년 1~11월 누적 기준으로는 대만 내 순수 전기차 판매량(4,935대) 가운데 테슬라 제품이 93% 비중을 차지했으며 모델3 기종을 위주로 모델X, 모델S 기종이 뒤를 잇고 있다. 다른 브랜드 대비 압도적으로 높은 판매 실적이다. 

대만에도 내연차의 전기차 전환을 추진하려는 움직임은 있다. 2017년 12월, 대만 정부는 2040년부터 내연차 판매를 금지해 전기차 전환을 달성한다는 로드맵을 발표한 바 있다. 추후 각계각층의 이해관계 충돌로 이 정책은 잠정 보류한 상태이나 기후변화 이슈가 부상하고 유럽, 일본 등지에서 전기차 전환 로드맵을 제시한 가운데 대만에서도 전기차 전환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2021년에는 대만 순수 전기차 시장 내 플레이어가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전기차 충전 관련 시장도 동반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대만 유력 자동차 제조사인 위룽(Yulon) 그룹은 전기차 충전 서비스 브랜드(Yes!來電)를 출시한 데 이어 2020년 하반기에는 한국 전기차 충전기 제조사인 D사와 제휴를 맺어 사업 확장에 나서기도 했다.

코트라 타이베이 무역관은 "대만은 글로벌 시장동향과 트렌드 변화에 관심이 높아서 해외 트렌드 코드가 약간의 시간차를 두고 대만으로 건너와 인기를 모으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현지 소비 특성을 잘 녹여낸다면 코로나19 장기화로 소비가 위축된 가운데서도 진출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 국내에서도 마스크 제품 다양화, 홈트레이닝 인기

국내 시장에서도 베트남과 유사한 변화들이 나타났다. 단조로운 마스크 생활에 지치자, 다양한 기능과 디자인을 지닌 마스크가 시장에 등장했다. 특허청에 따르면 마스크 관련 특허출원은 2013년 68건에서 지난해 416건으로 연평균 40% 이상 증가했다.

팬과 밸브, 스피커를 더해 호흡과 음성 전달을 쉽게 하거나 피부에 닿는 부분을 인체공학적으로 설계해 편안함을 주고, 자연에서 스스로 분해되는 소재를 사용해 환경 문제를 방지하는 등의 제품들이 그 예다.

이외에도, 진단 키트를 품은 헬스 케어 마스크, 사물인터넷(IOT) 기능의 스마트 마스크, 산소 발생 마스크, 반려동물 마스크처럼 부가 기능이 융합된 맞춤형 제품으로 진화하고 있다.

또한, 코로나19로 집에서 운동하는 홈트레이닝 시장이 커지자 온라인 교육업체들까지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글로벌뷰리서치는 전세계 피트니스앱 시장규모가 2018년 24억달러에서 2026년 209억달러로 9배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카카오 에듀테크 계열사 야나두는 9월 말 홈트레이닝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야나두의 홈트레이닝 플랫폼은 ‘야나두 피트니스’다. 목표를 달성하면 현금처럼 쓸 수 있는 마일리지를 지급하며 동기부여 요소를 더했다.

야나두는 연내 홈트레이닝 강의만 500여 개를 추가할 예정이다. 분야별로 100명 이상 전문강사 강의를 구성할 계획이다.

클래스101은 10월부터 기존 교육콘텐츠와 다른 비대면 운동 전용 카테고리 ‘클래스101 짐’을 선보였다. 이를 통해 수강자는 집에서 전문 트레이너의 온라인 클래스를 시청하면서 운동할 수 있도록 한다.

클래스101은 실내 사이클을 이용한 ‘스핀바이크’ 관련 수업 3개를 내놨으며, 앞으로 맨몸운동 등 여러 종류의 전문 수업을 선보일 예정이다.

클래스101은 운동, 드로잉, 음악, 마술 등 다양한 카테고리의 온라인 수업 플랫폼을 운영하는 스타트업이다. 코로나19 장기화의 영향으로 회원 수가 올해 1월 80만명에서 8월 150만명으로 증가했다.

실시간 운동수업에 특화한 전문 스타트업도 등장했다. 라피티는 개인 또는 소규모 그룹 단위로 실시간 온라인 운동수업을 진행한다. 올해 8월 첫 시범서비스 이후 2주 만에 약 1,000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현재 개설된 수업은 헬스, 요가 등 오프라인에서 인기 있는 운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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